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이
건강해지는 곳

선화농장 김지혜 대표

글 ㅣ 정수민사진 ㅣ 황성규·이제형
자신이 살던 터전을 벗어나 새로운 기반을 다지고 농업에서 또 다른 진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다양한 특수작물을 친환경 농법으로 가꾸는 선화농장의 김지혜 대표와 그의 어머니도 그렇다.
원래 농업인은 아니었지만 건강을 위해 꾸준히 섭취하던 천년초를 직접 재배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았다.
김지혜 대표는 어머니가 재배하던 천년초 농사를 이어받으면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농장을 튼튼하게 키워나가며 강소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천년초가 가져다준 건강,
그 활력을 그대로 담다

선화농장 김지혜 대표
김지혜 대표가 처음 천년초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어머니를 통해서다. 어머니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천년초 분말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점점 몸이 회복된 것이다. 천년초의 효능을 몸소 체험한 김지혜 대표의 어머니는 직접 천년초 농사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천년초를 시중에서 구입하면 꽤 높은 금액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머니도 농업을 하려고 하신 건 아니었어요. 천년초를 재배하면서 건강관리를 하려고 내려오셨던 거죠. 그런데 천년초는 워낙 가시가 많고 점성이 있어서 생으로 먹기는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먹기 편하게 천년초 분말을 만들어 직접 먹기도 하고 주위 분들에게 나눠드리기 시작하니 고마우신지 이것저것 농산물이나 일정 금액을 주시더라고요. 이럴 거면 적절한 가격을 받고 판매하는 게 낫겠다 싶어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고 분말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천년초 가공 사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쓴 것은 천년초의 건강 성분을 그대로 담는 것이었다. 천년초는 일반 건조를 하면 함유된 비타민 5가지 중 4가지가 사라진다. 건조할 때 열풍으로 건조하면서 비타민이 파괴되는 것이다. 결국 분말로 이 성분을 담으려면 동결건조가 답이었다. 그러나 한 해에 수확하는 천년초만 20t에 달하는데, 3억짜리 동결건조 기계를 들여놔도 처리가 버겁고 다 판매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지혜 대표가 농장을 물려받으며 새롭게 도입한 것이 천년초 탕즙이다.
“천년초 분말로 돈을 벌어도 가공비로 다 나가니까 어머니가 생각하신 게 즙을 짜보자는 거였어요. 그런데 선인장 특유의 비린 맛이 나서 상품성이 있는 형태로 개발되기까지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성분을 오롯이 담으면서도 비린 맛을 없애 누구나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요. 그리고 천년초 분말을 이용해 초콜릿 등 다른 가공식품도 만들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반대하셨어요. 천년초 분말이 적게 들어간 건 천년초 식품이 아니라는 생각이셨죠. 천년초 환도 가공해 판매했었는데 천년초가 70%밖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더 이상 만들지 말라고 하실 정도에요. 지금은 탕즙과 분말 모두 천년초 100%를 사용하고 있어요. 여기에 친환경 인증도 받으면서 한층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었을 수 있었죠.”
선화농장은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천년초 탕즙과 분말을 가공해 납품하고 있다. 다른 곳에서 미리 만들어둔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천년초 열매와 줄기 등을 급냉시켰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즉시 즙을 내리기 때문에 더욱 신선하다. 또한 천년초에는 점액 성분이 있는데 즙으로 가공한지 오래되면 이 점액 성분이 줄어든다. 노폐물 배출에 효과가 있는 성분인 만큼 점액까지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납품하기 때문에 한번 선화농장의 천년초 탕즙을 먹어본 사람은 단골이 되고 있다.
천년초

직접 블로그와 스토어팜 등을 운영하다 보니
선화농장의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반도
손쉽게 만들어졌다.

