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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 좋은 쌀

논벼와 밭벼
지구상에 벼가 최초로 재배되기 시작할 당시에는 논벼와 밭벼의 구별이 없다가 오랜 기간 동안 논과 밭 조건에서 재배되어 오면서 자연스럽게 가뭄에 견디는 특성의 차이로 인해 점차 생태적인 분화가 이루어지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거의 모든 생육기간을 물을 댄 논 상태에서 자라는 벼를 논벼라 하고 물을 대지 않은 밭 상태에서 잘 자라는 벼를 밭벼라고 합니다. 그러나 논벼도 밭 상태에서 가뭄이 들지 않을 정도로 스프링클러로 자주 물을 대주면 꽤 잘 자라고 상당한 소출도 낼 수 있습니다. 또한 밭벼도 밭보다 물을 댄 논에서 잘 자라며 밭에서보다 더 많은 소출을 내고 이삭패기도 빨라집니다. 저수지가 별로 없던 옛날에는 거의 밭벼상태로 씨를 뿌려서 벼를 재배하였습니다.
밭벼는 밭 상태로 오랜 세월동안 적응해 왔기 때문에 뿌리가 땅속 깊이 뻗어서 수분을 잘 빨아들이고 잎에서 수분이 덜 날아가서 가뭄에 견딜 수 있도록 진화되어 온 것입니다. 따라서 밭벼는 논벼에 비해서 잎이 다소 두꺼워지고 숨구멍수가 적어지면서 숨구멍을 열고 닫는 세포기능이 매우 예민하게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밭벼가 논벼보다 잎에 숨구멍수가 적은 것은 아마도 가무는 밭 상태에서 되도록 수분이 덜 날아가서 가뭄에 견딜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또한 잎 폭이 넓으면서 잎 색깔이 논벼보다 옅은 녹색인 경향이며 잎 표면에 까락털이 적거나 거의 없는 매끄러운 잎인 경우도 있습니다. 잎 폭이 넓고 까락털이 없으면 잎 표면에서 수분이 증산되는 것을 상당히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밭벼는 논벼에 비해 잎이 두껍고 커서 그만큼 수분을 저장하는 능력이 높으며, 뿌리가 굵으면서 깊이 뻗어 내리고 줄기가 굵고 물관이 굵기 때문에 수분을 잘 공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밭벼는 대개 논벼에 비해서 이삭이 크면서 벼 알이 조밀하게 붙어 있는 반면 가지 수는 적습니다. 논벼는 성숙기에 줄기밑동을 잘라버리면 새순이 많이 돋아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밭벼는 이러한 능력이 매우 낮거나 거의 없습니다.
밭벼는 가뭄을 회피하기 위하여 대체로 논벼에 비해서 이삭이 빨리 패거나 벼 알이 빨리 여무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벼꽃이 피는 시간도 논벼보다 빨라서 일찍 오전 중에 거의 끝내버리는 특성을 나타냅니다.
밭벼는 대개 논벼에 비해 벼 알이 약간 큰 경향이고 어두운 곳에서 싹을 틔우면 떡잎 아래쪽에 생기는 줄기인 중경(그림)이 잘 뻗는 성질을 나타내는데 이는 마른 밭 상태에서 씨앗이 깊이 묻혔을 때 땅 위까지 싹이 잘 터 나올 수 있게 발달되어 있는 것입니다. 또한 논벼에 비해서 온도가 낮은 조건에서도 싹이 잘 트며 뿌리가 빨리 뻗어 내려서 수분을 잘 빨아들여 가뭄에 견딜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물을 댄 논 조건보다 마른 밭 조건에서 도열병이 더 심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밭벼 품종이 논벼에 비해 도열병에 견디는 힘이 더 강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이러한 불리한 조건에서 오래도록 지내오면서 살아남기 위하여 자연적으로 생겨난 특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밭벼품종 중에는 인산이나 망간 등 특수한 양분이 매우 모자라는 토양에 대한 견딤성이 강한 것이 있습니다. 이는 밭흙이 물을 댄 논흙에 비해 인산 등 영양분의 결핍이 일어나기 쉽기 때문에 이에 적응해 온 결과로 생각됩니다.
밭벼가 대개 논벼보다 염소산칼리(KClO3)에 대한 저항성이 강한데 특히 어린 모 때 가뭄에 견디는 힘이 강한 품종일수록 이 염소산칼리용액에 견디는 성질이 강한 경향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밭벼 재배면적은 전 벼 재배면적의 10분 1에 불과하며 주로 밭벼를 많이 심는 지역은 서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지역이고 아시아는 주로 동남아시아지역에서 약 10% 정도 심겨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농가에 심고 있는 밭벼 품종은 일본에서 들여온 육도농림나 1호와 기능성작물부에서 육성한 상남밭벼의 두 품종이 있습니다. 이들 두 밭벼품종은 모두 찰벼이고 여러 가지 특성이 거의 비슷하며 전국 어디에서나 재배할 수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옛날부터 재배되었던 재래종 밭벼는 인디카 품종 몇 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자포니카에 속했습니다. 밭벼 품종들은 대개 석탄산(phenol)용액을 벼 알에 처리하면 벼 껍질색이 옅은 갈색이나 검은 갈색으로 변하는 착색반응을 나타냅니다.
밭벼 품종 중에서 도열병에 강한 품종은 논벼 품종의 도열병저항성을 강화시키는 육종 소재로 많이 활용되었습니다. 필리핀 밭벼에서 까락털이 없는 매끄러운 잎을 가진 품종들이 미국으로 도입되어 대개 매끄러운 잎을 가진 미국 벼 품종을 개발하는 데 이용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밭벼 품종은 논벼를 개량하는 데 매우 소중한 유전자원으로 활용되었던 것입니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밭벼의 특징은 바로 가뭄에 견디는 성질이 강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예전에 저수지가 없어서 논에 물을 제대로 댈 수 없었던 시절에는 특히 볍씨를 뿌리거나 모를 심을 시기에 자주 발생하는 가뭄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가뭄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마른 논에 직접 볍씨를 뿌리는 것이 모를 키워서 모내기를 하는 것보다 더욱 안전하게 벼농사를 지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뭄이 심한 지역에는 특히 이를 견디는 밭벼 성질을 가진 품종들이 많이 심겨졌습니다. 우리 재래종 중에는 논벼이면서 이러한 가뭄에 견디는 힘이 강한 품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가뭄에 견디는 성질의 차이를 잘 평가하기 위해서는 비가 내리지 않게 유리지붕을 덮어씌운 밭 조건으로 된 시설에서 사람이 마음대로 어느 때나 가뭄이 들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가뭄에 약한 벼가 거의 말라 죽게 물을 대주지 않은 상태에서 가뭄으로 시들은 정도와 물을 대준 다음 다시 살아나는 능력을 조사하면 됩니다. 가뭄에 견디는 성질을 올바르게 파악하려면 흙층의 깊이에 따라 뿌리가 얼마나 깊이 뻗어있고 뿌리 양이 얼마나 많은지 조사하여야 합니다. 또한 정상적으로 물을 대 준 곳과 가뭄이 들게 만든 곳에서 자란 벼가 얼마나 이삭 패는 시기가 차이가 나고 얼마나 생육이 나빠지며 소출이 떨어지는 지를 정밀하게 조사하여야 합니다. 이와 같은 조사결과를 가지고 서로 비교하여 가뭄에 더 견디는 품종을 골라내야 할 것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밭벼가 어두운 곳에서 싹이터서 자란 모습

    그림 : 싹이터서 자란 모습

  • 논벼(일품벼)

    그림 : 논벼의 성숙기 모습

  • 밭벼(상남밭벼)

    그림 : 밭벼의 성숙기 모습

향기 나는 쌀
밥을 지을 때 구수한 밥 냄새가 온 집안에 가득하고 가까운 이웃도 함께 느낄 수 있을 만큼 냄새가 매우 진한 쌀이 있는데 이를 향미라고 한다. 향미냄새는 「옥수수튀김」이나 콩 삶는 냄새와 비슷하게 좋다고 하는 사람이 많으나 「쥐 오줌」냄새와 비슷하다고 하여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 있다. 이러한 구수한 냄새는 갓 찧은 쌀은 물론이고 현미에서도 난다. 벼가 자라는 논 근처에 가면 잎이나 줄기에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 품종도 있고 벼꽃이 피는 시기에 꽃가루에서도 강하게 냄새가 난다.
향미는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대만에서는 재래벼 중에서 발견되었지만, 우리나라 재래벼 중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춘 것 같다. 향미 중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알려진 것은 파키스탄과 인도의 인더스강 유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바스마티’로 불리는 품종들이다. 이 ‘바스마티’품종의 쌀은 냄새가 좋을 뿐 아니라 밥을 지으면 밥알이 길이로 길게 부풀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매년 이 쌀을 20~30만 톤씩 중동이나 유럽지역으로 수출하고 있고, 인도도 3~5만 톤씩 주로 러시아로 수출하고 있다. 회교국가에서는 어떤 종교적 축제가 있을 때 특히 이 향미를 쓴다고 한다. 태국에서도 많은 향미품종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태국 내에서 가장 값비싼 쌀로 알려진 ‘카오 독 말리’라는 품종이다. 아밀로스함량이 매우 낮아 밥이 찰기가 있으면서 향기가 좋은 쌀이기 때문에 우리 입맛에도 맞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 밖에도 스리랑카, 네팔, 필리핀, 중국 등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향미를 재배하여 왔고, 미국도 ‘바스마티’로부터 향기성분을 넣은 ‘델라’라는 품종을 남부지역에 재배하여 일부 유럽지역으로 수출하고 있다. 향미는 보통 쌀보다 값을 좀 더 받는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에 ‘향미벼 1호’, ‘향남벼’, ‘향미벼 2호’, ‘미향벼’등 향미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였고 또한 향기 나는 찹쌀인 ‘아랑향찰벼’와 ‘설향찰벼’, 검은 보라색 향미인‘흑향’등을 계속 개발하여 농가에 보급하였다. 그러나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아서 별로 많이 재배하지 않고 있다. 최근에 찹쌀현미를 밥에 섞어먹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하면서 향미찹쌀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생겨난 것 같다. 이러한 향기성분을 분석하여 보면, 알데하이드기나 케톤기를 가진 향기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개 휘발하기 쉬운 물질이기 때문에 쌀을 찧어서 오래 두면 거의 날아가 버리게 되며 햅쌀에 비해 묵은 쌀일수록 크게 냄새가 떨어진다. 따라서 향미는 저온에서 벼로 저장해 두었다가 조금씩 갓 찧어서 먹는 것이 좋으며 찐쌀로 만들어 두는 것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또한 향미의 냄새는 벼 알이 여물 때 높은 온도보다 낮은 온도조건에서 익은 것이 더욱 냄새가 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벼를 수확하는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향기가 많이 달아나고 벼를 베어 말릴 때 온도를 높여 말려도 구수한 냄새가 많이 달아나고 밥맛도 떨어진다.
향미품종을 만들 때 갓 찧은 현미나 흰쌀을 직접 냄새를 맡아서 골라낼 수도 있고 벼가 자라고 있는 중에 잎이나 줄기를 2g 정도 채취하여 잘게 자른 다음 페트리접시에 넣고 수산화칼륨 1.7% 용액을 처리하여 10분정도 두었다가 냄새를 맡아보면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이러한 향기성분은 보통 쌀과 교잡시킨 잡종으로 조사해 보면 한 개 또는 두서너 개의 유전자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미는 보통 쌀에 5~10% 정도 섞어서 밥을 지으면 구수한 밥 냄새를 나게 하면서 밥맛을 좋게 해준다. 특히 묵은 쌀인 경우 향미를 섞으면 군내를 없애면서 밥의 신선한 맛을 증진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향미를 너무 많이 섞으면 냄새가 지나치게 강해서 오히려 실증을 느낄 수 있다. 묵은 쌀로 맛있는 밥을 지으려면 향미와 찹쌀을 각각 10%씩 섞으면 더욱 좋다. 향미 중에는 향기가 있으면서 찹쌀인 품종도 있고 현미가 붉은 갈색이나 검은 보라색을 띠는 품종도 있다. 이러한 쌀은 떡이나 과자, 술 등 여러 가지 쌀로 만든 가공식품의 냄새와 맛, 모양새를 살리는 데 두루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미로 술을 빚으면 구수한 냄새가 대부분 날아가 버리게 되지만, 식혜를 만들면 보통 식혜맛과 구수한 숭늉맛이 잘 어우러진 매우 특이한 맛을 보여 아주 좋다. 또한 누룽지맛을 내는 과자 재료나 현미녹차의 재료로 사용한다든지, 여러 가지 쌀 가공식품에 냄새와 맛을 좋게 하는 데 두루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향기정도나 종류를 더욱 다양하게 변화시키거나 이와 더불어 찰기나 밥맛 또는 여러 가지 색깔을 함께 갖춘 여러 가지 향미품종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쌀 가공식품의 냄새와 맛, 색깔 등을 더욱 다양하게 발전시킬 수 있게 꾸준히 연구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여러가지 향기 나는 쌀

    여러가지 향기 나는 쌀1:향미벼 1호, 2:향남벼, 3:설향찰벼, 4:흑향벼

논에 자라는 잡초
논은 밭보다는 잡초가 덜 나는 편이지만 김매기를 하지 않으면 거의 수확을 볼 수 없을 만큼 잡초로 가득 찹니다. 그래서 예부터 벼농사는 잡초와의 싸움이라고 하였습니다. 벼가 자라는 동안에 피사리를 포함해서 네 번씩이나 김매기를 하는 어려움을 겪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우리나라 논에 나는 잡초는 무려 92종이나 됩니다. 이 중 여러해살이 잡초가 한해살이보다 두 배로 많습니다. 논 1㎡당 땅속 16㎝깊이까지 무려 15~16만개의 잡초종자가 떨어져 있으며 그 중 싹이 터서 풀로 자라는 수는 불과 0.8%밖에 안 된다고 합니다. 묻혀있는 잡초종자의 거의 절반정도는 언제나 싹이 틀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김약을 뿌리거나 김을 매주지 않으면 언제나 풀로 우거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논에 많이 발생하는 잡초는 피, 마디꽃, 물달개비, 올미, 올챙이고랭이, 가래, 너도방동산이, 올방개, 벗풀 등입니다. 이러한 잡초무리도 논의 위치나 지형, 농사짓는 방법, 김매기방법 등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김약을 별로 쓰지 않았던 1970년대 초에는 마디꽃, 쇠털골, 물달개비, 피 등 한해살이 잡초들이 많이 났는데 김약을 많이 쓴 이후로는 한해살이 잡초가 많이 줄어든 대신에 여러해살이 잡초가 크게 늘어났습니다. 논을 가을에 미리 갈아엎어 놓으면 봄에 논갈이를 하는 것보다 잡초가 덜 난다고 합니다. 또한 가을에 일찍 채소를 심거나 겨울동안에 거름작물이나 밀/보리를 심으면 더욱 잡초가 덜 납니다.
벼를 마른 논이나 무논에 직파를 했을 때 모내기를 한 경우보다 더 많이 잡초가 발생하여 문제가 됩니다. 물을 댄 무논보다 마른 논에 볍씨를 뿌리는 경우에 더욱 여러 가지 잡초가 기승을 부립니다. 따라서 모내기를 할 때와는 다른 종합적인 방법으로 잡초를 없애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며 약도 여러 번 뿌려야 됩니다.
어떤 한 가지 방법으로 잡초를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벼가 많이 자란 다음에는 풀이 좀 나와도 벼 소출에는 별 영향이 없습니다. 농약을 적게 쓰고 잡초발생을 효과적으로 막으려면 종합적인 수단을 써야 합니다. 우선 가을에 미리 논을 갈아엎어 놓든지 자운영이나 히어리벳치와 같은 거름작물을 심는 것이 좋습니다. 이 거름작물은 잡초가 덜 나게 할 뿐만 아니라 모를 심기 얼마 전에 갈아 뒤집어 놓으면 쉽게 썩어서 거름이 되기 때문에 나중에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됩니다. 두엄이나 볍씨와 함께 잡초 씨가 섞여 들어오는 것을 미리 막아야 하며 모내는 시기를 너무 빨리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모내기를 너무 빨리하면 벼가 어릴 때 잡초와 싸울 빌미를 많이 만들어 주게 되고 늦게 심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잡초와 씨름을 하여야 합니다.
논에 많이 발생하는 정도로 보아 한해살이 잡초 중에는 물달개비, 마디꽃, 사마귀풀, 밭뚝외풀, 여뀌바늘 등이 있고 여러해살이 잡초 중에는 올미, 가래, 벗풀, 너도방동산이, 올방개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잡초 발생정도도 사용하는 농약의 종류나 지역, 농사짓는 방법에 따라 자꾸 바뀌게 됩니다. 농약을 주지 않고 잡초를 없애려는 방법으로 논에 벼를 심어놓고 오리나 왕우렁이를 풀어서 농사를 짓기도 합니다. 오리나 왕우렁이가 풀을 뜯어먹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잡초를 없애려는 것입니다. 또한 쌀겨를 논에 뿌려서 잡초를 덜나게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하고 모를 기계로 심거나 직파를 할 때 재생지를 논바닥에 까는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벼를 심은 뒤 시기에 따른 쌀 소출과 잡초 발생량

    여러가지 향기 나는 쌀벼를 심은 뒤 시기에 따른 쌀 소출과 잡초 발생량

  • 너도방동상이와 강피

  • 마디꽃과 물옥잠

  • 벗풀과 올챙이고랭이

‘황금 쌀’ (golden rice)
‘황금 쌀’은 최근 스위스 연방 기술원(Swiss Federal Institute of Technology) 식물학연구소의 한 연구팀이 최초로 생물공학기술을 이용하여 개발한 베타 캐로틴을 함유한 노란 색깔의 쌀을 신문 기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쌀 배유에는 베타 캐로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생합성 경로를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이 비타민 A 작용을 가진 물질을 생성토록 하려면 다른 식물로부터 관련 유전자를 벼에 전환시키는 생물공학적 방법을 적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124백만 어린이들이 비타민 A 결핍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영양 결핍을 개선시킨다면 해마다 1~2백만 명이나 되는 어린이들을 암흑과 죽음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전세계 쌀 소비량의 90% 이상을 먹고 있는 남동아시아 지역에도 이 비타민 A의 결핍으로 매년 25만명이나 되는 어린이들이 실명을 하여 장님이 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쌀에서 베타 캐로틴을 만들어 낼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게 된다면 이러한 문제가 말끔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비타민 A는 동물 식품에서 얻어지는 레티놀(retinol)과 같은 생물작용을 나타내는 물질을 총칭하여 말하는 것이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비타민 A1인 레티놀과 비타민 A2인 디하이드로레티놀(dehydroretinol)이 알려져 있다. A1은 뭍에 사는 짐승과 바다 어류에, A2는 담수 어류에 주로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이 비타민 A가 부족하게 되면 주로 취학전 연령의 아이들에게 밤 눈이 어두운 야맹증(夜盲症), 눈이 멀게 되는 원인이 되는 각막건조증(角膜乾燥症)이나 각질연화증(角質軟化症), 어린이의 성장을 저해시키거나 면역성을 저하시키는 현상을 유발시키게 된다고 한다.
녹·황색 잎이나 뿌리 채소와 과일에 많이 함유된 프로비타민 A(provitamin A) 물질로는 알파 캐로틴(α-carotene), 베타 캐로틴(β-carotene), 감마 캐로틴(γ-carotene), 크립토크산틴(cryptoxanthin), 에치네논(echinenone) 등이 있는데 이는 동물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변하게 된다. 이들 프로비타민 A는 주로 작은 창자에서 산소 첨가효소의 작용에 의해 비타민 A로 바뀌게 되며 성인의 하루 베타 캐로틴 섭취 요구량은 약 6천 IU(3.6㎎)정도 되고 캐로틴 중에는 베타 캐로틴이 가장 강한 생리적 작용을 나타낸다고 한다.
비타민 A는 동물 체내에 대부분 지방산 에스테르 형태로 특히 간에 많이 저장된다. 인체에 섭취된 캐로틴 류는 채소 및 과일에 함유된 양의 약 4~17%정도만 비타민 A로 바뀌어 이용되며 생성된 비타민 A는 혈장에 있는 레티놀 결합단백질과 결합한다. 비타민 A는 인체 내에서 주로 세가지 형태의 생리작용을 나타낸다. 비타민 A 알데하이드인 레티날(retinal)은 생식세포에서 레티놀 결합 단백질과 결합하여 세포내에 잡혀 들어가게 되면 핵 단백질과 결합하여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제어하는 데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의 망막 세포에서는 광수용 단백질(光受容蛋白質)인 옵신(opsin)과 결합하여 시홍(視紅)인 로돕신(rhodopsin)을 형성하여 시각에 관여하게 된다. 다른 조직의 세포에서는 레티놀인산에스테르로 되어 점질 다당류 (mucopolysaccharide)의 생성에 관여하며 상피(上皮)세포나 연골(軟骨)과 더불어 생체막의 기능을 유지한다고 한다. 또한 레티놀인산에스테르는 생체막을 통하여 올리고당(oligosaccharide)의 수송을 담당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비타민 A의 전구물질인 베타 캐로틴을 만들어 내는 볍씨가 처음으로 한 스위스 연구팀에 의하여 그 생합성에 관련되는 세가지 효소를 다른 종에서 분리하여 도입하는 생물공학적 방법을 이용하여 형질 전환시킴으로써 만들어졌다. 이들 효소 관련유전자는 원래 벼에는 없기 때문에 관행적인 인공 교배를 통하여 만들 수 없고 베타 캐로틴을 합성해 내는 생화학적 경로가 밝혀지지 않으면 생물공학적인 형질 전환 방법을 제대로 수행할 수가 없다. 따라서 이 역사적 분자육종의 성공은 생물공학, 생화학, 식물생리학, 인체영양학, 유전학 및 육종학 관련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협력 연구를 통하여 이룩될 수 있었던 것이다.
벼의 등숙기간 중에 미성숙된 배유는 효소 파이토인 신쎄이스(phytoene synthase) 의 발현으로 무색인 캐로틴 파이토인(uncolored carotene phytoene)을 만드는 데 이용될 수 있는 초중기의 제라닐제라닐 다이포스페이트(geranylgeranyl diphosphate)를 합성할 수 있다. 베타 캐로틴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추가로 세가지 효소 즉 파이토인 디새츄어레이스(phytoene desaturase), 제타-캐로틴 디새츄어레이스(ζ-carotene desaturase) 및 라이코핀 베타-사이클레이스(lycopene β-cyclase)가 필요하다. 이들 효소 유전자 중 파이토인 디새츄어레이스와 라이코핀 베타-사이클레이스 유전자는 나팔수선화(daffodil, Narcissus pseudonarcissus)에서 분리하여 도입하였고 캐로틴 디새츄어레이스 유전자는 형질 전환하는 노력을 줄이기 위해서 한 박테리아(Erwinia uredovora) 종으로부터 분리 도입하였다고 한다.
이들 베타 캐로틴 생합성 관련 효소 유전자를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 운반체를 이용하여 미리 인공배지 상에서 배양시킨 벼 미숙 배(胚)에 접종시켜 목표 유전자의 도입 여부를 확인한 다음 파이토인 신쎄이스를 포함하여 네 개의 유전자가 모두 형질 전환된 10개의 벼 식물체를 온실에 재배하여 종자를 얻었는데 모두 정상적인 생육과 임성을 나타내었다고 한다. 그림 1에서 보는 것처럼 형질 전환 벼 식물체로부터 수확한 쌀은 캐로티노이드 생성을 나타내는 노란 색깔을 띄었다. 가장 짙은 노란색깔을 띈 쌀을 HPLC(high-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로 분석한 결과 쌀 1g당 1.6㎍의 캐로티노이드 함량을 나타내어 동형접합 상태의 고정된 후대에서는 베타 캐로틴 함량이 최소한 쌀 1g당 2㎍이상인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사람이 베타 캐로틴을 섭취할 경우 대개 과일에서 베타 캐로틴 6㎍이 비타민 A 1㎍의 비율로 전환될 수 있지만 시금치와 같은 채소에서는 소화로 녹아나는 정도가 매우 낮기 때문에 베타 캐로틴 24㎍이 비타민 A 1㎍의 비율로 전환될 뿐이라고 한다. 이 ‘황금 쌀’에서는 아직 베타 캐로틴의 비타민 A 전환률에 대하여 밝혀져 있지 않지만 아마도 과일보다 높지 않겠나 예상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원품종과 신형질미 ‘황금 쌀’

    그림 : 원품종과 신형질미 ‘황금 쌀’

멥쌀과 찹쌀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심어왔던 재래벼를 보면, 논벼나 밭벼에서 모두 찰벼가 전체품종의 30~40%를 차지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옛날에는 오늘날과 같이 쌀을 완전히 도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차지고 맛 좋은 밥을 즐기기 위해 찹쌀을 섞어서 밥을 지어 먹었던 것 같습니다.
멥쌀과 찹쌀은 쌀알의 투명한 정도로 보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멥쌀은 투명한데 비해 찹쌀은 뽀얗게 불투명합니다. 쌀 녹말은 주로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라는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찹쌀은 거의 아밀로스가 없이 아밀로펙틴으로만 구성되어 있는 반면, 멥쌀은 품종에 따라서 아밀로스함량이 16~32%로 큰 차이를 보이며 나머지는 아밀로펙틴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수집하여 보존하고 있는 메벼 중에는 아밀로스함량이 10%이하로 매우 낮은 품종도 있고, 32%이상으로 매우 높은 품종도 있습니다. 찰과 메는 벼뿐만 아니라 보리, 옥수수, 수수, 조, 기장 등 많은 벼과식물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찰, 메 특성은 어느 곡식에서나 요오드용액을 처리해 보면 메는 짙은 푸른 보라색을 띠는 반면 찰은 옅은 붉은 보라색을 띠게 되어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는 녹말에 들어있는 성분 중 아밀로스가 요오드분자와 결합하면 푸른 보라색을 나타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벼 알이 여무는 시기에 메벼는 잘 여물어서 말린 다음에도 쌀이 투명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찰벼는 벼 알이 메벼와 거의 비슷하게 여물기는 하지만 녹말 속에 아밀로스분자가 채워져야 할 장소에 물이 차 있다가 쌀알이 마르게 되면,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그 곳에 매우 작은 수많은 틈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빛에 의해 난반사가 일어남으로써 뽀얗게 보이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멥쌀과 찹쌀은 녹말을 구성하는 성분에 크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의 용도가 다르며 또한 품종이나 생산되는 지역에 따라서도 떡, 술, 식혜, 과자 등의 가공식품 품질에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게 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메밥과 찰밥의 가로로 자른 밥알 속 전자현미경 사진

    메밥과 찰밥의 가로로 자른 밥알 속 전자현미경 사진

  • 멥쌀

  • 찹쌀

쭉정이 벼는 왜 생기나
올해에는 유난히 무더운 여름 날씨였다. 그래서 대체로 예년보다 약간 빨리 이삭이 팼다. 올해 가을 날씨가 비교적 괜찮은 편이어서 풍작이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논에 가서 벼이삭을 자세히 살펴보면 쌀알이 차 있지 않은 쭉정이 벼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면 쭉정이 벼는 왜 생기는가?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 벼가 병이 들었거나, 벼꽃이 필 때 비를 맞아 썩었거나 기온이 너무 높거나 낮아도 꽃가루가 제대로 생기지 못해서 쭉정이가 된다. 심한 태풍이나 마른 바람의 피해로 벼꽃에 이상이 생겨도 쭉정이가 된다. 또한 날씨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벼 알이 많이 달린 벼이삭에서 벼 알끼리 서로 양분 싸움이 일어나도 쭉정이나 반쭉정이가 많이 생긴다. 인연이 먼 벼 품종 사이에 자연적으로 교잡이 일어나서 생긴 잡종 볍씨가 떨어져 난 벼이삭에서도 심하게 쭉정이가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벼가 이삭도열병이나 잎집무늬마름병, 흰잎마름병, 키다리병, 깨씨무늬병, 바이러스병 등 여러 가지 병에 걸리게 되면 아예 이삭이 제대로 맺지 못하고 말라 죽어버리는 경우도 있고 이삭이 패어도 이삭 전체나 일부가 말라죽거나 벼 알이 제대로 영글지 못하고 쭉정이가 되어 버린다. 이러한 병은 벼에 질소 거름을 지나치게 많이 주어 벼가 병에 대한 저항성이 떨어지게 되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이삭누룩병에 걸린 벼 알은 쌀알이 깜부기로 변해서 못쓰게 된다. 잎집무늬마름병이나 흰잎마름병에 걸리게 되면 잎이 일부 말라 죽어버리게 된다. 따라서 잎의 광합성 부족으로 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여 이삭에 달린 벼 알 일부가 처음부터 제대로 수정이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벼 알이 제대로 여물지 못하여 쭉정이나 반쭉정이가 되고 만다. 이화명충이나 혹명나방, 벼멸구, 선충 등 벌레에 의해서도 벼이삭이 송두리째 말라죽거나 쭉정이가 많이 생겨나게 된다
벼는 싹이 터서 쌀알이 여물 때까지 상당히 넓은 온도 범위에서 잘 적응하면서 후대를 생산하기에 힘쓴다. 볍씨는 최저 8~10℃에서 최고 42~44℃에 이르기까지 싹을 틔울 수 있다. 벼는 15~45℃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만 벼 꽃가루는 17℃이하로 낮은 온도에서 잘 생겨나지 못하고 41℃이상 높은 온도에서는 그 기능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암술은 이보다 낮거나 높은 온도에서도 충분히 그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로 낮은 온도에서 꽃가루가 제대로 생기지 못하는 민감한 시기는 대개 이삭패기 10~12일전쯤이다. 저온에 의해 쭉정이 벼가 많이 생기는 것은 꽃밥의 안쪽 벽세포에서 꽃가루가 될 세포가 제대로 분화하지 못하거나 생겨도 충분히 자라지 못하고 도중에 그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낮은 온도가 계속되는 기간이 길지 않으면 정상적인 꽃가루가 일부 생기지만 이들이 꽃밥 속에 충분히 들어있지 않으면 꽃밥이 잘 터지지 않아서 꽃가루받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여 쭉정이가 되어 버리고 만다.
열대지방에서는 주로 4월에 기온이 38℃가 되면 벼꽃 안의 온도가 43℃까지 올라가 꽃가루가 그 기능을 잃어버리고 만다. 이럴 경우 어떤 벼는 이를 미리 알아서 아침에 일찍 기온이 올라가기 전에 꽃가루받이를 끝내버려 스스로 피해를 피하는 지혜를 발휘하기도 한다. 높은 온도에 가장 약한 시기는 낮은 온도와는 달리 이삭이 패는 시기이다. 이러한 피해는 벼 품종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개 인디카 품종이 자포니카 품종에 비해 낮은 온도에 의한 피해를 더 심하게 받으며 자포니카 내에서도 품종 간에 두드러진 차이를 나타낸다.
높은 온도로 피해를 받는 정도에서 품종 간 차이는 대개 35~38℃에서는 판별이 가능하지만 41℃가 되면 거의 품종 간 차이가 없이 모두 쭉정이가 되어 버린다. 높은 온도에서도 쭉정이가 덜 생기는 벼 품종은 꽃밥이 빨리 잘 터져서 꽃이 피자마자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쏟아져 내리거나 일부 아프리카 벼 품종처럼 온도가 높이 올라가기 전에 일찍 벼꽃이 피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특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벼꽃이 필 때 비가 계속 많이 내리면 피지 않고 닫힌 채 꽃가루받이를 하게 된다. 만일 벼꽃 속에 빗물이 스며들어가면 부패균이 생겨 썩어 버림으로써 쭉정이가 되기도 한다.
  • 벼꽃이 피고 있는 모습과 벼꽃(영화) 모양

    그림 : 벼꽃이 피고 있는 모습과 벼꽃(영화) 모양

벼꽃은 날씨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체로 아침 9시쯤부터 오후 2~3시쯤까지 피며 가장 많이 피는 시간은 오전 11시경이다. 벼꽃이 피는 시간은 껍질이 열리기 시작하여 닫히는 시간까지 불과 1~2.5시간밖에 안되며 비가 오거나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날씨가 좋지 않으면 빨리 닫혀 버린다. 벼꽃 피기에 알맞은 온도는 30~35℃이며 습도는 70~80% 정도가 적당하다.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떨어져서 5분 이내에 발아를 하지 못하면 꽃가루받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다.
벼꽃의 암수가 만들어지는 시기부터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고 벼 알이 여물기 시작하는 기간까지 가뭄, 냉해, 태풍 등 재해와 병이나 벌레의 피해를 입게 되면 벼 알로 여물지 못하고 쭉정이가 되어 버린다. 벼는 어린 이삭이 만들어지는 시기에 벼 식물체의 영양상태가 나쁘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저절로 어린 벼꽃이 일부 퇴화되어버린다. 이 경우는 쭉정이도 되지 못하고 아주 어린 이삭가지상태에서 그대로 시들어버리고 만다.
가끔 우리는 어떤 벼 품종이 재배되고 있는 논에서 키가 크고 출수가 늦은 벼 포기를 군데군데 발견할 수가 있다. 이를 조사해 보면 대개 근처에 재배되고 있는 어떤 인연이 먼 다른 품종의 화분이 날아와서 자연적으로 교잡이 이루어져 생긴 씨앗이 다음 해에 심겨지면 이러한 특성을 나타내 보이게 된다. 특히 서로 인연이 먼 인디카와 자포니카품종 간에 생긴 잡종일수록 쭉정이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열대지방에 주로 심겨지는 인디카 벼와 온대지역에 심겨지는 자포니카 벼를 교잡시킨 잡종 씨앗을 심으면 품종에 따라 5~70% 범위까지 쭉정이가 심하게 생긴다. 이와 같이 인연이 먼 벼 품종 간 잡종벼에서 쭉정이가 심하게 나타나는 것은 주로 유전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다.
어쨌든 쭉정이 벼는 환경적이거나 유전적인 영향으로 암수로 분화되는 세포에서 정상적인 분화와 기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이삭도열병에 걸려 벼이삭이 태풍 때 건조풍 피해로 생긴 백수현상

