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래 이야기

신품종으로 맛과 건강을 잡는다

글 ㅣ 김희정사진 ㅣ 농촌진흥청
키위의 사촌으로 알려진 다래는
오래 전 달콤한 맛이 나는 아이라 달애라 불리던 것이 다래라는 이름으로 굳어졌다.
뉴질랜드에서 개량된 키위에 밀려 재배 면적은 적은 편이었지만,
전국의 유전자원을 수집해 우수한 자생종을 이용한 신품종이 개발되면서
새로운 소비 시장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보들보들한 껍질,
자그마한 크기로 한 입에 쏙

다래
다래는 우리나라에서 오래도록 자생해왔다. 고려시대 가요인 청산별곡을 비롯해 강원도 아리랑, 세종실록지리지, 동의보감 등에도 등장할 정도로 산야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식물이다. 어린 순은 나물로도 무쳐먹고, 곡우에는 곡우물로 다래나무의 수액을 먹는 풍습도 있었다.
키위와 비교했을 때 다래는 까슬까슬한 털이 없이 매끈한 초록색 껍질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항산화 성분이 가득한 껍질까지 함께 섭취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크기는 키위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다. 대추와 비슷하거나 조금 큰 정도로 길이는 약 3cm 정도이다. 키위처럼 후숙해야 단맛이 도는데 최고의 맛은 첫서리를 맞고 쪼글쪼글한 잔주름이 생겼을 때 먹어야 알 수 있다는 말이 전해진다.
종에 따라 열대지역부터 냉대지역까지 널리 분포하는데 산에 자생하는 다래나무는 배수가 잘 되면서도 물이 풍부한 시냇가나 계곡 등지에서 찾아보기 쉽다. 내한성이 강하기 때문에 강원도 산간지역에서 자생하는 경우도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사과나 배 등 주요 과일들의 품종 개량이 이루어지고 바나나, 오렌지같은 외산 과일들도 등장하며 점차 잊혀져 갔다.

비타민과 항암효과가 가득한 다래,
토종 신품종이 가득

다래
토종 다래 중에서도 우수한 개체를 모아 새로운 품종을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1985년부터다. 약 1년간 우량개체 후보목을 선발하고, 삽목 증식을 통해 이들을 증식시킨 뒤 안전성 검정을 수행한 것이 2011년 무렵이다.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청산, 광산, 그린하트, 그린볼, 청가람, 다웅 등이 육성되었고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새한, 대성, 칠보, 오텀센스 등이 개발되었다. 수확기가 8월 하순에서 10월 초까지로 각지의 기후적 특성에 따라 심을 수 있는 품종이 다양하게 만들어졌다.
이러한 다래 육성과 함께 연구된 것이 다래의 영양성분이다. 다래수액의 경우 칼슘과 마그네슘, 칼륨 등이 풍부해 신장병, 골다공증, 당뇨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나타났다. 과실은 키위에 비해 비타민이 다양하고 풍부하게 나타났으며 염증 억제에도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다래의 과실은 간암세포, 자궁경부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 줄기에는 위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보고되었다. 2018년 기준 다래 재배 면적은 37ha로 다른 과실수에 비해 매우 적은 면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이 지속적으로 온다면 토종 과일 다래를 손쉽게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