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낙농시스템과
첨단시설 도입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목장을 만들다

한승목장 이차승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황성규
전북 완주군 비봉면 산길에 자리한 한승목장은 아름답고 깨끗한 젖소목장으로 유명하다.
지난 1982년 세운 목장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고 시스템화되어 있는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이는 아버지에게 한승목장을 물려받은 이차승 대표의 노력 덕분이다.
후계농이지만 최근 목장을 확장하면서 어재창업의 과정을 겪었다는
한승목장 이차승 대표를 만나봤다.

한농대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으로
목장을 잇다

한승목장은 이차승 대표의 아버지가 젖소 두 마리로 시작한 목장으로, 자신과 아들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 지은 이름이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를 도와 목장 일을 하던 이차승 대표는 고등학교 대까지만 해도 자신이 목장을 물려받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후계농을 하려는 2세들이 일반적으로 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과 달리 이차승 대표는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갈 때쯤 아버지가 먼저 목장을 물려받을 것을 권유했다.
“한창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였어요. 그런데 마침 아버지가 한농대에 진학해서 목장을 운영하는 게 어떤지 물어보셨죠. 목장을 운영할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터라 3~4개월 동안 고민했어요. 결국 목장을 이어받을 것을 결심하고 한농대 낙농학과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차승 대표에게 한농대는 낯설지 않았다. 아버지가 한때 농산물을 재배하면서 한농대 학생들의 실습장소로 사용됐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실제 한농대 학생들이 어떻게 공부와 실습을 하는지 알 수 있었고, 한농대에 진학한 후엔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한승목장 이차승 대표
“저는 일본 홋카이도 낙농가에서 장기현장실습을 했어요. 일본은 낙농선진국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낙농업과 비교하며 취할 수 있는 부분들은 배워와야겠다고 생각했죠. 저희 목장에서 실습한 한농대 학생들을 보며 가장 현장과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느꼈었거든요.”
일본 낙농가에서의 실습을 통해 이차승 대표는 체계적으로 농업을 뒷받침해주는 국가 차원의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목장을 깨끗하게 유지·관리하고, 업무를 체계적으로 구성해 효율성을 높인 부분도 배울만한 점이었다. 이와 함께 한농대에서 배운 것들도 이차승 대표가 미래의 한승목장을 그려나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이론과 현장의 차이는 분명히 있지만, 한농대가 현장 중심의 교육을 목표로 하는 만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간혹 학교에서의 배움이 도움이 안 된다는 친구들도 있는데 제 생각은 달라요. 실제 목장을 운영해보니 학교에서 배운 것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아요. 아버지가 목장을 몇 십 년 동안 해오셨고 저도 일을 도왔지만 축산·낙농업 분야를 공부해본 건 한농대에서가 처음이었거든요. 아마 전문적인 지식을 쌓지 않았더라면 목장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을 거예요. 이론과 경험이 잘 어우러져야 한다는 게 목장을 운영하면서 얻은 결론이에요. 전기, 세무, 회계 등의 교육을 받은 것도 사업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고요.”
한승목장

한농대의 현장 중심의 교육은
이차승 대표가
미래의 한승목장을 그려나가는데
큰 도움이 됐다.

과감한 시설 투자와
첨단시스템 도입

한승목장 이차승 대표
한농대를 졸업한 이차승 대표는 본격적으로 한승목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엔 목장을 확대 이전하면서 시설에 과감하게 투자했다. 평지에서 5m 이상 올라간 비탈에 축대를 쌓아 올려 우사를 짓고, 천장고를 14.5m로 높게 시공해 대형환풍기와 개방형 지붕을 설치했다. 소가 한여름에도 더위에 지치지 않고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착유관리, 발정, 분만 등을 통합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을 도입했다. 착유는 항생제나 잔류물질이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상품화를 할 수 없는 만큼 전자장비로 관리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한 것이다.
“소 개체별로 적정한 먹이를 섭취할 수 있도록 TMR 사료자동급이기도 설치했습니다. 전산으로 연결된 목걸이를 소에 채운 후 생년월일, 과거 분만회수 등 소에 대한 데이터를 입력하게 되는데요. 소가 착유실에 들어오면 센서로 목걸이에 입력된 데이터를 자동으로 확인해 소에게 적절한 사료와 양을 자동으로 공급합니다.”
일하는 직원들이 일과를 시스템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이전에는 아침에 목장으로 출근해 눈에 보이는 일들을 했다면, 지금은 시간대별로 해야 할 업무를 나누어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주일에 할 일들을 직원별로 정해주고 제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시간대별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했습니다. 낙농가에서는 언제나 노동력이 부족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 일을 하는 사람도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업무체계를 만들 것이죠. 다행히 직원들이 새로운 업무시스템에 잘 적응하고 따라와 줘서 착유관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승목장은 체세포수 평균 2등급, 세균수 1A 등급의 농장이다. 2018년에는 한국낙농육우협회에서 주관한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에서 우수목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깨끗한 환경과 첨단시설에서 키운 200마리 젖소에서 착유된 우유는 지역 우유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농장 이전과 첨단시설 구축으로 투자비가 많이 들어갔지만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축산업의 전반적인 인식
변화를 꿈꾸다

이차승 대표는 유가공 사업 진출을 위해 공장을 짓고 있다. 우유 업체에 우유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쿼터를 지켜야 한다. 낙농단체, 정부기관, 유업체 등이 모여 결정한 가격에 계약한 양만 납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잉여유를 활용할 방법을 찾은 것이다.
“보통 낙농가에서 치즈나 요구르트를 제조해서 판매하고 있는데요. 일반적인 제품은 이미 시중에 많기 때문에 저는 지역농산물을 결합한 치즈와 요구르트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차별화가 가장 중요하거든요.”
체험목장도 고려하고 있지만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미뤄둔 상태다. 현재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자는 것이 이차승 대표의 생각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와 생각들은 이차승 대표가 젊기 때문에 과감하게 시도해볼 수 있는 일들이다.
“그동안 생각해왔던 일들을 하나하나 시도하고 그 결과를 직접 확인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할 수 있는 데에는 부모님의 일궈놓으신 목장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정말 큰 도움을 받았지요.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어려운 부분도 있었어요. 젊으니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은 좋은데, 부모님의 의견도 잘 조율해야 해요. 갑자기 모든 걸 확 바꾸려고 하면 쉽지 않거든요. 후계농이라면 부모님과의 충분한 대화로 천천히 변화를 이끌면 좋을 것 같아요.”
앞으로 이차승 대표는 축산업계에 대한 인식변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축산을 하면 환경이 청결하지 못하고 낙후되어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이차승 대표는 한승목장을 더욱 청결하게 관리하고 첨단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축산업계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변화를 가져올 날을 꿈꾸고 있다. 그렇게 되면 축산업에 뛰어드는 젊은 세대들이 더욱 많아지고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게 이차승 대표의 생각이다.

한승목장은 체세포수 평균 2등급,
세균수 1A 등급의 농장이다.
2018년에는 한국낙농육우협회에서
주관한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에서
우수목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승목장
한승목장
주소 : 전라북도 완주군 비봉면 백도길 192
연락처 : 010-9337-7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