모농사가 반농사
벼농사는 우선 모를 튼튼하게 잘 키워야 합니다. 튼튼하게 잘 키운 모는 논에 심은 뒤에 빨리 새 뿌리를 내리고 새 잎을 내면서 잘 자라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모 농사가 반농사라고 했습니다
튼튼한 모를 키우려면 소금물에 볍씨를 담가 뜨는 것은 버리고 잘 여문 좋은 씨앗만 골라야 합니다. 까락이 없는 벼는 비중 1.13인 소금물에 담가서 골라내야 하니까 물 1ℓ에 소금을 250g정도 비율로 녹여서 만들면 됩니다. 1말(18ℓ)정도 되는 물에는 소금을 4.5kg정도 타면 됩니다. 소금물의 비중이 얼마정도 되는가를 알려면 비중계를 사용하여야 하는데 비중계가 없어도 달걀을 띄워보면 뜨는 모양에 따라 대강 알 수 있습니다
  • 소금의 비중과 달걀의 뜬 모양

비중이란 무게를 부피로 나눈 수치를 말 합니다. 소금물의 비중이 클수록 뜨는 힘 이 커집니다. 비중은 비중계를 이용하여 잴 수 있는데 비중계가 없더라도 달걀을 띄워보아서 그림과 같이 달걀이 뜨는 모 양에 따라 비중을 알 수 있습니다.
  • 소금에 가라앉은 잘 여문 볍씨와 소금물에 뜬 덜여문 볍씨의 싹튼 모양

비중 1.13인 소금물에서 가라앉은 잘 여문 볍씨는 싹이 빨리 트고 충실 한 모로 자라지만 물위에 뜬 덜 여문 볍씨는 싹트는 것이 늦고 모가 충실 하지 못 합니다.
소금물에 갈아 앉은 좋은 씨앗은 다시 종자 소독약으로 볍씨에 붙은 여러 가지 병균과 선충을 죽여 없애야 합니다. 볍씨를 대소쿠리에 건져내어 물기를 뺀 다음 소독약을 타놓은 물에 다시 담가 둡니다. 소독약 처리가 끝난 볍씨는 다시 싹을 틔우기 위하여 미지근한 물에 사흘정도 담가 두었다가 건져내어 마대에 담아 따뜻한 방 아랫목에 눕혀놓고 담요로 덮어두어 싹을 틔워야 합니다. 이틀정도 두면 1mm정도 되게 어린 싹눈이 예쁘게 틉니다.
비닐하우스에서 흙(상토)을 담아 푹 젖도록 물을 주어 준비해둔 육묘상자에 이 싹 틔운 볍씨를 뿌립니다. 육묘상자에 고르게 볍씨를 잘 뿌려야 하는데 볍씨를 너무 배게 뿌리면 나중에 모가 가늘고 연약하게 자라서 튼튼한 모가 될 수 없으며 또 고르게 뿌리지 못하고 빈곳이 많으면 나중에 이앙기로 모를 심을 때 모가 안 심겨지는 곳이 많이 생기게 됩니다. 볍씨를 뿌리고 나면 마르지 않게 고운 흙으로 얇게 덮어주어야 합니다. 요즈음은 파종상자에 흙을 담아서 물을 흠뻑 준 다음 볍씨를 뿌리고 얇게 흙을 덮는 파종작업을 자동으로 할 수 있는 기계가 개발되어 있어서 매우 편리합니다. 이러한 기계를 설치한 육묘장에서 좋은 모를 키워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볍씨를 뿌린 육묘상자를 비닐하우스에 갖다놓으면 사흘쯤 지나면 하얀 어린 싹이 푸르스름하게 변하면서 흙을 뚫고 올라옵니다. 이때 물뿌리개로 흙이 갈아 앉게 물을 준 다음 육묘상자를 못자리판에 옮기고 비닐을 덮어씌우는 작업을 합니다. 봄 날씨는 변덕이 심해서 밤사이에 언제 온도가 떨어져서 어린모를 상하게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찹쌀은 멥쌀에 비해 엿기름을 넣어 식혜를 만들 때 빨리 단맛을 내는 맥아당을 만들어내며 유과와 같은 기름튀김과자를 만들 경우 부드럽게 잘 튀겨져서 아삭아삭한 맛이 매우 좋습니다. 그러나 떡국이나 증편과 같은 떡은 찹쌀로 만들면 잘 풀어지고 부풀린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드시 멥쌀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 같이 멥쌀과 찹쌀은 녹말을 구성하는 성분이 크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용도가 크게 다르며 또한 품종이나 산지에 따라서도 가공식품의 품질에 상당한 차이를 나타내게 됩니다.
어린모가 제법 파릇파릇하게 자라면 예리한 날이 달린 칼로 못자리에 덮어 쉬운 비닐턴넬을 양쪽으로 군데군데 한 뼘 정도 되게 세로로 찢어놓습니다. 갑자기 낮에 온도가 올라가면 비닐턴넬 속이 너무 더워서 어린모가 타 죽게 될지도 모르니까 미리 조금씩 찢어 놓으면 그럴 염려가 없기 때문입니다.
모가 잎이 세 개가 나왔을 때를 이유기(젖 떼는 시기)라고 하는데 이는 씨젖에 들어있는 양분을 모두 써버리고 이 때부터 모가 스스로 제 힘으로 잎에서 광합성으로 만들어낸 양분 으로 살아가기 시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벼 알의 씨눈을 떼 내어 면도날로 반을 잘라서 확대경으로 보면 그 속에 이미 떡잎과 본잎 세 개가 생겨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 다. 벼는 외떡잎식물이어서 떡잎이 하나밖에 나오지 않으며 본잎도 마디마다 한 개씩 번갈 아 나오면서 자라게 됩니다.
볍씨를 뿌린지 한 달쯤 지나면 모가 본잎이 4~5개정도 나오면서 모심기를 할 때가 됩니다. 볍씨를 뿌린지 8~10일 정도 된 어린모를 내기도 합니다. 모내기를 하려면 미리 논을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트랙터로 미리 갈아 놓은 논에 물을 대고 로터리로 흙을 잘게 부수면서 써레질을 하고 논바닥을 편편하게 골라 놓아야합니다. 물을 대고 써레질을 하면 겨우내 땅속에서 잠자던 땅강아지들이 논둑으로 막 기어 나옵니다. 써레질해 놓은 논을 2~3일정도 굳히면 이앙기로 모를 심기에 알맞게 됩니다.
육묘상자에 모가 탐스럽게 잘 자란 것을 못자리에서 떼 내어 논둑으로 옮겨놓아 물기가 적당히 빠지게 해 놓습니다. 상자 밑 작은 구멍으로 나온 모 뿌리는 모두 잘라 긁어 낸 다음 흙에 물기가 좀 빠지게 해 두어야 나중에 이앙기로 모를 심을 때 한 포기에 3~4개씩 모가 잘 떼어져 나오게 됩니다. 모심기 전에 미리 벌레 약을 섞은 밑거름을 줍니다. 이앙기로 모를 심을 때 모를 육묘상자로부터 떼 내어 하나하나 이앙기 위에 올려놓습니다. 모가 뿌리가 엉켜 마치 두꺼운 양탄자조각을 잘라놓은 것 같이 한 덩어리가 되어 있습니다. 전에는 뒤따라 걸어가면서 운전하던 이앙기가 요즈음은 타고 가면서 심을 수 있게 매우 편리해졌습니다. 이앙기에 여섯 군데에 달린 갈퀴날처럼 생긴 것이 아래위로 움직이면서 차례로 모를 서너 대씩 떼 내면서 부지런히 잘도 심습니다. 이앙기가 지나가면 한꺼번에 여섯 줄씩 파란 띠가 생겨납니다. 이렇게 모는 튼튼하게 뿌리박고 자랄 논으로 시집을 가게 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씨눈을 잘라서 확대시킨 모양

  • 벼알이 싹트는 모습

쌀이 아닌 와일드라이스(wild rice)
우리가 미국 슈퍼마켓에 쌀을 팔고 있는 곳에서 보통 쌀과는 아주 다르게 두세 배가량 길고 갸름하면서 검은 보라색으로 반질반질하게 윤기 나는 ‘와일드라이스’라고 쓰인 쌀 상품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사진). 까만 종피를 벗겨내어 도정하거나 잘게 토막 낸 와일드라이스 상품도 있고 여러 종류의 쌀과 섞어놓은 상품도 볼 수 있다.
  • 와일드라이스 쌀 상품

    와일드라이스 쌀 상품

이 와일드라이스는 야생벼 쌀이 아니라 벼과에 속하는 줄의 한 종인 지자니아 팔루스트리스(Zizania palustris)의 열매이다. 줄속(Zizania)에는 북아메리카 동부지역 토종인 지자니아 팔루스트리스(Z. palustris L.), 지자니아 아쿠아티카(Z. aquatica L.) 및 지자니아 텍사나(Z. texana Hitcock)의 세 종과 동남아시아 지역 토종인 지자니아 라티폴리아(Z. latifolia(Griseb.) Turcz. ex Stapf) 등 네 가지 종이 있다. 팔루스트리스종과 아쿠아티카종은 한해살이고 나머지 두 종은 여러해살이다. 가장 알갱이가 큰 팔루스트리스종은 주로 미국과 캐나다 접경지역인 오대호 주변에 분포하고 있으며 여기서 선발된 품종이 현재 재배되고 있다. 아쿠아티카종은 세인트로렌스강을 비롯한 미국 동부 및 남동부 해안지역과 루이지아나지역에 자생하고 있으며 텍사나종은 텍사스의 일부 국한된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아쿠아티카나 텍사나종은 열매가 너무 가늘고 길기 때문에 식용으로 잘 이용하지 않는다. 한국 · 일본 · 중국 · 러시아 등지에 자생하고 있는 줄은 주로 호수나 저수지 및 강가 방죽 근처에서 볼 수 있다. 북아메리카 종은 모두 체세포의 염색체수가 30개지만 아시아 종은 34개로 차이가 난다.
언제부터인지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오대호 주변에 살았던 아메리칸 인디언들이 들어와 정착한 시기부터 이 와일드라이스를 식용으로 이용해 왔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인디언들은 이를 ‘마노민’이라 부르는데 이는 ‘좋은 곡식’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맨 처음 신대륙을 개척한 영국 탐험가들이 이를 ‘와일드라이스’ 또는 ‘인디언 라이스’라고 불렀으며 또 다른 이름으로 ‘카나디안 라이스’, ‘스쿠오 라이스’, ‘워터 오우트’, ‘블랙버드 오우트’, ‘마쉬 오우트’ 등으로 불리었지만 와일드라이스가 보통 이름이 되어버렸다. 벼의 조상인 야생벼와 혼동할 염려가 있지만 실제 야생벼를 식용으로 채취하여 이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이 상품명이 쓰이게 되어버린 것이다.
미네소타지역에 재배되고 있는 와일드라이스는 씨를 뿌려 여물 때까지 120일정도 걸리고 키는 60~70cm이며 빽빽이 씨를 뿌린 상태에서는 한 포기 당 가지 수가 3~6개밖에 되지 않지만 외따로 심어 놓으면 포기당 가지 수가 50개도 넘게 번다. 줄기는 마디부분을 제외하고는 속이 비어있으며 뿌리는 20~30cm로 얕게 뻗어있다. 많은 가지로 이루어진 이삭에는 꼭대기 쪽에 암꽃이, 아래쪽에 수꽃이 피며 딴꽃가루받이를 한다. 가끔 암꽃과 수꽃 사이에 암술머리와 수술을 함께 가진 양성화가 피어 제꽃가루받이를 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 꽃가루받이가 끝난 후 4주가 지나면 수확할 수 있게 열매가 여문다. 벼처럼 긴 까락이 달린 바깥껍질과 안껍질에 쌓인 열매는 길이가 8~16mm, 폭이 1.5~4.5mm되는 거의 원통형에 가까운 매우 가늘고 긴 모양을 하고 있으며 덜 익었을 때는 종피가 녹색을 띠다가 다 익으면 검은 보라색으로 윤기가 난다.
이 와일드라이스 열매는 깊이 잠자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 익은 다음 적어도 석 달 동안에는 아무리 싹트기에 알맞은 조건에 두어도 싹이 트지 않는다. 따라서 익은 열매가 잠에서 깨어나 새싹이 나오기 전까지 0~3℃ 찬물에 석 달간 담가두어야 한다. 이와 같이 깊은 잠을 자는 것은 왁스층으로 덮여있어서 수분이 잘 투과하지 못하는 종피와 잘 자라게 하거나 억제시키는 내생 호르몬의 균형이 깨져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와일드라이스는 봄에 물 온도가 7℃가 되면 싹트기 시작한다.
지금은 열매가 덜 떨어지는 품종을 육성하여 한번에 콤바인 수확이 가능해졌지만 원래 야생형은 한 이삭에 달린 열매가 여무는 시기가 크게 다르고 여문 것은 바로 떨어져버리기 때문에 처음에는 2~3주 간격으로 여러 번에 걸쳐서 지나다니면서 수확하는 기계를 사용하였다.
  • 식물체와 암 · 수꽃 및 영화의 모양

    식물체와 암수꽃 및 영화의 모양

이 와일드라이스는 단백질(14~17%)과 탄수화물(78~80%)이 풍부하고 지방이 매우 낮은 좋은 곡식이다. 미네랄은 다른 곡식에 비해 칼륨과 인이 많다. 도정한 쌀은 비타민 B1, B2 및 나이아신이 많이 들어있으며 녹말의 아밀로스함량은 2%밖에 안 된다.
와일드라이스는 벼보다 물을 깊이 댈 수 있기 때문에 잡초가 잘나지 않게 할 수 있으며 수확하기 3주전에 물을 떼고 열매의 수분함량이 30%일 때 수확해야 열매가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알맞은 시기가 된다.
이 와일드라이스를 이용한 인디언 요리 중에 유명한 것으로 ‘타시마노니’가 있다. 옥수수와 생선을 함께 넣어서 끓인 수프이다. 생선이외에 야생 메추리, 오리, 비둘기, 칠면조 등과 함께 끓인 수프도 유명하다. 추수감사절에는 이 와일드라이스를 넣은 요리를 즐겨 먹는다.
인디언들은 예부터 이 자생 와일드라이스를 민간요법 약으로 오랫동안 이용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소변이 잘 나오게 하거나 열을 내리게 하는 약제로 이용했으며 화상이나 심장 · 간 · 콩팥 · 허파 · 위장병 치료에 널리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와일드라이스는 값이 매우 비싸서 무려 우리 쌀값의 7~10배 가까이 되며 부러진 쌀은 이보다 훨씬 싸다.
이 와일드라이스와 종은 다르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연못 · 늪이나 강가에 자생하고 있는 갈대처럼 생긴 줄이 있다(사진). 이는 줄 또는 줄풀이라 하며 생김새는 북아메리카 종과 거의 같으나 다년생이다.
옛날 굶주리던 시절에 이를 허기를 채우는 구황식물로 이용하였으며 잎 · 줄기 · 땅속줄기 · 열매 등은 모두 한방이나 민간요법 약으로 썼다고 한다. 열매는 열을 내리게 하거나 소변이 잘 나오게 하는 약으로 쓴 기록이 있으며 심장, 간, 허파, 콩팥, 위장병 등을 다스리는 민간약으로 널리 쓰였다고 한다. 특히 땅속줄기를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불에 덴 곳에 개어 바르거나 삶은 물에 담그면 흉터 없이 낫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생약명은 ‘고장초’, 열매는 ‘고미’라고 하며 꽃줄기가 깜부기병이 들어 까맣게 된 것을 ‘교백’이라고 한다. 중국이나 일본 한의학 사전에도 이와 같은 고장초의 약효가 소개되어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묵은 쌀은 왜 맛이 없는가
햅쌀이 나오기 시작하면 묵은 쌀은 차츰 천대를 받게 됩니다. 밥맛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쌀이 묵으면 왜 밥맛이 떨어질까요?
우선 쌀이 묵으면 주로 쌀알 거죽에 있는 기름성분이 공기 중에 있는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작용이 일어남으로써 처음에 유리지방산과 과산화물로 변하게 되고 다시 산화 분해되어 묵은 쌀에서 나쁜 냄새가 나는 군내의 주성분인 펜타날이나 헥사날 등 카보닐화합물로 변하게 됩니다. 이러한 기름성분의 변화로 구수한 맛과 냄새를 내는 휘발성 물질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버리면 밥이 구수한 맛과 냄새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또한 기름성분이 변하면서 녹말이나 단백질도 빨리 변질시켜 밥의 차지고 부드러운 질감을 떨어트리기도 합니다. 쌀이 묵으면 수분이 많이 날아가 버리면서 녹말조직이 딱딱해집니다. 또한 녹말이 유리지방산과 결합함으로써 밥을 지을 때 녹말이 잘 풀어지고 부풀려지지 못하게 방해하여 밥이 윤기가 없어지고 탄력을 잃으면서 딱딱해지게 되는 것입니다. 주로 쌀알 겉 층에 많이 들어있는 단백질 알맹이도 변질되는 기름성분의 영향을 받아 특히 유황을 함유하고 있는 아미노산이 변하여 기름의 변질로 생겨난 카보닐화합물과 함께 날아가 버리게 되면 밥의 구수한 냄새와 맛이 떨어지게 됩니다. 또 단백질이 변질되면 주로 쌀알의 겉 층에 매우 자잘한 틈새가 생기면서 쌀이 뿌옇게 되어 품질이 좋지 않게 되어버립니다.
  • 묵은 쌀이 밥맛이 나쁜 원인

  • 묵은 쌀이 밥맛이 나쁜 원인
  • 쌀이 모자라서 어렵게 살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최근에 쌀이 남아돌아 묵은 쌀이 늘어나면서 묵은 쌀을 햅쌀에 섞어서 파는 나쁜 일이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묵은 쌀을 섞으면 쌀의 상품가치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밥맛도 아주 나빠집니다. 이러한 나쁜 일을 막기 위해서 묵은 쌀이 섞여 있는지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러면 묵은 쌀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요?
  • 쌀, 보리, 콩을 비롯한 여러 가지 곡식을 햇것과 묵은 것을 두루 쉽게 알아보는 방법으로 지오피(GOP)시약처리방법이 있으며 오래 전부터 구아야콜이라는 시약을 처리하는 방법을 써왔습니다.
  • 지오피시약처리법은 구아야콜(G) 1%용액과 과산화수소(O) 3%용액, 그리고 파라페닐렌디아민(P) 0.2% 용액을 차례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백미나 현미쌀 시료 5g정도를 시험관에 넣고 우선 구아야콜 1%용액을 10㎖정도 첨가하여 10회 정도 잘 흔들어 준 다음 2분 동안 놓아둡니다. 그런 다음 과산화수소 3%액을 3~4방울 떨어뜨려 10회 정도 잘 흔들어 준 다음 곧 파라페닐렌디아민 0.2%용액을 7.5㎖정도 첨가하여 다시 10회 정도 잘 흔들어서 5분 동안 놓아두었다가 맑은 물로 두어 번 정도 처리한 쌀을 씻어주면 됩니다. 신선한 햅쌀은 씨눈과 씨젖부위가 자색으로 변하지만 약간 오래된 쌀은 씨젖부위만 색깔이 나타나며 너무 오래 묵은 쌀이나 변질된 쌀은 전혀 색깔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 구아야콜처리법은 파라페닐렌디아민을 넣기 전 과정까지만 실시하면 됩니다. 이때 산화환원효소의 작용으로 구아야콜이 테트라구아야콜이 되면서 붉은 갈색을 띠게 되는 현상을 이용한 것입니다. 쌀이 묵으면서 이 효소의 활성이 떨어지게 되면 색깔이 약하게 나타나고 오래 묵으면 전혀 색깔이 나타나지 않게 됩니다.
  • 그 밖에도 묵은 쌀은 알아내는 방법으로 브롬티몰블루와 페놀레드를 사용하는 방법과 브롬티몰블루와 메칠레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먼저 방법을 쓰면 햅쌀을 담근 용액은 짙은 보라색을 띠지만 약간 오래된 쌀은 용액이 약하게 황색으로 변하고 오래 묵은 쌀은 용액이 뚜렷하게 황색으로 변하게 되는 동시에 쌀알도 황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묵은 쌀을 처리한 용액이 황색으로 변하는 정도는 통일형품종이나 인디카 쌀보다는 일반 자포니카 쌀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뒤의 방법에서는 햅쌀을 처리한 용액은 짙은 녹색을 띠게 되지만 묵은 쌀은 오래 될수록 용액이 누렇게 변하는 정도가 짙어져서 아주 오래 묵은 쌀은 등황색을 띠게 됩니다. 여기에서도 묵은 기간이 같을 경우 인디카품종 쌀에 비해 자포니카품종 쌀이 누렇게 변하는 정도가 더 짙게 나타납니다. 쌀 기름성분은 주로 불포화지방산으로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하여 쉽게 산패가 일어나면서 산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쌀이 오래 묵을수록 이러한 시약의 색깔변화가 심하게 일어나게 되는 것입니다.
  • 그래서 벤젠이나 톨루엔과 같은 유기용매로 기름성분을 추출하여 색깔변화로 산도를 나타내는 지시약인 페놀프탈렌을 써서 알콜에 녹인 수산화칼륨으로 적정하면 기름성분이 얼마나 산패가 일어났는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기름성분에서 유리된 지방산을 중화시키는 데 들어간 수산화칼륨량(mg)을 마른 쌀가루 100g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을 지방산도라고 합니다. 이 지방산도로써 저장중인 쌀이 품질이 얼마나 나빠졌는가를 알기 위한 지표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오래 묵은 쌀일수록 또한 저온보다 상온에 보관한 쌀일수록 이 지방산도 값이 더 높게 나타납니다. 현미를 저온상태로 보관하는 것은 괜찮지만 흰쌀로 찧어서는 저온상태로 보관해두어도 산패가 일어나기 때문에 오래 두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갓 찧은 쌀을 보름마다 새로 구입하여 먹는 것이 맛 좋고 영양가 많은 쌀을 먹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검정시약을 처리한 햅쌀과 묵은 쌀의 색깔반응 차이

    검정시약을 처리한 햅쌀과 묵은 쌀의 색깔반응 차이 햅쌀은 푸른색을 띠었지만 묵은 쌀은 등황색을 나타냄

  • 묵은 쌀과 햅쌀간 검정시약 처리용액의 색깔반응 차이

    묵은 쌀과 햅쌀간 검정시약 처리용액의 색깔반응 차이 묵은 쌀은 처리용액이 등황색을 띠었지만 햅쌀은 녹색을 띠어 쉽게 알아볼수 있음.

색깔있는 벼와 쌀
벼도 꽃처럼 아름다운 색깔과 모양을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요? 만일 아파트 응접실 한 구석에 물방아가 돌아가는 시골집과 논이 있는 풍경을 조형물로 만들어서 논에 물을 담고 아름다운 색깔을 가진 벼를 심어 놓는다면 특히 겨울동안에 매우 건조한 아파트 내부의 습도도 높여주고 고향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벼의 잎과 줄기는 대개 녹색이지만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으로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이삭 모양이나 크기뿐만 아니라 색깔도 옅은 누른색에서 황금색, 흙색, 붉은색, 짙은 보라색에 이르기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벼 잎은 흰색에서부터 누른색, 흰색 또는 누른색 줄무늬, 누른 연두색, 옅은 녹색, 잿빛 녹색, 짙은 녹색, 붉은 보라색, 짙은 보라색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볏 잎의 길이나 폭, 모양도 다양하여 잎이 곧추 선 것이 있는가하면 마치 수양버들처럼 잎이 드리워진 것도 있습니다. 잎에 흰줄이나 노랑 줄무늬가 마치 얼룩말 무늬처럼 된 것도 있습니다. 밤낮의 기온차이가 심할수록 줄무늬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잎 전체가 흰색이나 노란색인 벼는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죽게 되지만 잎의 반 이상 윗부분만 흰색이나 노란색인 벼는 제대로 자라서 이삭이 패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잎이 보라색인 벼는 정상적으로 엽록소를 만들어내고 그 위에 보라색인 안토시아닌색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들이 작용하여 보라색을 띠게 만듭니다. 잎과 줄기뿐만 아니라 이삭이나 벼 껍질과 현미까지도 짙은 보라색인 벼가 있습니다. 잎이나 열매에서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요소의 양적인 차이에 따라 부분적으로 붉은색이나 보라색인 벼에서부터 매우 짙은 보라색인 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집니다. 대개 이러한 안토시아닌 색소도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더욱 짙게 나타나는 경향입니다.
관상용 벼는 키가 30~40cm 정도로 짧은 것이 좋을 것입니다. 어떤 난쟁이 벼는 줄기가 매우 가늘면서 한 포기에 가지 수가 50개가 넘게 포기벌기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야생벼 중에는 열대 밀림지역의 그늘에서 잘 자라는 종이 있습니다. 이러한 종은 집안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또한 벼 잎에 향기가 나는 향미 품종으로부터 잎이나 줄기, 이삭에서 구수한 누룽지 냄새가 나는 벼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잎 색깔이 다른 벼로 커다란 논을 캔버스 삼아 계절 따라 살아 움직이는 특이한 미술 작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색깔 있는 쌀
  • 현재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수집 보존하고 있는 벼 품종이 2만 여종이나 되는데, 그 중에는 쌀알이 옅은 누른색으로부터 옅은 흙색, 짙은 붉은색, 옅은 보라색, 붉은 보라색 및 검은 보라색에 이르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품종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 이들 색소는 주로 현미의 겨층에 들어있기 때문에 흰쌀로 찧으면 대부분 쌀겨로 떨어져 나가며 도정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극히 일부가 쌀 표면에 남아있게 됩니다. 이러한 색깔은 주로 안토시아닌계와 타닌계 색소에 의해 나타나게 됩니다. 이들 색소는 햇빛이나 뜨거운 열, 산도, 금속이온(철분 등)의 영향으로 색깔이 잘 바래거나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보라색깔의 쌀에는 주로 안토시아닌계 색소가 많이 들어있고 붉은 색깔의 쌀에는 주로 타닌계 색소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보라색 계열에 비해 붉은 색 계열이 오히려 색소조성이 다소 복잡하고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색깔 있는 쌀에는 안토시아닌계 색소와 타닌계 색소가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색깔 있는 쌀은 색소가 겨층에 들어있기 때문에 색소를 이용하려면 현미상태로 이용하는 것이 좋고 정미상태도 찧을 때 약간 덜 도정시키거나 찐쌀로 만들어서 도정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러한 천연색소를 활용하는 연구는 아직 별로 검토되지 못하였고 색깔 있는 약밥이나 떡, 술 등에 그대로 활용하는 정도입니다. 앞으로 색깔 있는 쌀의 쌀겨로부터 천연색소를 분리하여 이를 안정된 색소로 바꾸면 여러 가지로 이용가치가 있습니다. 립스틱이나 아이쇄도우 등의 고급 화장품에 들어가는 붉은 보라색의 천연색소로 이용할 수 있고 알약 코팅제나 여러 가지 가공식품에 첨가하는 안전한 천연색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쌀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계 색소는 보라색 포도껍질이나 붉은 꽃잎 속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계 색소와 대개 같은 성분입니다. 쌀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색소가 꽃잎이나 포도껍질에 들어있는 것보다 열이나 산에 더욱 안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안토시아닌색소가 동물세포 내에서 활성산소에 의한 지질의 과산화를 억제하여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작용을 크게 나타내며 또한 초기암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앞으로 임상적인 실험을 통하여 이를 확실하게 밝히고 이용하는 연구가 계속 추진하게 되면 앞으로 건강기능 증진과 세포노화 방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점차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특히 미용이나 건강과 직결되는 상품은 비록 비싼 값이라 할지라도 천연성분을 원료로 이용한 것을 더욱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여러 가지 색깔의 쌀로부터 다양한 천연색소를 추출 분리하여 이용하는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여러 가지 잎 색과 모양을 가진 벼

    여러 가지 잎 색과 모양을 가진 벼

  • 여러 가지 색깔의 쌀

    여러 가지 색깔의 쌀

밥은 보약
  • 쌀밥의 소중함
  • 우리가 식량이 부족하여 「보릿고개」를 넘어야 했던 시절에 쌀이 모자라 보리나 잡곡을 섞어 먹거나 밀가루음식을 장려하던 때의 선전 때문에 아직도 쌀밥보다 빵이 서양인처럼 더욱 건장하게 만들고 두뇌 발달을 좋게 할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쌀이 다른 곡식에 비해 단백질함량이 약간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쌀 단백질은 대부분이 위산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진 단백질로 되어있고 라이신 등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서 다른 곡식보다 단백가와 소화이용률이 두드러지게 높은 고급 단백질입니다.
  •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밥을 으뜸 보약이라 하였고 보약이나 치료약은 중ㆍ하약 으로 쳤습니다. 아마도 이는 오랜 경험을 통하여 얻어진 지혜일 것이요, 병이 나게 되면 우선 밥맛부터 떨어지게 되고 밥이 무엇보다 병을 낫게 하며 환자를 회복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 우리가 반만년의 긴 세월동안 벼를 재배해 오면서 쌀 음식이 어떤 곡식으로 만든 음식보다도 가장 소중한 것으로 생각하여 한가위에는 햅쌀로 빚은 송편과 과일로 조상들에게 감사의 정성을 올렸던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의례에 아직도 쌀의 소중함이 담겨진 의식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이 다른 어느 민족보다도 강인한 체력과 명석한 두뇌 그리고 높은 도덕성을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 음식의 중심이 되고 있는 쌀의 역할이 아니었던가하고 생각해봅니다. 밥은 그 담백한 맛 때문에 야채나 생선, 육류 등 어떠한 반찬과도 잘 어우러져서 한 술 한 술마다 입안에서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고 여러 가지 영양분을 고루 섭취하게해줍니다.
  • 쌀밥은 흰쌀을 물에 충분히 불린 다음 솥에 안쳐서 쌀 양만큼 물을 붓고 쪄 익혀낸 음식이기 때문에 밥알이 위장 내에서 서서히 소화되므로 식후에 인슐린 분비량이 빵이나 찐 감자에 비해서 천천히 증가하는 모양을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밥은 찐 감자나 빵에 비해서 비만을 막아주는 효과를 나타내는 다이어트용 식품인 셈입니다. 이러한 효과는 현미밥인 경우 더욱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날씬해지고 싶거나 당뇨병이 있을 경우에 현미와 잡곡을 섞어서 밥을 지어먹으면 좋은 것입니다. 또한 현미에는 흰쌀에 비해 우리의 건강을 증진시켜 주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등 유용한 영양소와 여러 가지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 흰쥐에게 단백질이나 지방성분은 같게 한 쌀 중심의 먹이와 밀 중심의 먹이를 먹인 다음 비교한 결과, 쌀 중심의 먹이가 밀 중심의 먹이에 비해서 어린 쥐를 더 빨리 자라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숙된 쥐에서는 똥을 통해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배출시켜서 간의 콜레스테롤함량을 상당히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쌀 기름에는 혈액 속에서 혈소판의 응고를 막아주고 혈압이 올라가는 것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는 성분이 들어 있으며 암이 초기에 생기는 것을 막아주는 항변이원성(항암성)물질이 상당히 들어있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현미로 먹였을 경우 더욱 크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 쌀의 영양성분
  • 쌀의 탄수화물은 수분이 15.5%일 경우 약 76%정도로 대부분이 녹말이며, 식이섬유소는 현미인 경우 약 1.0%, 흰쌀인 경우 0.3?0.4%정도 됩니다. 또한 흰쌀에는 단백질이 6.8%, 기름성분이 1.3%, 회분이 0.3% 정도 들어있습니다. 쌀은 다른 곡식에 비해 소화 흡수되는 비율이 매우 높아 거의 모두 우리 몸의 피와 살이 되는 것입니다. 밥이 소화되어 생겨난 포도당은 우리의 뇌 활동에 쓰이게 되며 밥을 먹은 다음 10시간 정도 지나면 이 포도당이 모두 소비되기 때문에 아침밥을 먹지 않게 되면 기억력이 떨어져서 공부가 잘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부를 잘 하려면 반드시 아침밥을 챙겨 먹어야 합니다.
  • 쌀 단백질은 주로 산에 잘 녹는 성질을 나타내는 단백질인 글루텔린으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소화 흡수성이 낮은 단백질인 프롤라민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에 단백질의 소화 이용률이 프롤라민함량이 높은 다른 곡식의 단백질에 비해 매우 높습니다. 쌀 기름은 주로 올레산이나 리놀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으로 되어있어서 성인병 예방에 좋은 기름성분이며 올리자놀이나 토코페롤 등 노화를 방지하면서 건강을 지켜주는 좋은 성분들이 많이 녹아있습니다. 쌀의 무기질은 주로 씨젖과 쌀겨에 많이 들어있는데 인과 칼륨, 마그네슘이 많고 칼슘, 나토륨, 철분, 망간 등은 매우 적게 들어있습니다. 또한 비타민은 싸이아민으로 알려진 비타민 B1과 리보플라빈인 비타민B2, 나이아신 등 비타민 B군이 많이 들어있는데 이들은 당질대사를 도와주는 보효소로서 작용하여 열량을 생산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성분이며 이들 비타민이 부족하게 되면 각기병과 같은 말초신경계 장애나 심장 장애를 일으키기 쉽고 피부점막 이행부에 염증이 생기기 쉬우며 피부 건조, 두통 및 설사 등 신경이나 소화기 장애로 나타나는 펠라그라병에 걸리기 쉽게 됩니다. 이외에 엽산, 판토텐산, 비타민E 등의 특수한 비타민들도 조금씩 들어있습니다. 특히 까만 쌀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색소는 흑자색 포도껍질에 들어있는 색소와 똑같은 성분으로 세포의 노화를 방지해주고 암 발생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녹말식품의 식후 인슐린분비량 변화

