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재미, 펀펀한 체험
농촌 여행 사용설명서

- 제주특별자치도 편

글 ㅣ 김그린
제주도의 농촌은 육지의 농촌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걷다가 불쑥 나오곤 하는 감귤나무나 검은 돌이 자주 보이는 독특한 지질이 만들어내는 경치는,
제주도는 또 다르다는 말이 툭 튀어나오게 만든다.
하늘이 내리고 인간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경치를 지닌 농촌마을과 제주도에서만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시도해보자.

아홉 개의 샘, 아홉 개의 재미,
‘아홉굿마을’

한경면 낙천리는 마을 주민들을 제외하고는 찾는 사람이 드물었던 곳이다. 대장간에서 쓰이는 점토를 파낸 아홉 개의 구멍에 물이 고여 샘이 되었다고 하여 아홉 개의 샘을 뜻하는 제주 방언인 ‘아홉굿’이 마을이름이 되었다. 이 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주민들이 힘을 모아 탐방객들을 위한 1,000개의 의자를 만들면서부터다. 올레길 13코스가 이 의자공원을 지나가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아홉굿마을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한 몫했다. 오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을도 한층 활기를 띠게 되었다.
이 마을에서 유명한 특산물은 단연 보리쌀이다. 농촌마을인 만큼 이 보리쌀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체험을 진행하고 있다. 찰보리쌀을 빻아서 도우를 만들고 마을에서 직접 키운 농산물로 토핑을 올리는 보리피자 만들기 체험은 어린이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막걸리와 우유를 넣고 구수하게 만든 보리빵, 따끈한 육수에 보리로 만든 반죽을 활용한 수제비 만들기 체험도 있다. 그 외에 제철에 생산되는 농산물을 직접 따볼 수 있는 수확체험, 제주도의 풀과 열매로 물들이는 천연염색 체험 등이 준비되어 있다.
한편 아홉굿마을과 이어진 올레길 13코스를 걷다가 쉬어갈 곳을 찾는다면 의자공원 내 위치한 카페에 들러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제주 전통가옥의 형태인 돌흙집의 모습을 그대로 살린 소담한 카페다. 자그마한 핀이나 머리끈 등 나무공예로 액세서리를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도 있어 자녀와 함께 찾은 여행객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아홉굿마을
아홉굿마을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낙수로 97
전화 | 064-773-1946
홈페이지 | http://ninegood.org
주변여행지
한경면에 위치한 신창풍차해안은 바람이 많은 제주도의 풍경을 바라보기에 그만이다. 한국남부발전 국제풍력센터에서 설치한 풍력발전기들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꾸준히 돌아가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근처 신창리 포구에도 바다 위로 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바다와 풍차의 아름다운 모습을 한층 생생하게 만끽할 수 있다. 서쪽에 있는 만큼 낙조가 아름답게 지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넓은 들,
‘용왕난드르마을’

마을의 고유 이름인 용왕난드르와 행정명인 대평리 모두 이 마을의 지형을 뜻하는 지명이다. 난드르는 넓은 돌을 의미하는 제주 방언이고, 대평리는 크고 평평한 지대를 뜻하고 있어 이 일대가 평평하고 넓은 지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을 주변에는 군산오름이 있는데, 용왕의 아들이 이곳에서 오랫동안 수학을 하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게 되자 선생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군산을 세워주고 갔다는 전설이 있다. 산의 모양이 군막과 비슷하게 생겨서 군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그 앞의 마을이 대평리 일대라서 용왕 전설과 마을의 지형을 함께 일컬어 용왕난드르라는 이름이 된 것이다.
용왕난드르마을
용왕난드르마을
이 마을에서는 소라 잡기, 해녀 노래 배우기, 테우배 낚시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마을의 특산물인 마늘과 소라를 이용한 체험으로는 마늘 꿀탕 만들기, 소라 양초 만들기가 준비되어 있다. 제주도의 먹거리를 체험하고 싶다면 마을에서 운영하는 향토음식점을 찾는 것도 좋다. 고등어 정식이나 성게국, 보말수제비 같은 소박한 음식들이 푸짐하게 나와 여행객들의 배를 채워준다.
용왕난드르마을은 올레길 8코스가 끝나고 9코스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올레길 9코스의 시작점인 박수기정은 절벽 위에서 깨끗한 샘물이 흘러나온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평포구 아래 자갈 해안에서 올려다보면 주상절리가 마치 여러 겹 접힌 병풍을 풀어 세워놓은 듯한 위풍당당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감산로 8
전화 | 064-738-0915
주변여행지
근처 산방산이나 곶자왈공원 등을 구경하는 것도 좋지만, 올레길 9코스 중 일부인 볼레낭길을 걸어보면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다. 볼레낭은 제주 방언으로 보리수라는 뜻인데, 보리수가 우거진 길이라 볼레낭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곳을 걸으면서 멀리 보이는 산방산의 산세를 감상하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다.

오름이 펼쳐진 물맛 좋은 마을,
‘교래삼다수마을’

교래삼다수마을
교래삼다수마을은 제주도에서도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2018년 1월 지질공원 대표 명소로 지정된 곳이다. 교래곶자왈과 퇴적층, 돌문화공원, 산굼부리 등과 가까우며 희귀식물인 붓순나무와 황칠나무 군락지가 위치해 생태학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여행객들에게 많이 찾는 곳이 아니었던 이 마을은 제주개발공사가 조성한 마을이란 점에서 점차 알려지기 시작했다.
교래삼다수마을의 지질적 환경을 마음껏 느껴보려면 마을의 임도를 활용해 조성한 삼다수 숲길을 호젓하게 걸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본래 말 방목터이자 사냥터였던 곳이라 지역 주민들이 오가던 임도가 남아 있었는데, 이를 다시 정비했기 때문에 독특한 경관미를 자랑한다. 삼다수숲길은 총 3코스로 조성되어 있는데, 야생화를 감상할 수 있는 1.2km 길이의 1코스는 아이들와 함께라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2코스는 훤칠하게 자란 삼나무 밀집 지역을 비롯해 붓순나무와 황칠나무 군락지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5.2km의 숲길이다. 2코스를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릿대 군락지, 편백 군락지 등을 지나 총 8.2km의 숲길을 걷게 된다. 3코스는 딱따구리, 박새 군락지이기도 해 숲속에서 귀를 열면 또 다른 즐거움이 펼쳐진다.
또한 교래삼다수마을 일대가 토종닭 특구이기도 하다. 1970년대부터 집 마당과 텃밭 등에 토종닭을 풀어서 키우는 토종닭마을로 알려졌는데, 지금도 토종닭 전문 음식점들이 성업 중이다. 삼계탕이나 백숙도 맛볼 수 있지만, 닭가슴살을 뜨거운 육수에 데쳐 먹는 샤브샤브가 특별한 맛을 자랑한다.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비자림로 702-57
전화 | 064-784-7146
주변여행지
제주도의 액티비티라면 바다 레포츠를 생각하지만, 산에서 즐기는 액티비티도 독특한 즐거움을 자랑한다. 카트를 비롯해 서바이벌, 짚라인, 사격 등을 즐길 수 있는 레포츠 파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동절기에는 해질녘까지만 운영하는 곳이 많으니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교래삼다수마을
교래삼다수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