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로
농업분야 탄소중립을
이행하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온실가스연구실
강성수 실장, 최은정 농업연구사,
이선일 농업연구사, 권효숙 농업연구사

글 ㅣ 김주희 사진 ㅣ 이제형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냉해 피해를 입거나 생산량이 급감하는 등 농업 분야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 미래 먹거리인 농작물의 피해를 줄이긴 위해선 온실가스 감축 등 탄소중립이 이행되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및 감축기술 개발을 수행하고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온실가스연구실 강성수 실장,
최은정 농업연구사, 이선일 농업연구사, 권효숙 농업연구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계수 선행 개발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확인하는 강성수 실장과 최은정 농업연구사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를 확인하는 강성수 실장과 최은정 농업연구사
Q.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온실가스연구실은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신가요?
강성수 실장
현재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농업분야에 피해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온실가스연구실은 온실가스 배출 저감 및 기후변화 악영향 최소화를 위해 온실가스 감축, 탄소 격리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농업분야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및 기후변화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는 지난해 ‘2050탄소중립’을 선포했는데요. 농업분야에서 탄소중립은 왜 중요한가요?
강성수 실장
농업분야에서 탄소 배출량은 에너지를 포함하지 않은 값입니다. 비에너지, 즉 작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나오는 배출량인데요. 우리나라는 주요 산업이 농업이 아니기 때문에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에서 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탄소중립은 모든 분야가 동참해서 이뤄나가야 하는 부분으로, 농업분야도 식량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동참하여 국가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Q. 탄소중립은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요?
강성수 실장
농업분야에서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황을 파악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농업분야의 국가고유 온실가스 배출계수 개발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국가별로 농업환경, 토양조건 등이 제각각인 상황에서 자국 특성이 반영된 온실가스 배출계수가 있어야 이를 근거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고 감축목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Q.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최은정 농업연구사님께서 개발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배출계수란 무엇인가요?
최은정 농업연구사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쉽게 설명드리면 대표되는 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모든 농업활동과 방법이 다양한데, 모두 측정하면 좋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 농업 환경에서 평준화된 방법으로 대표성을 갖고 있는 양을 산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입니다. 배출계수를 개발할 때는 세계기상기구인 IPCC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는데요. 어느 분야에서 어떤 기준으로 배출량을 산정하라는 것이 정해져 있습니다. 국가마다 환경 조건이 다르니 자율성을 부여해 주지만, 공통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배출량 비교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Q. ‌농업은 어떤 분야에서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나요?
최은정 농업연구사
농업분야는 작물 재배와 관련된 재배부문, 가축 사육과 관련된 축산부문으로 나누어 배출량이 산정되는데요, 저는 재배부문의 배출계수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재배부문은 벼 재배, 농경지토양, 작물잔사소각까지 3개의 배출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Q. 현재까지 개발된 농업분야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몇 종인가요?
최은정 농업연구사
2020년을 기준으로 국가고유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30종이 등록되었습니다. 벼 재배 과정 중 발생되는 메탄, 밭에서 비료를 뿌려주면서 발생되는 아산화질소 등 재배부문 24종과 한우, 젖소 등의 장내 발효 시 발생되는 메탄 등 축산부문 6종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Q. ‌배출계수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최은정 농업연구사
관행적으로 논이나 밭에서 농민들이 작물을 재배할 때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요인을 고려하고, 배출량 산정식의 포함여부, 배출 비중에 따른 우선순위 등을 고려하여 진행합니다. 대표성을 갖기 위해 토성, 품종, 비료 처리 수준 등을 고려하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측합니다. 그리고 지역별 기상 및 토양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계수의 정확도와 신뢰도 향상을 위해 최소 반복수로 3개 지역에서 3년간 연구수행한 결과를 토대로 계수를 개발합니다. 개발된 계수는 신청 및 검증과정을 거쳐 국가 계수로 등록 되기 때문에 이 시간까지 고려하면 계수 등록까지 총 4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지요.

바이오차·벼 논물관리로
메탄 감축,
농업인들의 동참 필요

바이오차 처리 토양을 분석하는 이선일 농업연구사와 권효숙 농업연구사
바이오차 처리 토양을 분석하는 이선일 농업연구사와 권효숙 농업연구사
Q. ‌배출계수 개발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흡수하는 일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기술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이선일 농업연구사
왕겨, 보리짚, 가축분 등을 바이오차로 만들어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토양에 탄소를 저장하는 기술 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바이오차는 바이오매스(biomass)와 숯(charcoal)의 합성어로, 작물 수확 후 발생하는 바이오매스를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열분해하여 만든 탄소 함량이 높은 고형물인데요. 바이오차를 토양에 투입하면 탄소를 반영구적으로 저장해 토양 속에 격리시킬 수 있습니다.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은 토양에 저장돼 있던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해 온실가스를 증가시키지만, 바이오차는 대기 중 탄소를 토양에 격리하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개념입니다.
Q. ‌‌토양에 안 좋은 영향은 없나요?
이선일 농업연구사
오히려 토양을 개량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바이오차는 탄소 함량이 높고, 입자 사이의 틈이 많아 토양에 투입하면 토양의 수분 보유능력은 높여주고 질소 등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의 유출은 줄여줍니다. 토양이 개량되면 농업 생산성은 물론, 질소 등 양분이용 효율이 높아지는데요. 이를 통해 질소질 비료 시비량이 줄어들면 아산화질소 등 온실가스원의 배출도 줄어들게 됩니다.
Q. 바이오차를 농경지에 활용하면 온실가스 감축뿐만 아니라 농업환경까지 개선할 수 있을 듯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가 주식으로 먹는 쌀이 메탄가스를 상당량 배출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권효숙 농업연구사
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에서 많게는 17% 정도가 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논에 물을 가둬 벼를 재배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주로 배출되고 있는데요. 이에 벼 논물관리를 통해 메탄가스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벼를 기르는 도중에 논에서 물을 한차례 빼주는 중간물떼기를 통해 미생물 활성을 조절하여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연구 중입니다.
Q. ‌농업분야 탄소중립을 위해선 농업인들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농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강성수 실장
기후변화는 점점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폭염, 폭설, 장마 등으로 재배적지가 변경되고 농작물의 생산량이 줄어들거나 과잉생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및 보급으로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합니다. 농업인 분들께서는 저희가 현장실증 및 연구를 수행하는 데 많은 의견을 주셨으면 합니다. 또한 온실가스 감축 인센티브 제도도 시행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권효숙 농업연구사
앞으로 벼 논물 관리, 바이오차 사용 확대를 위해 다양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을 하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실행하지 못하는 농업인 분들이 잘 활용하실 수 있도록 매뉴얼 개발 및 교육에 힘쓰겠습니다.
Q.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평가과 온실가스연구실의 향후 계획 및 목표는 무엇인가요?
강성수 실장
현장에 저탄소 농업기술 확산이 아직 부족합니다. 올해부터 시범사업을 많이 실시하고 있으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한 탄소중립은 농촌진흥청의 노력만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농촌진흥청, 지자체, 농업인, 관계 기관이 함께 협력하여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기후변화평가과 온실가스연구실 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강성수 실장, 최은정 농업연구사, 권효숙 농업연구사
기후변화평가과 온실가스연구실 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강성수 실장, 최은정 농업연구사, 권효숙 농업연구사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 연구를 진행하는 최은정 농업연구사
국가 온실가스 배출계수 연구를 진행하는 최은정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