    녹말식품의 식후 인슐린분비량 변화

  • 쌀 중심 먹이와 밀 중심 먹이의 효과 비교

    쌀 중심 먹이와 밀 중심 먹이의 효과 비교

밥 맛 검정
우리가 좋아하는 밥맛은 어릴 때부터 우리 입맛에 잘 길들여져 왔던 맛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인도, 태국, 미얀마, 베트남 등의 남방지역 사람들은 찰기가 적은 갸름한 쌀을 좋아하는 반면, 한국, 대만 및 일본사람들은 찰기가 많고 둥근 모양의 쌀을 좋아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남방지역에서 값이 매우 비싼 양질 쌀의 밥을 먹어보면 우리가 좋아하는 밥맛에 가깝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 그렇다면 우리가 좋아하는 밥맛은 어떤 것인가?
  • 사람에 따라 좋아하는 밥맛에 다소 차이가 있다. 대개 약간 차진 밥을 좋아하지만 그 차진정도가 너무 지나쳐도 좋지 않다. 젊은 사람들일수록 약간 된 밥을 좋아하는 반면, 나이가 많을수록 약간 무른 밥을 좋아하는 경향이다.
  • 밥은 원래 특별한 맛이 없는 것이 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보통 맛이 좋다고 생각하는 밥은 우선 겉으로 보아 밥알이 온전한 모양이면서 윤기가 있으며, 구수한 냄새와 감칠맛이 있고 찰기와 탄력이 있으면서 부드럽고 씹히는 질감이 매우 좋은 것이다.
  • 밥맛은 주로 씹히는 질감과 구수한 냄새나 맛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럼 이는 어떠한 이화학적 성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 쌀은 수분 12%에서 탄수화물이 약 80%, 단백질이 약 7%, 기름이 약 0.9%, 나머지가 무기질와 비타민 B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녹말은 주로 작은 녹말입자가 여러 개 뭉쳐서 하나의 녹말덩어리가 되고 크고 작은 녹말덩어리들이 씨젖세포를 이루고 있다. 쌀 녹말은 주로 글루코스분자가 길게 사슬모양으로 이어진 아밀로스와 많은 사슬모양의 가지로 이루어진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밀로펙틴은 열을 가하여 익히면 찰기를 나타낸다. 찹쌀은 녹말이 아밀로펙틴으로만 되어있기 때문에 매우 차지다. 우리가 즐겨먹는 멥쌀도 녹말의 80%이상이 아밀로펙틴으로 되어있고 아밀로스는 17~20%밖에 안 된다. 따라서 쌀 녹말의 아밀로스함량만 낮추면 밥이 더 차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또한 쌀이 단백질함량이 높을수록 밥이 더 딱딱하고 질감이 떨어지는 경향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알맹이는 주로 쌀 바깥층에 있는 녹말덩어리를 둘러싸고 있어서 밥을 할 때 녹말알맹이 속으로 물이 잘 쓰며들지 못하게 방해를 하고 녹말이 열을 받아 익을 때 부풀어지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단백질은 식으면 녹말보다 빨리 굳어지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단백질이 많으면 밥이 쉬 딱딱해져서 탄력이 떨어지고 질감이 부드럽지 못하다.
  • 구수한 밥 냄새는 비록 매우 옅지만 가스색층분석기와 매쓰스펙트로메타로 된 장치로 분석하면 매우 적은 양이지만 많은 종류의 알데하이드, 케톤 및 알콜류의 휘발성 방향산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냄새를 좀 강하게 만든 쌀이 바로 구수한 향기 나는 쌀(향미)이다.
  • 밥의 담백한 맛에는 유리 아미노산중 글루타민산, 아스파라긴산 및 아지닌산 등과 옅은 단맛 성분의 당질이 어우러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성분은 쌀보다 밥을 지었을 때 약 2 - 4 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일반적으로 밥맛이 좋은 쌀은 밥을 지었을 때 밥이 적게 불어나는 경향이고, 밥물에 녹아나는 아밀로스 성분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밥맛 검정
  • 밥의 질감을 검정하는 텍스쳐분석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원리는 비슷하여 마치 우리가 이로 밥을 씹을 때 느끼는 것처럼 밥 시료를 놓고 일정한 힘으로 두 번 눌렀다가 때면 감지부위에서 받는 저항정도에 따라 밥의 딱딱함, 찰기 및 탄력성 등의 변화를 그림으로 나타내주고 지표가 되는 수치를 제공해 준다.
  • 최근에는 전자기기를 이용하여 밥맛을 측정할 수 있는 식미계를 개발하여 이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 근적외선(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빨간 빛보다 파장이 더 긴 800~3,000nm 범위의 빛)을 이용한 식미계와 밥의 윤기를 측정할 수 있는 식미계가 있다. 근적외선을 이용한 식미계보다 밥의 윤기에 따라 판단하는 식미계가 실제 밥맛검정 결과와 더 가까운 경향을 보여 주었다.
  • 밥맛은 사람이 직접 먹어보아서 입안에서 느끼는 감각을 통하여 평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떤 기준이 되는 쌀의 밥맛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리 밥맛검정에 잘 훈련된 평가요원을 연령과 남녀 등을 고려하여 선발하여, 여러 사람들의 평가결과를 종합분석해 보면 대체로 재현성이 높은 밥맛 평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밥의 담백한 맛에는 유리 아미노산중 글루타민산, 아스파라긴산 및 아지닌산 등과 옅은 단맛 성분의 당질이 어우러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성분은 쌀보다 밥을 지었을 때 약 2 - 4 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사람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밥맛검정은 더욱 객관적인 검정결과를 얻기 위해서
  • 1. 평가요원들이 평가하는 데 서로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고립된 상태에서 밥맛 검정을 하도록 하고,
  • 2. 평가하는 밥 시료내용을 비밀로 하며
  • 3.평가요원들을 3~6 그룹으로 나누어서 밥 시료를 시식하는 순서를 임의로 엇바꾸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밥맛 검정은 감각에 의한 주관적인 판단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차가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평가요원을 많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경향을 잘 들어낼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평가요원의 선정은 계속해서 밥맛검정에 참여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연령은 20~50대까지 고루 포함시키고, 남녀가 비슷한 숫자로 밥맛을 언제나 예민하게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을 골라서 최소한 24명 이상은 확보해 두어야 한다.
  • 밥은 같은 성능을 가진 전기밥솥을 미리 5개 정도 준비하여 두었다가 다음과 같은 요령에 따라 짓는다.
  • 1. 쌀 1kg을 충분히 씻은 다음 (5번 정도) 30분 정도 물에 담가 불린다.
  • 2. 불린 쌀을 건져서 전기밥솥에 안치고 쌀을 담갔던 물로 마른 쌀 무게의 약 1.2배 (약 1.2kg)정도 부은 다음 뚜껑을 닫고 전원스위치를 넣는다. 이는 물에 불리지 않은 쌀이라면 마른 쌀 무게의 약 1.5배의 물 양이 되는 셈이다. 햅쌀일 경우는 이보다 물량을 약 10% 정도 줄이고 묵은 쌀인 경우는 약 10% 정도 늘여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 3. 밥이 끓는 도중에는 절대로 뚜껑을 열지 말아야 한다. 스위치가 꺼진 후에도 20분 이상 충분히 뜸이 들게 한다.
  • 밥맛 검정을 위해 밥 시료를 떠 놓을 그릇은 직경이 30cm 정도 되는 흰 사기쟁반이나 프라스틱쟁반을 50여개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밥이 다 되면 준비된 흰 쟁반에 평가요원의 그룹기호 (A, B, C, …)와 시식순서에 따른 시료번호 (1, 2, 3, …)를 붙인 다음 한가운데에 기준 밥을 놓고 그룹에 따라 각 번호별로 임의로 순서를 엇바꾼 배치대로 검정 할 밥 시료를 떠 놓는다. 밥 시료를 일정한 모양과 크기로 떠놓을 수 있는 계량숫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준 밥은 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심는 벼 품종으로 대표적인 산지의 것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 밥맛 평가는 밥 모양 (윤기 및 밥알모양), 냄새 (구수한 정도), 맛, 찰기, 질감 (또는 경도), 총평의 각 항목별로 기준 밥과 비교하여 같은 수준이면 0, 나쁜 쪽으로 3단계 (-1~-3), 좋은 쪽으로 3단계 (+1~+3)로 모두 7단계로 상대적 평가를 실시한다.
  • 평가요원별로 평가한 평점을 밥 시료별로 평균치를 얻은 다음 이를 바탕으로 밥 시료간의 밥맛에 대한 우열을 판정한다.
  • 밥맛평가는 대개 두 번 반복한 것을 평균하면 그 우열을 판정할 수 있으나 경우에 따라서 두 반복 간 평가결과에 큰 차이를 보일 경우에는 한 번 더 실시하여 판정한다.
  • 이와 같은 밥맛 검정결과를 근거로 하여 쌀 상품의 품질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데 어떤 지역에서 생산된 동일한 쌀 상품이라도 생산된 해에 따라서 밥맛 순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지역에서 생산된 어떤 품종의 쌀 상품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여러 해에 걸쳐서 계속 정밀한 검정이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씨젖세포(굵은 점선 내)(위쪽)와 이를 체우고 있는 녹말덩어리와 녹말알맹이를 확대한 모습(왼쪽)

    씨젖세포(굵은 점선 내)(위쪽)와 이를 체우고 있는 녹말덩어리와 녹말알맹이를 확대한 모습(왼쪽)동그라미 쳐진 것이 여러 개의 녹말 알맹이가 뭉쳐있는 녹말덩어리임. (크기 가 다양함)

  • 밥의 윤기를 측정하는 식미계

    밥의 윤기를 측정하는 식미계

벼꽃과 이삭
  • 벼 이삭
  • 벼 이삭은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삭축을 중심으로 대개 2~3cm 거리로 마디마다 번갈아가며 10개정도의 1차 이삭가지가 달려있고 이 1차 이삭가지 아래쪽에 2~4 마디마다 다시 2차 이삭가지가 나온다. 벼꽃은 1차 이삭가지나 2차 이삭가지 위에 소지경이라고 불리는 자루에 달린다<그림>. 이렇게 생긴 이삭에 꽃이 줄지어 달려있는 화서(꽃차례)를 복총상화서라 한다. 벼 이삭은 이삭이 패기 한 달 전쯤부터 맺히기 시작한다. 이삭패기 24일전쯤 되면 이삭모양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서 벼꽃(영화)이 맺히기 시작하는데 이 때가 이삭거름을 주기에 가장 알맞은 때가 된다. 이어서 암술과 수술이 분화되면서 이삭패기 12일전쯤부터 꽃가루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특히 벼꽃이 분화되는 시기에 영양상태가 나쁘든지 날씨가 좋지 못하면 애써 만들어 놓은 벼꽃이 퇴화되어 버리고 만다. 이삭이 팬 다음 자세히 살펴보면 이삭 목 가까운 곳에 이삭가지와 함께 벼꽃이 되어버린 흔적을 볼 수 있다.
  • 벼 이삭은 모양과 색깔이 품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벼 이삭길이가 10cm도 체 안 되는 것이 있는가하면 30cm가 넘게 매우 긴 것도 있다. 한 이삭 당 벼 알 수가 50개도 체 안 되는 것에서부터 300개가 넘게 많이 달리는 품종도 있다. 수수이삭처럼 곧추서고 벼 알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것도 있고 마치 새발처럼 1차 이삭가지가 옆으로 뻗어있는 것도 있다. 벼 이삭의 색깔도 매우 옅은 황백색에서부터 황금색, 갈색, 붉은 보라색, 짙은 보라색, 검은 색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 벼꽃 모양삭
  • 벼 한포기가 이삭패기를 끝내는 데는 4-6일정도 걸리나 가지 수가 많으면 약간 더 길어진다. 이삭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 이삭에 달린 벼꽃이 모두 개화를 끝내는 데는 대개 5~7일 정도 걸린다. 벼꽃 하나는 쌀 한 톨을 만들어 낸다. 벼 알이 익었을 때 쌀알을 싸고 있는 벼 껍질(왕겨)은 원래 벼꽃의 바깥껍질(외영)과 안껍질(내영)이 서로 맞붙어서 만들어진 것이다. 벼꽃의 바깥껍질과 안껍질은 원래 잎의 모양이 바뀐 것이다. 벼꽃은 꽃받침처럼 생긴 두개의 받침껍질(호영)위에 바깥껍질과 안껍질로 꽃을 싸고 있다. 벼꽃은 여섯 개의 수술과 한 개의 암술 및 한 쌍의 인피로 이루어져 있다. 암술은 깃털처럼 생긴 암술머리(주두)와 꽃대 및 씨방으로 되어 있다. 씨방은 곤봉처럼 생겼고 꽃가루관이 암술머리로부터 뻗어 내려와 들어가는 배주 구멍은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 수술의 꽃밥은 네 개의 방으로 되어있고 그 속에는 많은 꽃가루로 차 있다. 인피는 흰색의 작은 알 모양으로 생겼는데 벼꽃이 필 때 수분을 빨아들여 부풀면서 그 압력으로 바깥껍질을 바깥쪽으로 밀어내어 꽃이 열리게 돕는 일을 한다.
  • 이삭이 나오면서 바로 벼꽃이 피게 되는데 이 때 바깥껍질과 안껍질 위쪽이 열림과 동시에 꽃밥이 솟아오르자마자 터지면서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쏟아지면 곧바로 껍질은 다시 본래모양으로 닫히게 된다. 꽃밥 한 개 속에는 둥근 공모양의 작은 꽃가루 알맹이가 2,000개정도 들어있다. 꽃밥은 꽃가루를 쏟아 붓고 얼마 안 되어 꽃실(수술대)이 시들어지면서 아래로 늘어져 버린다. 벼꽃이 열렸다가 꽃가루를 쏟아 붓고 다시 닫히는 데 걸리는 시간은 대개 1~2시간 사이다. 한 이삭에 붙은 벼꽃이 처음 피기 시작하여 끝날 때까지는 이삭의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5~7일정도 걸린다. 꽃가루는 꽃밥에서 터져 나오면 몇 분도 안 되어 수컷노릇을 못하게 되지만 씨방은 꽃가루를 받지 못해도 사흘 정도 암컷의 기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벼꽃 하나가 쌀 한 톨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암컷 하나에 대해 무려 만개가 넘는 꽃가루를 장만하여 어려운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
  • 벼꽃 중에는 모양이 좀 이상한 것들이 더러 있다. 야생벼들은 암술머리가 잘 발달하여 벼꽃이 피고 닫힌 다음에도 암술머리가 벼 껍질 밖으로 삐져나온 상태로 있다. 이는 아마도 제꽃가루받이를 제대로 못했을 때 주위에서 날아드는 다른 꽃가루를 받아 씨앗을 만들어내고자 자연스럽게 얻어진 습성이 아닌가 생각된다. 벼꽃 중에는 바깥껍질과 안껍질의 길이가 서로 달라서 바깥껍질의 끝부분이 마치 매부리처럼 꼬부라진 것도 있다. 또한 받침껍질이 매우 길어서 마치 벼 껍질이 두 겹으로 싸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고 벼 껍질이 길게 뻗은 채 닫히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것도 있다.
  • 벼꽃 중에는 모양이 좀 이상한 것들이 더러 있다. 야생벼들은 암술머리가 잘 발달하여 벼꽃이 피고 닫힌 다음에도 암술머리가 벼 껍질 밖으로 삐져나온 상태로 있다. 이는 아마도 제꽃가루받이를 제대로 못했을 때 주위에서 날아드는 다른 꽃가루를 받아 씨앗을 만들어내고자 자연스럽게 얻어진 습성이 아닌가 생각된다. 벼꽃 중에는 바깥껍질과 안껍질의 길이가 서로 달라서 바깥껍질의 끝부분이 마치 매부리처럼 꼬부라진 것도 있다. 또한 받침껍질이 매우 길어서 마치 벼 껍질이 두 겹으로 싸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고 벼 껍질이 길게 뻗은 채 닫히지 않은 상태로 있는 것도 있다.
  • 벼꽃 중에는 씨방이 두 개나 세 개씩 달려 있는 것도 있고 하나의 씨방이 두 개의 씨눈을 가진 경우도 있다. 또한 벼 껍질의 색깔이 흰색에서 황금색, 갈색, 짙은 보라색 및 검은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벼 껍질색깔은 꽃이 필 때보다 벼 알이 익어가면서 점차 그 색깔이 더욱 뚜렷하게 들어나게 된다.
  • 벼꽃과 환경
  • 벼꽃은 날씨가 맑고 온도가 알맞으면 대개 오전 9시쯤부터 피기시작해서 11시를 중심으로 가장 많이 피고, 오후 1시쯤이 되면 거의 끝이 나게 된다. 이와 같이 벼꽃은 하루 중 3시간 동안에 거의 다 피지만 날씨에 따라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된다.
  • 온도
  • 벼꽃이 피는 데 가장 알맞은 온도는 30~35℃이며 40℃가 넘으면 꽃가루가 암술머리에서 제대로 발아를 하지 못하고 시들어버린다. 또한 13~15℃로 기온이 떨어지면 꽃가루관이 뻗어 내려가지 못하고 거의 멎어버린다. 날씨가 흐리고 20℃로 떨어지면 벼꽃은 오전 12시쯤 피기 시작하여 오후 6시까지 계속되기도 한다.
  • 습도
  • 벼꽃이 피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기에 알맞은 습도는 70~80%이다. 벼꽃은 습도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오전 10시쯤부터 벼꽃이 많이 피기 시작하는 것은 하루 중이 때에 갑자기 공중습도가 변하기 때문이다.
  • 비가 오면 대개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도 너무 높아서 벼꽃이 피기에 적절치 못하다. 하루 중 계속 비가 오면 보통 벼꽃이 피지 않는다. 그러나 벼꽃 속에서는 화사가 뻗어 오르고 꽃밥이 천장에 닿아 터지면서 꽃가루가 쏟아져 나와 암술머리에 떨어지게 된다. 이와 같이 벼꽃이 닫친 채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것을 폐화수분이라고 한다. 만일 오후에 비가 그치면 벼꽃이 피기 시작하지만 그 리듬이 흐트러지게 된다.
  • 햇빛
  • 벼꽃이 주로 피는 시간이 하루 중 어떤 주기를 나타내는 것은 밤낮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낮을 어둡게 하고 밤을 밝게 바꾸어 주면 벼꽃은 밝은 밤에 피게 된다. 벼꽃이 피는 데는 빛이 없어도 되지만 빛을 차단해버리면 꽃피는 벼꽃수가 크게 줄어들고 가장 많이 피는 시기도 변하게 된다. 또한 계속 불을 밝혀주면 하루 종일 계속해서 벼꽃이 피게 된다.
휀바람 : 태풍이 불 때 태풍이 높은 산줄기를 넘으면서 많은 비를 쏟아 붓고 매 우 건조한 바람이 되어 산을 넘게 된다. 이렇게 습기가 없는 마른 센바람이 산 넘 어 쪽에 불어내리면 공기 중의 습기를 모두 빼앗아 가버리게 되어 농작물이나 나뭇잎이 겉마르는 현상을 나타내게 됨으로써 큰 피해를 주게 된다. 이와 같은 강한 마른 바람을 휀바람이라고 한다. 이 휀바람의 피해를 입게 되면 벼 이삭이 하얗게 말라버리는 현상을 나타내게 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이삭필 때

  • 벼꽃의 구조

  • 벼꽃이 피고 닫힌 모양

다이어트용 쌀
우리는 대개 과거의 잘못된 지식의 고정 관념에 사로 잡혀서 좀처럼 이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배우거나 경험을 통하여 얻어진 지식은 관련 대상의 특성이나 주변 여건이 바뀌게 되면 점차 그 논리적 기반을 잃으면서 새로운 것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 새로운 연구 방법과 해석을 통하여 과거에 얻어진 지식이 잘못된 것임을 확인하고 계속하여 고쳐 나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자신이 현재 알고 있는 지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를 한번 의심해 보고 남이 새로운 해석과 경험을 통하여 제시하는 새로운 생각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개 많은 사람들이 빵보다 쌀밥이 더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 가끔 TV에서 젊은 주부들과 인터뷰에서 쌀밥을 먹으면 뚱뚱해질 염려가 있어서 기피한다는 말을 듣고는 실소를 금할 수가 없다. 밥은 찐감자나 빵에 비해서 오히려 비만을 막아주는 식품이다. 쌀밥과 찐감자나 빵을 먹은 다음 50분전후 인슐린 분비량을 비교해 보면 찐감자가 가장 급격히 상승하는 피크를 나타내고 그 다음이 빵이며 쌀밥은 찐감자의 44%, 빵의 63% 수준으로 가장 낮은 증가 곡선을 나타내면서 완만하게 떨어지는 모양을 나타낸다. 이러한 효과는 현미 밥인 경우 더욱 낮은 완만한 증가와 하강 곡선을 나타낸다. 밥을 씹는 다고 하지만 크게 잘라진 밥알 상태로 위속에 들어가서 서서히 소화되기 때문에 당화(糖化)가 서서히 진행되게 되는 것이다. 인슐린의 일시적인 분비량이 낮다는 것은 인슐린 의존성 당뇨의 악화와 동시에 비만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쌀도 죽이나 빵의 형태로 먹게 되면 일시적인 당화에 따른 인슐린 분비량의 급격한 증가를 보이게 될 것이다. 같은 양을 섭취할 경우 쌀이 감자나 밀보다 소화흡수 이용율이 높기 때문에 더 많은 활동 에너지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쌀에는 조섬유질이 시료 100g당 현미에는 0.6~1.0g, 백미에는 0.2~0.5g 정도 들어있다. 쌀겨에는 식이섬유가 약 30%정도 함유되어 있으며 주로 배유세포벽을 구성하고 있는 셀루로스, 헤미셀루로스, 펙틴질, 리그닌 등이 그 주성분이다.
식이섬유는 우리 소화효소로 가수분해 되지 않는 다당류 탄수화물이지만 우리 체내에 들어와서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선 장내 콜레스테롤이 흡수되는 것을 억제함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하여 동맥경화나 허혈성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장내에 유익한 균총의 번식을 증진시켜 장내 균총을 개선시킴으로써 장을 튼튼하게 하고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한다.
식이섬유는 보수력이 좋기 때문에 대변을 무르게 유지하여 변비를 예방해 주고 대변의 용적을 증가시키면서 부드럽게 하기 때문에 장의 연동작용에 따라 대변의 장내 통과가 쉽도록 도와준다. 또한 식이섬유는 당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인슐인 분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중금속 등을 흡착 또는 킬레이팅시켜 대변과 함께 체외로 배설시키는 작용도 한다고 한다.
최근 국립식량과학 벼육종 연구진은 밥맛이 가장 좋으면서 소출이 많은 ‘일품벼’의 수정배(受精胚)에 메칠니트로조우레아(MNU)라는 약품을 처리하여 여러 가지 새로운 돌연변이 쌀을 만들어 냈다.
그 중에서 표 1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존의 일반 벼 품종인 화성벼와 비교하여 조섬유 함량이 현미에서 약 2배, 백미에서 약 3배가 많으면서 호화와 소화가 잘 안되고 아밀로스 함량이 약 27%로 매우 높은 돌연변이계통 수원464호를 개발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중성세정섬유질(비소화성)이나 산성세정섬유질(소화성)과 헤미셀루로스함량에서 동일하게 높게 나타났으며 현미에서 리그닌함량은 약간 떨어진 경향이었으나 셀루로스함량은 약 3배, 백미에서 리그닌함량과 셀루로스함량이 모두 약 2배정도 수원464호가 화성벼보다 높았다.
수원464호는 이와 같이 식미섬유 함량이 높을 뿐만 아니라 전분이 호화가 잘 안되고 난소화성(難消化性)인 경향을 보이고 있기때문에 이 품종의 쌀가루를 빵, 국수, 과자 등 여러 가지 쌀 가공식품에 섞어서 쓰게되면 그 만큼 다이어트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체내 소화이용 흡수면에서 보면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과영양으로 체중을 줄이고자 하는 사람이나 당뇨병 환자 및 장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효과적인 식품 소재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 품종의 쌀가루에 셀루레이즈(cellulase)나 분자 구조를 잘라 주는 효소를 처리하여 올리고당이나 펜토스(pentose) 및 키실로스(xylose) 등 5탄당으로 만들어 주게 되면 이들의 작용으로 T-세포의 활성을 높여 병균에 대한 면역성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식이섬유가 높고 난소화성인 전분으로 구성된 고아밀로스 쌀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벼 유전자원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특수한 쌀이다. 앞으로 이 쌀의 가공 용도에 대하여 다각도로 연구 검토가 진행되면 예상하지 못한 고부가가치의 쌀 가공식품 소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원464호는 원품종인 일품벼에 비해 생장속도나 분얼 등 여러 가지 생육특성 면에서 떨어지고 수량성도 80% 수준 밖에 되지 못한다. 또한 고섬유 난소화성 전분으로 배유가 구성되어 있어서 볍씨의 발아능력이 떨어지고 이유기까지 어린모 상태에서 충분한 영양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못하기때문에 성묘율이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여러 가지 기술적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하리라 생각된다.
식이섬유 중에서 헤미셀루로스(hemicellulose)는 펜토스(pentose)와 헥소스(hexose)의 당으로 구성된 고분자 다당류인데 그 구조가 복잡하여 250 종류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쌀의 헤미셀루로스는 주로 배유세포벽을 구성하고 있는 구조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셀루로스와 깊이 관여되어 있어서 헤미셀루로스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헤미셀루로스 중 아비노키실란계 다당체로서 β-1,4 결합한 키실란(xylan) 기본사슬에 아라비노스(arabinose)가 α-1,3 결합한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는 분획은 여러 가지 생리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식이섬유중 헤미셀루로스는 이를 먹인 쥐 실험을 통해서 혈청 콜레스테롤 농도의 상승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점성을 가진 수용성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의 흡수 저해와 더불어 혈청 콜레스테롤 농도의 상승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점성이 거의 없는 헤미셀루로스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적인 작용 메커니즘이 밝혀져 있지 않다.
쌀겨에 있는 헤미셀루로스는 우리 장내에 있는 유익한 균총으로 알려져 있는 비피더스균에 의해 발효되어 이용됨으로써 비피더스균의 증식을 촉진시켜 장내 세균총의 개선에 효과가 있으며 이는 혈청 콜레스테롤의 상승 억제와 더불어 간암의 발생 억제 효과도 있는 것으로 쥐 실험을 통해서 밝혀졌다. 또한 쥐 실험에서 헤미셀루로스는 장내에 유기산 생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장내 산도를 낮추어 유해 세균의 발생을 억제시켜 장내 환경을 개선시킴과 동시에 대장암 발생을 억제시키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식이섬유의 건강 기능성에 대해서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이 많다. 식이섬유는 비록 소화를 통하여 에너지로 이용되지는 못하지만 우리 몸의 활동을 위하여 많은 영양을 주로 흡수하는 장의 환경을 개선시켜 활력과 건강을 유지시켜 주고 있음은 틀림없는 사실인 것 같다.
앞으로 식이섬유가 높은 특성을 수량성이 높은 품종에 도입하여 그 생산성을 높이고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식품개발 연구에 힘을 기울여 우리가 즐겨 찾을 수 있는 고기능성 식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벼농사가 나라 지킨다
  • 쌀의 중요성
  • 쌀은 반만년의 역사와 함께 우리의 삶과 금수강산을 지켜온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래서인지 우리 민족이 옮겨간 곳에는 반드시 벼농사가 따라다녔습니다. 우리 조상들이 일제강점의 억눌림을 피해서 북만주와 연해주로 이주해 갔을 때에도 그 곳에 논을 개간하여 벼를 심었고, 알마아타나 타슈켄트로 강제로 이주당하는 고난의 역정에서도 그 황무지와 늪지를 개간하여 벼농사를 지었습니다. 우리에게 쌀은 마치 생존의 뿌리처럼 소중한 것으로 우리 곁에 늘 함께 있어왔습니다. 그러면 과연 벼농사가 우리에게 얼마만큼 소중한 것인가를 한 번 따져보아야 하겠습니다.
  • 우선, 쌀은 아직도 경제적으로 우리 농가소득의 23%, 농업소득의 41%를 차지하며, 영양적으로 국민 한 사람당 섭취열량의 약 35%, 단백질 섭취량의 약 21%를 차지할 만큼 매우 소중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지난 30여 년간 우리 쌀 생산량의 오르내림이 곧 바로 농촌경제뿐만 아니라 국가경제를 좌우할 만큼 사회 ? 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쳐 왔음을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동안 쌀을 자급생산하기 위하여 ’70년대 초에 소출이 많은 통일형품종을 개발 보급하고 재배기술 개선과 동시에 경지정리, 댐 막기, 땅심 높이기 등에 많은 국가적 노력을 기울여 왔던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많은 성과를 거두어 벼 재배면적이 줄어들고 태풍과 가뭄 등 숱한 기상재해를 당하면서도 우리는 쌀이 남아돌 만큼 계속 많이 생산함으로써 국가경제가 튼튼히 발전할 수 있도록 크게 이바지하여 왔습니다.
  • 벼농사의 역할
  • 우리가 한 해에 생산하는 쌀과 볏짚을 포함한 부산물을 돈으로 따진다면 대략 9조원 가까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벼농사가 이의 3~4배나 되는 돈으로 따지기 어려운 엄청난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 우선 논은 여름 장마 때 커다란 저수지처럼 엄청난 물량의 홍수를 막아주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논 면적을 벼를 심지 않는 논까지 합쳐서 약 130만 정보로 본다면 한번에 약 36억 톤의 논물을 가두어 둘 수 있으며, 벼 농사기간 중에 큰비가 2~3번 정도 있다면 총저수량은 무려 72~108억 톤이라는 엄청난 양이 됩니다. 춘천댐에 한번 채울 수 있는 물량을 약 1억5천만 톤으로 본다면 우리 논은 이런 댐을 스물네 개나 가지고 있는 것과 맞먹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만일 댐을 만들 경우 물에 잠기는 면적을 계산한다면 논밭과 산림이 약 6천ha정도 엄청난 국토손실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또한 댐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흙모래가 흘러들어 쌓여서 그 기능을 크게 잃어버릴 염려가 있지만 논은 그와 같은 우려가 없습니다.
  • 논에 가두어 둔 물은 땅 밑으로 흘러들어가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채워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벼농사기간 중에 지하수로 흘러들어가는 양은 무려 160억 톤이나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만약 논이 없다면 우리가 유익하게 쓸 엄청난 양의 지하수를 잃게 되고 많은 빗물은 곧장 바다로 흘러들어가 버리게 되고 말 것입니다. 이러한 물량은 우리나라 전국 수돗물 사용량의 약 3배에 해당됩니다. 논을 통하여 지하수를 계속 공급받고 있기 때문에 국토지반이 꺼져 내려가는 것을 막아주고 많은 양의 지하수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 또한 논은 폭우로 홍수가 날 때 흙이 씻겨내려 가버리는 것을 막아주어 국토를 보전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산골마다 계단식으로 펼쳐진 다락논들이 벼 농사기간 동안 엄청난 양의 물을 땅 밑으로 흘러내려 보내고 흙모래의 유실을 막아주고 있는 것입니다.
  • 벼농사가 우리에게 주는 더욱 값진 선물은 삶의 환경을 깨끗하게 맑혀주고 쾌적하게 유지시키는 데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논에 흘러들어온 물이 심하게 오염되어 있을수록 각종 유기물이 많이 녹아있게 되는데 벼가 이를 모두 양분으로 빨아들여 우리에게 유익한 양식을 생산하고 물을 깨끗하게 만들어 줍니다. 논에서 벼가 물을 정화시키는 데 들어가는 산소량과 유기물을 없애주는 효과를 돈으로 계산한다면 6조원이 훨씬 넘을 것이라고 합니다.
  • 벼가 낮에 광합성작용을 하면서 빨아들이는 탄산가스 양과 내뿜는 산소량에서 밤에 호흡작용을 하면서 흡수하는 산소량과 내뿜는 탄산가스 양을 뺀 나머지가 대기를 맑게 해주는 양이 됩니다. 이는 벼가 생산한 알곡과 볏짚을 합친 양과 같은데 이를 공기량으로 계산하면 벼가 흡수하여 고정시켜 주는 탄산가스 양은 대략 1,600만 톤이 넘고 내뿜는 산소량은 1,200만 톤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며 만일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4~6조원이나 될 것이라고 합니다.
  • 여름철 한더위에 강변이나 호숫가, 벼가 자라고 있는 들판을 나가게 되면 도시 공간에 있는 것보다 한결 시원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물이 증발을 할 때 주위로부터 잠열을 함께 뺏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여름에 시골로 피서를 가면 도시 한복판에서 숨이 막힐 것 같은 열대야현상으로 밤잠을 설치던 일은 씻은 듯이 없어지게 됩니다. 이는 바로 무더운 여름철에 논물이나 벼 잎에서 수분이 증발될 때 많은 열을 빼앗아 가면서 대기온도를 그만큼 낮추어 주고, 들판의 모든 물이나 산의 나무가 모두 열을 흡수해 주기 때문입니다. 벼논에서 전국적으로 하루에 증발되는 물량은 약 8천만 톤이나 되며, 여기서 빼앗아 가는 열량을 만일 냉방기를 가동시키는 기름소모량으로 환산한다면, 무더운 여름철 40일 동안에 무려 20조원이라는 엄청난 액수가 계산되어 나옵니다.
  • 이와 같이 벼농사에 의한 국토 환경보전과 정화기능을 모두 돈으로 환산해 보면 무려 12조~14조원이 될 것이라 하고 여름철 대기를 냉각시키는 기능까지 합친다면 32조원이 넘는 액수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계산하는 방식이나 사람에 따라서 크게 차이가 있으며 사실은 돈으로 따지기가 매우 어려운 엄청난 혜택을 입고 있는 것입니다.
  • 쌀은 또한 안정된 농경사회, 조상숭배의 아름다운 전통과 예의, 함께 더불어 사는 도덕성에 바탕을 둔 농경문화를 유지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더욱이 짚은 지붕을 덮고 멍석, 소쿠리, 가마니, 도롱이, 짚신, 새끼 등 각종 생활용품의 원료로 매우 소중하게 쓰였습니다.
  • 우리의 금수강산을 자손대대로 물려주고 가꾸어 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는 반드시 계속 벼농사를 지켜나가야 하며, 내 땅에서 생산된 우리 쌀이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피와 살과 얼이 되고 우리의 아름다운 문화전통을 지켜나가는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볏집을 꼬고 있는 모습

    볏짚은 지붕을 덮고 멍석, 소쿠리, 가마니, 도롱이, 짚신, 새끼 등 각종 생활용품의 원료로 매우 소중하게 쓰였습니다.

  • 농악 놀이를 하는 모습

    벼농사를 통하여 하늘과 땅에 감사드리고 농악놀이, 민요, 춤, 제천행사, 조상숭배 등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과 문화를 가꾸고 지켜왔던 것입니다.

  • 벼농사가 환경에 미치는 모습

    벼농사는 우리에게 이와 같은 경제외적인 엄청난 혜택을 우리에게 베풀어주고 있습니다.