e-비즈니스 교육,
인터넷으로 또 다른 기회 창출하기

선화농장 제품
김지혜 대표의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천년초 농사를 시작했듯 김지혜 대표 역시 우연한 계기로 어머니의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지난 2015년 프랜차이즈 병원의 상담사로 근무하던 그녀는 병원 사정으로 잠시 3개월의 휴식기가 생겼고, 마침 어머니가 블로그나 SNS로 홍보를 도와달라는 연락을 해와 진천으로 내려오게 됐다. 처음엔 3개월만 있으려던 계획이 어느새 귀농 6년 차의 어엿한 청년창업농을 만들었다. 김지혜 대표는 진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e-비즈니스 교육을 받고 올린 블로그 글이 생각보다 일찍 홍보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쉬운 점은 이런 e-비즈니스 교육이 자주 열리긴 하지만 늘 초보자 기준에 머물러 있어요. 중상급자 교육을 하는 것도 본 적이 있긴 한데 어르신들이 따라 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센터에서도 꾸준히 고민하시는 부분이지만 아직은 블로그 초급교육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더라고요.”
이렇게 블로그 초급교육을 받아도 농업인들이 이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란 쉽지 않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블로그 작업도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해 시작한 것이 농업인들을 위한 웹 문서 상세페이지 제작이다. 기본 틀에 농장 이름이나 농장의 변화 등을 사진과 글로 함께 올리는 정도지만 따로 온라인 마케팅을 해보지 않은 농가에는 그 자체만으로 도움이 된다.
“원래 처음에 진천 사시는 분들은 그냥 해드리곤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농장에서 키우시는 물건들을 챙겨주시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저와 어머니가 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저렴하게 돈을 받고 만들어드리고 있어요. 보통 업체에서 하면 30만 원에서 100만 원까지도 받는데 적은 돈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상세페이지를 만들어드리고 사진은 기본적으로 20장을 쓸 것, 키워드는 제목과 첫줄, 마지막 줄에 꼭 넣으라는 등의 정보를 함께 알려드리죠.”
이렇게 직접 블로그와 스토어팜 등을 운영하다 보니 선화농장의 제품을 알릴 수 있는 기반도 손쉽게 만들어졌다. 단골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면서 나오는 매출도 적지 않지만 방송을 타면서 블로그에서 다양한 작물을 키우는 것을 보고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경우도 생겼다. 눈개승마, 아피오스, 흰민들레 등 농장에서 키우는 특용작물들을 천년초와 함께 맛보기로 보내면서 재구매로 이어지기도 했다.
선화농장 제품

꾸준히 연락 주시고 다시 구매해주시는
소비자분들이 있는 만큼 잘만 하면 평생 직업이
될 수 있는 것이 농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과 연합해
농촌을 알리고
나 자신을 개발한다

선화농장 김지혜 대표
선화농장의 또 다른 특징이 있다면 다른 농가들과 연합해 팜투어와 각종 교육을 꾸준히 진행한다는 점이다. 행복을 충전하는 농업인들, ‘행충농’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매달 다양한 농장들에게 팜투어를 진행할 기회를 부여하는 식이다.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통해 농가를 정하는데, 보통 그 농장의 농작물이 나오는 시기에 맞춰 팜투어를 진행한다.
“농가들마다 꼭 한 가지 농작물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농작물을 키우거든요. 그런데 일반 소비자들은 농작물을 나오는 시기를 잘 모르잖아요. 그러니 수확기가 되면 온라인 팜투어를 통해 신선한 농작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알리는 거죠.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보면 저희 농장 글도 있지만 다른 농가에서 진행한 체험 후기가 많아요. 다른 ‘행충농’ 회원들도 같은 방식으로 글을 올려 서로를 홍보해 주고요. 저는 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지만, 다른 회원들은 페이스북, 네이버 밴드 등에 글을 올려요. 그러면서 함께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지요.”
이러한 새로운 온라인 팜투어를 통해 선화농장은 지난해 농촌진흥청 강소농으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팜투어를 온라인으로 하는 것도 새로웠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비대면으로 할 수 있는 홍보방법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내며 ‘행충농’은 더욱 다양한 온라인 홍보를 위해 동영상 편집교육을 받고 있다. 이미 ‘행충농’ 회원 중 3명이 유튜브를 시작하기도 했다.
“저는 인간극장처럼 영상을 찍어볼까 했는데 어머니랑 잘 싸우지도 않고 하다 보니 콘텐츠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농촌과 농장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는 중이에요.”
처음 귀농을 해서 1년간은 적응하며 즐거움을 느꼈지만 아는 사람이나 친구들이 적다 보니 농촌에서 외로움을 느끼기도 했다. 자연 환경과 가깝게 지내며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느꼈지만 농촌 생활에 익숙해진 만큼 새로운 콘텐츠도 필요해진 것이다. 귀농 초기에는 친구들의 집에 놀러 가기도 했지만 지금은 농촌에서 튼튼하게 뿌리를 내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는 장터에 많이 다니곤 했어요. 많이 봐야지 제품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으니까요. 특히 천년초는 특유의 점액질 때문에 제품화시키기 쉽지 않거든요. 잼도 만들어봤는데 과육 반, 씨 반이라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이 점액질 성분을 살려서 조청 같은 제품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꾸준히 연락 주시고 다시 구매해주시는 소비자분들이 있는 만큼 잘만 하면 평생 직업이 될 수 있는 것이 농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화농장
주소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남산8길 40
연락처 : 010-9047-8891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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