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에서 청년농부가
유기농으로 생산한 국산 바나나의 특별한 맛

올바나나 강승훈 대표 경상남도강소농지원단 정두균 자문위원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이제형
지리산 아래, 물 맑고 비옥한 토양의 경상남도 산청에는 바나나를 재배하는 농장이 있다.
올바른 바나나를 키우겠다는 신념으로 국내 최초 내륙지역 유기농 바나나 재배에 성공한 올바나나다.
올바나나 강승훈 대표는 내륙지역에서 바나나 재배라는
뚝심 있는 도전을 통해 농업에서 새로운 비전을 만들어가고 있다.

농업의 꿈을 이루기 위한 귀농,
바나나 재배에 도전하다

올바나나 강승훈 대표와 경상남도강소농지원단 정두균 자문위원
올바나나 강승훈 대표와 경상남도강소농지원단 정두균 자문위원
강승훈 대표는 대학에서 베트남어를 전공하고 베트남의 한국기업에서 주재원으로 일하며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했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그의 꿈이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농사를 지으신 부모님을 곁에서 봐오면서 농업에 대한 꿈을 키워왔지만, 부모님은 직장생활을 통해 사회에서 경험을 쌓기를 권유했다. 강승훈 대표는 부모님의 의사를 존중해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한 후 지난 2013년, 부모님의 파프리카농장이 있는 진주로 귀농했다.
“파프리카 농장에서 5년 동안 농사를 배우면서 일을 했어요. 그리고 2017년 독립을 하면서 작목을 고민하다가 바나나를 재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에는 파프리카를 할까 고민했지만, 과일시장에서 항상 수요가 있는 작목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바나나는 우리나라 과일시장의 1~2위를 다툴 정도로 규모가 있고, 친환경으로 틈새시장을 노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바나나농장을 경남 산청에 세우기로 결심했다. 바나나를 재배하려면 높은 온도와 풍부한 일조량 필요했다. 산청은 그런 면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는 데 최적지였다. 겨울철 일조량이 제주보다 높고 주변에 강이 많아 토양이 충분한 물을 머금고 있었다. 위로는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이 찬바람을 막아주고 아래는 따뜻한 남해를 가까이 하고 있어 온난한 기후가 지속된다는 지리적 장점이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는 제주도와 달리 산청은 내륙지역이라 유통적인 면에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산청은 3곳의 IC가 있어 상대적으로 물류비용이 저렴하고, 어느 지역이든 하루면 바로 유통이 가능하니까요. 또한 ‘산청’이라는 지역이 가진 맑고 깨끗한 이미지도 고려했습니다.”
그렇게 강승훈 대표는 산청에 총 면적 23,140m2, 높이 7m의 시설하우스를 짓고 제주도에서 들여온 바나나묘목 5,600그루를 심었다. 바나나 재배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무 자체의 생장속도가 빨라 1년 만에 바로 바나나를 수확에 성공할 수 있었다.

바나나는 우리나라 과일시장의
1~2위를 다툴 정도로 규모가 있고,
친환경으로 틈새시장을 노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배 중인 바나나를 살피는 올바나나 강승훈 대표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바나나,
자신만의 노하우를 쌓다