쌀과 한민족
쌀은 우리민족의 역사와 함께 오랜 세월 동안 우리의 삶과 환경을 지켜주었고 문화적 전통을 유지할 수 있게 우리에게 정착된 삶의 터전을 이루게 하였다. 어째서 쌀이 우리에게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가 다시 한번 되새겨 볼일이다.
최근 1만 3천년도 더 된 토탄층에서 고대 벼 껍질이 발견되어 어쩌면 재배벼의 기원이나 벼 전래와 관련된 역사를 다시 써야만 할지 모르는 엄청난 사실 앞에 고민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 한반도의 벼 역사는 엄청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할지 모르나 쌀이 우리 삶과 오랜 세월을 함께 해왔다는 사실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아마도 벼를 한반도에 처음 심은 사람은 현재 우리 민족과 다른 원시 종족이었거나 아직도 우리 피속에 그 일부가 흐르고 있는 한 뿌리를 이루고 있는 고대 종족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면 우리 재배벼는 어떠한 경로를 거쳐 한반도에 전래된 것일까?
최근 중국이나 일본 학자들의 여러 가지 과학적 조사 연구와 분석을 통하여 인도의 아삼에서 미얀마 및 라오스의 북부와 중국의 윈난(雲南)성 지역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을 벼의 기원지로 추정하는 주장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이 아삼·위난지역은 지형적으로 동남아시아 도작지대의 많은 강의 기원지가 되고 또한 민족이나 문화의 이동에서 교차지점에 해당되는 중심 요지로서의 특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재배벼가 태어난 고향으로 보는 것이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아삼·윈난지역으로부터 처음 야생벼로부터 자연적 돌연변이체가 생겨나 재배벼의 조상이 되면서 점차 양쯔강을 따라 중국의 화중으로 전파된 벼 중에서 한반도로 전래되어 온 것으로 생각되며 전래된 경로에는 여러 가지 추측설이 있다.
중국의 문헌 기록으로 벼 재배에 대하여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약 4천년전 정도까지만 연고를 찾을 수 밖에 없다. 탄화미 발굴로 가장 오래된 것은 쯔쟝성(浙江省) 유야오(余姚)의 허무뚜(河姆渡) 유적의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약 6~7천년전 경으로 거술러 올라간다. 이곳에 발굴된 탄화미는 형태적으로 보아 우리가 예부터 주로 심어오던 자포니카 벼에 인디카로 생각되는 것이 섞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고고학적 발굴을 통하여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인정된 것은 지난 1991년 6월에 경기도 고양군 일산읍 가와지 유적의 이탄층에서 발굴된 것으로 거의 원형에 가까운 벼 껍질이 여러개 발견되었는데 이탄토의 탄소 연대 측정으로 미루어 보아 4,300~4,700년전경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중국으로부터 한반도로 벼의 전래가 가장 빨랐던 경로는 윈난지역→양쯔강→화이허→산둥반도→한반도 한강 하류로 이어지는 황해 횡단 루트일 것으로 추측된다. 또 다른 경로는 양쯔강 하류→화이허→산둥반도→황해도 장산곶으로 이어지는 것과 양쯔강 하류→산둥반도→랴오둥 반도→한반도 북서해안 평야로 이어지는 경로와 황하하류→화북발해만 연안→랴오둥 반도→한반도 북서해안 평야로 이어지는 경로 등을 추정할 수 있는데 이는 그 이후가 아닌가 추측된다. 일본으로 벼가 처음으로 전파된 것은 가장 오래된 발굴 유적으로 보아 지금으로부터 약 3천년전 쯤이 되어 아마도 한반도 남부에서 규슈 북서부지역으로 벼농사를 하는 민족의 이동과 함께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아주 옛날에는 한반도에서 벼가 주작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벼가 전래된 후 점차 재배면적이 늘어나면서 매우 소중한 작물로 가꾸어 왔고 그 생산물은 신이나 조상을 숭배하는 제사에 바치는 신성한 제물로 쓰여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것은 지금도 우리가 특히 상례와 재례시 쌀로 빚은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정성스럽게 조상을 모시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쌀은 다른 곡식과 달리 그 맛이 담백하고 영양적으로 잘 소화 흡수되어 에너지로 이용되는 효율이 가장 높다. 사람이 병이 들었거나 기력을 잃었을 때 어떤 곡식보다 원기를 빨리 회복시켜 주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쌀이 소화이용율이 높은 고급 전분 식품이기도 하지만 단백질의 소화 이용율도 어는 곡류보다 가장 높다. 이러한 사실은 비록 과학적인 분석이나 실험을 통해서 알게 된 것이지만 아마도 고대인들은 실제 경험을 통하여 쌀의 높은 효용성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 한반도에 내리는 비는 주로 여름 장마철에 집중적으로 내리기 때문에 물이 고이는 저습지대에는 이 기간중에 벼 이외에는 제대로 살아남을 작물이 거의 없다. 따라서 처음 씨앗을 뿌릴 때에는 마른 논 상태로 시작하지만 일단 벼가 싹이 터오른 다음에는 빗물에 잠긴 채로 잘 자라기때문에 낮은 지대에는 자연스럽게 벼 재배가 정착되게 되었으며 이는 주로 하천이 범람하는 지대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벼를 재배하는 논은 여러가지 공익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우선 비가 집중적으로 많이 내리는 장마철에는 논이 거대한 저수지와 같은 홍수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빗물에 씻겨 내려가 버릴지도 모를 흙의 유실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벼를 재배함으로써 벼가 공기중에 탄산가스를 흡수하여 광합성 작용에 의하여 크게 자라고 열매를 맺어서 우리가 먹을 양식을 제공해 줌과 동시에 산소를 내뿜어 우리가 숨을 쉬고 살아갈 수 있는 맑은 공기를 만들어 준다. 벼는 볏짚과 생산한 벼알 무게 만큼이나 공기 중 탄산가스를 흡수하는 대신 산소를 내뿜어 주었으며 가축이나 사람이 그 수확물을 소화 흡수하여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고 내뿜는 탄산가스나 배설물로 다시 본래 자연대로 되돌아감으로써 항상 흙과 대기 중에는 지속적으로 그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여름에 벼 식물체나 논물에서 증산되는 수분을 통하여 잠열을 빼앗아 감으로써 거대한 자연적 냉각기능을 발휘하게 되며 그 속에 많은 생물들의 연쇄적 생존 사슬의 고리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논에 고여 있는 물은 서서히 땅속 깊이 스며들면서 지하수를 함양하는 역할을 하게된다.
이와 같이 벼를 재배함으로써 얻어지는 여러가지 공익적 기능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환산해보면 쌀과 볏짚 등의 수확물을 통해서 얻어지는 이익보다 3~4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쌀이 우리의 주식으로 정착하게 된 것은 자연환경과 우리 식생활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벼 농사를 통한 안정된 농경사회와 조상 숭배의 아름다운 전통적 농경문화를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은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된다.
쌀은 영양적 가치나 건강기능성 면에서 고급 식품이기도 하지만 밥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오랜 전통적 식습관은 우리가 반찬을 통하여 여러가지 식품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게 하고 특히 된장과 김치 등 식물성 식품의 섭취량을 높게 유지해줌으로써 우리 민족의 도덕성과 건강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온 것이다.
최근 젊은 사람들이 서구적인 식습관에 크게 물들여 짐에 따라 밥을 중심으로 한 우리의 전통적 식습관이 점차 무너지고 있고 이에 따라 쌀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현실을 바라보면서 실로 염려됨이 매우 크다. 앞으로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는 방향으로 조리의 형태를 바꿀지라도 쌀을 중심으로 한 식단의 형태는 되도록 유지될 수 있게끔 노력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 쌀을 올바로 지켜나가는 것이 곧 우리의 건강한 삶과 환경과 전통문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벼는 쌀나무
  • 벼의 종류
  • 벼는 속씨식물에서 외떡잎식물에 속하며 벼과(科) 벼속(屬)에 속하는 하나의 종(種)으로 농사지어 먹는 벼는 두 종밖에 없고 나머지 20여 종은 모두 열대나 아열대지역의 산과 들에 잡풀처럼 자라는 야생벼들입니다. 재배하는 벼는 아시아종(사티바)과 아프리카종(글라베리마) 두 가지만 있는데 아시아종은 전 세계 6대주에서 널리 심기지만 아프리카종은 서아프리카 일부지역에 주로 밭벼로 조금 심겨지고 있습니다. 이들 두 재배종 벼는 모두 그 조상이 서로 다른 야생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종 재배벼의 기원지는 인도의 아샘에서 미얀마 ,타이,베트남 북부에서 중국의 윈난성 남부에 걸친 넓은 지역으로 보고 있으며 직접 농사지을 수 있는 벼가 맨 처음 심겨진 곳은 중국 장강 중류나 인도 갠지스강 중류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아시아종 재배벼에는 크게 두 가지 생태종(또는 아종)이 있는데 하나는 한국, 중국, 일본, 이집트 등의 온대지역에 주로 심겨지는 자포니카종이고 다른 하나는 인도, 타이, 베트남, 필리핀 등 열대 및 아열대지역에 주로 심겨지는 인디카종입니다. 이들 두 생태종은 우선 벼알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자포니카 벼알은 짧고 둥근데 비해 인디카 벼알은 길고 가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포니카 벼는 서늘한 기온에는 강한 반면 가뭄에는 약하지만 인디카 벼는 가뭄에는 강한 대신 찬 기온에는 약한 특성을 보이며 자포니카 쌀은 밥이 차지고 부드럽지만 인디카 쌀은 밥이 찰기가 없고 딱딱하여 우리 입맛에는 맞지 않습니다.
  • 벼의 생김새와 한살이
  • 도시에서 나서 도시에서 자라면서 한번도 시골에 가서 벼를 보지 못한 어린이들은 어떤 나무처럼 생긴 식물에 쌀이 주렁주렁 달려있는 것으로 상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매일 밥으로 먹는 쌀은 약간 크기가 다른 두 쪽의 겉껍질로 단단히 싸여있는 현미를 다시 흰 속쌀이 나오도록 얇게 벗겨낸 것입니다. 겉껍질의 표면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짧은 솜털 같은 까락 많이 나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미는 여러 겹으로 된 씨껍질로 싸여있고 씨눈과 씨젖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씨눈은 싹이 트면 어린 새싹과 뿌리가 될 부분이고 씨젖은 어린 벼가 본잎이 세 개가 완전히 나올 때까지 먹고 자랄 양분을 공급해주는 부분인데 이 씨젖이 바로 우리가 밥으로 먹는 부분입니다.
  • 볍씨가 싹이 트면 마치 칼집처럼 생긴 뾰족한 떡잎이 한 장 나오면서 어린뿌리가 하나 나옵니다. 4-5일이 지나면 떡잎을 뚫고 뾰죽하게 생긴 본잎이 나오며 보름쯤 지나면 본잎이 석 장정도 나오면서 젖이 떨어지고 스스로 광합성에 의해 만들어진 양분으로 자라면서 자립생활을 하게 됩니다. 싹이 틀 때 떡잎이 두 장 나오는 쌍떡잎식물은 잎이 넓고 그물처럼 생긴 잎맥으로 되어있지만 벼 잎은 좁고 길며 끝이 뾰죽하고 잎맥이 세로로 나란히 되어있습니다. 또한 벼 잎은 중간에 잘록한 경계를 중심으로 아래쪽은 줄기를 싸고 있는 잎집, 위쪽은 보통 잎으로 보이는 잎몸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경계부분에는 잎혀와 잎귀가 있습니다. 벼는 한 가지에서 7?9개정도의 잎이 하나씩 번갈아 나올 때까지 마디마다 곁눈이 나오면서 가지치기를 하면서 크게 포기벌기를 합니다. 이렇게 포기벌기를 하여 한 포기 당 가지 수가 마흔 개정도로 포기가 굵어지면 그 중 절반도 채 안되는 가지만 어린 이삭을 맺으면서 키가 자라기 시작하고 늦게 나온 나머지 가지들은 가지고 있던 양분을 이삭을 맺는 가지에 주면서 말라 죽게 됩니다. 마디마다 잎이 나오고 가지를 칠 때마다 뿌리도 함께 나오게 됩니다. 벼 뿌리는 줄기마다 마치 둥근 모자처럼 둥글게 수염뿌리가 가지런히 길게 뻗어 나오고 길게 뻗은 뿌리에서 많은 잔뿌리들이 나와 흙으로부터 물과 양분을 빨아들입니다. 벼가 물속에서도 잘 자라는 것은 줄기와 뿌리에 공기가 잘 통할 수 있는 구멍이 마치 수도관처럼 뚫려있기 때문입니다.
  • 벼는 하지를 지나 낮이 짧아지기 시작하면 그 동안 포기벌기를 하면서 몸자람만 하던 성질이 바뀌면서 어린이삭을 맺기 시작하는 모습으로 점차 바뀌게 됩니다. 이때가 대개 이삭패기 한 달 전쯤 되며 이때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벼꽃을 많이 만들게 됩니다. 벼꽃을 많이 만든 다음 영양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다든지 날씨가 좋지 못하면 열매로 다 만들지 못할 것을 염려하여 스스로 벼꽃 수를 줄이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벼는 스스로 자연의 섭리를 좇을 줄 압니다. 참 신기하지요.
  • 벼가 키가 자라면서 이삭이 패면 바로 이삭 끝에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벼꽃은 날씨가 좋으면 오전 11시경에 가장 많이 피며 오후 2시경이 되면 거의 개화가 끝나지만 날씨가 좋지 않으면 늦게까지 꽃이 핍니다. 벼꽃이 열려서 닫힐 때가지 대개 한 두 시간정도 걸립니다. 벼꽃은 큰 껍질(또는 바깥껍질)과 작은 껍질(또는 안껍질)로 꽃을 싸고 있어서 영화(穎花)라고 부르며 수술 6개와 암술 한 개로 되어 있습니다. 암술머리는 두 쪽으로 갈라지고 마치 나방이의 더듬이처럼 생겼으며 씨방은 짧은 곤봉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수술 끝에 꽃밥이 달려있는데 개화를 하면 바로 꽃밥이 터지면서 꽃가루가 암술머리에 쏟아지고 꽃가루받이가 시작됩니다. 날씨가 비가 오면 꽃이 닫힌 채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집니다.
  • 벼가 꽃가루받이를 한 다음 날부터 씨방이 자라기 시작하여 엿새가 지나면 벼껍질 길이만큼 길이로 자라며 그 후 점차 너비와 두께로 자라게 됩니다. 처음에는 우유빛 물로 차게 되지만 점차 녹말과 단백질로 채우면서 30일쯤 되면 거의 열매를 꽉 채우게 됩니다. 한 이삭으로 보면 40-45일이 되면 완전히 벼알이 익게 되며 이 때 잎도 상당히 누른빛이 돌게 됩니다. 벼 이삭은 줄기 끝에 이어서 중심 이삭축을 따라 10개정도 1차 이삭가지가 나오고 여기에 다시 1차 이삭가지마다 아래쪽으로 2-4개의 2차 이삭가지가 나오며 1차 이삭가지에 4-6개, 2차 이삭가지에 2-4개정도 벼알이 달립니다. 한 이삭에 달린 벼알의 크기와 익는 속도도 다른데 대개 벼이삭의 아래쪽일수록 세력이 약한 경향입니다. 벼는 본래 여러해살이식물이기 때문에 벼가 다 익어 베어버린 다음에 그대로 두면 줄기밑동에서 다시 곁가지가 나와 계속 이삭이 나오게 됩니다만 우리나라는 가을에 추워지기 시작하고 겨울이 되기 때문에 곧 죽어버려서 한해살이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자포니카

    자포니카

  • 인디카

    인디카

  • 잘 영근 벼 이삭들

쌀 가공식품
  • 가공 쌀밥
  •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가공 밥상품의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밥을 무균상태(균이 없는 상태)로 포장하면 변질하지 않고 6개월 이상을 보관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흰쌀밥인 경우에는 무균화포장 밥의 소비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여러 가지 모양으로 조리된 밥 제품은 아직도 냉동 쌀밥으로 많이 팔리고 있다.
  • 밥 제품은 균을 없애는 처리공정과 포장상태에 따라 리토르트포장 쌀밥, 쌀밥 캔, 인스탄트 쌀밥, 알파화쌀, 냉동 쌀밥 및 무균화포장 밥으로 구분된다.
  • 리토르트 쌀밥은 밥을 높은 온도와 압력에 견디는 포장용기에 넣고 밀봉하여 리토르트 장치에서 120℃로 살균한 것이다. 쌀밥 캔은 씻어서 불린 쌀과 여러 가지 부재료 및 물을 캔에 넣고 가열하여 밥이 되면 뚜껑을 덮고 살균한 것이다.
  • 즉석 쌀밥은 불린 쌀을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가열하여 완전히 익힌 다음 말린 것으로 뜨거운 물을 적당히 부어두면 바로 밥이 될 수 있는 제품이다. 알파화쌀은 쌀에 물을 부어 밥을 지은 다음 재빨리 뜨거운 바람으로 건조시킨 것이다. 3년 정도 보관할 수 있고 뜨거운 물을 부어두면 밥이 되기 때문에 비상식량으로 좋다.
  • 냉동 쌀밥은 여러 가지 부재료를 넣어 지은 밥을 냉동시킨 다음 적당한 양을 포장한 상품이다. 무균화포장 쌀밥은 냉동 쌀밥과는 달리 조리된 흰쌀밥을 무균실 내에서 포장한 제품이다. 무균화포장 쌀밥은 쌀을 씻어서 밥을 조리하고 포장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살균처리를 하여야만 한다.
  • 떡은 만드는 방법에 따라 찐 떡, 친 떡, 지진 떡 및 삶은 떡 또는 빚는 떡으로 크게 구분한다. 즉 곡물을 가루로 빻아서 시루에 찌면 백편이나 시루떡과 같은 찐 떡이 되고 물에 불린 곡식을 시루에 찐 다음 안반에 놓고 매로 쳐서 만들면 인절미나 절편과 같은 친 떡이 된다. 가루를 반죽하여 기름에 지지면 전이나 빈대떡과 같은 지진 떡, 반죽한 것을 모양 있게 단자나 경단처럼 빚어서 찌거나 삶은 다음 고물을 묻히면 삶은 떡 또는 빚은 떡이 된다. 떡은 예부터 백일, 생일, 혼인, 회갑, 상 · 제례 등에 반드시 쓰이는 음식으로 손님 접대와 계절에 따라 별식으로 이용되어온 음식이다.
  • 식혜와 엿
  • 엿기름물에 밥을 담가 삭힌 음료인 식혜는 삭힌 다음의 조리방법에 따라 크게 세 가지 형태로 나누어볼 수 있다. 지에밥에 엿기름물을 부어 4?5시간동안 삭힌 다음 삭은 밥알을 건져내고 달게 만든 액을 끓여 식힌 후 건져 둔 밥알을 다시 띄운 약간 신맛이 나는 단맛을 가진 식혜, 삭힌 것을 그대로 달여 만든 단술(감주), 그리고 식혜에 고춧가루, 무, 향신료 등을 첨가하여 만든 소식해 모양의 식혜이다. 식혜와 발음이 비슷하여 혼동하기 쉬운 식해는 생선을 소금, 곡물, 향신료로 발효시킨 반찬용 음식으로 연안식해, 가자미식해, 북어식해 등이 주로 해안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식혜의 주재료는 쌀과 엿기름이고 부재료로는 잣, 생강, 배 등이 있으며 나중에 단맛을 높이는 감미료로는 꿀과 설탕 등이 쓰였다. 솜씨 좋게 잘 만든 식혜는 밥알 하나하나가 마치 살아있는 것같이 물위에 동동 뜨며 빛깔이 맑고 상큼한 감칠맛이 있다.
  • 식혜를 달인 감주를 무명이나 삼베포대에 넣고 꼭 눌러 짜서 삭은 밥찌꺼기를 버린 즙액을 약한 불로 달이면서 졸이면 담갈색을 띤 조청이 되고 이를 그대로 굳히면 생엿이 된다. 생엿으로 굳어지기 전에 엿 속에 작은 구멍이 많이 생기면서 희게 될 때까지 두 사람이 번갈아 잡아 늘어뜨리면서 혀면 흰엿이 만들어진다. 조청을 녹인 물엿은 음식을 조리할 때 감미료로 쓰였으며 강정이나 유과, 정과, 약과 등 전통 한과를 만드는 데 잘 쓰였다. 엿은 감주를 만들 때 다른 곡식이나 여러 가지 재료를 함께 넣어 지방에 따라 다양한 종류를 만들었다. 또한 조청을 만든 다음 거기에 여러 가지 볶은 곡식이나 열매를 넣어 다양한 엿을 만들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엿으로 평창 쌀엿, 옥수수로 만든 강원특별자치도 황골엿, 개성 밤엿, 전라도 고구마엿, 울릉도 호박엿, 제주도 꿩엿, 충청도 무엿, 광주 백당 등이 있으며 이 이외에도 보리엿, 약엿, 깨엿, 땅콩엿, 인삼엿, 생강엿 등 매우 다양하다.
  • 쌀 과자
  • 쌀로 만든 과자는 강정, 유과, 다식 등 전통적인 한과와 제과공장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 스낵이나 구운 과자들이 있다. 쌀 과자는 제품특성에 따라 크게 찹쌀과 멥쌀로 만든 두 종류로 구분된다. 찹쌀이 멥쌀보다 튀김성이 좋기 때문에 과자가 아삭아삭하고 매우 부드럽다.
  • 한과는 곡식, 열매, 과일, 뿌리 등을 재료로 하여 꿀, 물엿, 설탕 등을 가미한 여러 가지 형태로 조리된 과자이다. 한과재료나 조리형태에 따라 유과, 유밀과, 숙실과, 과편, 다식, 정과, 엿강정, 엿 등이 있다.
  • 한과는 탄수화물을 주재료로 하여 단백질과 지방, 각종 미네랄 및 비타민과 한약성분까지 들어간 풍부한 부재료들을 사용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맛과 향기 및 영양이 잘 어우러진 매우 좋은 간식이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특히 전통 차와 잘 어울리는 좋은 기호식품이다.
  • 우리나라에서 시판되고 있는 쌀과자는 주로 튀김성이 좋고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제품들이다. 현미프레이크나 누룽지형태로 튀긴 과자와 밥솥에서 긁은 누룽지보다 덜 딱딱한 누룽지 제품도 나와 있다.
  • 쌀국수
  • 동남아지역에 쌀로 만든 국수인 비푼은 우선 쌀가루를 수분함량이 약 40%정도 되게 물을 넣어 잘 버물어서 덩어리로 만들어 시루에 넣고 일부가 익게 쪄서 이것을 반죽기에 넣어 고루 반죽시킨 다음 한참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가 기계로 국수발을 뽑아낸다. 이렇게 뽑아낸 국수를 하루정도 냉장고에 넣어 굳힌 국수를 다시 시루에 넣고 증기로 쪄서 완전히 익힌 다음 차게 식혀 물에 흔들어 씻어서 국수발이 붙은 것을 풀어주고 수분 12%정도로 말린 것이다. 따라서 익은 국수발을 뽑아낼 때 국수발이 서로 잘 붙지 않고 국수를 삶을 때에도 끓는 물에서 국수발이 쉽게 풀어지지 않으면서 쫄깃쫄깃한 맛을 내야 하기 때문에 찰기가 적은 인디카 쌀이 좋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아미벼’와 같이 아밀로스함량이 27%정도로 높은 품종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이 쌀을 원료로 쓰면 맛좋은 국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국내에서 팔고 있는 쌀국수 상품은 쌀국수, 쌀라면, 쌀냉면, 쌀수재비, 즉석 쌀국수, 쌀쫄면, 컵 쌀국수 등이 있다. 대개 쌀가루를 45%정도 밀가루에 섞어서 만든 제품들이고 100% 쌀가루로 만든 국수는 없는 것 같다.
  • 쌀빵
  • 쌀로써 증편모양으로 찐 쌀빵과 오븐에 구워내는 식빵모양의 쌀빵을 만들 수 있다. ‘술떡’으로 불리는 증편은 떡의 일종이지만 밀가루로 만든 찐빵과 같은 형태의 빵으로도 볼 수 있다. 쌀만으로 만든 식빵은 우리나라에는 제품으로 나와 있지 않지만 일본에는 팔리고 있다. 아직 밀가루 빵과는 품질이나 가격에서 열세지만 쌀빵이 가지는 특성을 살린다면 나름대로 팔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쌀술
  • 곡식 중에는 쌀로 만든 술이 가장 품질이 좋으며 알콜 생산률도 가장 높다. 술에 알맞은 쌀은 술을 담근 다음 발효가 시작하는 단계에 잘 용해되며 지에밥이 식을 때 쉽게 굳어지지 않고 조직이 연한 것이 좋다. 따라서 아밀로스함량이 낮으면서 쌀알이 굵고 가운데 큰 흰티가 있는 쌀이나 뽀얀 멥쌀, 찹쌀, 또는 반찹쌀이 좋다. 술의 맛과 향이 높으려면 술이 될 때 단물과 알콜로 빨리 잘 되고 알맞은 양의 유기산이 형성됨과 동시에 알콜농도가 높은 특성을 가진 좋은 쌀을 골라 쓸 필요가 있다.
  • 쌀죽
  • 죽은 곡식을 물에 묽게 끓여서 알갱이 속까지 연하게 퍼지게 만들어진 음식이다. 만드는 과정과 만들어진 상태에 따라 미음, 응이, 암죽 등이 있다. 미음은 죽을 더 묽게 쑤어서 채에 받친 것이고 응이는 녹말을 풀어서 오미자나 기타 향이 있는 식품 즙액을 섞고 충분히 끓여서 걀쭉하게 만든 고운 죽을 말한다.
  • 예부터 모든 죽의 기본재료는 쌀이고 여기에 다른 곡식, 해물, 육류, 견과류(밤, 잣 등), 채소나 한약재 등이 부재료로 쓰였다.
  • 최근 슈퍼마켓에 가면 다양한 죽 상품이 선을 보이고 있다. 죽은 소화 흡수가 잘 되어 노인이나 환자식으로 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도 매우 좋은 식품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부재료를 써서 맛도 좋으면서 각종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있는 죽 상품을 개발하여 홍보를 잘 한다면 앞으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좋은 상품이 될 것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여러 가지 떡 종류

    여러 가지 떡 종류

  • 여러 가지 과자 종류

    여러 가지 과자 종류

  • 여러 가지 쌀 가공제품

    여러 가지 쌀 가공제품

벼알과 쌀
  • 벼알
  • 벼꽃이 필 때 바깥껍질과 안껍질이 서로 벌어져 열리고 꽃가루받이가 끝난 다음 닫히면서 마치 갈고리처럼 서로 단단하게 걸어서 그 속에서 쌀알이 잘 여물게 함으로써 벼알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벼 껍질도 쌀알이 채워지면서 바깥층에는 규소가 많이 쌓이고 이어서 리그닌이 많은 층과 스폰지모양의 층, 부드러운 유조직층과 질긴 속껍질로 만들어지면서 곰팡이 같은 나쁜 병균이나 벌레가 침입하지 못하게 쌀알을 보호하고 볍씨 내부의 습도를 유지시켜 줍니다. 또한 벼 껍질은 쌀알을 보호하는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잎에서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영양성분이 쌀알 속으로 흘러가게 통로역할을 하면서 충실히 잘 쌓일 수 있도록 왕성한 호흡작용을 통하여 도와주며 벼알 속의 수분이 도망가지 않게 막아주기도 합니다. 벼를 콤바인으로 수확을 하거나 탈곡을 할 때도 벼 껍질은 벼알이 회전날개에 강하게 부딪치더라도 그 안에 들어 있는 쌀알이 깨지거나 흠이 생기지 않게 보호해 줍니다. 벼 껍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까칠까칠한 작은 털까락이 많이 나 있는데 벼 품종에 따라서는 이러한 털까락이 거의 없이 거죽이 매끈한 것이 있습니다. 미국 품종들이 대개 이 털까락이 없는 매끈한 껍질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주로 기계로 수확하고 파종하는 데 기계를 보호하면서 작업을 편하게 하기위해서 그렇게 만든 것입니다. 벼 껍질이 매끈한 벼는 벼 잎 표면도 매끈합니다. 이 털까락은 마치 유리가루 같은 규소질로 되어 있어서 벼를 수확할 때 유리가루 같은 먼지가 되어 호흡을 통하여 사람의 허파 속에 들어가면 큰 피해를 주게 되고 기계도 마모시키기 때문입니다. 또한 비행기나 파종기로 볍씨를 뿌릴 때도 이러한 털까락이 없으면 구멍이 막히지 않고 볍씨가 잘 뿌려지게 됩니다.
  • 벼알은 품종에 따라 크기, 색깔, 모양이 크게 다릅니다. 벼 천 알 무게로 6g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우리 벼 품종의 두 배인 50g이 넘는 큰 볍씨도 있습니다. 현미 길이가 3mm도 안 되는 짧은 것에서 10mm가 넘는 긴 볍씨도 있으며, 벼 껍질색도 옅은 황백색에서 황금색, 적갈색, 흑자색, 흑색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 벼 껍질을 벗겨내면 매우 옅은 황갈색의 현미 쌀이 나오며 이것을 다시 씨껍질과 호분층이 벗겨지게 정미를 하면 우리가 매일 밥을 지어먹는 흰쌀이 만들어집니다. 현미의 씨껍질(과피와 종피)은 현미경으로 자세히 관찰해보면 다섯 겹이나 됩니다. 현미는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씨눈과 씨젖으로 되어 있습니다. 씨눈은 현미 전체무게의 2 ~3%를 차지하며 그 속에는 이미 세 개의 어린잎과 뿌리가 만들어져 있어서 볍씨가 싹이 트면 어린 벼 식물체로 자라게 됩니다. 또한 씨젖에는 주로 녹말이 꽉 차있어서 어린 벼가 본잎이 세 개가 완전히 나올 때까지 양분을 공급해줍니다. 쌀알은 다른 곡식과 달리 여러 개의 녹말입자가 한 덩어리가 되어 얇은 막으로 싸여있는 복합전분체로 씨젖세포를 꽉 채우고 있습니다. 쌀알의 녹말입자는 지름이 약 3~9μm의 다양한 크기의 다각형 모양을 하고 있으며 특히 바깥층에 있는 복합전분체 주변에는 단백질 알맹이가 많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이러한 단백질입자는 주로 쌀알의 바깥층에 많이 분포하고 속층으로 갈수록 매우 희박해집니다. 씨젖에는 수분이 15.5%일 경우 탄수화물이 약 76%, 단백질이 약 7%, 기름이 약 1%정도 들어있고 기타 무기질과 비타민 B군 등이 매우 적은 양이 들어있습니다. 씨눈에는 단백질과 기름, 비타민 B1 등이 많고 볍씨가 싹이 틀 때 성장호르몬인 지베렐린의 자극을 받아서 씨젖과의 경계부위에서 녹말 분해효소인 아밀레이스 등을 분비시킴으로써 씨젖의 양분을 녹여 씨눈이 자라는 데 이용하게 만들어 줍니다. 쌀의 영양적인 우수성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자세하게 소개드릴 예정입니다.
  • 벼와 쌀이라는 말의 유래
  • 벼를 중국 남부에서는 ‘네이’나 ‘니’, ‘넵’, ‘누안’이라 하고 베트남에서는 ‘넵’, 말레이시아 ㆍ인도네시아 ? 필리핀 등에서는 ‘바디’ 또는 ‘비니’, 자바섬 서부에서는 ‘파디’라고 하는데 우리말의 ‘벼’나 영어의 ‘paddy’(벼, 논)가 모두 이 ‘바디’나 ‘파디’에서 유래된 것 같습니다. 벼를 나타내는 일본말 ‘이네’는 ‘네이’나 ‘니’에서 기원한 것으로 보이며 우리말의 ‘입쌀’, ‘이팝’은 원래 옛말로 ‘닙쌀’, ‘니밥’이고 쌀에 섞인 벼알을 ‘뉘’라고 하는데 이들이 모두 ‘니’에서 남겨진 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 남부지방에서는 ‘벼’를 ‘나락’이라고 하는데 이는 낱 + 알 → 낟알 → 나달 → 나락으로 여러 개의 비슷한 말이 생기면서 일어나는 말꼴의 변화와 더불어 ‘ㄷ’이 ‘ㄹ’로 유음화현상을 거쳐 ‘나락’이 된 것입니다. 여기서 ‘낱’은 벼를 나타내는 말인 ‘니’에 ‘알’이 붙어서 날 → 낟 → 낱으로 모양이 변해서 생겨난 말입니다.
  • 쌀은 본래 곡식의 껍질을 벗긴 알맹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옛말에 밥 짓는 곡식을 모두 ‘쌀’이라고 했는데 이는 ‘블’ ㆍ‘시’ ㆍ‘알’이 모여서 생겨난 말로 오늘날의 ‘쌀’이 된 것입니다. 곧 블 + 시 → 브시 →씨[ = 씨]로 되고 여기에 ‘알’이 합쳐져서 ‘씨알’이 ‘쌀’이 된 것입니다. 여기서 ‘블=불’은 남성의 상징을 일컫는 말로서 ‘불알’ ‘불두덩’ 등에서 그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쌀’은 ‘씨알’로서 벼, 보리, 조, 수수 등의 낟알 껍질을 벗겨낸 알맹이를 모두 ‘쌀’이라 하였는데 오늘날에 와서 벼를 찧은 ‘입쌀’을 나타내는 말로 그 의미가 줄어들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곡식도 밥을 해 먹을 수 있게 찧은 것을 ‘보리쌀’, ‘좁쌀’, ‘수수쌀’ 등으로 부르고 있으며 ‘쌀’의 ‘ㅂ’음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벼와 쌀 (현미, 백미)

