기후변화가 가져온 식탁 변화
아열대 채소가 떠오른다

글 ㅣ 이승호자료 ㅣ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김성철 농업연구관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예비 농촌인에게 현명한 작물 선택은 불가결적 요소이다.
안정적인 농촌 생활을 위해 주 수입원인 재배 작물 선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때문에 많은 예비 농촌인들이 귀농귀촌 과정 중에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재배 작물을 선택을 꼽는다.
보통 안정성과 수익성 보장을 위해 인기 많은 작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또한 리스크가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작물 선택으로 고통받는 예비 농촌인을 위한 이달의 주요 작물.
오늘 소개할 작물은 기후변화로 빠르게 떠오르고 있는 아열대 채소이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신흥 작물,
아열대 채소

지구온난화로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우리의 먹거리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중 가장 주목받는 작물이 있으니, 바로 아열대 채소이다. 최근 들어 아열대 채소 재배농가가 급속하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아열대 채소의 대부분은 외국인 근로자 밀집 지역에서 소비되었으나, 최근에는 아시아 음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내국인 소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아열대 채소 소비시장은 한정적으로 아열대 채소의 생산량은 많지는 않다. 그러나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기대되는 작물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기존 작물들의 재배 여건이 나빠지면서 이러한 기대는 현실화되고 있다.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에서는 앞으로 아열대 채소 소비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재배면적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작물의 변화 추이를 보면 아열대 채소의 성장성은 단순 기대치를 넘어선다. 기후변화가 가져온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아열대 채소의 시기적 성장 요건은 충분하며 가까운 미래에 우리 농가의 새로운 소득작물로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열대 채소가 가져올
우리 식탁 변화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소비자들은 점차 새로운 식재료들을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풍부한 영양소를 가진 아열대 채소를 우리 식문화에 적용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셰프들이 모여 그동안 도입된 아열대 채소를 활용해 요리 시연 및 시식회를 가졌다. 이때 개발된 20여 종의 요리는 우리 한식과 결합한 레시피로 맛과 상품성에서 호평을 받아 아열대 채소의 가능성을 한껏 높이는 계기가 됐다.
아열대 채소의 성장은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의 에스닉 푸드(ethnic food)가 국내 시장에 정착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이며, 한식과 에스닉 푸드를 결합한 새로운 식문화의 탄생이 기대된다. 아열대 채소의 도입과 재배는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기대와 효과를 가져오며 우리 식생활의 다양성과 우리 미래 먹거리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다. 그리고 6차산업으로서 새로운 가능성도 보여줄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아열대 채소
천연 인슐린의 보고, 여주
천연 인슐린의 보고, 여주
경남 함양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재배 지역이 증가하고 있는 여주는 주로 동남아시아에서 재배되는 아열대 채소이다. 여주는 특유의 쓴맛 때문에 ‘쓴 오이’ 또는 ‘쓴 멜론’이라 불리며, 익지 않은 상태로 주로 요리나 차에 곁들이는데 사용된다. 당뇨와 고혈압 등 성인병에 좋다고 알려진 카란틴(charantin)과 식물 인슐린(P-insulin)이 많이 들어 있으며, 쓴맛을 내는 모모르데신(momordicin)은 장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어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작물이다. 씨앗 등에 들어있는 공액리놀레산(CLA)은 체내 지방을 분해해 다이어트 식품 재료로 주목을 받고 있다.
채소계의 귀족, 아티초크
채소계의 귀족, 아티초크
아티초크는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작물로 유럽, 중남미 등에서는 우리나라의 무, 양파처럼 대중화된 채소이다. 육질이 연하고 영양이 풍부한 꽃봉오리 부위만 먹으며, 식용 부위가 적다하여 ‘귀족 채소’라 불린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신장과 간 기능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비만 억제와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시나린(cynarin)이라는 기능성 물질이 있어 약용으로도 이용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아티초크 차 등 가공품이 개발되고 있다.
효소의 보고, 그린 파파야
효소의 보고, 그린 파파야
태국 요리 ‘솜땀’의 주재료인 그린 파파야는 칼로리가 적고 영양분이 풍부해 주로 샐러드로 애용된다. 익은 열매는 과일로서 이용되지만, 익기 전의 청과는 채소용으로 이용된다. 최근 국내에서 동남아 음식이 인기를 끌면서 소비가 많이 늘어났다. 그린 파파야는 ‘효소의 보고(寶庫)’라고도 알려져 있다.
절세미인의 채소, 오크라
절세미인의 채소, 오크라
오크라는 아프리카 북동부가 원산지로 13세기 이집트에서 채소로 재배되어 온 작물이다. 이후 인도 등 아열대 지역과 신대륙으로 전파되었다. 겉모습은 풋고추와 비슷하지만 조리 방법이 다양하다. 볶은 종자는 커피 대용으로 사용되며, 어린 깍지로는 수프, 딱딱한 깍지로는 술을 담그기도 한다. 영양가가 높으며, 낮은 칼로리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어 미인들의 채소로도 불린다.
왕가의 작물, 모로헤이야
왕가의 작물, 모로헤이야
모로헤이야는 남부 아시아 및 아프리카가 주 원산지로 예로부터 귀하게 여기던 작물이다. 이집트에서는 불치병을 앓던 왕이 모로헤이야로 만든 수프를 먹고 바로 회복했다고 하여 ‘왕가의 채소’라 불렸으며, 왕족만이 먹을 수 있는 채소로 클레오파트라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약간 씁쓸한 맛이 나며 칼륨 함량이 매우 높다. 자양강장용으로 많이 쓰이며 성인병, 노화 예방에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