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 시대, 온라인 판로 확장으로
강소농 상생을 이뤄내다

진주달감이농원 이선미 대표

글 ㅣ 하은지사진 ㅣ 박형준
과일이나 채소를 구매할 때 대형마트나 전통시장,
백화점을 찾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쇼핑을 통해 장을 보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의 등장으로 비대면 생활 방식이 확산하면서 달라진 일상의 풍경이다.
진주달감이농원 이선미 대표는 언택트 시대에 누구보다 먼저 온라인 판로를 개척해
빠르게 변화한 유통 방식에 대응, 나아가 주위 농업인들과의 상생()을 위한 협업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등 강소농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농학석사부부,
수없는 시행착오에서
실전을 배우다

이선미 대표
진주달감이농원 이선미 대표와 그의 남편인 김건우 공동대표는 모두 농업을 전공한 인재다. 이선미 대표는 경상대 대학원 농학석사 출신으로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식물병리연구원으로, 김건우 공동대표 역시 서울대 농학석사 학위 취득 후 박사과정까지 수료하고 일반 기업에서 평범한 회사 생활을 했다.
“둘째를 출산한 지 일주일만에 남편이 농사를 짓고 싶다며 귀농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당시 산후우울증으로 힘들던터라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그러자고 했죠. 그렇게 제 친정집이 있는 경남 진주시 대곡면으로 내려오게 되었고 귀농자금으로 10년간 방치되어 있던 감나무밭 4960m2(약 1,500평)을 빌려 처음으로 단감과 대봉 농사를 시작했어요.”
부부의 전공이 농학이었지만 이론과 실전은 크게 달랐다. 공부했던 전문적인 이론을 바탕으로 야심차게 첫 농사를 지었으나 결과는 대실패. 이를 계기로 부부는 주변의 경험이 많은 현장 농업인들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구함은 물론 농업기술센터, 농협, 귀농 교육 기관 등에서 진행하는 ‘귀농 성공 농가 견학’이나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영농기술’을 배우는 데 힘썼다. 특히, 감농사의 핵심이라 불리는 ‘가지치기’ 기술을 배우기 위해 전문 기술자들을 찾아다니며 무려 2년간 현장의 농사일과 노하우을 배웠다.
“감농사의 성패는 가지치기에서 결정이 나요. 가지치기는 감농사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데, 특히나 과실수는 가지치기 기술에 따라 수확량과 품질에 많은 차이를 보인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기술을 익히다 보니 저희가 가진 농업 이론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어요. 실전과 이론이 더해지니 가지의 흐름이 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가지를 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 지가 눈에 보이더라고요.”
진주달감이농원은 초생재배를 원칙으로 한다. 초생재배란 작물 주변에 잡초 같은 풀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가꾸는 재배법이다. 제초제 등의 약품을 사용하지 않아 토양환경을 보존하고 여름 장마 시 토양이 쓸려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급격한 지온상승을 막아주고 토양의 수분조절에도 유리하다.
“농업을 배울 때 농작지에 풀이 많으면 바람이 통하지 않아 탄저병이 생긴다고 배웠어요. 그런데 직접 해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저희는 오히려 초생재배를 통해 덕을 많이 봤어요. 저희 농작지는 관수시설이 조금 미흡한데 오히려 풀이 수분을 머금어서 과육의 성장을 도왔거든요. 그래도 탄저병을 무시할 순 없어 탄저병이 잘 발생하는 시기를 체크해두고 그 때에만 약을 도포했더니 꽤 효과가 있었어요. 이처럼 이론과 실전을 잘 병합해 나만의 농법과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수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답니다.”
이선미 대표

감농사의 성패는 가지치기에서
결정이 나요. 가지치기는
감농사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데,
특히나 과실수는
가지치기 기술에 따라 수확량과
품질에 많은 차이를 보인답니다.