  • 쌀(현미)의 내부구조

  • 쌀의 복합전분체와 녹말입자 모양

    쌀의 복합전분체와 녹말입자 모양

  • 여러 가지 볍씨 모양

    여러 가지 볍씨 모양

품질 인증 쌀이란?
농산물 품질인증제도는 농촌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올바른 거래를 통하여 제값을 받고 소비자들이 품질을 믿고 안심하고 사먹을 수 있게 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마련된 제도이다. 어떤 농산물에 대하여 품질인증을 받으려면 정해진 신청절차에 따라 신청을 하고 씨를 뿌리고 잘 키워서 거두어들인 다음 이를 상품으로 만들어 소비자에게 팔 때까지 여러 단계에 걸쳐 철저히 관리하여야 한다. 인증기준에 적합한 농산물임을 정부가 증명해 주고 상품에 이를 표시하여 소비자들이 품질을 믿고 살 수 있게 하여야 한다. 농산물도 안전성과 품질을 인증받으면 외국 농산물과 차별시킬 수 있고 우리 농산물시장을 안정되고 올바르게 유지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처음으로 농산물에 대한 품질인증제도가 도입된 것은 ’92년 7월 1일부터 농림수산부고시 제92-18호(’92. 4. 22) ‘농산물의 규격화 및 품질인증에 관한 운영 요강’에 따라 시행한 것이다. 다음 해인 ’93년 6월 11일 ‘농수산물 가공산업 육성 및 품질관리에 관한 법률(재4553호)’을 제정하여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였었다. 또한 친환경생산 농산물에 대한 표시신고제를 ’99년부터 시작하여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하여 환경농업육성법을 개정, 2001년 7월부터는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를 실시함으로써 농업이 환경을 지켜나갈 수 있는 기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하였다.
농산물 품질인증을 할 수 있는 국가기관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 현장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지원 및 출장소에서 인증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단체가 규정에 정해진 자격을 갖추고 품질인증기관으로 지정 받기를 원할 경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정해진 절차를 밟아서 인증기관으로 지정 받을 수 있다. 인증기관으로 지정을 받을 수 있는 신청자격은 친환경농산물 인증과 품질인증농산물 인증 사이에 약간 차이가 있다. 품질인증농산물 인증기관으로 지정 받고자 할 경우에는 법인으로 등록된 후 1년 이상이 된 생산자단체로 한정하고 있으나 친환경농산물 인증기관은 그렇게 한정하지 않고 있다. 인증기관으로 지정을 받고자 할 경우에는 오로지 인증업무만을 하는 조직을 갖추고 일정한 규모의 인력과 시설 및 장비 등을 갖추어야 하며 인증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업무규정을 마련하여야 한다.
농산물 품질인증을 받는 항목은 생산연도, 산지, 품종이름, 무게, 등급, 성분함량 등이다. 생산연도는 해당 농산물을 생산한 연도에 대한 인증이고 산지는 생산된 시, 군의 행정구역이름으로 인증하되 인증신청자가 산 · 강 · 바다 등 특정지역의 이름으로 인증 받기를 원할 경우에는 그 이름으로 인증 받을 수 있다. 품종이름은 공식적으로 인정된 이름으로 하되 그 이름이 명확하지 않거나 소비자가 식별하는 데에 지장이 없다면 보통 사용하는 이름으로 인증 받을 수 있다. 다만 종자산업법 제 114조의 규정에 따라 국가품종등록 대상품목은 같은 법 제 111조 규정에 따라 등록된 품종이름으로만 인증 받을 수 있다. 무게는 법에 정해진 표준규격에 따라 인증되며 표준규격이 만들어져 있지 않는 품목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거래단위로 인증 받을 수 있다. 다만 유기농산물 가공품원료로 공급되는 유기농재배 인증품은 생산자와 수요자 사이의 계약에 따라 표시할 수 있다. 등급은 규정에 정해진 등급기준에 따라 인증하며 성분함량은 나타내고자 하는 성분함량을 여러 번 분석하여 얻어진 평균값으로 인증한다.
품질인증 농산물의 품질인증절차는 인증 신청 → 인증 심사 → 심사결과 통보 → 생산과정 조사 → 시판품 조사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생산자가 희망하는 경우 생산여건과 품질관리상태를 심사하여 인증여부를 알려주며 생산과 출하과정조사를 거쳐서 자격기준에 알맞은 농산물에만 인증마크를 붙여서 출하하도록 한다. 소비자에게 이르는 유통과정에서 내용물과 표시된 사항이 서로 같은지 다른지 조사하여 인증기준 등을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를 받게 된다.
인증효력이 유지되는 기간은 1년이며 이 기간이 끝난 다음 계속 인증품을 생산하고자 할 때에는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신청을 하여야 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새로이 품질인증 신청을 하여야 한다.
품질인증 농산품에 반드시 표시할 사항은 인증마크, 생산자성명, 주소, 전화번호, 품목, 산지, 생산년도(곡식류), 무게, 기타 농산물품질관리법에서 규정한 사항이며 이 이외에도 등급, 품종이름, 인증 받은 성분함량 등을 별도로 써넣어야 한다. 인증농산품의 마크는 그림 1과 같다.
  • 품질 인증

친환경 농산물이나 품질인증 농산물에 대한 인증을 받으려면 생산과정이나 시장 판매품에 대한 조사를 거쳐야 한다. 수확하기 전까지 자라는 과정에는 품종과 재배관리사항에 대하여 인증기준을 잘 지켰는지를 확인 받아야 한다. 유기농산물의 경우에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았는지, 무농약 농산물의 경우에는 농약을 사용 하지 않고 화학비료를 추천하는 양에 맞게 주었는지를 조사 확인받는다. 또한 저농약 농산물의 경우에는 농약을 적게 제때에 주고 화학비료를 추천하는 양에 맞게 주었는지, 일반 품질인증 농산물은 농약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기준을 잘 지키고 화학비료를 제때에 알맞게 주었는지 등을 확인받는다.
수확 시에는 품종별로 구분하여 제때에 수확하였고 인증을 받지 않은 포장의 생산물이 섞이지 않았는지를 확인받으며 수확한 다음 가공원료로 사용하는 농산물은 수확 및 탈곡과정과 저장 및 보관과정에서 품종별로 구분하여 보관하고 섞이지 않게 잘 관리하였는지를 확인받는다. 과일 및 채소나 나무열매 등은 제때에 수확하여 맛과 저장성을 제대로 가지고 있는지 등을 확인받는다. 시장에 내놓기 전에 필요한 경우에는 농약성분이 남아있거나 중금속 등에 오염되지 않았는지 확인받을 수도 있다.
품질인증 쌀은 이와 같이 씨를 뿌리고 키워서 거두어들인 다음 쌀로 찧어서 시장에 팔릴 때까지 모든 생산과정에서 알맞은 확인 검증을 받은 다음 인증마크를 단 상품으로 소비자에게 선을 보이게 된다.
그 동안 품질인증 쌀의 유통현황을 보면 ’92년에 227톤이던 것이 ’96년에 5만4천톤으로 늘어났고 2000년에는 9만9천톤이 넘었다. 이와 같이 품질인증 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과 믿음이 높아지자 일부 농민들이 인증기준을 위반하여 시장에 내놓거나 인증을 받지 않은 사람이 거짓으로 인증표시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품질인증 쌀은 생산조건이나 인증사항에 대해서만 그 기준을 올바르게 지켰는지 인증을 받았을 뿐이며 실제 쌀 품위나 밥맛에 대하여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품질인증 쌀이라 하더라도 보통 쌀이나 다름없이 상품에 따라 밥맛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다만 비료를 권장하는 양에 맞게 주고 물대기를 제대로 하여 제때에 거두어들임으로써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잘 관리를 하였을 경우에는 품질인증 쌀이 보통 쌀에 비해 대체로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동안 품질인증제도가 쌀 품질과 농가소득을 함께 높이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으며 소비자들이 좋은 쌀을 구입하는 데 다소 이바지하였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직도 쌀 모양과 밥맛이 좋은 ‘얼굴 있는 쌀 상품’으로 항상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게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 하루 빨리 소비자들이 믿고 즐겨 찾을 수 있는 좋은 쌀 상품을 내 놓도록 우리 모두 함께 노력하자.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재배조건에 따라 다른 색깔의 품질인증 마크

    재배조건에 따라 다른 색깔의 품질인증 마크

  • 친환경 농산품으로 인정받은 상추와 토마토

    친환경 농산품으로 인정받은 상추와 토마토

볍씨도 잠을 잔다
  • 잠자는 성질은 야생벼로부터
  • 오늘날 우리가 재배하는 벼는 본래 열대나 아열대지역에서 야생으로 산과 들에 흩어져 있던 것으로부터 점차 사람이 이용할 가치가 높은 쪽으로 계속 개량되어 온 것입니다. 벼가 야생으로 있을 때 스스로 계속 살아남기 위하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떨어진 종자가 알맞은 시기에 다시 싹을 틔우고 자라서 열매를 맺는 일을 계속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 종자가 싹이 트는 데 알맞은 온도와 수분과 산소ㆍ빛 등의 조건이 갖추어져 있어도 식물체로부터 떨어져 나와서 일정한 기간동안 발아를 하지 않는 상태로 있는 것을 『잠을 잔다』는 의미로 휴면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종자의 휴면은 식물이 스스로 주어진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기 위한 하나의 성질로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야생벼 종자가 잠이 깊고 재배벼 종자가 잠이 얕습니다. 이와 같이 종자가 잠이 깊다는 것은 어미식물체로부터 떨어져 나온 다음 다시 싹이 틀 때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이 깊은 야생벼는 떨어진 종자 한 알 한 알이 잠자는 깊이가 다르고 싹트는 것이 고르지 못합니다. 이는 야생벼가 아열대지역의 우기(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서 건기(가무는 계절)로 들어갈 무렵에 종자가 여물어 땅에 떨어져 잠을 자다가 땅속에 파 묻혀 있는 동안에 점차 잠자는 성질을 잃어버리게 되면서 다시 우기가 찾아오면 제 각각 고르지 않게 싹이 틈으로써, 한꺼번에 싹이 틀 경우 어떤 예측하지 못한 나쁜 기상재해로 모두 사라져 없어져버릴지도 모르는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자하는 자연에 순응하는 하나의 여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벼 종류에 따른 잠의 깊이
  • 벼가 아열대에서 온대지역으로 전파되면서 온도가 낮고 밤낮의 온도차가 심한 온대 및 아한대지역에 적응하는 자포니카 벼와 온도가 높은 열대 및 아열대지역에 적응하는 인디카 벼로 크게 두 가지 아종으로 분화되었으며 또한 심는 시기나 지역특성에 따라 여러 가지 품종들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대체로 온도가 낮고 벼의 생육기간이 짧은 러시아·중국 동북지방·한반도 북부·일본 북해도 등에 재배되고 있는 올벼 품종은 잠자는 성질이 거의 없으며, 한반도 중부 남쪽·일본·중국 화북지방·이탈리아 등 온대지역에 재배되고 있는 벼 품종도 대부분 잠자는 성질이 매우 얕습니다. 그러나 온도가 높은 열대·아열대지역에 재배되고 있는 품종은 대부분 잠자는 성질이 깊고 일년 가까이 잠을 자는 볍씨도 있습니다. 잡초벼 중에는 볍씨가 땅속에 떨어져 5~6년이 지나도 발아력을 잃지 않고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있습니다.
  • 아한대지역에서는 이른 봄 온도가 낮을 때 파종을 해도 곧 한꺼번에 싹이 트는 것이 좋기 때문에 이 지대에서는 볍씨가 거의 잠자는 성질이 없고 낮은 온도에서도 싹이 잘 트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는 달리 열대지역에서는 연중 온도가 높기 때문에 볍씨가 잠자는 성질이 깊고 무더운 온도에서 볍씨의 수명이 긴 것이 바람직합니다.
  • 잠자는 성질과 이삭발아
  • 볍씨가 잠자는 정도는 벼 알이 익는 동안에 온도나 낮 길이, 햇볕 양, 비 · 구름 등에 따라 상당히 달라진다고 합니다. 또한 벼 품종에 따라 나타나는 잠자는 성질의 차이는 유전적인 특성으로 다음 대에 그대로 전달되며 주로 벼 껍질과 겨 층에 들어있는 어떤 발아를 억제시키는 물질의 함량에 따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우리 벼 품종 중에 대개 올벼가 잠자는 성질이 매우 얕은 경향이어서 가을에 벼 알이 여무는 동안 비가 자주 오고 싹이 틀 수 있는 온도조건이 되면 벼 알이 이삭에 달린 채로 싹이 터버리게 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을 이삭발아라고 합니다. 온대지역에 재배되고 있는 자포니카벼 품종들은 대부분 잠자는 성질이 매우 얕기 때문에 벼 알이 여무는 동안에 비가 잦으면 이삭에 달린 채로 싹이 터 버릴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벼 품종에 따라 잠자는 정도에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 이삭발아 정도에 상당히 차이를 나타냅니다. 산간 고랭지나 중산간지에 심는 올벼일수록 평야지의 늦벼에 비해 대개 잠자는 성질이 거의 없으며 낮은 온도에서 빨리 싹이 터버리는 경향입니다.
  • 볍씨 잠 깨우기와 잠재우기
  • 볍씨를 잠재우는 발아억제물질은 볍씨를 옅은 농도의 질산에 이틀정도 담가 두거나 50°C정도의 높은 온도에 사흘정도 두면 거의 제거시킬 수 있습니다.
  • ’70~’80년대에 쌀밥을 마음대로 먹게 해주었던 통일형 벼 품종들은 열대지역 벼 품종의 잠자는 성질이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삭발아도 잘 안되고 수확 후에 말려서 바로 볍씨를 파종하면 싹이 잘 트지 않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통일형 벼 품종들은 그 당시 쌀을 많이 생산하기 위하여 볍씨를 빨리 많은 농가에 보급시키려고 겨울동안에 필리핀에서 많은 양의 볍씨를 생산하여 들여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 때 들여온 엄청난 양의 볍씨를 봄에 빨리 파종하려고 잠자는 성질을 없애는 질산처리작업을 실시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통일형 벼 품종은 대개 자포니카벼 품종에 비해 낮은 온도조건에서 발아가 불량하며 더욱이 겨울동안에 열대지방에서 생산된 볍씨는 잠이 깊이 들어있기 때문에 이 잠을 깨워놓지 않으면 농가에서 볍씨를 제대로 싹을 틔워 모를 기를 수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 볍씨는 저장 중에도 계속 숨을 쉬면서 자기 몸속에 들어 있는 양분을 소모시키고 일정기간이 흐르면 스스로 잠에서 깨어나 다음 세대를 만들어 낼 준비를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만일 볍씨를 완전히 산소와 습기가 차단되고 호흡을 전혀 할 수 없는 매우 낮은 온도로 저장해두면 몇 백년이라도 발아력을 잃지 않고 잠자는 상태로 보존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종자의 특성을 이용하여 현재 농촌진흥청 종자은행에는 완전히 습기를 막을 수 있는 비닐을 겹으로 코팅한 알루미늄봉투에 종자를 밀봉하여 -18°C 저장고에 전 세계에서 수집한 2만점 이상의 볍씨를 장기 보존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인위적으로 볍씨를 잠을 자게 하여 오래도록 생명력을 유지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벼 알이 이삭에 달린 채 싹이 튼 모양(이삭발아)

    벼 알이 이삭에 달린 채 싹이 튼 모양(이삭발아)

  • 볍씨를 저온 저장할 때 쓰는 알미늄펙과 플라스틱병

    볍씨를 저온 저장할 때 쓰는 알미늄펙과 플라스틱병

  • 각종 식물유전자원이 저장되어 있는 종자은행

    각종 식물유전자원이 저장되어 있는 종자은행

  • 장기저온저장고 내부 모습

    장기저온저장고 내부 모습

  • 여러 가지 작물종자가 저장캔에 담겨져 있는 모양

    여러 가지 작물종자가 저장캔에 담겨져 있는 모양

쌀 찧기와 밥 짓기
  • 쌀 찧기
  • 논에서 수확한 벼를 알맞게 말리면 쌀을 찧을 수 있다. 쌀을 찧을 때는 정미소로 간다. 어떤 농가에서는 작은 정미기를 구입하여 집에서 쌀을 찧기도 한다. 지금은 벼농사를 많이 하는 큰 마을단위로 미곡종합처리장이라는 것이 있어서 매우 편리하다. 이곳에 물벼를 베어서 말려주고 쌀을 찧어 팔아주기까지 한다. 벼를 왕겨 껍질을 벗기면 현미가 나오고 이를 다시 겨층을 벗겨내면 백미(흰쌀)가 된다. 이러한 정미기가 없었던 옛날에는 절구나 디딜방아, 물방아, 연자방아 등을 이용하여 쌀을 찧었다. 쌀을 찧을 때 벼를 현미로 찧어서 이용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흰쌀로 찧어서 밥이나 떡을 해 먹는다. 백미로 찧을 때도 겨층을 얼마나 많이 벗기느냐에 따라 5분도쌀, 7분도쌀, 10분도쌀, 배아미 등 여러 가지 쌀로 찧을 수 있다. 우리가 보통 밥을 지어먹는 흰쌀은 대개 10분도쌀로 현미무게의 90?92%정도 되게 도정한 쌀이며 7분도쌀은 현미의 겨층만 벗겨내고 호분층이 남아 있도록 현미무게의 약 94%정도 되게 도정한 쌀을 말한다. 또한 배아미는 씨눈이 떨어져 나가지 않고 남아있도록 특수한 도정기로 정미한 흰쌀이다. 쌀을 씻지 않고 물만 부어 밥을 지을 수 있는 ‘씻어 나온 쌀’이 있다. 이는 쌀을 찧는 과정에서 일단 도정한 쌀을 압력공기를 이용하여 쌀 표면에 붙은 쌀겨를 진공으로 빨아들이는 형태의 건식 청결과정을 거치는 경우와 높은 압력으로 뿜어내는 미세한 수분입자로 쌀에 묻어있는 쌀겨를 제거시키거나 한 두 차례 물로 씻은 다음 재빨리 탈수건조 및 살균하는 습식 청결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있다. ‘씻어 나온 쌀’을 만드는 정미공정에서는 보통 쌀보다 2~3%정도 더 희게 깎아내는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이 ‘씻어 나온 쌀’ 상품은 “씻지 않는 쌀” “무세미” “씻은 쌀” “청결미”등 다양하게 표기하고 있다. 이 ‘씻어 나온 쌀’은 밥을 지을 때 우선 쌀을 씻는 번거로움을 덜어주고 물을 절약할 수 있으며 쌀을 씻을 때 영양분이 손실되는 것을 막아주고 쌀뜨물 때문에 생기는 환경오염을 막아주는 좋은 점이 있다.
  • 밥 짓기
  • 밥은 소화가 잘 되게 쌀알 속 층까지 잘 익을 수 있도록 지어야 하지만 또한 밥맛도 좋게 지어야 한다. 대개 밥을 짓는 조리과정은 끓이고 잦히어 찌고 뜸들이면서 눌리는 3단계를 거치게 된다. 따라서 밥을 잘 짓는 비결은 쌀알의 모든 성분이 일제히 익으면서 속 층에 있는 녹말까지 물과 뜨거운 불기가 쓰며들어 충분히 익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밥이 다 된 다음 솥에 물기가 남지 않아야 하고 밥솥 안의 밥알이 골고루 적당한 물기와 찰기 및 부드러움을 나타내면서 구수한 냄새와 맛을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쌀알 속 층까지 골고루 물기가 쓰며들 수 있도록 쌀을 충분히 불리고 물을 쌀 무게의 1.25배정도 되게 적당하게 부은 다음, 밥을 짓는 과정에 불기의 세기와 시간을 알맞게 조절하면서 열을 가하고 충분히 뜸 들이는 시간을 두어야 한다. 대개 밥은 쌀 부피의 2.5배정도 부풀러진 상태가 적당한 것이므로 밥을 지을 때 증발해 버리는 물량을 보태어 환산하면 쌀을 불릴 때 흡수된 물량과 합해서 마른 쌀 무게의 1.5배 (용량으로는 1.2배) 정도의 물이 필요하게 된다. 밥을 지을 때 가열은 1. 열을 가하기 시작하여 끓기 시작할 때까지와 2. 쌀에 흡수되지 않는 물이 계속 끓는 시기와 3. 물이 모두 흡수되거나 증발되면서 쪄지는 상태로 있는 3단계를 거치게 된다.
  • 1. 단계에서는 차츰 온도가 올라가면서 충분히 불리지 않은 쌀알 속 층까지 물기가 쓰며들면서 쌀알 바깥층이 익기 시작하므로 약간 강한 불로 8~10분 정도 가열할 필요가 있다. 이때 끓을 때까지 약한 불로 너무 오래 두면 밥이 너무 물러지며 너무 강한 불로 빨리 가열하면 물기가 속 층까지 충분히 흡수되지 않은 상태로 바깥층이 급히 익기 때문에 밥이 충분히 붇지 못하여 탄력이 없고 딱딱한 질감을 나타내게 된다. 쌀을 충분히 불리면 초기에 강한 불로 빨리 가열하여도 밥의 질감이 덜 딱딱해진다.
  • 2. 단계는 쌀 녹말이 가장 많이 익는 시기로 이때 불의 세기와 시간을 알맞게 조절해 주지 않으면 밥의 질감이 나빠진다. 밥물이 끓으면 쌀알이 아래위로 심하게 움직이게 되는데 강한 불로 1~2분 끓이다가 불기운을 약간 낮추어서 보통 강한 불로 7~8분 정도 끓인다. 이때 불기운이 너무 약하면 무른 밥이 되고 너무 세게 빨리 가열시키면 꼬들꼬들한 밥이 되고 솥바닥 밥을 태우기 쉽다.
  • 3. 단계에서는 익은 밥알이 거의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불기운을 약하게 하여 대개 10여분 간 가열을 계속하며 밑바닥 층 밥이 타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이때 솥뚜껑을 열어보거나 너무 약하게 가열하게 되면 속 층까지 충분히 익지 못하고 물기가 많은 밥이 되고 만다. 불끄기 바로 앞서 30~40초 동안 불을 조금 세게 가열시켜 약간 눋게 하면서 남은 물기가 모두 날아가게 하는 것이 좋다.
  • 불을 끈 다음 10여분 동안 뜸 들이는 시간을 가지는데 이때 식지 않고 뜨거운 온도가 오래 유지될 수 있는 바닥이 두꺼운 밥솥을 쓰는 것이 좋다. 이때 겉 층에 있는 물기가 밥 내부로 스며들어 물기가 고르게 퍼지면서 밥알 속 층까지 충분히 익게 한다(그림)
  • 무쇠로 만든 가마솥에 지은 밥이 더욱 구수한 맛을 나타내는 것은 밑바닥에 적당히 누른 누룽지로부터 증발된 구수한 냄새를 내는 휘발성 물질이 밥 전체에 골고루 퍼지면서 배기 때문이다. 밥이 끓는 동안에 무거운 솥뚜껑이 누르고 있기 때문에 밥솥 내부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불기운이 밥솥 전체로 골고루 퍼지면서 쌀알 속 층까지 잘 익음으로써 밥이 탄력과 찰기가 있는 것이다. 또한 밥이 충분히 뜸이 듦으로써 모든 밥알이 골고루 속 층까지 충분히 익게 된다. 솥바닥 밥이 조금 눌으면 밥맛도 구수해지고 구수한 숭늉 맛도 즐길 수 있다.
  • 밥은 되도록 갓지어 먹는 것이 밥맛도 좋고 소화가 잘 되며 영양도 많다. 밥을 전기보온밥통에 오래 두면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열기로 우리 건강에 좋은 미량성분들은 대개 물에 녹아 있는 상태로 있기 때문에 수증기와 함께 날아가서 밥통뚜껑이나
  • 밥 짓는 과정에서 알맞은 가열조건 및 시간

    밥 짓는 과정에서 알맞은 가열조건 및 시간

벽에 물기로 맺히면서 말라버리게 된다. 또한 밥에 들어있는 아미노산과 당이 반응하여 멜라노이진이라는 옅은 갈색을 나타내는 물질이 생기기 때문에 밥 색깔이 변하고 냄새와 맛, 질감이 변하여 노화가 일어나게 된다. 보온밥통에 오래 둔 밥은 맛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소화도 덜 되고 영양도 떨이진다. 밥은 전기보온밥통에 5시간이상 두지 말아야 하며 냉장고에도 이틀을 넘기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 벼와 현미 및 백미 모양

    벼와 현미 및 백미 모양

  • 미곡 종합 처리장의 모습

    벼와 현미 및 백미 모양

  • 미곡종합처리장(RPC)이란?
  • 미곡종합처리장은 수확한 물벼를 알맞게 말려서 저장하고 이를 도정하여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비와 시설을 갖춘 곳을 말한다. RPC에 따라서 색체선별기나 입형분리기를 갖추어서 온전한 모양을 가진 쌀(완전미)만 골라서 품질이 좋은 쌀 상품을 만들 수 있게 시설을 갖춘 곳도 있고 저온상태로 벼나 현미를 저장할 수 있는 창고를 가지고 있는 곳도 있다. 이러한 저온저장시설을 가진 RPC는 연중밥맛 좋은 쌀을 찧어서 내보낼 수 있다.
  • 또한 어떤 곳은 쌀 표면에 붙은 쌀겨를 제거시킬 수 있는 청결공정장비를 갖추어 ‘씻어 나온 쌀’ 상품을 생산하여 높은 값을 받고 파는 곳도 있다. 이렇게 씻어 나온 쌀은 대량으로 밥을 지어 팔거나 떡을 만들어 파는 공장에서 원료 쌀로 쓰면 일손도 적게 들고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어서 좋지만 값이 비싼 것이 흠이다. 이러한 RPC에서는 밥맛 좋은 고급 쌀 원료만을 수집하여 소비자들이 즐겨찾는 좋은 쌀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다.
볍씨의 종류
  • 볍씨의 종류
  • 현재 우리 농가에서 재배하고 있는 볍씨종류는 정부에서 보급하고 있는 133품종을 포함해서 아마도 200종이 넘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러나 재배되는 면적으로 보면 주로 많이 심겨지는 10여개 품종이 전체 벼 재배면적의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올해 국가에서 보급시키고 있는 볍씨 종류는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밥맛이 좋은 쌀과 용도가 특수한 쌀 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주로 많이 심겨지고 있는 볍씨는 쌀 품질과 밥맛이 좋은 남평, 일미, 추청, 일품, 화성, 오대 등입니다.
  • 아직 농가에 보급시키지 않고 있지만 소출이 매우 많이 나는 ‘다산벼’, ‘안다벼’ 등 수퍼쌀은 1970~’80년대에 쌀밥을 배불리 먹게 해주었던 통일형품종으로 보통 쌀보다 쌀알이 약간 긴 편입니다. 이들은 앞으로 식량이 부족한 어려움이 닥치면 또다시 우리를 구원해줄 매우 소중한 자산입니다 밥보다 다른 용도로 쓰일 수 있는 특수한 쌀로 맨 처음 나온 것이 쌀알이 보통 쌀의 두 배 가까이 큰 ‘대립벼 1호’로 튀김 쌀 과자나 술쌀로 이용될 수 있습니다. 구수한 냄새가 강하게 나는 향쌀은 ‘향미벼 1호’가 맨 먼저 개발되었습니다. 밥에 구수한 냄새와 맛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쌀로 식혜나 엿, 떡을 만들어도 구수한 맛을 낼 수 있습니다. 이보다 향기는 떨어지지만 밥맛이 좋은 향쌀로 ‘향남벼’, ‘미향벼’등과 구수한 찹쌀인 ‘아랑향찰벼’ 및 ‘설향찰벼’, 짙은 자색 향쌀인 ‘흑향벼’등이 최근에 개발되어 일부 농가에 심겨지고 있습니다.
  • 양조벼’는 쌀알에 심백(쌀 가운데 부분이 뽀얗게 불투명한 것)이 크게 차지하고 있어서 쌀누룩과 술쌀로 적당하며 최근에 새로 개발한 ‘설갱’은 뽀얀 멥쌀로 식혜ㆍ술 등 모든 발효식품에 양조벼보다 더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검은 자색 쌀인 ‘흑진주벼’,‘흑남벼’,‘흑광’등은 아직은 밥 짓는 데에 조금씩 넣어먹고 있지만 색깔의 주성분인 안토시아닌색소는 자색 포도껍질에 들어있는 색소와 똑같은 성분으로 여러 가지 식품이나 화장품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천연색소로 활용가치가 높습니다. 붉은 갈색 쌀인 ‘적진주벼’도 오렌지색을 내는 천연색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밀로스함량이 27%로 높은 ‘고아미벼’ 는 떡볶기 떡이나 쌀 국수ㆍ쌀 빵 등 분식용 쌀로 이용할 수 있으며 아밀로스함량이 찹쌀과 멥쌀의 중간인 9%로 낮은 반찹쌀품종인 ‘백진주’는 현미밥으로 지어 먹거나 떡ㆍ과자ㆍ식혜ㆍ술 등 여러 가지 쌀 가공식품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에 새로 개발한 ‘고아미2호’는 아밀로스함량이 28~32%로 매우 높으면서 식이섬유함량이 보통 쌀의 세 배가 넘어서 다이어트용 쌀로 여러 가지 식품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만미벼는 아밀로스함량이 약 13%로 찹쌀과 멥쌀의 중간정도로 낮아서 현미밥이나 도시락ㆍ김밥용, 떡ㆍ과자ㆍ술 등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볍씨 판별법
  • 요즈음 우리 농가에 재배되고 있는 벼 품종들은 몇몇 특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볍씨만 보아서 쉽사리 그 품종을 구별할 수 없을 만큼 거의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볍씨로 품종을 구분하는 데는 우선 벼 알의 크기와 모양, 색깔, 까락의 유무 · 길이 · 색, 부선색 등을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 벼 껍질의 색깔은 대부분 옅은 황갈색이며 바깥껍질의 끝 부분인 부선에 나타난 색깔은 대개 찰벼품종들이 적색이나 암갈색 또는 검은 자색 등을 띠는 경향입니다. 부선색은 이삭이 팰 때와 벼 알이 익은 후에 서로 색깔이 달라집니다. 이삭이 팰 때에 부선색이 없었던 품종이 벼 알이 익은 다음에 옅은 암갈색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벼 껍질을 벗겨 낸 현미색은 적갈~흑자색인 유색 쌀을 제외하고는 현재 우리가 재배하고 있는 보통 품종들은 모두 옅은 황갈색으로 약간 짙고 옅은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쌀의 뽀얀 정도에 따라서 멥쌀과 찹쌀을 구분할 수 있고 찹쌀과 구분하기 어려운 반찹쌀이나 뽀얀 멥쌀은 쌀알을 잘라서 요드용액을 처리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찹쌀은 옅은 붉은 자주색을 띠지만 멥쌀이나 뽀얀 멥쌀은 짙은 청자색을 띠게 되며 반찹쌀은 메와 찰의 중간인 옅은 청자색을 띠게 됩니다.벼나 현미를 1~2% 석탄산용액에 상온에서 하루 정도 담가두면 품종에 따라서 옅은 갈색~짙은 갈색으로 색깔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재배되고 있는 품종 중에는 대안벼, 수라벼, 신선찰벼, 미향벼, 양조벼 등 23품종이 석탄산용액 처리에 따라 벼 껍질색깔이 변합니다.
  • 그 동안 볍씨나 쌀을 여러 가지 유전자표지를 이용하여 벼 품종을 판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노력한 결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벼 육종연구진이 피씨알(PCR)기술을 이용하여 유전자 조각을 증폭시킴으로써 볍씨의 유전자형을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하여 특허를 얻었습니다. 이 방법으로 우리나라뿐 만아니라 외국에서 들어온 볍씨도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미 이러한 품종 식별법으로 볍씨를 바꿔치기한 횡령사건에 확실한 증거를 제공해주어 과학적인 수사를 돕는 데에 크게 기여한 바가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일반 자포니카와 통일형 수퍼쌀품종의 벼 식물체와 벼 알 비교

    벼와 현미 및 백미 모양

  • 일반 자포니카와 통일형 수퍼쌀품종의 벼 식물체와 벼 알 비교
  • 화성벼는 꽃가루배양법에 의하여 맨 처음(1985) 개발한 자포니카 양질미품종이며 다산벼는 소출이 매우 많이 나는 수퍼쌀로 맨 처음 개발한 통일형품종입니다. 수퍼쌀은키가 작으면서 줄기가 굵고 단단하여 태풍에 잘 쓰러지지 않으며 잎이 곧추서서 광합성 효율이 높고 벼 알과 이삭이 크며 이삭 당 벼 알수가 많아서 소출이 매우 많이 납니다
  • 여러 가지 특수 쌀 품종

