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의
활성화를 위해
함께 가치를 찾다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김지희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황성규
화단이나 공원 등에서 일상적으로 만나게 되는 식물들이 있다.
팬지나 꽃배추, 꽃잔디처럼 계절에 따라 바뀌는 식물들도 다 키워준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전북 정읍에서 꽃 잔디 농장과 카페 화수목을 함께 운영하는 김지희 대표도 그중 한 사람이다.
현재 김지희 대표는 새로운 터전에서 농장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는 중이다.
한국 농수산대학을 졸업한 후 자신만의 노하우와 아이디어로 농촌 융복합산업을 꿈꾸고 있는 김지희 대표를 만나봤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한농대에서 배우다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김지희 대표
김지희 대표의 부모님은 오랜 시간 꽃 매장을 운영했다. 사시사철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을 보면서 김지희 대표도 자연스레 꽃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그중에서도 오래도록 유지된 것은 ‘이 꽃들이 어떻게 생산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이었다. 다른 데에서 키웠던 꽃들을 납품받아 가져오는 모습을 보며 한농대에 진학하겠다는 생각을 키웠다. 재배파트의 기초 지식을 배우고, 재배법 등 의 지식을 배우며 농촌 융복합산업(6차 산업)의 꿈을 키워나가기 위해서였다.
“한농대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 경우에는 트렌드에 맞게 교과목이 바뀐다는 점이 컸어요. 체험농장 같은 경우에는 자체 재배부터 생산, 유통까지 해야 하는데 이런 운영에 필요한 마케팅이나 시설관리 등을 배울 수 있는 교과목들이 있었거든요. 특히 학생들이 창업농을 희망할 때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는 수업들도 있었고요. 학교 내 실습지가 넓어서 직접 실습을 할 수 있 고, 화훼 같은 경우도 꽃꽂이와 같은 경험을 얕게나마 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어요.”
농업에 대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네트워크가 탄탄한 것도 한농대의 장점이다. 낙농업이나 축산에 대해 모르더라도 필요하다면 동기나 선후배 등을 통해 기초지식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지원 사업이나 장비 등에 대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얻을 수도 있다. 이처럼 끈끈한 네트워크는 후배들에게도 고스란히 전수된다.
“화훼과는 타과에 비해 여자가 많은데 농장주들은 힘이 센 남자들을 선호하거든요. 농업경영인을 양성한다는 목표로 한농대가 지어졌기 때문에 졸업 후 6년 동안은 영농에 종사해야 하는데, 후계농이 아니면 갈 수 있는 곳이 연구소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새로운 방식을 보여주고 싶어서 실습생도 2년째 받고 있어요. 새로운 기술이나 운영 방식 등을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나가길 바랐거든요.”
한농대와 연계해 사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조금 힘들었지만, 졸업생들이 졸업사진을 찍을 수 있게끔 포토존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꽃은 저렴하게 선후배가 키운 꽃을 사거나, 경매장에서 팔리지 않은 꽃들을 매입해 적은 돈으로 포토존을 구성했다. 때로는 교수님들이 연락을 주셔서 화훼장식 기술이나 운영 경험 등을 나누는 강의자로서 나서기도 한다. 이미 졸업은 했지만 지속적으로 학교와 연계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후배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 김지희 대표의 마음이다.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김지희 대표

한농대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제 경우에는 트렌드에 맞게
교과목이 바뀐다는 점이 컸어요.