스마트스토어,
카카오톡스토어 등
온라인 판매에서 희망을 찾다

일반적으로 수확되는 과실이나 농작물 등은 농산물 시장이나 청과 시장에서 경매 등을 통해 판매된다. 진주달감이농원 역시 정성껏 키운 단감과 대봉을 경매 시장에 내놓았지만 상품에 하자가 없음에도 적정단가가 아닌 반값에 경매가 이뤄졌다.
“맛과 품질 면에서 다른 농장의 상품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지만 이상하게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알고 보니 경매가 이뤄질 때 그 상품보다는 상자에 적힌 생산자의 이름이 알려져 있어야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제대로 된 값을 받기 위해 고민하다 인터넷을 통한 직거래 판매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이선미 대표는 인터넷 판매를 위해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하고 타 쇼핑몰에 자사 감을 등록, 판매 하는 등 판로 개척에 돌입했다. 당시에는 과일 등의 신선식품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흔치 않았지만 우연히 참석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교육의 강의자가 남편의 후배여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수확한 감들 중에는 가락시장 경매 특품 외에도 크기는 크지 않지만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는 물건들이 정말 많았어요. 흔히 비품이라고 표현하는데 정품과 전혀 맛에 차이가 없는데 버려지는 것이 아까웠어요. 이 비품을 온라인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면서 서서히 매출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남편은 재배를 저는 온라인 쇼핑 판매를 담당하는 등 업무를 구분해 효율성을 높여 나갔습니다.”
실제 진주달감이농원은 단감을 많은 규모로 재배했지만 인건비와 농자재비 등에 비해 턱없이 낮은 단감의 판매 수익 때문에 적자 운영을 지속해야만 했다. 기존의 유통방식을 벗어나 온라인 판매로 눈을 돌린 후 흑자로 전환, 지금은 연 1억 여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올해에는 카카오톡스토어를 중심으로 디지털 판매를 강화해 나갈 생각이에요. 카카오톡스토어는 입점 및 등록 수수료가 무료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 자동으로 제품이 노출되는 장점이 있거든요. 기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팜 채널과 돌쇠네농산물을 통해서도 저희 제품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랍니다.”

카카오톡스토어는 입점 및 등록 수수료가 무료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고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
자동으로 제품이 노출되는 장점이 있거든요.
기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팜 채널과
돌쇠네농산물을 통해서도
저희 제품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이선미 대표

혼자가 아닌 우리,
주변 농가들과 함께 나아가다

귀농을 결심하고 내려온 초보 귀농인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바로 지역 주민들과의 화합이다. 진주달감이농원 이선미 대표 부부 역시 귀농 당시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과 배타적인 사람들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적이 있다.
“어릴 적 살던 동네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주민들과 어울리는 게 어려웠어요.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반면에 저희와 거리를 두시거나 텃세를 부리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속상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주민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더 다가가고 열심히 귀농에 진심이라는 걸 전해드리려 노력했어요. 지금은 지역 농가들과 함께 팜라인 사업을 하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선미 대표
귀농을 하며 겪은 많은 경험들을 토대로 이선미 대표는 나 혼자 잘사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팜라인 사업을 함께 하는 강소농민들의 주 작물과 판로, 면적 등을 고려해 진주지속가능발전회와 함께 코로나 전 직거래 장터를 개최하는 등 농가 번영에 앞장섰다.
“코로나 이후 비대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온라인 판매가 주목받았는데, 많은 농민들이 생각보다 온라인 판매를 힘들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주변에 뜻이 맞는 농가분들의 농산물을 제가 대신 온라인으로 판매를 해드렸는데 이게 반응이 좋았어요. 서로 윈윈(win-win)한다고 할까요?”
이선미 대표는 청년농가를 중심으로 키위, 파프리카, 블루베리, 토마토 등의 작물을 소량 사입한 후 소포장을 통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홍보, 유통함으로써 부가 수익을 내고 있다. 주변 농가 역시 꾸준한 매출처를 확보하는 등 상생()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저희 작물을 활용해 가공품을 개발, 생산, 판매할 예정에 있어요. 서울의 한 업체와 제품 생산부터 판매까지의 모든 계약을 완료한 상태에요. 경남 6차산업지원센터를 통해 코칭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 나갈 생각이랍니다. 이번 사업 역시 물론 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농업인들과 함께 하기로 했고요. 혼자가 아닌 함께 잘사는 그런 강소농이고 싶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이선미 대표

저희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반면에 저희와 거리를 두시거나
텃세를 부리는 분들도 계셨거든요.
속상한 마음도 있었지만
그럴수록 더욱 주민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더 다가가고
열심히 귀농에 진심이라는 걸
전해드려 노력했어요.

진주달감이농원
주소 : 경상남도 진주시 대곡면 월암로85번길 4-2
연락처 : 010-4164-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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