    여러 가지 특수 쌀 품종

  • 일품벼로부터 만든 여러 가지 새로운 변이 쌀

    일품벼로부터 만든 여러 가지 새로운 변이 쌀

  • 벼 품종 간 벼 알과 s현미의 석탄산용액처리에 대한 반응차이

    벼 품종 간 벼 알과 현미의 석탄산용액처리에 대한 반응차이

앨러지성 단백질이 없는 쌀
우리 몸에 어떤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때문에 두드러기, 피부염, 천식, 비염(鼻炎), 위장 장애 등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을 앨러지 또는 앨러지증이라고 한다. 이러한 앨러지 증상은 꽃가루, 약제, 음식 등에 함유된 다양한 앨러지성 단백질로 인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써 일어나는 앨러지 증상은 이제까지 주로 달걀, 우유, 육류, 생선 등 동물성 식품으로 인해 유발되는 것으로 여겼으나 쌀, 밀, 메밀 등 곡류로 인한 앨러지 증상도 이외로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에서 최근 조사된 자료에 의하면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연령층에서 쌀, 밀 등의 섭취로 인해 피부염이 발생한 비율이 전 음식물 앨러지 환자 다섯명 중에 한명꼴 이상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음식물 앨러지인 경우 IgE항체가 관여된 I형 앨러지의 기작에 의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즉, 어떤 특정 식품 성분에 대하여 만들어지는 IgE항체는 신체기관이나 창자 표면에 널리 존재하는 비만세포로 불리는 특수한 세포의 표면에 다시 들어온 항원(抗原)과의 사이에 항원 항체 반응을 일으켜서 이것이 유인(誘因)이 되어 비만세포 내부로부터 여러가지 화학 전달 물질로 불리는 생리활성 물질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렇게 생겨난 화학 전달물질이 사람의 신체 조직에 영양을 미쳐서 두드러기나 천식 등의 이상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사람 피속에서 IgE항체는 정상인인 경우 혈중농도가 몇 ng/㎖이하로 거의 생겨 나지 않게 제한을 받게 되지만 음식물 앨러지 환자는 대부분 IgE의 혈중농도가 몇백 ng/㎖이상으로 항체를 생산하게 된다. 이러한 앨러지 원인 물질을 동정한 결과 모두가 단백질이었으며 이들 앨러지 단백질은 공통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대개 분자량이 1만~10만의 비교적 작은 크기의 단백질이었는데 이는 구조가 파괴되지 않은 채 장점막을 통과하기 쉬운 특성을 가짐으로써 앨러지 증상을 일으키기에 적당하게 되어 있으며 또한 가열처리나 소화효소에 대한 저항성이 매우 높은 안정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쌀의 앨러지성 단백질은 쌀 단백질 중 소금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진 글로불린(globulin)획분에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일본연구진이 쌀 앨러지 환자의 혈청 중에 있는 특이 IgE항체와의 반응성을 이용하여 쌀 앨러진(allergen) 단백질만을 분리 정제하는 시도를 한 결과, 1몰 농도 소금물을 이용하여 추출한 쌀 분획물로 부터 전기 영동 방법으로 단일 앨러진 단백질만을 분리시킬 수 있었고 앨러진 단백질의 분자량이 약 16,500이며 분자내에 적어도 세 개이상의 S-S 결합을 가진 매우 열에 대한 안정성이 높은 단백질임을 밝혔다. 그러나 쌀의 가용성 단백질 획분에는 위에서 분리시킨 단백질이외에도 여러 종류의 활성 단백질이 있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이중 분자량이 각각 14, 15.5 및 16kd인 세종류의 앨러진 단백질을 단리(單離)시킬 수 있었고 그 아미노산 조성이 서로 매우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들은 최근에 쌀 앨러진 단백질을 코드하는 cDNA의 클로닝화에 성공하여 여기서 얻어진 염기배열로 부터 추정한 아미노산 배열을 밝히기도 하였다. 이 cDNA를 프로브로하여 벼 게놈에 있어서 쌀 앨러진 단백질 유전자의 구조 해석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쌀 앨러진 단백질은 주로 씨젖[胚乳]에 존재하며 쌀 단백질이 주로 글루텔린이나 프롤라민으로 단백질 입자형태(Protein body)로 전분립자 주변에 축적되어 있는데 반해 이 앨러진 단백질은 Protein body에는 축적되어 있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에겐 쌀 앨러지 환자를 위하여 이 앨러지성 단백질을 크게 낮춘 저 앨러진 쌀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에서 이 앨러지성 단백질을 효소적으로 분해시켜 저 앨러진 쌀을 개발하는 연구를 추진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그것은 액티네이즈란 단백질 분해효소를 손상이 없는 온전한 쌀알에 작용시키기 위하여 계면활성제와 탄산염(PH 9)을 함께 넣은 상태로 액티네이즈를 감압(減壓)상태에서 쌀에 처리하여 앨러지성 단백질을 크게 분해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저 앨러진 쌀을 쌀 앨러지 환자에 임상실험을 한 결과 7명중 6명이 전혀 앨러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에 이렇게 만들어진 저 앨러진 쌀은 밥을 지을때 깨지기 쉽고 착색이 되어 상품성이 없었는데 그 후 산성처리로 이 단점을 개선하여 외관과 밥맛이 좋은 보통 쌀과 다름이 없는 우수한 쌀 제품 개발에 성공하여 현재 산업화되어 잘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쌀은 아무래도 외관상 보통 양질 쌀 보다 못하고 생산단가가 비싸게 치기 때문에 현재 일본에서는 육종적으로 앨러지성 단백질이 없는 쌀 품종을 개발하고 있다.
쌀 앨러지 증상의 대표적인 예로 아토피성 피부염을 들 수 있는데 이의 원인 단백질인 16kd 단백질이 거의 없거나 완전히 제거된 돌연변이체를 선발하여 육종을 추진하고 있다.
저 앨러진 돌연변이체를 선발하여 육종을 추진하고 있다. 저 앨러진 돌연변이계통에 대한 유전 분석 결과 이들 계통에서는 16kd 단백질의 감소와 더불어 26kd 글로불린의 감소와 57kd 글루텔린 전구체의 증가가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펩타이드의 변화는 한 개의 열성 유전자에 의해 지배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저 앨러진 쌀은 씨젖이 분질(粉質)로 불투명한 특성을 나타내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쌀 앨러지의 원인이 되는 물질은 한 두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연구에 따라 더 밝혀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여러 가지 앨러진 단백질이 밝혀지고 이들 각 단백질이 결여된 돌연변이체를 유발시키거나 앨러진 단백질 유전자의 구조를 밝혀서 이에 근거하여 안티센스(antisense) RNA를 만들고 이를 도입시킨 앨러진 단백질이 없는 형질 전환 벼를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일 저 앨러진 유전자가 도입되면 이 유전자가 씨젖에도 동시에 발현되어 씨젖이 불투명한 분질이 될 수 밖에 없다면 이러한 외관에 의하여 쌀 상품을 차별화 시킬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새 볍씨의 탄생
유전자원이 약 2만 여종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 새로운 볍씨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자산입니다. 매년 500여 품종씩 끄집어내어 많은 특성을 조사 검정하고 그 중에서 좋은 육종재료를 찾아내어 새 볍씨 개발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현재 재배하고 있는 품종도 있고 재배하지 않는 야생벼도 있습니다. 야생벼는 마치 잡초처럼 아무 쓸모가 없는 것 같이 생겼지만 오랜 세월동안 여러 가지 병이나 벌레의 피해로부터 살아남은 것이기 때문에 병이나 벌레에 견디는 매우 쓰임새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알맞은 육종재료의 선택은 앞으로 어떤 볍씨를 만들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 인공교잡과 후대계통 육성
  • 어떤 볍씨를 개발할 것인지 정해지면 육종가는 그 목표에 알맞은 어미 애비 될 품종을 골라서 서로 교배를 시킵니다. 양친의 벼 이삭이 비슷한 시기에 팰 수 있도록 생육시기를 조절하여 벼를 키운 다음 어미로 쓰일 벼꽃이 제꽃가루받이를 하지 못하게 벼꽃이 피기 전날 오후에 수술을 제거시켜 놓아야 합니다. 그 다음날 오전에 애비 될 품종의 꽃가루를 전날 수술을 제거해 놓은 암꽃에 넣어주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져 인공적으로 잡종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벼 껍질이 잘려진 상태에서도 잡종 씨앗은 잘 자랍니다.
  • 잡종 씨앗은 벼 껍질이 없는 현미상태로 소독하고 싹을 틔워 파종하여 모가 잘 자라면 온실이나 논에 심은 다음 혹시 잘못 되어 제꽃가루받이가 된 벼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잡종 벼는 형질에 따라 양친의 어느 쪽을 더 닮거나 또는 중간모양을 나타내거나 하게 되는데 모든 잡종 제1대식물체는 똑같은 모양을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이 잡종 벼에서 수확한 종자를 그 이듬해에 심게 되면 잡종 제2세대에서는 모든 개체가 각 가지 다른 모양을 나타내게 됩니다. 육종가는 이 중에서 어미 애비의 좋은 점을 골라 빼닮은 우수한 개체를 우선 벼 모양을 보고 골라내는 일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골라진 우수한 개체들은 개체별로 따로 묶어서 말린 다음 종자를 털어서 개체별 일련번호를 붙인 봉투에 담아둡니다. 이 잡종 제2세대집단에서 선발된 개체들의 종자는 그 다음 세대에서 개체 당 한 줄씩 30~50개체정도 심게 됩니다. 이렇게 심겨진 한 줄을 계통이라 부릅니다. 이때 심고 남은 종자는 4~5 몫으로 나누어 두었다가 병이나 벌레에 대한 저항성이나 쌀 품질 등 주요 특성검정을 실시하여 그 결과에 따라 좋은 계통을 선발하게 됩니다. 많은 계통 중에서 뽑힌 우수한 계통은 한 줄 내에서 다시 우수한 개체를 3~5개정도 선발하여 개체별로 따로 묶고 다시 계통별로 묶어서 계통번호표를 달아두어 서로 섞이지 않게 취급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선발과정을 대개 5~6세대에 걸쳐 거듭하여 실시하게 되면 한 알의 볍씨에서 생겨난 한 포기의 벼로부터 수확한 종자를 그 다음 해에 심었을 때 이삭 패는 시기나 키 등 여러 가지 특성이 어느 정도 균일한 계통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육종과정에서는 벼 한 포기 당 모를 반드시 한 대씩 심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볍씨 한 알 한 알이 다른 유전 특성을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 우량 계통의 생산력 및 지역적응성 검정
  • 여러 가지 재배관련 특성이 어느 정도 고른 우량한 계통들이 선발되면 이들은 이미 재배되고 있는 우수한 품종과 주요 특성 및 수량성을 서로 비교하는 생산력검정을 2~3년간 실시하며 또한 어느 지역에 알맞은지를 평가하는 지역적응성검정을 2~3년간 실시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험을 할 때에는 같은 계통에 대해 여러 개의 시험구를 두어 시험포의 위치에 따른 차이를 감안하여 계통간의 생산능력을 정밀하게 비교 평가 하게 됩니다. 대개 이 과정에서 비료 주는 양이나 재배하는 시기를 달리하여 이에 따른 우수한 특성차이를 평가하기도 합니다. 이 기간 중에도 병이나 벌레에 대한 저항성이나 쌀 품질 등 주요 특성에 대한 검정 평가를 두루 정밀하게 실시하게 됩니다. 여러 해에 여러 지역에 걸쳐서 기존의 품종에 비해 주요 특성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게 되면 새로운 품종으로 등록시키는 절차를 밟게 됩니다.
  • 새 볍씨의 보급
  • 새로운 품종이름을 붙여서 등록을 마치게 되면 농가에 보급시킬 종자생산에 들어가게 됩니다. 열 세대 이상 제꽃가루받이를 시켜 모든 특성에서 균일하게 순도가 높은 육종가가 가지고 있는 볍씨를 기본식물종자라고 합니다. 농가에 보급시킬 보증종자는 이 기본식물종자에서 출발하여 원원종, 원종, 보급종의 단계를 거치면서 종자량을 늘려가게 됩니다. 벼는 대개 파종하는 양의 약 100배정도의 종자량을 수확할 수 있습니다. 기본식물은 품종을 개발한 육종가가 유지시키고 여기서 얻어진 원원종은 각도농업기술원에 보내어져 원종을 생산하게 합니다. 원종종자는 각도 원종장에서 재배하여 보급종 종자를 생산하게 되며 종자관리소에서는 이 종자로 보증종자를 생산할 농가와 계약재배를 하여 농가에 보급시킬 종자를 생산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새로운 볍씨가 개발되어도 농가에 볍씨가 보급되려면 3년이라는 세월이 더 지나야 됩니다.
  • 인공교잡시킨 벼알이 자라고 있는 모양

    인공교잡시킨 벼알이 자라고 있는 모양

  • 온실 전경

    온실 전경

  • 벼가 자라고 있는 광경

    벼가 자라고 있는 광경

  • 벼멸구저항성 검정 광경

    벼멸구저항성 검정 광경

중간 찰과 뽀얀 멥쌀
찹쌀과 멥쌀은 쌀알이 투명한지 뽀얀지에 따라 쉽게 구별이 간다. 멥쌀은 투명하고 찹쌀은 뽀얗게 불투명하다. 원래 쌀 전분은 주로 아밀로펙틴과 아밀로스의 두가지 다당류로 결정체를 이루고 있는데 찹쌀은 이중 아밀로스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잃어버린 변이체라서 아밀로스 분자를 채워 넣어야 할 곳에 물과 같은 상태의 수용성 물질이 차 있다가 건조하게 되면 그곳에 미세한 공극이 생겨서 빛의 난반사에 따라 우리 눈에 뽀얗게 보이게 되는 것이다. 찹쌀의 전분은 거의 아밀로펙틴으로만 구성되어 있는데 반해 멥쌀은 15~35%의 아밀로스 함량 차이를 보이는 다양한 품종이 있다. 그런데 최근 보통 메벼의 수정된 배주(胚珠)에 메칠니트로조우레아(methyl-nitrosourea ; MNU)라는 약제를 처리하여 여러 가지 배유돌연변이체를 만들어 내는 연구가 진행되어 작물시험장 벼 육종연구진도 여러 가지 새로운 볍씨를 많이 개발해 냈다. 그중에서 찹쌀과 멥쌀의 중간적인 특성을 나타내는 중간찰과 배유가 찹쌀보다 더 뽀얀 멥쌀을 새로운 품종으로 개발했다. 중간찰인 백진주(白眞珠)는 아밀로스함량이 약 9%로 찹쌀과 비교해서 불투명한 정도가 약간 덜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얼른 쉽게 구별을 잘 못한다. 백미에 요드용액을 처리해 보면 찹쌀은 옅은 적자색으로, 멥쌀은 진한 청자색으로 정색반응을 보이게 되고 중간찰은 찹쌀과 멥쌀의 중간성 자색을 띄게 된다. 뽀얀 멥쌀인 설갱(雪粳)은 아밀로스함량이 약 19%로 원품종인 일품벼와 거의 같기 때문에 요드용액을 처리하면 멥쌀인 원품종과 같은 진한 청자색을 띄게 되어 찹쌀과 쉽게 구분이 된다.
쌀알을 잘라서 중간찰과 뽀얀 멥쌀 횡단면의 전분 구조를 전자현미경 사진으로 보면 (그림 1) 중간찰은 원품종 멥쌀에 비해 전분립의 발달이 다소 떨어진듯 하고 전분립 속에 아주 작은 구멍이 보이지만 언뜻 보면 두드러진 차이를 거의 발견할 수 없는데 반해 뽀얀 멥쌀은 원품종의 전분립 모양과는 달리 전분립자가 모가 없이 둥글둥글하여 마치 뭉게 구름이 피어나는 모양을 나타내는 것이 많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밥알 횡단면의 전자현미경 사진에서는 뽀얀 멥쌀은 원품종인 일품벼와 별로 차이나는 모양을 발견할 수 없지만 중간찰은 전분이 속층까지 충분히 호화되어 찹쌀처럼 그물망 형성이 매우 좋은 호화전분 형태를 나타내어 원품종과 현저한 차이를 보였다.
  • 원품종과 중간찰 및 뽀얀 멥쌀간의 쌀알과 밥 횡단면 전자현미경 사진 비교

중간찰 품종은 대체로 아밀로스 함량이 5~14%의 변이를 가지고 있으며 등숙기의 기상조건에 따라 메품종에 비해 아밀로스함량의 변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재래종에서는 이러한 중간찰 품종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중국 윈난성 남·서부지역에서는 예부터 ‘루안미(軟米)’라고 부르는 중간찰벼를 재배하였으며 그 곳 사람들에게 밥맛이 좋은 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이러한 중간찰성 유전자는 찹쌀 유전자에 대해서는 우성을, 멥쌀 유전자에 대해서는 열성을 나타내며 여러 가지 대립유전자 (du-1 ~ du-6)가 돌연변이체를 통하여 알려져 있다. 서로 다른 중간찰 돌연변이체 간이나 중간찰과 찰벼 품종과의 교잡 후대에서 멥쌀이 나타난다는 사실도 밝혀져 있다.
뽀얀 멥쌀인 설갱은 아직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많은 벼 유전자원 중에서 발견된 일이 없는 새로운 쌀로서 아직 그 유전성에 관하여 검토 중에 있다.
중간찰은 겨층이 얇고 쌀이 수분흡수가 빠르면서 호화가 잘되며 아밀로스함량이 낮기 때문에 현미로 밥을 지을 경우 압력밥솥을 쓰지 않더라도 밥이 잘 지어지고 매우 차지면서 부드럽다. 밥이 식어도 쉽게 굳어지지 않고 찰기와 탄력성을 오래 유지하기 때문에 현미를 이용한 여러 가지 가공밥 식품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건강을 위하여 현미식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맛 좋은 현미밥을 즐길 수 있어서 크게 기대가 된다. 또한 백미로 밥을 지은 경우에도 매우 차지고 부드러운 밥맛을 보이기 때문에 특히 햅쌀이 나오기 1~2개월전 묵은 쌀의 밥맛이 뚝 떨어졌을 경우 이 중간찰 쌀을 출하한다면 소비자들에게 차지고 부드러운 밥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크게 인기를 끌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떡이나 유과, 튀김과자 등을 만들면 찹쌀이나 멥쌀과는 차별화 된 맛을 나타내는 식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막걸리나 청주도 기존의 찹쌀이나 멥쌀을 원료로 만든 것과 차별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뽀얀 멥쌀은 둥근 모양의 전분립으로 주로 채워지고 공극이 많은 연질의 쌀이기 때문에 흡수가 용이하고 호화가 잘되며 밥의 부피 팽창률이 높아서 생쌀가루나 고두밥에 누룩균을 접종하였을 때 균사의 활착과 침투가 양호하며 쌀누룩의 당화 효소력가도 보통 쌀로 만든 것보다 현저히 높다. 따라서 뽀얀 멥쌀로 만든 쌀 누룩으로 술을 만들 경우 당화 및 알콜 발효가 양호하여 향기와 맛이 좋은 양질의 술을 만들 수 있다.
현미나 백미에 홍국균(Monascus anka)을 접종하여 발효쌀을 만들면 이는 콜레스테롤을 분해시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고지혈증이 있는 사람에게 치유효과를 나타내는 건강기능성 쌀이 된다. 이 홍국쌀로 발효시킨 술을 만들면 역시 콜레스테롤 저하기능을 가진 약술이 된다. 특히 이러한 기능은 홍국균이 내는 주홍색소에 의해 나타내게 되는데 뽀얀 메인 설갱 쌀로 홍국쌀을 만들었을 때 적색과 오렌지색상의 색소 생성량이 원품종인 일품벼 쌀로 만든 홍국쌀에 비해 각각 32%와 25% 정도 높았다
따라서 뽀얀 멥쌀로 만든 홍국쌀로 홍국주를 만든다면 보통쌀보다 술 색깔이 진하고 콜레스테롤 저하 기능이 높은 좋은 술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같이 뽀얀 멥쌀은 당화나 알콜음료 및 식초 등 다양한 형태의 양질의 발효식품을 개발하는 데 원료쌀로 크게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또한 밥이 잘 붇고 차지고 부드럽기 때문에 현미밥용으로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뽀얀 멥쌀은 전분립의 모양이 보통 쌀과 전혀 다른 둥근 모양이기 때문에 앞으로 생전분이나 호화전분의 물리적 특성에 관한 평가 연구를 추진하게 되면 새로운 고부가가치의 산업적 소재로서 크게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색깔있는 벼와 쌀
  • 벼도 꽃처럼 아름다운 색깔과 모양을 즐길 수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을까요?
  • 만일 아파트 응접실 한 구석에 물방아가 돌아가는 시골집과 논이 있는 풍경을 조형물로 만들어서 논에 물을 담고 아름다운 색깔을 가진 벼를 심어 놓는다면 특히 겨울동안에 매우 건조한 아파트 내부의 습도도 높여주고 고향의 아늑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벼의 잎과 줄기는 대개 녹색이지만 여러 가지 색깔과 모양으로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이삭 모양이나 크기뿐만 아니라 색깔도 옅은 누른색에서 황금색, 흙색, 붉은색, 짙은 보라색에 이르기까지 만들 수 있습니다. 벼 잎은 흰색에서부터 누른색, 흰색 또는 누른색 줄무늬, 누른 연두색, 옅은 녹색, 잿빛 녹색, 짙은 녹색, 붉은 보라색, 짙은 보라색 등으로 다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볏 잎의 길이나 폭, 모양도 다양하여 잎이 곧추 선 것이 있는가하면 마치 수양버들처럼 잎이 드리워진 것도 있습니다. 잎에 흰줄이나 노랑 줄무늬가 마치 얼룩말 무늬처럼 된 것도 있습니다. 밤낮의 기온차이가 심할수록 줄무늬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됩니다.
잎 전체가 흰색이나 노란색인 벼는 광합성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스스로 살아갈 힘을 얻지 못하기 때문에 죽게 되지만 잎의 반 이상 윗부분만 흰색이나 노란색인 벼는 제대로 자라서 이삭이 패고 열매를 맺게 됩니다.
잎이 보라색인 벼는 정상적으로 엽록소를 만들어내고 그 위에 보라색인 안토시아닌색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들이 작용하여 보라색을 띠게 만듭니다. 잎과 줄기뿐만 아니라 이삭이나 벼 껍질과 현미까지도 짙은 보라색인 벼가 있습니다. 잎이나 열매에서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요소의 양적인 차이에 따라 부분적으로 붉은색이나 보라색인 벼에서부터 매우 짙은 보라색인 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집니다. 대개 이러한 안토시아닌 색소도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더욱 짙게 나타나는 경향입니다.
  • 관상용 벼는 키가 30~40cm 정도로 짧은 것이 좋을 것입니다. 어떤 난쟁이 벼는 줄기가 매우 가늘면서 한 포기에 가지 수가 50개가 넘게 포기벌기를 하는 것도 있습니다.
  • 야생벼 중에는 열대 밀림지역의 그늘에서 잘 자라는 종이 있습니다. 이러한 종은 집안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랄 수 있습니다. 또한 벼 잎에 향기가 나는 향미 품종으로부터 잎이나 줄기, 이삭에서 구수한 누룽지 냄새가 나는 벼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잎 색깔이 다른 벼로 커다란 논을 캔버스 삼아 계절 따라 살아 움직이는 특이한 미술 작품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색깔 있는 쌀
  • 현재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수집 보존하고 있는 벼 품종이 2만 여종이나 되는데, 그 중에는 쌀알이 옅은 누른색으로부터 옅은 흙색, 짙은 붉은색, 옅은 보라색, 붉은 보라색 및 검은 보라색에 이르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품종들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 이들 색소는 주로 현미의 겨층에 들어있기 때문에 흰쌀로 찧으면 대부분 쌀겨로 떨어져 나가며 도정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 극히 일부가 쌀 표면에 남아있게 됩니다. 이러한 색깔은 주로 안토시아닌계와 타닌계 색소에 의해 나타나게 됩니다. 이들 색소는 햇빛이나 뜨거운 열, 산도, 금속이온(철분 등)의 영향으로 색깔이 잘 바래거나 변하게 된다고 합니다. 보라색깔의 쌀에는 주로 안토시아닌계 색소가 많이 들어있고 붉은 색깔의 쌀에는 주로 타닌계 색소가 많이 들어있습니다. 보라색 계열에 비해 붉은 색 계열이 오히려 색소조성이 다소 복잡하고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색깔 있는 쌀에는 안토시아닌계 색소와 타닌계 색소가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 색깔 있는 쌀은 색소가 겨층에 들어있기 때문에 색소를 이용하려면 현미상태로 이용하는 것이 좋고 정미상태도 찧을 때 약간 덜 도정시키거나 찐쌀로 만들어서 도정하면 좋을 것입니다. 이러한 천연색소를 활용하는 연구는 아직 별로 검토되지 못하였고 색깔 있는 약밥이나 떡, 술 등에 그대로 활용하는 정도입니다. 앞으로 색깔 있는 쌀의 쌀겨로부터 천연색소를 분리하여 이를 안정된 색소로 바꾸면 여러 가지로 이용가치가 있습니다. 립스틱이나 아이쇄도우 등의 고급 화장품에 들어가는 붉은 보라색의 천연색소로 이용할 수 있고 알약 코팅제나 여러 가지 가공식품에 첨가하는 안전한 천연색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쌀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계 색소는 보라색 포도껍질이나 붉은 꽃잎 속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계 색소와 대개 같은 성분입니다. 쌀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색소가 꽃잎이나 포도껍질에 들어있는 것보다 열이나 산에 더욱 안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안토시아닌색소가 동물세포 내에서 활성산소에 의한 지질의 과산화를 억제하여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는 항산화작용을 크게 나타내며 또한 초기암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앞으로 임상적인 실험을 통하여 이를 확실하게 밝히고 이용하는 연구가 계속 추진하게 되면 앞으로 건강기능 증진과 세포노화 방지에 활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점차 생활수준이 향상되면 특히 미용이나 건강과 직결되는 상품은 비록 비싼 값이라 할지라도 천연성분을 원료로 이용한 것을 더욱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여러 가지 색깔의 쌀로부터 다양한 천연색소를 추출 분리하여 이용하는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여러 가지 잎 색과 모양을 가진 벼

    여러 가지 잎 색과 모양을 가진 벼

  • 여러 가지 색깔의 쌀

    여러 가지 색깔의 쌀

우리 쌀 상품 이대로 둘 수 없다
우리 소비자들은 밥맛 좋은 쌀을 찾는 욕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 아직도 쌀을 생산하는 농민 또는 농민단체나 쌀 유통 판매업자들은 밥맛에 따라 제대로 차별화된 쌀 상품을 거의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쌀의 생산에서부터 가공·유통에 이르기까지 쌀 상품 차별화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산지나 단위농협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일괄 처리된 무더기 쌀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밥맛이 좋은 쌀 상품을 내 놓으려면 그 지역에 알맞는 양질미 품종의 선택에서부터 알맞은 비료 주기와 물 관리, 적절한 시기의 벼 베기와 건조, 저온 저장 및 도정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쌀 품질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상품화된 쌀은 포장에 반드시 벼 품종명, 생산지, 생산 연도, 도정 일자, 생산자 등이 기재되어야 하고 쌀 품질과 밥맛에 따라 소비자들이 믿을 수 있게 그에 적절한 가격의 차별화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영농법인 등 농민 단체나 일부 유통업체에서 나름대로 고유의 상품명을 붙여서 판매를 하고 있지만 벼 품종과 생산지를 함께 고려하여 상품화 된 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이들도 재배에서부터 도정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품질관리를 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 소비자들이 아직도 예민하게 밥맛을 따지지 않고 있는 실정에도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우리 쌀이 아직도 상품화가 제대로 되어 있지 못한 데에는 우선 생산자나 유통업자들이 밥맛 좋은 품종과 그렇지 못한 품종을 구분하여 생산된 지역과 연도를 표시하여 소비자들이 믿고 찾을 수 있게 밥맛에 따라 제대로 상품 차별화 시키지 못하고 있는 데 원인이 있다. 또한 소비자들이 예민하게 밥맛을 따져서 차별화된 쌀 상품을 찾는 풍토가 조성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100kg 이하로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아마도 맛 좋은 쌀 상품을 찾는 요구가 점차 증대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보급 재배되고 있는 벼 품종수는 전국적으로 117품종인데, 그 중 밭벼 2품종과 찰벼·향미·유색미·초다수미 등 특수미 23품종을 제외하면 실제 밥쌀용으로 밥맛에 따라 상품 차별화 시킬 수 있는 품종수는 92품종이다. 이들 품종들은 대체로 밥맛에 따라 세 등급 정도로 나눌 수 있으며 다시 쌀의 외관 품위에 따라 더 세분화시킬 수 있다. 표 1은 식미계와 관능검정을 통하여 지대별로 쌀 품위와 밥맛에서 상질미로 상품화시킬 수 있는 양질미 품종을 열거한 것이다. 생산연도나 산지별 특성에 따라 쌀 품위나 식미에 상당한 변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여러 해에 걸친 여러 지역의 쌀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보완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생각된다.
양질미를 생산하기 위해서 그 지역에 알맞는 양질미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지만 해에 따른 쌀 품질의 변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옥한 땅을 만들어 가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우선 벼 생육에 필요한 양·수분을 전 생육기간에 걸쳐 원활히 공급할 수 있는 지력과 토성을 갖출 수 있도록 끊임없이 퇴비와 객토의 공급을 통한 토양의 보비 및 보수력 함양과 더불어 토양 미생물상 및 양분의 균형을 이룰 수 있게 만들어 가는 데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벼 뿌리의 발달이 좋고 냉해, 수해 및 한해 등의 기상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토양의 완충 기능을 증진시켜야 할 것이다.
양질미를 생산하려면 우선 권장하고 있는 표준시비량 이상으로 질소 비료를 과용하지 말아야 하며 특히 알거름은 주지 말아야 한다. 요즈음은 거의 모든 하천이 오염되어 있어서 벼 재배기간 동안 흘러 들어오는 질소량이 10a당 3~5kg이나 된다고 한다. 이를 감안한다면 질소 시용량을 표준 시비량보다도 4~5kg/10a 정도 줄여 주어야 할 일이다. 이삭거름을 주는 시기를 적정 시기인 출수전 24일 보다 늦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생육 상황이나 잎색으로 보아서 질소 과다현상이 엿보이면 이삭거름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인산이나 칼리 비료도 토양분석 결과를 통해서 적정량을 넘지 않도록 조절하여 주어야 한다.
물관리도 생육 중기 특히 수잉기에 접어 들면서 많은 물량을 요구하는 시기에는 충분히 물을 대 주어 이삭당 영화수를 확보하는 데 지장을 받지 않게 하여야 하며, 이후 걸러 대기를 통하여 적절한 수분 공급과 뿌리의 활력을 오래 지속할 수 있게 잘 관리해 주어야 한다. 등숙기간에 너무 일찍 물을 때면 후기 등숙이 나빠져서 쌀 품위와 밥맛이 떨어지게 되니 유의하여야 한다. 물 때는 시기는 토양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교적 물 빠짐이 나쁜 논은 출수후 30일 경에 물을 떼어도 괜찮지만 물 빠짐성이 심한 논은 이보다 더 늦게까지 걸러대기를 하여야 한다.
최근 일부 농가에서는 일손 부족이나 수확후 건조의 어려움을 덜고자 서리가 내려서 꼬슬어질 때까지 두었다가 어느 정도 마르고 난 다음 벼를 수확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양질미 생산을 위하여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다. 수확적기는 외관상으로 보아 벼알의 90% 이상이 노랗게 변하였을 때인데 대개 조생종은 출수후 40~45일, 중생 및 중만생종은 출수후 45~50일 경이 알맞다
벼는 수확후 도가에 걸어 적당히 일광 건조시킨 다음 탈곡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요즈음은 거의 콤바인을 수확한 벼를 일광 건조시키거나 건조기를 이용하여 말린다. 건조기로 벼를 말릴 경우 40℃이하의 건조한 바람으로 서서히 통풍 건조시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수분이 15% 이하로 너무 건조시키지 않도록 주의하여야 한다. 저장을 위해서는 수분 15% 전후가 알맞으나 도정에는 수분 16% 전후가 가장 적당하다고 한다.
저장은 벼로 저장하는 것이 좋으나 저온 저장일 경우는 현미로 저장하는 것도 괜찮다. 밥맛 좋은 쌀을 오래도록 저장하면서 유통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온 저장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저온 저장은 온도 15℃이하 습도 70% 전후로 공기 조성은 산소 5~7%, 탄산가스 3~5%로 밀폐 저장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지의 여건에 따라 품종별로 밥맛에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쌀 상품으로 판매 될 경우에는 더욱 다양화된 등급으로 차별화 시킬 수 있으나 이는 해에 따라서도 그 경향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밥맛과 쌀 품위에 따라 전문적인 쌀 상품의 품질관리가 요구된다. 앞으로 쌀 전문 유통회사가 쌀 상품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품종 및 산지 선정과 양질미 생산을 위한 전문적인 재배관리를 요구하는 계약재배 형태를 취하지 않으면 안되며 직접 수확후 건조에서 도정에 이르기까지 과학적인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처음부터 차별화된 여러 가지 쌀 상품을 의도적으로 내놓으려고 한다면 비록 번거로움이 있을지라도 지역내 산지별 품종별로 구분하여 건조 가공 처리하여 차별화 시킬 수 있겠지만 아직도 별로 절실한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상품 차별화를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일부 지역에서는 미곡종합처리장에서 특정품종에 대하여 차별화된 쌀 상품 관리를 추진하여 어느 정도 성과를 얻고 있지만 아직 품질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어떤 한 지역에서 생산된 동일한 품종의 쌀이라도 지역내 재배 논의 여건이나 생산 관리에 따라 밥맛에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과학적인 쌀 품질관리를 위해서는 양질미 생산을 위한 재배 관리를 하도록 계약재배 형태로 추진하고 생산된 쌀은 연중 적절한 양의 출하 조절을 통하여 언제나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미곡종합처리장을 통하여 제대로 상품화 품질관리를 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인 방향으로 쌀 상품 차별화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쌀 상품의 차별화와 그 품질에 상응하는 올바른 평가는 소비자들의 자율적인 선택에 따라 결정될 수 있을 것이다. 생산자와 유통업자는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특별히 품질 관리를 하는 쌀 상품은 품종 선택과 양질미 생산을 위한 기술적 지도에 따른 계약재배로 생산하여 반드시 품종명, 산지, 생산 연도 및 도정 일자 등을 포장지에 표시하여 판매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우수한 쌀 상품은 저온 저장 및 적절한 도정 과정을 통하여 건전한 쌀만 고를 수 있는 선별기를 갖추어서 완전미 만으로 포장된 쌀을 정기적으로 연중 적절한 양만 출하 조절을 하여 제 값을 받도록 유통 관리를 하여야 할 것이다.
쌀 상품은 연중 일정한 수준의 밥맛을 유지하면서 같은 상품명의 양질미를 다량으로 출하시키기 위하여 몇가지 비슷한 식미의 양질미를 혼합시킨 상태로 상품화 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객관적인 식미평가를 통하여 출하시기에 따라 혼합비율을 달리하는 과학적인 품질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쌀시장 열어야 하는가
쌀은 아직도 우리 농업소득의 절반가까이 차지하고 국민 한 사람당 공급열량의 35%, 총 단백질 섭취량의 21%를 차지할 만큼 농촌경제와 국민영양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며 환경보전을 위한 공익적 기능도 벼농사를 통한 경제적 이익의 3~4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소중한 우리 쌀이 수입개방의 큰 물결 앞에 엄청난 시련을 겪어야 할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 세계의 쌀 생산
  • 쌀은 세계 24억 인구의 주식량인데 주로 쌀밥을 먹고 있는 아시아지역 22억 인구는 하루 섭취열량의 약67%를 쌀에서 얻고 있는 실정입니다. 전 세계 벼 재배면적이 약 1억5천만 ha, 연간 벼 생산량이 약 5억6천만 톤인데 아시아지역이 전 세계 벼 재배면적의 약 90%, 총 벼 생산량의 약 91%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비도 대체로 비슷한 비율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 쌀은 소비보다 생산이 조금 많아서 대개 전 세계소비량의 약 14%정도는 남아돌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쌀을 가장 많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나라는 중국이며 두 번째가 인도입니다. 우리나라는 열두 번째입니다.
  • 우리나라의 식량사정
  • 우리나라는 가축먹이를 포함한 식량자급률이 약 30%수준이고 가축먹이를 제외한 식량자급률은 약 58%정도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매년 밀, 옥수수, 콩 등 식량을 무려 1천4백만 톤이나 외국에서 사들이고 있고 이를 위해 약 25억불의 외화를 소모하고 있습니다.
  • 주식인 쌀만은 우리가 먹을 양을 우리 스스로가 생산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ha당 쌀 수량은 약 4.9톤으로 아시아몬순지대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에 있지만 1990년 이후로 벼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들면서 쌀 생산량이 계속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식생활이 점차 서구화됨에 따라 특히 밥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쌀 소비가 줄어들어 쌀 자급률은 100%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품질로 외국 쌀을 이겨야
  • 쌀은 다른 곡류와는 달리 무역으로 주고받는 양이 세계 총생산량의 4%에 불과하며 우리가 즐겨먹는 자포니카 쌀은 이의 십분의 일에도 못 미치는 적은 양이기는 하지만 만일 쌀 시장이 열리게 되면 우리 쌀값의 5분의 1도 안되는 값싼 외국 쌀이 국내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쌀값으로는 도저히 경쟁하기가 어렵고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우수한 품질로서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그동안 품질이 우수한 새로운 볍씨를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와 같은 노력의 결과로 품질이 좋은 품종을 많이 심게 되었지만 쌀 품질은 품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좋은 품질의 품종을 선택하여 심는 동시에 그에 알맞게 우량한 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우리 소비자들은 밥맛 좋은 쌀을 점차 많이 찾고 있는데 아직도 쌀을 생산하는 농업인이나 쌀 유통 판매업자들이 밥맛에 뚜렷한 차이가 나는 쌀 상품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쌀 생산에서부터 가공 · 유통에 이르기까지 좋은 쌀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대로 관리를 못하고 산지나 미곡종합처리장에서 여러 종류의 쌀이 뒤섞인 무더기 쌀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밥맛이 좋은 쌀 상품을 내놓으려면 그 지역에 알맞은 품질이 우수한 품종을 골라서 알맞은 비료주기와 물 관리, 알맞게 익었을 때 벼 베기와 말리기, 저온창고 저장 및 도정에 이르기까지 품질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또한 쌀 상품 포장에 반드시 벼 품종명, 생산지, 생산연도, 도정일자, 생산자 등을 정직하게 기재하여 쌀 품질과 밥맛에 따라 소비자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게 그에 알맞은 값으로 판매하여야 합니다.
  • 지금 전국적으로 브랜드 쌀이 1,200가지가 넘게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벼 품종과 산지를 제대로 표시한 것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며 이들도 재배에서부터 도정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품질관리를 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예민하게 밥맛을 따져서 좋은 쌀 상품을 가려 찾는 풍토가 아직 제대로 이뤄져 있지 못한 소비자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국민 한 사람당 연간 쌀 소비량이 작년에 이미 83kg대로 떨어져서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이 좋은 쌀 상품을 찾는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한 지역에서 생산된 같은 품종의 쌀이라도 그 지역 내 생산여건이나 관리에 따라 밥맛에 상당한 차이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수확한 다음에 이를 따로 갈라 모아서 쌀 품질에 따라 구분하여 상품화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 좋은 쌀을 생산하여 우리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급화시키는 것도 바로 수입쌀이 국내에 침투하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는 아직 품질 면에서도 쌀 시장을 열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못합니다. 곧 쌀 시장을 열 것인지 계속 이를 미루고 버티어 나갈 것인지 나라별로 협상을 벌여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는데 그 전망은 매우 어둡습니다. 어쨌든 쌀을 단순히 우리에게 주는 경제적 가치만 따져서는 안 되며 엄청난 공익적 가치와 쌀 시장개방이 우리 경제에 미칠 잇따른 파급효과를 생각하여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전 세계 벼 재배지역 및 국가