클로렐라 배양 시설
클로렐라 배양 시설
올바나나는 재배하는 과정에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일체 사용하지 않고 그 대신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인 클로렐라를 배양해 바나나 재배 중 주기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올바나나의 바나나는 수입 바나나와 비교했을 때 자연스러운 당도와 쫀득하고 탄탄한 식감을 자랑한다.
“수입산 바나나를 드시면 속이 아리고 불편하다는 분들이 계세요. 1개월의 시간이 걸리는 수입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화학처리가 원인이지요. 하지만 올바나나의 바나나는 재배와 유통에서 건강에 해로운 과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나나 재배는 성공했지만 재배보다 더 어려운 것이 수확 후 판매였다. 바나나는 껍질이 초록색일 때 수확해 후숙과정을 거쳐 유통된다. 후숙에 따라 바나나의 맛이나 품질이 결정된다. 실온에서 후숙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바나나를 들었을 때 꼭지가 후드득 떨어지고 만다. 강승훈 대표는 수입 바나나를 후숙하는 업체에 연락해 배우기도 하고 스스로 테스트를 해보며 노하우를 깨달아 갔다.
“보통 저온에서 후숙을 하는데, 후숙 초반과 출하 전 온도를 다르게 해야 합니다. 또 포장을 한 후 후숙을 해야 상처가 생기지 않고 온전히 보관할 수 있어요. 2년 차까지는 시행착오를 겪었는데 3년차부터 노하우를 완전히 터득해서 후숙처리를 하고 있습니다.”
재배와 후숙을 한 뒤에는 온라인 판매와 마트 등에 납품하기 위한 판로 개척과 홍보, 포장 등이 필요했다. 국산 바나나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재배를 시작했지만 스스로 모든 것을 하고 책임져야하는 상황에서 미래를 향한 두려움이 불현듯 찾아오곤 했다. 그럴 때 강승훈 대표에게 힘이 되어 준 사람이 경상남도강소농지원단의 정두균 자문위원이다.
정두균 자문위원은 경남에서 일하는 청년농업인들에게 멘토로서 재배기술, 유통, 홍보 등을 지원하는 한편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바쁜 업무 중에도 강승훈 대표가 도움을 청하면 한 걸음에 달려오는 정두균 자문위원은 이날도 수확을 앞둔 바나나의 생육상태를 함께 살피고 있었다.
“강승훈 대표는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실하고 정직하게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이런 건실한 청년농업인들에게 힘이 되는 일이라면 제가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그동안 많은 농업인들을 만났지만, 제 결론은 하나입니다. 농사도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이 해야 잘 된다는 겁니다. 올바나나가 국산 바나나의 대표가 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바나나자조회·체험농장 등
국산 바나나 확산을 위한
꿈을 꾸다

강승훈 대표는 정두균 자문위원의 지원과 조언을 통해 판로 확보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었다. 현재 올바나나의 바나나는 어린이집, 학교, 요양원, 병원, 군부대 등에 납품되고 있으며 온라인과 대형마트를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다.
“강승훈 대표가 친환경으로 재배한 유기농 바나나는 자녀가 있는 부모님들, 수입 바나나를 드시면 속이 불편하셨던 분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수입 바나나보다 가격은 2~3배 높지만, 믿을 수 있는 건강한 바나나를 섭취하려는 수요가 많습니다. 저도 이런 부분을 부각해서 홍보 및 판로개척을 돕고 있습니다.”
정두균 자문위원
정두균 자문위원
후숙까지 마친 바나나
후숙까지 마친 바나나
바나나 재배가 안정화되면서 강승훈 대표는 바나나 묘목을 직접 육성해 A급만 골라 심고 있다. 그 덕분에 첫해 바나나 나무 한 그루에서 30kg가량 생산되던 바나나가 지금은 35~38kg까지 늘었다. 또한 현재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 앞으로 농장규모를 확대할 준비를 하고 있다.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던 부모님께도 부탁해 바나나로 작목을 변경하기도 했다. 강승훈 대표는 앞으로 바나나 재배농가가 확대될 수 있도록 묘목 판매부터 정식, 유통까지 컨설팅할 수 있는 자조회를 설립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제가 공급하는 품종으로 일정 기준 이상의 품질만 확보되면 국산 프리미엄 바나나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산 바나나를 재배하는 농장들이 많아져야 소비자 분들도 건강하고 품질 좋은 국산 바나나를 조금 더 저렴한 가격에 드실 수 있습니다. 또한 현재 기후변화 등 장기적으로 판단했을 때 바나나 재배는 향후 안정적인 소득작목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강승훈 대표는 바나나 체험농장과 가공공장을 운영하는 등 6차 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마치 외국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의 바나나농장을 활용해 다양한 체험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국적인 바나나농장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바나나로 만든 디저트와 음료 등을 드시면 마치 해외에 온 듯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으실 거예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올바나나가 휴식과 여행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곳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기후변화 등
장기적으로 판단했을 때
바나나 재배는 향후 안정적인
소득작목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올바나나 강승훈 대표
올바나나
주소 : 경상남도 산청군 생비량면 도전리 681
연락처 : 010-3641-6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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