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여행,
문화를 즐기는 방향으로
나아가다

글 ㅣ 김희정
농촌여행의 진가가 점차 알려지고 있다. 단순히 민박집에서 쉬고 먹고 오는 것뿐만 아니라
농촌 특유의 환경에서 그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체험을 해보는 것이 트렌드로 정착되는 것이다.
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 된 관광형태지만,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대에 들어서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는 중이다.
사람이 많은 대형 관광지를 벗어나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농촌여행.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알아본다.

 

농어촌 소득원 개발 위해
중앙정부 주도 관광농업 개발 시작돼
우리나라에서 농촌관광에 대한 인식과 정책이 세워진 것은 1980년대 농어촌 소득원 개발 촉진법에 근거해서다. 그 전에도 관광자원 개발은 이루어졌지만 국립공원이나 대규모 관광단지 개발에 집중했던 만큼 농촌관광까지 손이 닿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에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농촌에 사람이 줄어들고, 소득 측면에서도 도농격차가 심화되면서 1983년 12월에 농어촌 소득원 개발 촉진법이 제정되었다. 이를 기반삼아 농림부가 1984년 12개 관광농업개발 시범지구를 조성한 것이 시작이다. 이렇게 농림부 주도로 만들어진 시설로 관광농원, 민박마을, 농어촌관광휴양단지 등이 있다.
관광농원
농어촌정비법 근거로 영농체험시설과 숙박, 식당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이용객에게 휴양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1984년부터 추진되었다. 2018년 기준으로 전국에 726곳이 있다. 주로 음식물 판매와 숙박을 제공하거나, 주말농원을 임대, 분양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관광농원 자체가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을 고유의 문화체험과는 연계도가 낮은 문제가 있기도 했다.
민박마을
농어촌 정비법을 근거로 1991년도부터 시행되었다. 읍면장이 선정한 마을 내 농어가로부터 민박사업 신청서를 받아 시장, 군수에게 제출, 농정심의회를 거쳐 선정되는 방식이다. 주로 숙박과 식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내용이 단조롭고 농촌의 자연적 환경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높지만, 식사나 객실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낮게 나오는 편이다. 개개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전문성이 부족한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농어촌관광휴양단지
초기에는 지방자치단체장, 농업 기반 공사, 농협, 산협 등이 사업 주체였으나 현재는 사업 주체에 제한이 없다. 농림어업전시관, 학습관, 지역특산물판매시설, 체육시설, 청소년 수련시설, 휴양시설 등으로 구성된 농어촌 관광휴양단지 일정 규모의 단지를 조성하여 체험과 휴양의 공간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전국적으로 31개 단지가 농어촌관광휴양단지로 지정되어 있다.

 

따로 또 같이,
농촌문화 체험과 연결되는 관광지들
1990년대부터는 농림부 외에도 다양한 기관이 농촌관광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1991년부터 직접선거를 통한 지방자치가 실행되면서 시군의 운영방향을 농촌여행에 방점을 찍어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고, 농업 기반 기업에서 농촌관광 사업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한 농산물 관련 축제가 지역별로 열리는 것도 농촌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좋은 사례가 되기도 했다.
관광자연휴양림
산림법에 의해 1989년부터 시행. 사업주체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개인으로 한정되어 있다. 초기 산림조성에 투자비와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개인이 만든 자연휴양림은 상대적으로 드물고, 국가와 지자체가 조성한 자연휴양림이 많다. 여름철 휴가지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산림으로 조성되어 있지만, 각 지역의 농촌관광지와 함께 연계하는 일정이나 숲체험, 수확체험 등을 꾸리는 경우가 적지 않아 농촌여행과의 연결성이 있다.
농촌축제
지방자치제 실시와 함께 각 지역별로 축제를 개최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농촌축제가 농경문화를 체험하는 농촌여행의 유인 요소 중 하나로 등장했다. 특히 기존에는 주민화합형 축제로서 소비성 프로그램 운영이 주를 이루었다면, 지역개발형 축제로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수익성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문화 관광 상품의 부가가치 창조에도 일조하고 있다.
농협 팜스테이
농협은 1990년부터 ‘내고향쉼터로’라는 간행물을 통해 농가민박과 관광농원 등을 홍보해왔다. 1999년에는 농가의 소득 증대를 위해 팜스테이 마을 육성도 시작했는데, 1999년부터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286개의 팜스테이 마을이 만들어졌다. 홈페이지에서는 해당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체험들도 잘 정리되어 있어 농협과 팜스테이 마을 간의 실질적인 교류를 볼 수 있다.

 

생활 속 이색 즐거움으로
농촌 여행을 만들다
2000년대부터는 주 5일제가 본격화되며 주말여행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당일치기, 혹은 1박 2일로 시도해볼 수 있는 접근성 좋은 농촌관광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졌다. 2018년 조사된 국민 농촌관광 실태조사에서는 총 6가지의 농촌관광 경험 유형이 제시되었다. 농촌체험휴양마을이나 축제, 관광농원 등을 방문하는 농촌체험활동, 농촌에 있는 민박이나 고택에서 잠을 자는 농촌숙박, 농촌지역의 맛집을 방문하는 미식활동, 농촌 둘레길 걷기, 농촌지역에서 캠핑, 농촌에서 농특산물 직거래 등이다. 특히 농촌둘레길 걷기는 농촌관광을 한 사람들 중 약 32.6%의 사람들이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농촌지역의 맛집을 방문하는 것이 29.3%로 2위를 차지했다.
농촌교육농장
2006년부터 농촌진흥청에서 인증제도를 도입한 교육농장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교과과정과 연계된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농장이다. 단순 1회성 체험이 아닌 지속적인 관찰과 학습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체험농장보다 더 높은 수준의 운영 기준을 지킨다. 전국적으로 214곳이 있으며 2019년 기준으로 79곳이 인증을 받았다. 자유학기제, 체험학습 등과 연결되어 실생활에서 학생들이 농촌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고 전통 농업문화를 접하는 체험의 장으로 쓰인다.
농가맛집
농업기술원과 농촌진흥청에서 2007년부터 육성하기 시작한 농촌형 외식사업장이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음식관광 활성화를 위해 향토음식 자원화 사업으로 선정된 식당들이라 그 지역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다. 2018년 기준으로 전국에 117곳이 육성되었다. 식당마다 다르지만 음식 관련 체험을 마련해 보다 폭 넓은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