  • 우리나라 국민 한 사람당 연간 쌀 소비량과 쌀 자급률의 변화

  • 자유무역지대(FTA)란
  • 나라 사이에 거의 모든 무역에 대하여 관세가 없거나 무역에 어떤 장벽을 모두 없앤 나라들의 그룹을 말합니다. 그러나 그 밖의 나라와는 각 나라별 관세나 무역통상과 관련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합니다. 우리나라는 칠레와 처음으로 이 FTA관계를 맺었습니다.
  • 최소시장접근(MMA) 이란
  • 농산물에 대한 무역협정상 시장접근의 한 방식을 말합니다.
  • 시장접근(MA)이란 보통 상품이나 서비스상품을 파는 업자가 그것을 팔 수 있는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에서 모든 농산물을 관세상당치(TE)에 의해 개방할 경우 수출하는 나라가 제대로 상품을 수출할 수 없을 것을생각하여 일정한 물량을 낮은 관세로 수입이 보장될 수 있게 하였는데 이를 시장접근물량이라고 합니다. 이 시장접근물량에는 현행시장접근물량과 최소시장접근물량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관세화에 의한 쌀 시장개방을 2004년까지 미루는 대신 올해에 5% 관세로 쌀 소비량의 4%에 해당되는 205천 톤의 쌀을 최소시장접근물량으로 외국으로부터 의무적으로 사주어야 합니다.
  • 관세상당치(TE)
  • 모든 비관세조치에 대한 보호수단으로 국내외 가격차에 의해 계산한 관세율인데 이는 TE=(국내가격-국제가격)/국제가격x100 %로 계산합니다.
쌀은 어떻게 저장하는 것이 좋은가?
볍씨의 쌀을 벗기고 밥을 짓기에 좋을 만큼 겨층을 벗겨낸 것이 흰쌀이다. 볍씨는 수분이나 온도 조건이 알맞게 갖추어지면 싹이 터서 다음 세대의 벼 식물체가 된다. 따라서 벼나 현미 상태로 저장하면 저장 중의 환경 조건에 따라 호흡을 계속하면서 여러 가지 효소의 작용에 따른 변화로 점차 생명력이 떨어지게 되고 대개 여름이 지나면 거의 발아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이렇게 발아능력이 떨어진 쌀은 밥의 윤기나 맛도 떨어지고 영양적으로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쌀 속에 들어있는 효소의 작용으로 전분, 단백질, 지질 등이 모두 분해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빨리 분해되는 것이 지질이다. 저장 중의 벼나 현미는 온도가 발아의 적온인 32℃에 가까울수록, 수분 함량이 15%이상으로 높을수록 급격히 호흡량이 높아진다.
쌀은 저장 중에 효소 작용의 분해이외에도 공기중의 산소의 영향으로 산화작용이 일어나면서 냄새나 색깔이 변하며 배유 조직의 투명도가 떨어지고 딱딱해지면서 여러 가지 물리적인 성질도 변하게 된다. 즉, 도정률이 떨어지고 밥을 지었을 때 밥이 딱딱하고 윤기가 떨어지며 밥 부피가 늘어나서 찰기나 부드러운 질감이 크게 떨어지고 구수한 냄새와 맛이 없어져 버린다. 쌀을 저장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화학적 및 물리적 변화이외에도 여러 가지 해충이나 미생물의 영향으로 변질과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과일이 저장 중에 쉽게 물러지고 썩어버리는 데에는 에칠렌의 생성에 따른 영향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에칠렌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저장 조건의 열쇠가 되는데 이때 주로 저장 온도나 산소 농도를 낮추어 주거나 탄산가스 농도를 높여 주는 방법을 쓰게 된다.
벼알에서 에칠렌 생성량은 과일에 비하면 무시할 정도로 낮지만 수확시에 온도가 높을수록 벼알의 수분이 20%이상으로 높고 탈곡에 따른 상처가 많을수록 에칠렌 발생량이 높아지며 수확조건이나 품종에 따른 에칠렌 생성량의 차이가 저장성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가 온 다음 수분이 많은 물벼를 콤바인으로 수확하여 바로 건조에 들어가지 못하고 쌓아두면 벼알의 호흡 증대에 따른 곡온(穀溫)의 상승으로 볍씨의 생명력이 크게 떨어지고 품질도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벼를 건조·저장하기 이전에 벼알이 상처를 받거나 생명력을 잃지 않도록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평야지에서 일찍 햅쌀을 생산하려고 조생종을 심었을 경우 비가 자주 오는 고온기에 수확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때에는 특히 감압(減壓)건조방법을 통하여 에칠렌 생성을 억제하면서 곡온이 낮은 상태로 건조하게 되면 벼알의 생명력과 쌀 품질을 높게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개 벼로 저장하고 있는데 이웃 일본은 주로 현미로 저장하고 있다. 같은 저장 조건일 경우 벼로 저장하는 것이 현미로 저장하는 것에 비해 쌀 품질이나 도정률 및 식미 유지면에서 비교적 유리하며 특히 해충이나 곰팡이 등에 의한 피해를 크게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화학적 성분이나 식미 면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저온 저장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면 현미 저장이 벼 저장에 비해 부피를 거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저장이나 수송에 매우 경제적이다.
벼 품종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볍씨가 발아하는 데 필요한 최저 온도는 10℃로 보고 있다. 이는 수분이 포화된 상태이고 볍씨 내 수분함량이 15% 이하인 건조상태에서 습도 70%인 저장고 내에서는 13~15℃에서 거의 호흡이나 발아와 관련된 효소의 활성이 크게 떨어져 있고 비타민 B1의 감소나 탄수화물·지질·단백질 등의 분해나 변화가 거의 억제된 상태로 유지된다. 따라서 벼나 현미를 발아력과 품질이 거의 변하지 않게 저장하려면 온도를 15℃이하로 낮추고 습도는 70% 수준으로 유지시켜주는 저온저장을 하여야 한다. 저장온도를 10℃ 이하로 더 낮추어 주면 볍씨의 호흡억제나 물리화학적 성분 변화를 더 억제시키는 효과는 어느 정도 있다고 볼 수 있지만 격차로 인해 야기되는 쌀 표면의 물기가 서리는 현상을 막기 위하여 습도가 낮은 상온 저장고에 일시적으로 두어 곡온을 높여주는 조치를 하여야 하는 경제적 부담 및 시간적 지체가 뒤따르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적 손실이 크고 비효율적이다. 벼 콤바인 수확시 대량의 산물을 건조하여 저장해야 할 경우 되도록 쌀 품질과 식미의 저하를 막기 위하여 상온 통풍이나 감압 건조를 통하여 수분 24%의 물벼를 일단 18% 수준으로 일차 건조시킨 다음 사이로나 창고에 산물인 상태로 20℃ 준저온 조건에서 저장할 경우 대개 20일 정도는 일시적인 저장이 가능하다. 수분 18% 정도의 볍씨는 20℃에서도 상당수준의 호흡열을 발산하기 때문에 곡온이 올라가서 에칠렌 생성량 및 효소 활성 증대와 곰팡이 발생 등으로 급격히 쌀 품질 및 식미의 저하가 우려되므로 되도록 빨리 수분 15% 수준으로 낮추는 2차 건조에 들어가야 한다.
쌀을 밀폐(密閉)된 상태의 용기나 사이로, 비닐포장 저장 등을 하게 되면 저장 중 쌀 자체의 호흡 등으로 공기 중 산소가 없어지고 대신 탄산가스로 채워지면서 점점 혐기적 조건이 되어 마치 불활성 가스를 채운 밀봉 저장과 같은 상태가 된다. 이와 같이 저산소 상태가 되면 해충이나 곰팡이 등에 의한 피해가 없어서 좋긴 하지만 쌀 자체의 호흡이나 산소 반응은 호기적 호흡 효소계에서 혐기적 호흡 효소계로 바뀔 뿐 계속 진행된다. 혐기적 효소계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일찍이 발아능력을 상실하면서 환원당 함량이 상당히 높아지고 공기 중 저장에 비해 알콜이 4~8배정도 많이 생성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현미의 저온저장은 일반적으로 온도 13~14℃에서 상대습도 73~75%로 관리되고 있으며 준 저온창고는 온도 20℃에서 습도 80%정도로 유지되고 있다. 1960년대 후반에 쌀의 과잉 생산으로 저장 창고가 모자라서 어려움을 격을 때 수중 저장과 폐광을 이용한 동굴 저장 시험을 실시한 적이 있다. 수중 저장은 밀폐된 두꺼운 플라스틱 용기에 현미를 넣고 큰 호수 바닥의 물 속은 여름에도 항상 4~5℃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저장실험을 실시하였던 것이다. 광석을 캐고 난 폐광도 사철 언제나 저온을 이용하고 있다는 이점을 이용하여 저장실험을 실시한 결과 상온 창고에 저장한 쌀 보다 쌀 품질과 식미가 현저하게 좋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실제적으로 얼마나 실용화되었는지는 아는 바가 없다.
벼나 현미를 상온 상태로 저장하면 벼 품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개 이듬해 5월 말 까지는 수확시와 비슷한 완전한 발아 능력을 유지한다. 6·7월중에 발아력이 점차 떨어지기 시작하여 8월부터 급속하게 떨어져서 11월이 되면 거의 발아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햅쌀과 묵은 쌀은 쌀가루로 호화 점도 특성을 비교해 보면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지만 단백질이나 지질 등을 제거시킨 전분으로 비교해 보면 전혀 차이가 없다는 사실로 미루어보아 묵은 쌀이 호화나 밥의 찰기 및 질감이 나빠지는 현상은 주로 지질이나 단백질의 변성에 기인된 것이지 전분 자체의 변화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장 중에 특히 비타민B1이 거의 발아력과 비슷한 양상으로 떨어지며 저온 저장 조건에서 상온에 비해 현저히 높은 함량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볍씨의 생명력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쌀로 찧을 때 쌀겨를 완전히 제거시킨 도정을 한 ‘씻어 나온 쌀’은 지질 함량이 많은 쌀겨가 제거되었기 때문에 저장 중에 지질의 산화(酸化)가 일어나지 않아 저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미국에서는 현미에 에칠알콜 증기 처리를 함으로써 저장성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하였다.
벼나 현미 상태로 저장하는 상태에서 쌀 품질과 식미가 나빠지지 않게 하려면 되도록 15℃이하의 저온에서 보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적당한 상대 습도(70~75%)를 유지하여 쌀의 수분함량이 지나치게 떨어지지 않게 막아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쌀을 가정에서 보관할 때에는 되도록이면 서늘한 곳에 두는 것이 좋으며 찧은 지 오래되도록 두고 먹는 것보다 한 보름 정도의 여유를 두고 갓 찧은 쌀을 계속 구입해 먹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올벼와 늦벼
벼는 씨가 싹이 터서 누런 이삭이 고개 숙일 때까지 한살이를 겪으면서 스스로 자연의 변화에 순응하여 여러 가지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게 됩니다.
벼는 몸자람을 하는 동안에는 이삭을 많이 만들기 위한 준비로 곁가지를 많이 내는 포기벌기를 계속하다가 다음 대를 만들기 위한 생리적 변화를 맞게 되면 스스로 포기벌기를 멈추고 생장점에 어린이삭을 만들어 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어린 이삭이 만들어지는 시기를 경계로 하여 그 이전을 영양생장기(몸 자람 기간)라 하고 그 이후를 생식생장기(볍씨 만드는 기간)라 합니다. 벼는 바로 이 영양생장기간과 생식생장기간에 따라 한살이의 길이가 결정됩니다. 벼가 어린이삭을 만들어내는 시기는 우리가 눈으로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보통 그 한 달 후인 이삭이 패는 시기에 따라서 벼 품종별로 빠르고 늦음을 알아보게 됩니다. 벼 품종에 따라서 한살이의 길이가 100일이 채 안 되는 것이 있는가 하면 200일이 넘는 것도 있으며 그 사이에 다양하게 분포합니다.
벼의 생식생장기 길이는 품종에 따라 거의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벼 한살이의 길이는 주로 영양생장기의 길이에 따라 좌우됩니다. 즉 벼의 생식생장기간은 대체로 어린 이삭이 만들어지는 시기에서 이삭이 팰 때까지 약 30일간, 이삭이 패서 꽃이 피고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져 벼 알이 완전히 여물 때까지 품종에 따라서 약 45~50일간이 됩니다.
벼의 본래 고향은 아열대지역이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온도에서 생육이 왕성합니다. 위도가 높은 온대지역으로 점차 퍼져나가면서 스스로 변화하는 환경에 순응하여 낮은 온도에도 견디고 잘 자라는 특성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안전한 시기에 다음 대를 생산하고자 낮길이가 적당히 짧아지게 되면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바뀌도록 촉진시키는 단일감응성을 얻게 된 것입니다. 대개 낮길이가 12시간보다 짧아졌을 때 그 낮길이에 감응하여 어린이삭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와 같이 낮길이가 짧아지는 데 감응하기 쉬운 품종은 낮길이가 10시간, 밤길이가 14시간인 단일조건에서는 출수가 빨라지지만, 반대로 낮길이가 14시간, 밤길이가 10시간인 장일조건에서는 출수가 늦어지는 특징을 나타내게 됩니다. 품종에 따라서는 이러한 낮길이의 변화에 매우 둔감한 것이 있습니다.
이삭 패는 시기는 벼 품종의 단일에 대한 민감한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우리 벼 품종들 중에서 올벼는 단일에 대한 감응이 둔한 반면 늦벼는 민감합니다. 그러나 이 품종들을 단일조건인 열대나 아열대지역에 갖다 심으면 조만성이 완전히 뒤 바뀌게 되어 늦벼가 올벼보다 빨리 이삭이 패버립니다. 이와 같이 올벼다 늦벼다 하는 개념은 재배환경이 바뀌면 전혀 얘기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겨울동안에 추위에 웅크리고 있다가 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식물은 대개 낮길이가 길어지면 꽃눈 분화가 촉진되는 특성을 나타내는 반면, 봄에 싹이 터서 여름내 자란다음 가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식물은 대개 낮길이가 짧아지면 꽃눈 분화가 촉진되는 특성을 나타냅니다. 이와 같이 낮길이에 따라 생장점에서 꽃눈을 분화시키는 성질을 식물의 광주성이라고 하며 이에 따라 장일식물과 단일식물로 구분하게 됩니다.
벼가 낮길이가 짧아지는 것을 감지하여 어린이삭을 분화시키는 것은 낮길이가 긴 기간동안 태양에너지를 받아 잎이 왕성하게 광합성작용을 하여 열심히 몸집을 키워 오다가, 낮보다 밤이 길어지게 되면 잎에서 이를 알아차리는 색소인 파이토크롬이 그 자극을 생장점으로 보내 이제 이삭을 만들 때가 되었음을 알림으로써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바로 낮 동안에 이루어지는 광합성과 밤 동안에 호흡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광합성산물의 저장사이에 어떤 균형이 변함에 따라 어린이삭을 빨리 만들도록 호르몬 생성을 촉진시킴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벼를 아무리 어린이삭 분화에 알맞은 단일조건에 둔다하더라도 스스로 이를 알아차릴 수 있는 호르몬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싹이 튼 다음 최소한의 몸자람이 필요합니다. 이를 기본영양생장성이라고 합니다. 기본영양생장이 이루어진 다음 벼의 어린이삭분화가 단일에 의해 빨라지고 장일에 의해 늦어지는 성질을 감광성이라고 하며, 품종에 따라 단일에 의해 빨라지는 정도가 큰 것을 감광성이 예민하다고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둔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본영양생장성과 감광성에 따라 벼 품종들을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① 기본영양생장기간이 짧고 감광성이 둔하여 낮길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생육기간이 짧은 유형과 ② 기본영양생장기간은 짧으나 감광성이 예민하여 낮길이에 따라 출수가 크게 좌우되는 유형과 ③ 기본영양생장기간이 길고 감광성이 둔하여 어린이삭 분화가 낮길이에 따라 별로 좌우되지 않지만 생육기간이 긴 유형입니다. 우리나라 북부산간지나 중국 만주지방, 일본 홋카이도나 도호쿠지역, 아열대의 고산지대 등에 심겨지는 품종들이 첫째 유형에 속합니다. 또한 우리나라 남부지방이나 일본 서남부의 늦벼가 둘째 유형에 속하며 연중 기온이 높고 일장이 짧은 열대 · 아열대 동남아시아지역에 심겨지는 품종들은 대부분 셋째 유형에 속합니다.
벼는 더운 기운을 좋아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잘 자라는 온도보다 낮아지면 출수가 늦어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나 일본 북부지방에 심겨지는 올벼들은 온도가 높아지면 출수가 빨라지는 특성을 보이는데 이를 감온성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벼는 원래 따뜻한 것을 좋아하는 작물이기 때문에 낮은 온도에서 출수가 늦어지고 높은 온도에서 출수가 빨라지는 것이 본래의 특성인 것을 굳이 감온성이라는 인자로 따로 나타낼 필요가 있는가하고 생각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열대지방이나 온대 남부지역에 심겨지는 저온에 의해 생육이 심하게 늦어지는 품종들이 감온성이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벼 품종을 열대지방에 심으려면 감광성이 둔하면서 고온조건에서도 비교적 정상적인 몸자람을 하는 올벼를 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70~’80년대에 소출을 많이 내어 쌀밥을 마음껏 먹게 해준 통일형 벼가 알맞은 기본영양생장성과 둔한 감광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열대지역에 재배하기에 가장 적당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올벼와 늦벼의 한살이 비교

  • 올벼와 늦벼

씨눈이 큰 쌀과 발아 현미
벼 알은 벼 껍질을 벗겨 보면 현미 상태의 쌀이 나온다. 쌀을 자세히 살펴보면 나중에 볍씨가 싹이 터서 어린 잎과 뿌리가 되어 나올 씨눈[胚芽]부위와 어린 싹이 세 개의 잎을 뻗으며 자랄 때까지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씨젖[胚乳] 부위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씨눈을 예리한 칼로 반을 자른 다음 확대경으로 보면 초엽과 세 개의 잎이 이미 분화된 모습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그림 1). 그리고 어린 싹이 어떠한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더라도 수분만 공급이 되면 세 개의 완전한 잎이 나와서 스스로 자활할 수 있을 때가지 볍씨에 저장된 양분을 분해하여 계속 공급해 줄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 쌀의 씨눈 및 씨젖과 확대한 씨눈 부위

수정된 어린 배(胚)에 메칠니트로조우레아(methylnitrosourea ; MNU)라는 약제를 처리하게 되면 여기서 얻어진 볍씨에서 쌀 모양이나 이화학적 성분이 변한 여러가지 돌연 변이된 쌀을 얻을 수 있다. 대개 이러한 변화가 벼 식물체의 모양이나 출수기 등 여러가지 재배적 특성에도 함께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물론이다.
그 중에서 특히 씨눈이 유난히 큰 쌀을 발견할 수 있다. 씨눈의 크기가 두 배에서 4~5 배정도 큰 것까지 찾아볼 수 있는데 이를 계속 선발하면서 고정시켜 나가면 씨눈이 4~5배 정도 큰 것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그림2, 3). 우리는 이와 같이 씨눈이 큰 쌀을 거대배미 (巨大胚米)라고 한다.
  • 보통쌀과 씨눈이 큰 쌀, 보통 쌀과 씨눈이 큰 쌀의 씨눈 부위를 확대해 본 모습

씨눈에는 다른 부위와 달리 약 17~21%의 조지방(粗脂肪), 14~21%의 단백질, 약 34~41%의 가용성 탄수화물이 들어 있고 식이섬유와 당질이 많이 들어있다. 또한 씨눈에는 다른 부위보다 비타민 B1이 풍부하며 인(P), 칼륨(K), 철(Fe), 망간(Mn) 등도 많이 들어 있고 이노시톨, 콜린, 토코페롤, 오리자놀 등 건강기능성 미량 요소들도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현미를 100으로 볼 때 대체로 무게비로 씨눈은 2~3, 겨층은 4~5, 백미는 92정도 된다. 한 알의 쌀에서 씨눈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우 적지만 그 영양적 가치가 커서 특히 씨눈 부위를 많이 남게 한 배아미(胚芽米)를 도정할 수 있는 특수한 도정기가 개발되어 있다. 이러한 배아미는 영양 쌀로서 팔리고 있지만 우리 소비자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는 것 같다. 씨눈이 큰 쌀인 경우 쌀기름 함량이 보통 쌀 보다 20~50%정도 더 높았으나 지방산 조성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주고꾸 농업연구센터에서 ‘99년도에 개발한 거대배미 품종 ’하이미노리‘는 씨눈 크기가 보통 쌀의 3~4배나 된다고 한다. 이 거대배미는 감마아미노 낙산 (γ-aminobutyric acid ; GABA) 함량도 보통 쌀의 3~4 배가 된다고 한다. 이 GABA는 동물의 뇌나 식물에서 발견되는 일종의 아미노산이다. 글라이신 (glycine)과 함께 제어하는 성질을 가진 신경 전달 물질로서 작용하는데 예를 들면 작은 뇌의 푸키니에(Purkinje's) 세포의 억제작용은 이 물질에 의해 중개된다고 한다. GABA는 글루타민산에서 카복실기(CH3COOH)가 떨어져 나가는 효소 반응에 의해 만들어지며 뇌에서는 GABA가 아미노기(NH2) 전이 효소에 의해 호박산 세미알하이드로 되는 대사가 이루어지게 된다고 알려져 있다. GABA는 높은 혈압을 낮추어 조절해 주는 기능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아직 정확한 기작에 대하여 밝혀져 있지 않다.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는 효과도 나타내는 것으로 일부 알려져 있지만 앞으로 더욱 검토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GABA의 효과에 대하여 일부 너무 과장되어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며 앞으로 자세한 기작이 밝혀져서 이를 올바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어떤 물질이나 인체의 생리기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반면에 반드시 부정적인 효과도 뒤따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최근 당뇨,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면서 현미나 발아현미식을 하는 사람이 일본이나 한국에서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미 겨층에는 단백질과 지방질은 물론 비타민, 식이섬유 및 미량원소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발아현미에는 발아 중 양분 소모로 인해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은 다소 줄어 들지만 효소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분자량이 더 작아진 당류나 단백질을 비롯하여 식이섬유나 당화효소, 각종 생리활성 물질들의 함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GABA는 현미를 상온인 물에 담근 후 4시간쯤 지나서 가장 함량이 높아진다고 한다. 물에 침지시킨 현미의 GABA 함량은 보통 쌀인 경우 4시간 뒤에 약 3~5 배 정도밖에 늘어나지않지만 씨눈이 큰 쌀은 보통 쌀의 두배가 넘게 아홉배 정도 늘어나서 현미 100g당 GABA함량도 보통 쌀의 3~4배나 되었다고 한다 (그림4).
  • 씨눈이 큰 쌀 하이미노리와 보통 쌀의 침지시간에 따른 GABA함량 변화 비교

우리 벼 육종 연구진도 오래 전에 이와 같은 씨눈이 큰 쌀을 개발하였지만 소출이 너무 떨어지고 또한 모를 키우기가 어려워서 아직 품종으로 보급시키지 않고 있다. 씨눈이 큰 쌀이 외관상 발아는 90%이상 되었지만 모판에 파종하여 두면 성묘율이 40~50% 선에 불과하고 출아가 늦으며 모자람 상태도 매우 느리고 고르지 못하다. 이러한 특성은 씨눈이 큰 돌연변이 유전자의 다면발현(多面發現) 현상인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이와 같은 결점을 육종적으로 어느 정도 보완시킬 수 있을 지는 아직 쉽게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쌀은 특수 도정을 통해서 씨눈만 분리시켜 어떤 건강보조식품 개발 원료로 활용하고 씨젖 부분은 가루로 만들어서 여러가지 쌀 가공 식품 원료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왕겨와 쌀겨도 쓸모 많다
  • 왕겨와 쌀겨
  • 벼를 흰쌀로 찧으면 부산물로 벼 껍질인 왕겨와 현미로부터 쌀겨가 나옵니다. 현재 우리 국민들의 쌀 소비량이 매년 약 400만톤정도 되는데 벼로 치면 약 560만톤정도 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매년 부산물로 왕겨는 약 110만톤, 쌀겨는 약 50만톤정도 발생되는 것으로 짐작되는데 이와 같은 부산물은 그 성분으로 보아 좋은 이용가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쌀겨만 쌀겨기름 생산이나 가축먹이로 이용되고 나머지는 거의 버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 왕겨에는 조섬유가 35~46%, 가용성 당질이 22~35%, 회분이 13~21%, 조단백질이 2~3% 들어있으며 쌀겨에는 가용성 당질이 34~52%, 조지방이 15~20%, 조단백질이 11~15%, 조섬유가 7~11%, 회분이 7~10%, 녹말이 14% 정도 들어있습니다. 왕겨에서 나오는 회분은 거의 90%이상이 규소체이며 칼륨, 칼슘 및 마그네슘 등이 비교적 많이 들어있는 편입니다. 쌀겨에는 헤미셀루로스를 비롯한 식이섬유와 이노시톨, 콜린, 나이아신, 토코페롤, 싸이아민(비타민B1), 판토텐산 등 비타민류가 풍부히 들어있습니다.
  • 미국에서는 왕겨를 이용하여 매우 가늘고 작은 규소결정체인 휘스커를 생산하여 높은 값을 받고 수출하고 있고 이태리나 캐나다에서는 왕겨 재를 이용하여 특수한 벽돌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고 합니다. 왕겨에는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아주 자잘한 비결정성 규소체가 많이 들어있는데 이는 사람의 손으로 도저히 만들 수 없는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본래모양 그대로 뽑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된다면 매우 높은 가치의 특수한 규소체 산업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벼 껍질 위에 많이 나있는 털까락은 거의 60%가 규소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만 모아서 나머지 섬유질만 녹여 없애버리면 매우 값비싼 비결정성 규소체의 고운 가루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 쌀겨는 보약
  • 쌀겨에는 기름성분이 약 19%정도 들어 있어서 쌀겨기름을 짜서 주로 이용하고 찌꺼기는 가축사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쌀겨기름은 주로 올레산이나 리놀산과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73%나 들어있어서 공기 중의 산소에 의해 쉽게 산화되어버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쌀겨원료나 기름에 대해 이를 방지하는 처리를 미리 해놓지 않으면 안 됩니다. 쌀겨기름은 가볍고 담백한 맛이 있어서 주로 샐러드기름과 튀김용 기름으로 사용되지만 마가린이나 쇼트닝의 원료기름으로도 이용되기도 합니다. 쌀겨기름은 목화씨기름, 유채기름, 콩기름, 겨자씨기름, 참기름, 옥수수기름 등과 더불어 반건성유에 속하는 양질의 기름입니다.
  • 쌀겨에서 기름을 짜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다양한 부산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들어보면 껌과 같은 성질로 사용할 수 있는 인지질, 고급 알콜인 왁스, 건강기능성 물질인 토코페롤, 오리자놀, 스쿠알렌, 피틴산 및 이노시톨 등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에서는 겨에서 얻어진 핏치라고 불리는 점성이 많은 검은 액체로부터 페룰산을 대량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어 이의 쓰임새에 대하여 상당히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쌀겨에서 추출한 페룰산은 매우 강한 항산화력을 가지고 있으며 강한 자외선 흡수작용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페룰산은 식품의 산화를 막는 데 활용될 수 있으며 화장품에 섞을 경우 피부노화 방지와 자외선 차단효과도 나타낼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피틴산을 밤, 콩, 녹두나물, 연근, 우엉, 짱아지류, 찐국수, 낫또, 두부, 아스파라가스 등의 통조림 가공식품이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첨가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쌀겨 단백질에는 고혈압인 사람에게 혈압이 떨어지게 하는 효과를 가진 물질도 들어있으며 아밀레이스 및 글루코하이드롤레이스의 작용을 저해함으로써 탄수화물의 소화속도를 늦추게 하는 혈당조절기능을 가진 성분도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볶은 쌀겨에서 끓는 물과 에칠알콜로 추출한 볶은 쌀겨 추출물이 고기 비린내 성분이나 암모니아수 냄새를 거의 완전히 뽑아내 없애버리는 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였습니다.
  • 앞으로 왕겨와 쌀겨의 효과적인 이용에 대한 연구를 보다 깊이 있게 추진한다면 현재 거의 버리다시피 하는 이 부산물로부터 매우 높은 가치가 있는 특수한 산업소재나 건강식품 및 치료제를 다양하게 개발하여 상품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벼를 잘라본 속구조 모양

