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농산물을
다양한 식감으로 즐길 수 있게

인섹트빌리지 이규황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황성규
인섹트빌리지 이규황 대표의 1년은 딱 알맞게 짜여있다.
천안으로 귀농하면서 시작한 곤충업과 개인적으로 짓는 농사, 2019년 시작한 농산물 가공업까지 합치면 1년이 알차게 지나간다.
특히 농산물 가공업은 원물의 맛을 그대로 담은 채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게 만들면서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한 발 더 다가섰다.

다시 돌아온 농업, 새로움을 더하다

인섹트빌리지
학창 시절의 경험은 많은 사람들에게 나침반이 되어준다고들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진학해 회사원 생활을 했던 이규황 대표에게도 그렇다. 천안에서 자라며 아버님의 농사를 돕고 ‘농사는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던 것이 서울에서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도록 이끌었다. 하지만 스물여덟 살이 되어 다시 귀농을 준비하게 되었을 때 길잡이가 되어준 것도 고향에서 했던 일손 도우미의 기억이었다.
“2016년에 내려와 곤충업을 먼저 시작했어요. 식용곤충을 사육하는 것이 미래에 전망이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서 곤충업과 농산물 가공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농업회사법인을 내면서 인섹트빌리지라는 이름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농산물 가공이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렇게 지어진 이름이 퍼플러스다.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의 특산물인 포도의 색인 동시에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등 몸에 좋은 항산화 물질을 담고 있는 퍼플 푸드를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그 말에 걸맞게 퍼플러스의 간판 상품도 입장면에서 나는 거봉 포도를 착즙해서 만든 주스와 농축액 등이다. 그 외에도 몸에 좋은 야채의 미량원소들을 섭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상품을 내놓았다.
“농산물 가공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상태 좋고 신선한 원물이 기본이라는 거예요. 되도록 규모가 큰 농가와 계약을 해서 원물 공급을 받는 것도 그 이유에요. 같은 품종을 키우고 수확한다고 해도 원물이 균등하게 오는 것은 아니거든요. 물론 같은 농장에서 온 원료들도 모두 상태가 완벽하게 균일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대신 그 격차는 가공 기술의 조정을 통해서 좁히고 있어요. 맛이 일정한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원물의 배합비를 세밀하게 잡는다던가 기계에서 추출 시간을 조금 더 오래 잡는다든가 하는 식이죠.”
인섹트빌리지

농업회사법인을 내면서
인섹트빌리지라는 이름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농산물 가공이라는
또 다른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렇게 지어진 이름이 퍼플러스다.

노력에서 잡은 행운,
제품의 질에 투자하다

인섹트빌리지 이규황 대표
퍼플러스의 이름을 달고 나오는 제품 중에서도 채소와 과일을 가공한 즙이나 젤리 등의 제품들은 특별하다.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되어 있는 과채즙 시장에서 퍼플러스만의 경쟁력을 세우기 위해 영양과 먹는 재미를 갖춰 개발한 상품들이기 때문이다. 해당 제품들을 위생적으로 갖춰진 환경에서 만들기 위해 소규모 공장으로서는 갖추기 어려운 HACCP 인증까지 갖추었다. 다양한 형태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들여야 하는 돈도 적지 않았지만 농업인 소규모 창업기술지원시범에 선정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시범사업 공모에서 2등을 했어요, 공모전에서 1등을 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거라 원래는 지원을 못 받는 상황이었는데 어떤 의미로는 운이 좋았죠. 1등을 하셨던 업체가 지원 기준과 다른 점이 있었는지 지원이 후순위인 제게 온 거예요. 그래서 감사하게도 HACCP 인증 기준에 맞춰 공장 설비를 갖추는 데 투자할 수 있었어요.”
특히 이규황 대표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깨끗하게 세척한 원물을 저온에서도 살균·압착할 수 있도록 진공 기기를 마련한 것이다. 진공상태에서 저온가열로 가공할 경우 맛과 향은 잃지 않으면서도 살균이 가능한 것을 이용해 원물의 영양소를 그대로 살렸다. 이렇게 추출한 즙은 그 자체로도 상품이 되지만 짜 먹는 스틱이나 젤리로도 가공과정을 거친다. 농업인 소규모 가공 교육이나 귀농인 관련 교육을 들으면서 구상한 것들이 점차 개발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입장거봉포도휴게소가 명칭을 바꾸어 개소하면서 퍼플러스의 제품들이 입점하는 등 호재가 이어졌다.
“다양한 설비를 하면서 금전적인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도 과채 주스는 워낙 상향평준화된 편이라 본인의 경쟁력이 있다면 그걸 밀고 나가야 하거든요.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다양한 가공 방법을 연구해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 경쟁력이고요. 잘 만들어서 판매를 할 자신이 있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편이에요. 이번에 인증 받은 HACCP 시스템도 돈이 드는 건 각오한 상태였어요. 그런데 농사를 병행하는 상황에서 관련 서류들이나 행정적인 절차들이 많다 보니 그걸 처리하는데 많이 애를 먹었죠.”
과채 가공과 함께 가져가려고 하는 것이 바로 체험 분야다. 퍼플러스에서 다루는 농산물의 과즙을 이용한 요리체험을 통해 지역의 특산물을 직접 다루고 먹어보는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런 지역의 산물을 이용한다는 강점을 활용해 충남 6차 산업으로 인증 받을 계획도 함께 세우고 있다.

농업회사, 품질과 감성을 함께 공략해야

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회사들이 처음 시작하기 쉬운 것이 농산물을 활용한 먹거리 산업이다. 그런 점에서 이규황 대표는 소규모로 창업할 때는 창업자 자신도 다방면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야 한다고 전한다. 그 자신의 경우 서울에서 마케팅과 디자인 관련 업무를 했던 것 덕분에 기본적인 디자인 툴을 익숙하게 다룰 수 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 시대가 좋아졌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상점을 내는 것이 어렵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서는 디자인적인 요소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먹거리를 제조할 때 안전성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도 꼭 필요한 일이다. 입장 거봉포도 같은 경우 봉지를 씌워서 재배하기 때문에 농약이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렇지만 자체 검사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시험기관에 잔류농약 검사를 꼼꼼하게 받곤 한다. 워낙 식품 안전성에 대해 이슈가 많이 되는 만큼 소비자의 믿음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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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원물이 들어올 때면 리트머스지를 사용해서 검증해요. 사용한 농약에 따라 산성도가 달라지는 만큼 화학지식을 활용하면 간단한 검증 절차를 거칠 수 있거든요. 하지만 여기서도 검증이 되지 않는 경우 시험기관에 의뢰해 검사를 받습니다. 우리나라 농산물을 가공업에서 활용하는 경우엔 원물 대량 생산이 어려워서 결국 프리미엄화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안전성을 따지는 것은 프리미엄의 기본이죠.”
농업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내려온 지 5년차, 인섹트빌리지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농업정책이나 각종 지원사업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가능한 부분은 꼼꼼하게 지원을 했던 것도 회사를 키워오는 동력이 되었다. 간편하면서도 영양분과 맛이 그대로 담은 농산물 가공품을 만드는 것은 궤도에 올랐다. 그 결과물이 소비자에게 닿을 때까지 가져가는 것, 그것이 이제 날개를 단 인섹트빌리지의 또 다른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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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을 가공업에서 활용하는 경우엔
원물 대량 생산이 어려워서
결국 프리미엄화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안전성을 따지는 것은
프리미엄의 기본이죠.

인섹트빌리지
주소 :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기로1길 61
연락처 : 041-584-8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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