꽃이 일상적인 생활,
소소하지만 꾸준하게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김지희 대표
아직 꽃은 사치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해외에서는 잠깐 집에 장식하기 위해 신선하지 않은 꽃들도 저렴하게 사가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꽃은 꼭 필요할 때에만 사가는 품목이다. 반면 꽃에 익숙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은 꽃을 소량이라도 꾸준히 구매한다. 한 송이를 컵에 꽂더라도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농장과 함께 카페 화수목이라는 공간을 조성해 꽃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것도 꾸준한 화훼 소비를 촉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보통 나를 위해 무언가를 산다고 하면 먹는 것을 사지 꽃을 사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하지만 꽃을 잘 사지 않는 분들이라도 카페 안에서는 잠시 숨을 돌리고 꽃을 감상할 여유가 생겨요. 보통 플라워카페에서는 완제품 식물은 납품을 받아서 가져오고 카페를 주로 하지만, 저희는 카페를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운영하고 꽃을 메인으로 다루고 있어요.”
대중에게 다양하게 꽃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 생긴 만큼 꽃과 관련된 이벤트도 꾸준히 하고 있다. 특별한 포장 없이 장미 10송이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SNS 팔로우를 통해 꽃 한 송이를 선물로 주기도 한다. 때로는 은행이나 보험사 등에서 고객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작은 꽃다발을 대량으로 발주할 때도 있다. 꽃을 받은 사람은 일상에서 꽃을 사는 잠재고객이 되고, 은행이나 보험사 직원도 고객들의 반응이 좋아 꾸준히 꽃을 사게 되는 식이다.
반면 관공서에서는 공공원예에 한층 관심을 가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인해 화훼소비가 줄어들자 이를 촉진하기 위해 생화 구매 비용을 늘인 것이다. 꽃잔디농장에서 대표적으로 취급하는 꽃잔디의 매출도 늘었지만, 정읍시청과 플랜트박스에 식물을 식재해 매주 관리해주는 구독형 계약도 맺었다. 일주일에 한 번 죽은 식물을 골라내고 새로운 식물을 심는 등의 관리를 하는 만큼 화훼 소비를 늘리는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교육기관 등을 통해 직업체험이나 원예치료, 원데이 클래스 등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대학교 2학년 때 호주로 실습을 하러 갔는데, 체험농장을 보고 큰 자극을 받았어요. 호주는 가족 단위로 많이 활동하고 조경 등을 활용한 프로그램이 많더라고요, 저도 언젠간 가족이 함께 꽃과 식물에 대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었지요. 그런 점에서 지금의 농장 규모를 키우고 더 나아가 체험농장을 운영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어요.”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작목에 대한
미래가치를 판단해야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김지희 대표
김지희 대표는 후계농이 아닌 창업농으로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부모님의 꽃잔디농장을 이어받은 부분도 있지만, 농장을 고창으로 옮기고 새로 확보한 공간에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고 때론 힘들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는 한 이겨내지 못할 것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떤 작목이 미래지향성이 있고 어떻게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지 정보를 많이 얻어서 객관적으로 판단을 해야 해요. 꽃잔디는 병해충이 없어서 관리가 쉽다는 장점이 있어요. 따로 모종비가 들지 않고 기르는 잔디에서 계속 채취하면 되는 식물이라 비닐 포트와 상토, 비료 정도만 있으면 되지요. 여기에 꽃잔디와 특성이 비슷한 야생화도 함께 키우면서 고객의 필요에 맞게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이 저희 농장의 장점인 것 같아요. 창업농을 희망하는 분들도 작물을 잘 선택하고 전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야 한다는 당부를 드리고 싶어요.”
1년생 식물들을 주로 키우기 때문에 농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길 생각도 한층 쉽게 할 수 있었다. 여기에 주로 납품하는 곳이 시청이나 관공서라는 점도 터전을 옮기는 데에 대한 부담을 줄였다. 한 번 계약하면 농장에 대한 신뢰가 검증된 만큼 꾸준히 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일반 소비자에게 꽃 소비의 문턱을 낮추는 판매 활동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화훼의 발전을 위해 상생하며 가치 있는 활동을 해나가는 꽃잔디농장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김지희 대표

어떤 작목이 미래지향성이 있고
어떻게 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지
정보를 많이 얻어서
객관적으로 판단을 해야 해요.

꽃잔디농장·카페 화수목
주소 : 전라북도 정읍시 중앙로 165
연락처 : 010-4079-45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