  • 흰 쌀로 찧을때 쌀겨가 벗겨지는 부분

비료를 많이 준 쌀은 왜 밥맛이 떨어지는가
밥맛이 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지역에 알맞은 가장 식미가 양호한 벼 품종을 선택하여 재배하여야 하며 다음으로 질소질 비료를 알맞게 제때에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비료는 퇴비 등 유기질 비료와 요소, 유안, 과린산석회, 염화가리나 복합 비료 등 화학 비료를 시용하고 있는데 유기질 비료는 많은 양을 주로 밑거름으로 주고 있다. 특히 쌀의 밥맛은 질소질 비료의 시비량과 시용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쌀의 밥맛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 소출을 낼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질소비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질소비료를 아예 주지 않거나 너무 적게 주어서 생육이 좋지 않고 수량이 떨어지게 생산한 쌀이 오히려 비료를 알맞게 주어 적절히 소출을 낸 경우에 비해 밥맛이 떨어진다.
일반적으로 밑거름으로 준 질소비료량은 출수기까지 영향을 줄 만큼 많이 주지 않는 한 밥맛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 대개 웃거름으로 준 질소비료가 식미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이는 비료 주는 시기가 출수기에 가까운 시기로 늦을수록 식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늦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심층추비(深層追肥)나 이삭거름을 너무 늦게 주거나 알거름을 주는 것은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피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이삭거름을 제때에 알맞게 주는 것은 이삭당 벼 알수를 많게 하여 소출을 높일 뿐만 아니라 식미에 미치는 영향도 적은 편이이서 권장할 만한 것이다.
벼도 살아있는 생물체이기 때문에 불리한 환경이 주어지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후대를 생산하는 데에도 적절히 산아 제한(?)을 할 줄 안다. 벼는 이삭이 패기 약 30일전 쯤부터 어린 이삭이 생기기 시작하고 24일전 쯤이면 앞으로 벼 알이 될 영화(穎花)를 분화하기 시작하여 18일전 쯤이면 거의 영화 분화를 마무리 짓게 된다. 영화 분화가 끝나가고 화분 모세포가 형성되기 시작하는 감수분열 시기는 대개 출수전 15일 쯤이 되며 감수분열 성기는 출수 10일전 쯤 된다.
대체로 이삭거름을 주는 알맞은 시기는 어린 벼 꽃[穎花]이 분화하기 시작하는 출수전 24일 쯤이 된다. 이때 이삭거름을 주게 되면 벼는 후대 생산을 위한 영양이 충분한 줄을 알고 날씨가 나쁘지 않으면 벼알이 될 영화를 퇴하시키지 않고 되도록 많이 확보하려고 한다. 이삭거름을 제때에 주어 영화의 퇴화를 막고 이삭당 벼알수를 많이 확보하게 되면 쌀 수량도 많아 질 뿐만 아니라 논에 비료기가 많아서 이삭으로 단백질로 전류되는 양이 많아진다고 해도 벼 알수가 많기 때문에 벼 한 알당 단백질의 축적을 완화시켜 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밥맛을 떨어뜨리는 것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개 쌀에 단백질 함량이 필요이상으로 많을 경우 밥이 좀 딱딱하게 느껴지고 찰기와 질감이 떨어져 밥맛이 나쁘게 느껴진다고 한다. 어째서 그런가?
현재 우리가 재배하고 있는 벼 품종들의 쌀의 단백질 함량을 조사해 보면 품종이나 산지 및 질소시비량에 따라서 약 6~11% 정도의 변이를 보인다. 쌀 단백질은 대개 18개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쌀의 주 단백질인 글루텔린(glutelin)의 질소함량이 16.8% 정도 되기 때문에 쌀의 단백질 함량은 대개 Kjeldahl 분석법에서 얻어진 질소 함량에 5.95를 곱해서 나타낸다.
쌀의 단백질은 주로 쌀알의 바깥층에 많이 분포하며 속층에는 거의 단백질 입자를 볼 수가 없다 (사진 1). 사진에서 쌀알 외층에 있는 전분립자 주변에 분포한 작고 둥근 모양의 알맹이가 단백질 입자다. 이들 단백질 입자는 주로 쌀알 외층에 있는 전분립자의 사이에 끼어 이를 둘러싸고 있기 때문에 쌀을 물에 담그어 불릴 때 수분이 전분립자 속으로 쓰며 드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고 또한 밥을 지을 때 전분립자가 호화(糊化)되어 팽창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한다. 또한 단백질은 밥을 지을 때 전분과 함께 열을 받아서 익게 되는데 이는 식은 밥이 되었을 때 호화된 전분에 비해서 빨리 굳어지기 때문에 단백질 함량이 높은 쌀은 밥이 식었을 때 더욱 밥의 질감이 나쁘게 느껴진다. 따라서 아무리 밥맛이 좋은 품종이라도 질소비료를 너무 많이 주어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게 되면 밥맛이 나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유기질 비료를 주면 쌀의 밥맛에서 단맛이나 감칠 맛이 다소 높아진다는 얘기도 있지만 아직 이를 객관적으로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쉽게 판단하기가 어렵다. 이제까지 여러 사람이 검토한 결과에 따르면 퇴비나 시판되는 유기질 비료를 주었을 때 밥맛을 좋게하는 효과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단지 이를 통해서 화학비료를 주지 않거나 매우 낮추어 줌으로써 소위 유기농 쌀을 생산하였을 경우 다소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지 않게 하는 효과도 있지 않았을까 추정된다. 유기질 비료를 주게 되면 반드시 그에 맞추어서 화학비료 주는 양을 크게 낮추어 주어야 하는데 이를 잘 지키지 않고 소출을 많이 내기 위해서 화학비료를 많이 주게 되면 벼알이 익는 기간 중 늦게까지 계속 이삭으로 질소가 공급되어 쌀의 단백질 함량이 크게 높아져서 오히려 유기질 비료를 주지 않았을 때보다 양질미 생산에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논에 대는 물이 오염되었을 경우 벼가 재배되는 기간 중에 유입되는 비료성분 총량을 계산해 보면 4~5kg/10a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때 이를 감안하여 시비량을 낮추어 주지 않으면 역시 벼가 웃자라게 되고 쌀에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질소질 거름을 많이 주게 되면 벼가 웃자라서 도열병이나 문고병 등에 심하게 걸리기 쉽고 줄기가 연약하고 키가 커서 비바람에 쉽게 쓰러지게 된다. 웃자란 벼에는 병 뿐만 아니라 해충도 많이 발생하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하여 농약도 많이 쓰지 않으면 안되게 된다. 이와같이 비료를 많이 주어 웃자란 벼는 자기 몸체를 유지하기 위한 양분 소모도 심하게 되고 잎이 늘어져서 벼 군락 내의 광합성 효율도 떨어지게 되어 벼 알의 등숙률이 떨어지고 쌀 품질이나 소출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벼가 쓰러지게 되면 쌀 품질이나 수량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수확작업의 불편함과 경제적 손실을 겪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이와 같은 과비에 따른 과번무의 피해는 등숙기간 동안 비가 잦고 흐린날이 계속되어 일조량과 온도가 떨어진 경우에 등숙률이 크게 떨어져서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개화 수정후 벼알이 여물어 가는 과정을 그림 1에서 보면 수분함량이 가장 높은 수정후 5~6일 경부터 18~20일경 사이에 거의 직선적인 벼알의 건물중 증가를 보이는 급속 등숙기간을 맞이하게 된다. 이때 벼 이삭의 상위부 일차지경에 달린 수정이 먼저 되어 세력이 강한 강세영화(S)가 하위부 이차지경에 달린 세력이 약한 약세영화(I)에 비해 벼 알의 등숙이 빠르게 진전된다. 등숙이 진전되면서 전분이 축적되는 아밀로플라스트 사이에는 농축된 상태로 단백질 입자들이 끼어 쌓이게 된다 (사진 2와 3).
이 단백질 입자는 쌀의 외층인 부호분층에 주로 많이 분포하게 되며 밥을 지을 때 쌀 배유 전분의 수분 흡수와 호화 팽창에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부호분층에 축적된 단백질 과립은 크게 단백질 과립 I (P1)과 과립 II (P2)로 구별된다 (사진 3). 단백질 과립 I은 둥근 모양의 층상구조를 나타내며, 단백질 과립 II는 층상구조가 없는 약간 부정형인 것이 많다. 이 이외에도 단백질 과립 II와 같이 부정형이면서 주로 분포하는 위치가 다른 단백질 과립 Ⅲ (P3)이 있다 (사진 2). 쌀 단백질을 그 용해성에 따라 글루텔린(glutelin), 글로불린(globulin), 프롤라민(prolamin) 및 알부민(albumin)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산에 녹는 성질을 가진 글루텔린이 배유 단백질의 75~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알콜에 녹는 성질을 가진 프롤라민은 1~5%로 매우 낮다. 이 프롤라민 단백질은 단백질 과립 I에 주로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벼 알이 익을 때 단백질 과립 II가 과립 I보다 먼저 형성된다고 한다. 쌀 단백질은 주로 물에 잘 녹지 않는 성질을 가진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비록 전분에 비해서 10분의 1이하로 그 함량이 매우 낮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분립자가 축적된 아밀로플라스트를 둘러 싸고 있어서 밥을 짓기 위해 쌀을 물에 불리거나 쌀이 열을 받아 호화가 되는 과정에 전분의 수분 흡수와 호화 팽창을 방해하게 되고 밥의 찰기와 질감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질소질 비료를 많이 주게 되면 쌀의 단백질 함량이 높아져서 밥맛을 떨어뜨리게도 하지만 영양적 불균형과 병충해 및 도복 등에 따른 등숙 불량이 또한 쌀의 품위와 식미를 떨어뜨리는 데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삭거름을 제때에 주고 알거름은 절대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질소질 거름을 주는 양도 자기 논에 관개하는 물의 오염도나 앞그루 작물재배로 토양에 남아 있는 비료 성분량이나 퇴비 등 유기질 비료를 준 양을 감안하여 시비량을 권장하는 양보다 다소 적게 줄여서 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지금 이웃 일본에 비해서 거의 세 배가 넘는 질소질 비료를 주고 있으니 어떻게 일본 쌀의 밥맛과 경쟁이 되겠는가? 옛날 일제 강점기에는 한반도에서 생산된 쌀이 일본산보다 더 좋은 양질미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사실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다.
  • 쌀알의 외층과 중심부 횡단면 배유구조 전자현미경 사진 (2,000배 확대)

  • 아밀로플라스트 사이에 농축된 상태로 끼어 있는 단백질 입자 (P1, P3)

  • 유숙 후기의 부호분층에 분포한 아밀로플라스트와 단백질 입자

  • 강세(S) 및 약세영화(I) 벼알의 등숙기간 중 벼알 건물중 및 수분함량 변화

우리 벼의 조상과 전래
  • 벼의 조상
  • 벼의 조상은 지구가 약 1억4천만년 전 백아기 초기 지각의 변동으로 육대주로 갈라지기 이전부터 곤드와나(Gondwana) 초대륙에 분화 발생되어 있었던 것으로 가정하고 있습니다. 재배벼는 같은 조상으로부터 분화된 서로 다른 두 가지 야생종에서 각각 독립적으로 약 2-3백만년 전에 아시아재배종인 사티바(sativa)종과 아프리카재배종인 글라베리마(glaberrima)종으로 진화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아프리카 일부지역에서만 재배되고 있는 아프리카벼와는 달리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고 있는 아시아벼는 다시 크게 두 가지 생태종인 자포니카벼와 인디카벼로 분화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아시아벼의 기원지에 관하여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나 어느 특정한 지역으로 보기보다는 인도 아샘에서 미얀마ㆍ타이ㆍ베트남 북부, 중국 윈난 남부에 걸친 광범위한 지역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 14,000년 전의 수수께끼
  •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 벼가 발굴되어 크게 화제가 되었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것은 청원 옥산 소로리유적에서 약 14,000년 전의 토탄(유기물이 완전히 탄화되지 못한 상태에 있는 석탄의 한 종류)층으로부터 아주 오래된 옛날 벼 껍질이 여러 개 발굴된 것입니다. 벼알이 소지경으로부터 떨어진 부분을 전자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본 결과 다 익기도 전에 쉽게 잘 떨어져버리는 야생벼와는 전혀 다르게 쉽게 잘 안 떨어지는 재배벼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 고대 벼는 지금까지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호남성 옥섬암 동굴유적에서 발견된 것보다도 무려 3,000년 이상을 앞선 것이어서 세계 학자들이 매우 놀라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같은 층에서 벼농사와 관련된 다른 유물이 발견되지 않아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볍씨가 한반도에 언제 어떻게 흘러들어왔는지에 대해서는 수수께끼로 남아있습니다.
  • 벼농사의 전래
  • 한반도의 고대 유적에서 벼농사의 흔적이 발견된 곳은 여주, 일산, 김포, 충주, 단양 등의 한강 유역과 평양, 부여, 광주, 김해 등지를 들 수 있습니다. 청원 소로리 벼를 제외하고 가장 오래된 벼는 일산 가와지 토탄층에서 본래 모습의 많은 벼 껍질이 발굴된 것으로 탄소동위원소를 이용한 연대측정법으로 약 4,500년 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다음이 김포 가현리 유적에 발굴된 약 4,200년 전 것과 여주 흔암리 유적의 약 3,000년 전의 탄화미(밀폐된 토기에서 숯이 된 쌀)입니다. 평양 동경유적지에서는 약 3,000년 전, 부여 송국리 유적지에서는 약 2,600년 전의 탄화미나 토기의 볍씨자국이 발견되었습니다.
  • 한반도에 벼농사가 언제 어떤 경로를 통하여 전래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주장이 있습니다. 어쨌든 벼의 기원지에 가까운 중국을 거쳐서 벼가 한반도에 전래된 것은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전래된 경로로 보아 크게 바닷길과 육로를 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유적에서 발굴된 증거로 보아 벼가 육로보다는 바닷길을 통하여 더 빨리 들어오지 않았나 생각되고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뗏목과 같은 배를 이용하여 바람이나 해류를 이용하여 이주하는 것이 육로에 비해 훨씬 편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 어떤 학자가 실제로 옛날처럼 대나무를 엮은 떼배를 타고 해류를 따라 황해를 횡단하는 실험을 하여 장강하류 항주만 근처에서 우리나라 서해안에 닿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바닷길을 따라 한반도로 오려면 장강하류 근처의 항주만,
  • 연운항, 산동반도의 첨단 등 어느 곳을 출발하든지 한반도 서해안의 대동강 유역에서부터 황해도 해안, 한강 유역, 태안반도 연안, 전남 해안 등에 걸쳐 도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 육로로는 주로 밭벼 종류가 황하 유역으로부터 요동반도를 거쳐 북한으로 들어왔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바닷길보다 늦은 시기였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와 같이 한반도로 전래된 벼는 남부평야지로 확산되어 재배되면서 약 3,000년 전쯤 처음으로 일본 규슈 북서부지역으로 흘러들어 갔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이 주장하는 해로를 통해 오끼나와열도를 거쳐 전래된 벼의 경로는 그보다 한참 후였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 잡초벼
  • 우리는 흰쌀에서 붉은 색 가는 줄이 있거나 붉은 색깔이 완전히 벗겨지지 않고 흔적이 남아있는 쌀을 발견하는 수가 있습니다. 이는 대개 논에 잡초처럼 보통 재배벼보다 키가 크고 이삭에 긴 까락이 많이 달렸으며 벼알이 쉽게 잘 떨어지고 현미색이 적갈색인 잡초벼 쌀이 섞여 있기 때문이며 우리는 보통 이를 앵미라고 합니다. 이 잡초벼는 벼를 재배하는 논에서는 어디서나 드물게 발견되며 특히 마른논 상태로 볍씨를 직파한 논에서 더욱 심하게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벼를 재배하는 논밭에서 어디든지 발견되고 있으며 김약으로 없애기 어렵기 때문에 잡초벼가 심하게 나는 논에서는 매우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이 잡초벼는 야생벼와 재배벼의 중간 성질을 나타내어 벼알이 완전히 여물기도 전에 쉽게 바람에 떨어져버리며 휴면성이 강해 땅속에서 5?6년이 지나도 썩거나 겨울에 얼어 죽지 않고 싹이 나서 끈질긴 생명력을 나타내는 벼입니다. 이 잡초벼의 유래는 밝혀져 있지 않지만 아마도 재배벼가 전래될 때부터 함께 따라와서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지 않나 추측됩니다. 야생벼로부터 재배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생겨난 재배벼의 조상 격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잡초벼도 재배벼와 마찬가지로 자포니카와 인디카의 생태형이 있으며 오랜 세월동안 재배벼와 함께 섞여 자라왔어도 그 나름대로 고유한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말 잡초처럼 끈질긴 벼입니다.
  • 벼의 전래

  • 재배벼의 조상인 여러 가지 야생벼

  • 야생벼의 이삭모양

  • 14,000년 전의 고대 벼(청원 소로리 토탄층에서 발굴)

벼는 제때에 거두어서 알맞게 말려야
벼는 제때에 베어 거두어들여서 잘 말려야 오래 저장할 수 있고 밥맛도 좋다. 벼를 베는 알맞은 시기는 벼이삭이 9할 이상 누렇게 변했을 때다. 비록 잎이 녹색을 띠고 있더라도 벼이삭이 누렇게 익었으면 서둘러 벼를 베야 한다. 벼 품종의 숙기에 따라 벼 베는 시기가 약간 다르다. 이삭이 패고 난 다음 올벼는 40 ~ 45일 쯤, 늦벼는 50 ~ 55일쯤 베는 것이 좋고 중생종은 그 중간인 45일 ~ 50일쯤 베면 된다.
벼 베는 시기가 빠르거나 늦으면 온전한 모양을 가진 쌀의 비율(완전미율)이 떨어지는데, 빠를 경우에는 제대로 여물지 못하거나 녹색을 띤 쌀이, 늦을 경우에는 피해를 입었거나 모양과 색깔이 이상한 쌀이 많아진다. 또한 베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금간 쌀이 두드러지게 늘어나서 완전미율이 떨어지게 된다. 일찍 이삭이 팬 올벼는 늦게 수확하면, 싹이 튼 벼 알이 많이 생겨나 쌀 품질과 밥맛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벼를 벨 때 벼 알의 수분함량은 대개 20~24%정도 된다. 벼를 오래 갈무리를 하거나 쌀을 찧으려면 수분이 15~16%정도로 말리는 것이 적당하다. 옛날처럼 낫으로 베어 도가에 걸어 말린 다음 탈곡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시간이 많이 걸리고 너무 일손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요즈음은 거의 콤바인을 이용하여 벼를 베는 동시에 바로 생벼로 탈곡을 하게 된다. 이렇게 콤바인으로 벼를 거두어들일 경우 콤바인에 달려있는 탈곡기가 빨리 돌아가면서 쌀알에 상처를 많이 내기 때문에 빨리 말리지 않으면 그곳으로 여러 가지 균이 들어가서 수분이 많고 열이 나는 상태에서 쉽게 썩어버리거나 곪으면서 얼룩무늬 쌀이나 변질된 쌀이 생기게 된다. 수분이 22~24%나 되는 생벼는 수확한 다음 16시간 전에 햇볕에 널어 말리거나 건조기에 말려야지 그대로 쌓아두면 안 된다.
벼는 멍석에 널어 햇볕에 자연스럽게 말리는 것이 가장 좋다. 햇볕에 말릴 경우에도 직접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위에 말리면 나중에 금간 쌀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반드시 망사나 천막포 등을 깔고 그 위에 널어 말리는 것이 좋다. 또한 5cm 이하로 얇게 널어서 자주 뒤집어 주면서 고루 말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건조기로 급하게 말리면 볍씨가 생명력을 잃게 되고 밥맛과 쌀 품질도 나빠진다. 높은 온도로 급히 말린 벼는 싹 트는 비율이 떨어지고 쌀을 찧었을 때 동강 난 쌀이나 싸라기가 많이 생긴다. 건조기로 말릴 경우 벼 알 속의 온도를 40℃이하로 낮게 유지시켜 벼를 고루 돌려 저으면서 천천히 말려야 한다.
건조기로 벼를 말릴 때 사이사이로 더운 바람을 멈추어서 쌀알 바깥층과 안쪽의 수분 차이가 심하지 않게 해줌으로써 건조시키는 속도를 조금씩 늦추어 줄 필요가 있다. 특히 콤바인으로 수확한 25% 이상의 높은 수분을 가진 생벼를 뜨거운 바람을 내는 건조기로 말리면 동강난 쌀이 많이 생기고 밥맛이 크게 떨어진다. 밥맛이 나빠지는 원인은 높은 온도에서 급히 마르면 쌀알 속에 들어있는 수분이 바깥으로 빠져 나가면서 쌀알 바깥층에 지방이나 아미노산의 이동이 크게 일어나고 쌀알 안팎의 당류 이동이 심하게 일어남으로써 밥맛과 관련이 깊은 당질이나 유리아미노산 등이 쌀알 바깥층으로 빠져나가 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생벼는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서 벼 알 속의 온도가 40℃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하여 말리지 않으면 안 된다.
쌀을 오래도록 갈무리하는 데는 수분함량을 15% 이하로 낮출수록 바람직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건조시키면 쌀을 찧을 때 쌀알이 윤기가 떨어지고 싸라기가 많이 생기며 밥맛이 떨어질 염려가 있다. 여러 가지 시험결과를 종합해 보면 현미수분이 13%선 까지는 밥맛에 별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지만 12% 이하로 너무 마르면 다소 밥맛이 떨어지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쌀을 찧을 경우 가장 손실이 적은 알맞은 수분함량은 15-16%사이라고 한다. 쌀을 찧을 때 손실을 줄이고 밥맛이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햇볕에 널어 수분함량이 15% 정도 되게 알맞게 고루 말리는 것이 가장 좋다. 뜨거운 바람을 내는 건조기로 말릴 때에도 특히 콤바인으로 수확한 생벼는 처음에 벼 알 속 온도가 40℃ 이상 되지 않게 서서히 말려서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해야 할 것이다.
  • 고개를 숙인 벼의 사진

  • 벼 이삭은 언제 고개를 숙이나?
  • 벼가 이삭이 패어 꽃이 이삭 끝 쪽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대개 5~7일이면 개화가 끝난다. 이때쯤이면 이삭 끝 쪽에 달린 벼 알들은 천천히 여물기 시작하여 끝부터 약간씩 휘어지기 시작한다. 전체 이삭이 본격적으로 휘어지는 것은 이삭이 팬 뒤 열흘쯤이다. 벼 알이 여물어 가면 그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워서 벼이삭 가지가 하나 둘씩 고개를 숙이기 시작하여 이삭전체가 고개를 숙이게 되는 것이다. 벼 알 천 알 무게가 25g이고 한 이삭에 100알이 달렸 다면 대략 한 이삭 무게는 2.5g정도 되는 것이다.
  • 벼 이삭은 이삭목부분이 휘어지는 것이 아니라 부드럽게 잘 휘어지는 이삭목 위쪽 의 이삭 줄기가지부분이 휘어지는 것이다. 어떤 벼는 이삭줄기가지가 굵고 빳빳하여 벼 알이 여물어도 고개를 숙이지 않는 것 이 있다.
  • 콤바인으로 벼를 수확하고 있는 장면, 볏단을 도가에 걸어 햇볕에 말리고 있는 광경

우리 쌀 밥맛이 세계 으뜸
우리 국민들은 대부분이 우리 쌀 밥맛이 세계 으뜸인 줄 잘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만이 인정한 사실이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밥맛을 예민하게 따지는 이웃 일본사람들이 직접 경험하고 인정한 사실입니다.
이야기는 1995년 이른 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본 찌바현에서 쌀과 농산물유통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오또네상사의 이또오준조사장이 일본 전국 각지에서 쌀 유통업을 하고 있는 사장들과 언론인을 포함한 20명의 단체를 이끌고 국립식량과학원을 방문한 일이 있습니다. 이또오사장은 여러 해전부터 자주 이곳을 방문하여 서로 매우 친근한 사이가 되어 있었는데 그날은 마침 일본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밥맛 좋은 세 가지 쌀을 가지고 와서 우리 쌀과 직접 밥맛을 비교 평가해 보았으면 좋겠다고 약속된 날이었습니다. 그 세 가지 쌀은 니가타현의 ‘고시히까리’, 미야기현의 ‘히또메보레’, 그리고 아끼다현의 ‘아끼다고마찌’였고 우리 쌀은 가장 밥맛이 좋은 ‘일품쌀’이었습니다. 밥맛 검정은 일본인 방문객 19명과 우리 벼 연구진 17명이 이곳 실험실에서 늘 하고 있는 매우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에 따라 실시하였습니다. 밥은 똑같은 전기밥솥을 사용하여 가장 알맞은 방법에 따라 지었고, 어떤 쌀인지 알지 못하게 밥에 번호만 부쳐서 지름이 30cm정도 되는 흰 쟁반에 둥글게 배치하고 기준이 되는 밥은 한 가운데에 놓아서 서로 비교하도록 하였습니다. 밥맛을 검정할 36명은 세 그룹으로 나누어서 각각 밥을 배치하는 순서를 달리하여 밥맛을 보게 하였고, 밥 모양, 냄새, 맛, 찰기, 질감, 총평의 여섯 항목에 대하여 기준 밥과 비교하여 비슷하면 0, 좋은 정도(+1,+2,+3)와 나쁜 정도(-1,-2,-3)에 따라 일곱 단계로 평가하게 하였습니다. 이날 일본 토꾜 TV에서 아침부터 와서 모든 과정을 취재하였고 밥맛을 검정하고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도 하였습니다. 식미검정 결과는 바로 그 자리에서 집계하여 발표하였는데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일품쌀’이 최고의 평가를 받았고, 다음이 일본쌀인 ‘히또메보레’, ‘고시히까리’,‘아끼다고마찌’순이었습니다. 한국인과 일본인의 평가결과를 따로 집계하여 비교해보아도 한ㆍ일 양쪽에서 모두 ‘일품쌀’이 최고 평점을 받았으며 오히려 일본사람들이 더 높게 평가하였습니다.
이러한 식미평가 결과에 대해서 일본 방문객들은 매우 놀라워하는 표정이었고, 토꾜 TV는 이러한 모든 사실을 빠짐없이 취재해 갔습니다. 그러고 난 한 달 후쯤 우리 삼성무역 토꾜지사로부터 팩스전문 두 장을 받았는데 그것은 일본의 유명한 새로운 상품소개 잡지인‘일경상품정보’식품판(’95. 4. 17일자)에 두 쪽에 걸쳐서‘고시히까리를 능가하는 맛 좋은 쌀이 한국에!’라는 제목으로 그날에 있었던 사실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이 사실은 곧바로 우리 연합통신을 통하여 모든 신문에 소개되었습니다.
그 후 두 해 동안 한ㆍ 일 양국간 20여 품종의 쌀에 대한 품질과 밥맛검정을 실시하였는데, 해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었지만 ‘일품쌀’이 어떤 쌀보다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서 한국이나 일본사람들에게 모두 최고의 밥맛을 나타내는 쌀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하였습니다. 미국 켈리포니아산 쌀은 이미 여러 차례의 밥맛 검정에서 우리 쌀 중에서 밥맛이 중간이하 수준밖에 되지 못하였기 때문에‘일품쌀’과는 아예 상대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사실에 대해서 만족만 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밥맛을 자랑할 수 있는 쌀을 떳떳하게 내놓기 위해서는 품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벼를 재배하는 과정에서부터 거두어들인 뒤에 말리고 저장하고 도정하기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밥맛 좋은 쌀을 내놓을 수 있는 관리와 좋은 시설을 갖추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아무리 밥맛이 좋은 ‘일품쌀’이라도 산지와 여러 가지 좋은 조건에서 생산하여 품질의 차별화를 하여야 만 소비자들이 항상 즐겨 찾는 믿을 수 있는 좋은 쌀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입니다.
  • 나라에 따라 좋아하는 밥맛이 다릅니다.
  • 쌀은 전 세계의 92%를 아시아지역에서 생산하여 아시아 사람들이 먹습니다.
  • 그러나 나라에 따라서 좋아하는 쌀이 다릅니다. 우리처럼 쌀알이 짧고 둥글며 밥이 상당히 찰기가 있고 부드러운 자포니카 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웃 일본과 대만, 중국 동북지역 뿐입니다. 이탈리아나 이집트사람들도 우리와 비슷한 쌀을 좋아하지만 우리 쌀보다 찰기가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 외 아시아지역이나 서양사람들은 쌀알이 가늘고 길며 밥이 찰기가 좀 떨어지고 약간 딱딱한 편인 인디카 쌀을 좋아 합니다. 쌀밥의 찰기는 녹말을 구성하고 있는 아밀로펙틴과 아밀로스함량의 비율에 따라 좌우됩니다. 찹쌀은 녹말이 아밀로펙틴으로만 되어있기 때문에 매우 차진 것 입니다. 따라서 아밀로스함량이 낮을수록 밥이 찰기가 많은데 우리가 즐겨먹는 쌀은 아밀로스함량이 17%-20%정도 되며 아열대 및 열대지역 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쌀은 아밀로스함량이 23%-25%정도 됩니다. 그러나 아밀로스함량이 비슷하게 낮아도 단백질함량이나 쌀의 호화특성에 따라 밥의 찰기나 질감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가장 밥맛이 좋은 ‘일품벼’의 모습

  • 한국과 일본쌀의 밥맛 평가비교

  • 맛 좋은 밥과 보통인 밥의 밥알 횡단면 전자현미경 사진 비교(300배 확대)

간척지 쌀이 정말 맛이 좋은가?
우리는 왠지는 모르나 간척지 쌀이 좋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정말로 그렇다면 어째서 그런가
그래서 남양만과 계화도 간척지에서 생산된 몇 가지 품종의 쌀을 가까운 내륙 평야지에서 생산된 같은 품종의 쌀과 품질을 서로 비교하여 이러한 의문을 풀어보고자 시도해 보았다. 이는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쌀의 겉모양과 밥맛을 정밀하게 검토하여 한번 의문을 풀어보기로 하였다. 같은 지역이라도 해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기 때문에 두 해에 걸쳐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네 지역간 쌀을 비교해 보았다. 이들 간척지는 개간한지 약 20년이나 되었고 해마다 벼를 심고 계속 논물을 흘러대면서 소금기를 제거시켜 왔기 때문에 이제 거의 보통논과 비슷해진 상태이다. 그러나 아직도 벼를 심고 자라는 동안에 논물을 흘러대지 않으면 뿌리를 잘 뻗지 못하고 어릴 때 소금기 피해가 조금씩 나타나기 때문에 계속 흘러대기를 하고 있다.
간척지에서 생산한 남양 쌀이 중부평야지에서 생산한 수원 쌀에 비해서 품종에 따라 약간 차이는 있었지만 쌀알이 약간 작아지면서 잘 영글고 맑은 편이어서 쌀 품질이 약간 좋게 보였다. 벼를 찧었을 때 남양 쌀이 수원 쌀보다 약간 더 많이 쌀이 나는 듯 했으나 해에 따라 또 품종에 따라 약간 달랐다. 또한 남서해안 간척지에서 생산한 계화 쌀은 호남평야의 익산 쌀에 비해서 오히려 잘 영글지 못한 쌀알이 많았다. 해에 따라서 쌀알이 약간 작아지면서 더 맑은 경향을 보여 대체로 계화 쌀이 익산 쌀보다 품질이 좀 낫게 보였다.
그러나 밥맛은 간척지 쌀과 내륙평야지 쌀이 별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비록 미미한 차이가 있었지만 품종에 따라서 서로 반대로 나타나기도 하였기 때문에 간척지 쌀이 밥맛이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려웠다. 간척지와 내륙 평야지 사이의 밥맛 차이는 대체로 쌀의 단백질함량에 영향을 더 많이 받는 것 같았다.
간척지 쌀이 내륙평야지 쌀에 비해 약간 좋은 품질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간척지 토양이 물이 잘 빠지지 않아서 쌀알이 여무는 시기에 논물을 좀 일찍 떼어도 물이 잘 빠져 버리는 내륙평야지 논에 비해 더 오래 논이 축축한 상태로 유지되었기 때문에 벼 알이 늦게까지 더 잘 여물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또한 쌀알이 여무는 기간 동안에 간척지가 내륙평야지보다 햇볕을 받는 시간이 약간 길고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밤낮의 기온차이가 약간 더 커지는 편이기 때문에 쌀알이 더 충실히 여물 수 있었을 것이다. 간척지 논은 계속 논물을 흘러대었기 때문에 비료기가 논물에 씻겨져 내려가서 내륙평야지 논에 비해서 벼가 질소 거름기를 덜 흡수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쌀에 단백질이 적게 쌓이게 될 것이다.
간척지 쌀이라도 개간한 다음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논물 흘러대기를 얼마나 자주 하였고 거름을 얼마나 주었는지에 따라 쌀 품질이 크게 달라 질수 있다. 간척지 쌀이라도 어느 지역에 생산했으며 어떤 품종을 심었는지에 따라 쌀 품질과 밥맛이 크게 다를 것이다. 소금기가 많을 경우 간척지 쌀이 쌀겨 층이 약간 두꺼우면서 기름 함량이 높을 수가 있는데 이런 경우 쌀을 찧어서 오래 두면 기름이 공기 중의 산소와 만나서 쉽게 산화되어 쌀 품질이 더 빨리 나빠질 수도 있다.
간척지 논에서 염해가 나지 않게 논물을 계속 흘러대면서 질소비료를 여러 번에 걸쳐서 많이 주게 되면 벼가 웃자라고 뿌리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줄기 밑동이 약해서 쓰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벼가 잘 여물지 못하여 간척지 쌀이 오히려 내륙평야지 쌀보다 품질과 밥맛이 떨어질 염려가 있으니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된 다.
  • 소금기에 견디는 벼
  • 벼는 여러 작물 중에서 소금기에 견디는 힘으로 보아 중간 이하로 낮은 편이기는 하지만 소금기 피해가 늘 발생하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적응해 온 벼 품종 중에는 상당히 강한 것이 있다.
  • 벼는 생육시기에 따라 소금기에 견디는 정도에 차이를 보인다. 싹이 틀 때에는 1.0%의 높은 소금 농도에서도 싹이 나올 정도로 견디지만 그 후 모내기를 한 다음에는 0.3%의 소금기에도 피해를 받을 정도로 약해졌다가 뿌리를 내리고 생육이 왕성해 지면서 다시 견디는 힘이 약간 강해진다. 그러나 어린 이삭이 맺히는 시기로 접어들면 이삭 팰 때까지 다시 소금기에 약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
  • 소금기에 견디는 성질은 벼 품종에 따라 약간 차이를 나타낸다. 어떤 품종은 흙속에 소금기가 많이 들어있어도 지나치게 소금기를 흡수하지 않음으로써 견디는가하면 어떤 품종은 일단 물과 함께 소금기를 뿌리로 빨아들이지만 양분이 통과하는 채관부로 다시 흡수되지 않아 나트륨 이온이 생장점 쪽으로 잘 옮겨가지 않게 함으로써 소금기에 견디는 성질을 나타내기도 한다. 어떤 품종은 많은 소금기를 광합성 기능이 떨어진 늙은 잎에 그대로 붙잡아 두고 새잎으로 잘 옮겨가지 못하게 함으로써 피해가 덜 나게 하는 특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소금기를 잎 조직 내의 액포라는 저장기관에 주로 가두어 두면서 몸체가 빨리 자람으로써 흡수된 소금기가 묽어져서 피해가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 인도나 스리랑카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소금기가 많은 지역에 재배되고 있는 ‘포칼리’라는 품종이 비교적 소금기에 견디는 재래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노나보크라’, ‘칼라라타’ 등이 소금기에 견디는 육종재료로 많이 쓰였다.
  • 자포니카 품종 중에서 소금기에 상당히 견디는 벼 품종은 ‘가오리’, ‘남양7호’, ‘아가미엠1’ 등이 있는데 ‘포칼리’에 비해서는 견디는 힘이 약간 떨어진다. ‘가오리’는 우리 조상들이 심었던 재래종 중에서 발견된 것이고 ‘남양7호’는 작물시험장 남양출장소에서 개발한 품종이다. 이집트의 나일강 하류 삼각지에는 소금기가 많아서 오래 전부터 ‘아가미엠1’과 같은 소금기에 견디는 품종을 개발해 왔다.
  • 그 동안 서해안간척지에 소금기에 견디면서 소출이 많이 나는 벼 품종으로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남양시험지에서 남양벼, 서해벼, 장안벼, 서안벼, 서진벼, 석정 등을, 계화출장소에서 계화벼, 간척벼, 새계화, 서간 등을 육성하였다.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 소금기에 견디는 벼 품종을 개발하고 있는 계화도출장소와 검정온실

  • 서산간척지 들 벼 재배광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