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작물 천궁 재배기술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약용작물과 김용일 043-871-5671 천궁은 당귀와 더불어 한방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약재중 하나입니다. 고온환경에 취약한 특성 때문에 재배 안정성이 떨어져 국내 생산량과 재배면적이 계속해서 감소해 왔습니다. 2010년 국내생산량은 3,690톤(297㏊)이었으나 2014년에는 712톤(99㏊)으로 감소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기능성 식품의 원료로 다시 각광을 받고 있어 국내산 천궁의 공급량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며, 가격이 높아지자 주산지를 중심으로 생산면적도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적합한 기후조건, 재배 지역부터 확인해야
- 천궁을 재배할 경우 반드시 검토해야 할 문제는 재배할 지역의 기후조건이다. 천궁은 다른 작물과 달리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기후대가 매우 제한되어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 30℃ 이상의 고온이 지속될 경우 극심한 생육부진을 겪는데, 지상부가 말라죽고 뿌리줄기에서 새싹이 올라오는 것을 반복하다 쭉정이만 남게 됩니다. 현재 천궁의 주요 생산지는 경북 영양·봉화, 충북 제천 등으로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이 지역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 천궁의 재배적지는 산간 또는 400m 내외의 준고랭지로 알려져 있는데, 천궁의 최대 주산지인 경북 영양지역의 기온조건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연평균 기온은 9~10℃, 생육기인 4~10월의 평균기온은 15~17℃를 적정 기후조건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이상고온 등으로 영양지역에도 고온장해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현지 농가에서는 밭재배에서 논재배로 물대기가 가능한 재배방식의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재배 지역도 경북 영양 지역에서 강원도 평창 등 더 서늘한 지역으로 이동을 시도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적지 기온조건 재배
적지기온 + 3℃
적지기온 + 5℃
고온피해 잦아 전용 피복재 사용, 관수시설 필수
- 천궁의 아주심기는 봄심기와 가을심기가 가능한데 가을에 심는 것이 수량성은 높으나 물빠짐이 잘되지 않거나 늦가을 기온이 높아 바로 싹이 틀 경우 언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봄에 얼음이 풀리면 곧바로 심는 것이 좋습니다. 적기는 3월 하순입니다.
- 두둑을 짓고 2줄로 씨뿌리(종근)를 위로 향하게 늘어놓은 뒤 2㎝ 정도 두께로 흙을 덮어줍니다. 천궁 씨뿌리는 큰 것을 심을수록 수량성은 높으나 씨뿌리 값이 많이 들므로 25~30g 정도 크기가 알맞습니다. 소요량은 10a당 120~150㎏ 정도 입니다.
- 최근 여름철 폭염발생이 잦아지고 있으므로 아주심은 후 흑색 PE필름 보다는 윗부분이 흰색으로 되어 있는 흑백이중 비닐을 덮는 것이 좋습니다. 흑색 비닐에 비해 두둑표면 온도를 낮추어 고온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산그늘이 진 곳에 재배하거나, 유사시 50% 정도의 차광망을 사용하는 것도 고온피해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밑거름으로 유기질비료 시용량은 10a당 1,000㎏, 석회질비료는 250㎏이고, 무기질비료(질소, 인산, 칼리)의 추천 시비량은 성분량으로 12-10-15㎏/10a입니다.
- 천궁은 천근성(얕은 뿌리성)으로 건조에 매우 약합니다. 가뭄이 계속되면 물대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천궁 뿌리는 7월 하순~8월 상순에 뿌리줄기가 형성되고 8월 하순~9월 상순에 뿌리줄기가 비대하기 시작하여 9월 하순부터 10월 중 순경에 급격히 비대합니다.
- 근경 비대기인 8월 하순에 한발 피해가 가장 심하므로 특히 물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시기의 관수는 42%의 증수효과가 보고된바 있으며, 천궁농사의 성패는 물관리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주기 방법은 주어진 환경조건에 따라 점적이나 분수호스 등을 적절히 이용하면 됩니다.
여름철 고온기에 병해충 관리 주의해야
- 천궁의 병해충도 기후나 재배 환경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천궁의 주요 병으로는 흰가루병, 잎마름병 등이 있습니다.
- 흰가루병은 장마 전 고온기에 주로 발생하며 주변 잡초를 제거하고 약재를 살포하면 경감할 수 있습니다.
- 잎마름병은 초기 증상이 탄저병과 비슷하며 처음에는 잎줄기에 작은 반점이 나타나고 장마 후 심한 경우에는 잎 전체 가 말라죽는병 입니다. 6월 하순부터 발병하여 점차 증가하는데 이어짓기를 피하는 것이 효과적 방제방법입니다.
- 충해로는 점박이응애와 차응애 피해가 심하며 8월경 고온 조건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가장 피해를 많이 주는 해충은 뿌리응애인데 5월 하순부터 6월 상순경 지상부 끝이 노랗게 변하며 포기 전체의 생육을 떨어뜨립니다. 포기를 파보면 뿌리가 썩어들어 피해가 큽니다. 이를 예방하려면 씨뿌리를 약제에 담가 소독한 뒤 심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