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요리에나 잘 어우러지는 식재료, 감자. 감자칩, 감자전, 감자탕 등 조리법에 따라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감자가 품종에 따라 맛도 조금씩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법. 다양한 음식의 식재료로 각광받으며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감자. 토종종자와 신품종에 대해 알아본다.
긴 겨울을 보내고 이제 새 작물을 심는 봄, 2월과 3월 사이는 하지감자를 심을 때다. 하지감자라는 이름처럼 하지감자는 수확기가 장마철 직전이어서 기나긴 장마철에 감자와 함께했던 추억이 누구나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장마철 포슬한 감자를 한입 베어 물면 마음까지 포슬포슬해지는 기분이다. 빗소리와 비슷한 감자전 부치는 소리와 고소한 기름냄새로 익숙한 맛. 바로 감자의 맛이다.
우리나라에는 순조 24년 산삼을 캐러 함경도에 들어왔던 청나라 사람이 가져왔다고 한다. 〈문장전산고〉에 따르면, “잎은 순무 같고 뿌리는 토란과 같다.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옮겨 심어보니 매우 잘 번식했다. 청나라 상인에게 물어보니북방감저(北方甘藷)라는 것으로 좋은 식량이 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의재래종 감자가 북방으로부터 전래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감자는 모두 맛이 같은 것 같지만 재배 시기에 따라 맛 차이가 있다. 토종종자로 속이 노란 홍감자(호박감자)는 쪄서 먹으면 팍신팍신하니 맛이 좋다. 그런데 확 풀어지기 때문에 국을 끓일 수는 없다. 하지감자는 속이 하얗고 길쭉하며 찌개에 넣거나 볶아 먹을 수 있다. 이렇듯 쓰임새가 다양한 하지감자는 예부터 보리와 함께 여름을 날 수 있는 식량작물이었다. 하지감자는 씨감자를 4월 초에 심으면하지 무렵인 6월 말에 수확할 수 있다. 논에 모내기를 끝낸 벼들이 조금 자랐을 시점이다. 하지감자는 석 달이 못 되는 시간에 수확이 가능하다. 감자처럼 단시간에 수확할 수 있는 식량작물은 드물었다. 조리하는 데도 곡식보다 시간이 덜 걸려 땔감도 적게 들었다.
감자는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다. 완전식품이라는 달걀과 우유에 준하는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 100g당 열량은 76kcal로 같은 양의 쌀밥 148kcal의 절반에 불과하다. 낮은 열량으로도 포만감이 있어 우수한 다이어트 식품이다. ‘땅속의 사과’라고 불리는 감자는 비타민 C가 풍부해 노화 방지와 항염증, 항산화 효과도 탁월하다. 채소류에 든 비타민은 열에 약하지만 감자는 찌거나 삶아도 비타민 C의 손실이 크지 않다. 감자 전분 입자들이 막을 형성해 비타민 C의 파괴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외국에서 도입한 품종 ‘수미’를 대체하기 위한 신품종 감자를 개발하고 있다. 2022년에 개발한 신품종 ‘장원’은 맛이 좋고, 생산성이 우수하다. 2016년에 개발한 신품종 ‘은선’은 휴면 기간이 짧아 일 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는 품종으로, 속이 희고 칩으로 가공하기에 적합하다.
신품종 新品種
- 장원농촌진흥청이 2022년 개발한 장원은 1기작 품종으로 맛이 좋고 ‘수미’보다 수량성이 높다. 높은 온도에서 발생하는 내부 갈변 등 생리장해가 적다.
- 골든볼2020년 개발한 ‘골든볼’은 속이 노랗고 겉껍질을 깎았을 때 갈변이 적으며 중앙아시아에서도 재배가 잘된다.
- 은선2016년에 개발한 ‘은선’은 휴면 기간이 짧아서 1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다. 속이 희고 칩으로 가공하기에 적합하다. 봄 재배는 전국적으로 이뤄지며, 가을 재배 지역은 전라도, 경남, 제주도 등이다.
- 다원봄 또는 여름에 재배하는 품종이며 원형, 황색 표피의 형태로 감자역병에 강하다
- 아리랑1호계란형이면서 표피와 육질부 모두 노란색인 품종이다. 고온과 가뭄에 강하고 낮이 길어도 덩이줄기가 잘 형성된다.
- 서홍껍질이 선홍색이고 속 색은 수미와 같이 흰색으로 수량이 수미보다 30% 정도 많다. 특히 알이 굵어 상품성이 좋고, 더뎅이병에 강해 겨울 시설재배 적응성이 매우 우수하다.
- 금선휴면 기간이 짧아 1년에 두 번 재배할 수 있고 수확량이 많고 재해 안정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