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산 농산물로 만든
오메기떡
제주의 맛을 듬뿍 담다

큰행복 박장은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이진강
먹을 것을 만들고 파는 업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활한 원료 수급과 꾸준한 수요 창출이다.
특히 국산 농산물을 주재료로 삼는 경우에는 한 해의 농사가 그 해의 상품 생산을 좌우하는 경우도 있어 여러모로 마음을 쓰게 된다.
그런 가운데 대부분의 원료를 제주산으로 사용하는 오메기떡 기업이 있어 눈길을 끈다.
오메기떡의 가장 핵심이 되는 팥을 비롯해 흑임자, 콩 등 주요 재료를 제주산으로 수급해 깐깐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은 ‘큰행복’이다.

제주오메기떡에 빠지다

큰행복 박장은 대표
‘큰행복’의 박장은 대표는 결혼을 하면서 제주도에 정착하게 됐다. 스스로는 ‘아이 입맛’이라고 이야기하는 박 대표는 팥빙수도 먹지 않을 정도로 팥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오메기떡을 가져왔고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떡이 궁금해져 한 입 먹어본 것이 지금의 ‘큰행복’을 만들었다. 자연스러운 팥의 단맛과 쫄깃한 떡이 어우러져 박 대표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제주도 생활에 무료함을 느끼고 있던 그녀는 작게 가게를 내어 오메기떡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팥도 안 먹던 제가 오메기떡에 빠질 정도였으니 다른 사람들도 오메기떡을 알게 되면 분명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남편을 졸라서 작은 가게에 떡 제조시설을 갖춰놓고 시작을 했는데, 그때부터 제 신념이 제주도산 ‘좋은 재료’를 사용하자는 것이었어요. 원래 떡을 만들어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재료가 워낙 좋다보니 기본 이상은 했었죠. 소비자 분들의 의견을 반영하면서 오메기떡을 계속 업그레이드 해나갔고, 인터넷 판매로까지 이어져 단골까지 생기기 시작했어요.”
몇 해 전부터 많은 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찾으며 오메기떡이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다양한 업체에서 오메기떡을 만들고 있지만 ‘큰행복’의 오메기떡은 확실히 다르다. 팥을 넣은 전통 오메기떡과 흑임자, 콩, 비트를 넣어 개발한 오메기떡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메기떡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재료들을 제주도산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맛의 차이가 확연히 느껴진다.
“오메기떡의 핵심인 팥은 제주도에서 재배한 것을 사용하고 있어요. 흑임자도 제주도산이 다른 지역에서 난 국산흑임자보다 두 배는 비싸지만 맛의 차이가 확실해서 제주도산만 고집하고 있고요. 제주도에서 난 콩은 소금간만 해도 특유의 진한 맛이 있어서 특별히 감미료를 넣지 않아도 돼요. 제주도산을 고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지요.”
주요 재료를 제주도산으로 사용하지만 여기에서도 박 대표의 좋은 재료에 대한 깐깐함은 한 발 더 나아간다. 같은 제주도에서 재배한 흑임자라도 동쪽에서 난 게 더 맛이 좋아 흑임자는 제주도 동쪽에서 재배한 것만 사용하는 것이다. 맛과 건강에 좋은 재료를 위해서라면 시간과 노력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 박 대표의 신념이다. 원재료 값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임에도 비트 역시 섬유질까지 섭취할 수 있도록 통으로 갈아서 한 시루에 그대로 넣는 것도 ‘큰행복’ 오메기떡의 맛의 비결이다.

국립식량과학원과 함께
팥을 재배하다

맛과 건강에 좋은 오메기떡을 만들겠다는 박 대표의 노력 덕분에 ‘큰행복’의 오메기떡은 단골들의 꾸준한 구입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재료를 사용한 만큼 다른 곳에서 판매하는 오메기떡 가격에 비해 비싸지만, 한 번 먹어본 사람이라면 꾸준히 찾을 수밖에 없는 맛이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제주도의 날씨 때문에 제주도산을 고집하는 박 대표는 몇 차례 재료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태풍으로 인해 제주도에서 농사를 망칠 때도 있고, 또 팥 계약재배를 했음에도 농가의 변심 때문에 수급을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하지만 올해 다행히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밭작물개발과의 송석보 연구관님과 제주농업기술센터 양우삼 박사님이 찾아오셔서 팥 재배를 해보자고 제안을 주셨어요. 덕분에 안정적으로 제주도산 팥 수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팥밭
팥꽃
송석보 연구관이 개량한 ‘홍다’라는 팥 품종이 제주도 기후에도 적합해 제주도에서 시범재배에 들어간 것이다. 이렇게 재배한 ‘홍다’는 올해부터 ‘큰행복’의 오메기떡 재료로 쓰일 예정이다. 그동안은 여러 농가에서 팥을 가져오면서 매년 품질의 차이가 조금씩 있었지만, 10ha에 달하는 시범재배로 인해 이제 품질 좋은 팥의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해질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전에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홍다’, ‘아라리’, ‘서나’ 등 팥 품종을 몇 가지 받아서 심어봤어요. 그때 팥마다 맛이 다르고 장단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아라리’는 특유의 맛을 지녀 어느 지역에 심어도 맛이 비슷한 반면에 ‘홍다’는 제주도에서 재배했을 때 맛이 더욱 뛰어났어요. 알이 작지만 색이 밝고 깔끔한 단맛이 나는 ‘홍다’가 오메기떡에는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특히 ‘홍다’는 지난해 제주도에 태풍이 왔을 때 줄기가 쓰러지지 않고 수확량도 좋아 안정적인 재배에 더욱 적합한 품종이다. 이번 시범재배를 통해 ‘큰행복’은 안정적인 밭 수급을, 국립식량과학원은 제주도에서 팥 시범재배를 통한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 있어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하는 제품 만들 것

큰행복 박장은 대표
매번 제주도산 재료를 수급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데에는 좋은 것을 알아보는 소비자의 눈을 믿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큰행복’의 오메기떡을 먹어온 소비자들은 팥의 맛이 조금만 달라져도 바로 알아챈다. 인위적이고 자극적인 단맛이 아닌 팥의 고유의 단맛을 선호하고, 좋은 재료를 알아봐주는 소비자들 덕분에 박 대표는 지금까지 자신의 신념을 이어올 수 있었다.
“오메기떡을 만든 지 10년이 넘었지만 얼마 전엔 서울에 가서 떡 만드는 과정을 수료했어요. 원래부터 떡을 만들던 사람이 아니기에 제가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은 어떻게 만드는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게 맞더라고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고 앞으로도 더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해서 소비자들이 더욱 만족할 수 있는 오메기떡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현재는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소량생산을 하고 있다.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많고, 함께 제품을 판매해보자는 홈쇼핑과 백화점 등에서의 제안도 많지만 좋은 재료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메기떡을 생산·판매하는 업체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오해를 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아요. 다른 곳에서 오메기떡을 드셔보시곤 맛이 없다고 생각해서 두 번 다시는 오메기떡을 찾지 않으시는 거죠. 하지만 정말 제대로, 정성껏 만든 오메기떡은 다릅니다. 오메기떡이 맛없다고 생각하시거나 한 번도 드셔보시지 않은 분들은 꼭 저희가 만든 오메기떡을 접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업체, 좋은 원물을 생산하는 농가가 쓰러지지 않도록 소비자 분들께서 좋은 제품을 알아봐주시고 사랑해 주셨으면 합니다.”
오메기떡

좋은 재료를 알아봐주는
소비자들 덕분에
박 대표는 지금까지
자신의 신념을 이어올 수 있었다.

큰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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