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농장에 맞는
저가형 스마트팜 구축으로
노동력은 줄이고
매출은 올리다

초록달코미네농장 김경희·신용철 대표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전예영
스마트팜이라고 하면 높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소규모 농장에서 스마트팜 도입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다.
하지만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며 스마트팜을 자체적으로 구축한 곳이 있다.
바로 강원도 춘천시에 자리 잡은 초록달코미네농장이다.
김경희, 신용철 부부가 가꿔나가는 이 농장은 친환경 채소 20여 가지를 재배하며 고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초록달코미네농장을 찾아가봤다.

스마트팜 구축으로
최소 비용, 최대 효과

초록달코미네농장은 2,975㎡ 규모의 연동하우스에서 20여 가지의 친환경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스마트팜 구축에 있다. 일반적인 수경재배는 허리 높이의 배드에 배양액을 넣어 뿌리를 담수한 채로 재배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초록달코미네농장은 뿌리에 배양액을 시간별로 분무하는 분무수경재배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채소별로 분무 간격을 다르게 해 맞춤형으로 배양액을 제공할 수 있다.
초록달코미네농장 김경희·신용철 대표
“엽채류를 재배할 때 일반적으로 토경 재배를 하는데 그러면 기계 구입비나 노동력이 너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밤늦게까지 일할 수밖에 없는 방식인데, 그러면 저희가 이 일을 평생 하지 못할 것 같았어요. 노동력을 절감하면서 생산량은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스마트팜 분무수경재배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채소 생육에도 가장 적합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채소를 다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채소에 영양분을 공급한 후 남은 배양액은 버려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초록달코미네농장은 남은 배양액을 회수통에 모이도록 시스템화해 어느 정도 수위가 차면 계속 순환 공급해주고 있다. 버려지는 배양액이 없기 때문에 채소 재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배드를 2단 수직 설계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1층에는 버터헤드레터스, 로메인, 청경채, 샐러리 등을, 2층에는 딸기, 당근, 감자 등을 재배하고 있다. 덕분에 겨울에도 딸기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어 안정적인 농가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하게 2단 구조를 도입한 것이 아니라 이동그늘을 철저히 분석했어요. 모든 배드를 2단으로 할 경우 햇빛 사각지대가 생겨 1단에서 재배하는 채소들의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거든요. 1년 동안은 햇빛이나 바람의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계속 분석하고 실험을 한 것 같아요. 덕분에 지금은 저희 농장만의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겹 보온커튼, 알루미늄 스크린, 비닐 커튼 등 보온설비를 구축하고 통합제어기로 원격제어를 진행하고 있다. 배드 간격도 김경희, 신용철 대표가 함께 일하기에 무리가 없고, 작업차가 지나갈 수 있는 너비를 계산해 배치했다. 농장 어느 한 곳도 허투루 만들어진 곳이 없이 완벽하게 계산되어 최상의 효율을 내고 있는 것이다.
“평생 일할 공간이기 때문에 저희에게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마트팜이라고 하면 비용이 많이 들고 시스템 구축이 어려울 것 같지만, 꼭 필요한 스마트팜 설비만 구축하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초록달코미네농장 김경희 대표
초록달코미네농장 신용철 대표

친환경재배로 소비자와
신뢰 관계 구축

초록달코미네농장 김경희 대표
현재 초록달코미네농장은 주로 유럽 포기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몇 해 전부터 샐러드 시장이 커지면서 포기로 수확할 수 있는 버터헤드레터스에 집중했다. 일반적인 엽채류는 수확할 때 잎을 하나씩 따야 해서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포기로 수확하는 버터헤드레터스는 노동력을 절감시켜주는 효자 작물이다.
“적상추를 예로 들면 보통 4kg에 1만 원을 받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버터헤드레터스는 한 포기에 2,500원 정도를 받을 수 있지요. 노동력도 훨씬 절감할 수 있고요. 또한 저희 농장에서는 당근을 재배하고 있는데요. 매일매일 햇당근을 수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시장에는 대부분 저장당근이 판매되고 있는데, 저희는 햇당근이다 보니 훨씬 신선해요. 당근 잎 부분도 쌈 채소로 활용할 수 있고요.”
초록달코미네농장은 20여 가지 채소에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고 힘들 때도 많지만 ‘내 아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신념을 지키며 친환경재배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음에도 소비자들이 먼저 알고 찾아오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운영했어요. 재배한 농산물을 홍보하는 글을 쓰기보다는 재배하는 과정들을 꾸밈없이 올렸지요. 농장에서 청소를 하고 씨를 뿌리고 키우는 모습들이요. 소비자 분들이 그런 모습에서 신뢰를 가지신 것 같아요. 농산물을 구매하시겠다는 분들이 늘기 시작했고, 저희도 신선하고 맛있는 농산물을 보내드리면서 더욱 믿음을 쌓았습니다. 지금은 몇 년 동안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정말 감사한 마음이지요.”
그렇게 초록달코미네농장에 대한 신뢰를 가진 소비자들은 매주 정기배송을 신청하기도 한다. 김경희, 신용철 대표가 정성껏, 정직하게 키운 농산물에 대한 믿음이 꾸준한 소비로 이어진 것이다.
초록달코미네농장

초록달코미네농장은
‘내 아이가 먹는다’는 마음으로
신념을 지키며 친환경재배를 지속하고 있다.

예비 청년농부들에게
스마트팜 노하우 전수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재배하는 만큼 직원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현재 초록달코미네농장에는 김경희, 신용철 대표와 현장 실습을 온 상주스마트팜밸리 학생들 2~3명이 전부다. 상주스마트팜밸리 학생들은 방송에 소개된 초록달코미네농장을 보고 자체 구축한 스마트팜을 배우고자 먼저 연락을 해오면서 인연이 되었다.
“원래 상주스마트팜밸리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주로 경북이나 전라도 지역을 많이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희한테 연락을 해온 학생들은 스마트팜을 꼭 배우고 싶다며 이곳까지 찾아왔어요. 또 다른 곳에 가면 하나의 작목만 배울 수 있는데 저희 농장은 20여 가지의 작목을 다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학생들이 오고 싶어 했는데 숙소 문제로 2기는 6명, 3기는 3명의 실습생이 오게 되었어요.”
실습생들은 초록달코미네농장에서 스마트팜 설비를 직접 운영해보고 구축 방법 등을 배우고 있다. 스마트팜을 구축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 거라고 생각해 엄두를 못 냈던 실습생들은 초록달코미네농장에서 배운 스마트팜 기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스마트팜 농장을 만들 꿈을 꾸고 있다.
초록달코미네농장
초록달코미네농장
“실습생들을 교육하다 보니 깨달은 게 있습니다.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생존농업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지요. 저희 농장에서 실습을 마치고 나가면 바로 농장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스마트팜 시설은 필수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스마트팜이어야 지속적인 운영과 수리가 가능합니다. 재배지식이나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스마트팜 시설만 구축한다고 해서 잘 되는 게 아니거든요. 저희는 20년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스마트팜 컨설팅이 가능하고, 이런 저희 농장을 찾아준 실습생들에게 고마울 뿐입니다.”
앞으로 초록달코미네농장은 스마트폰으로도 통합제어를 할 수 있는 스마트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6차 산업도 준비 중이다. 직접 재배한 친환경 채소들을 가지고 맛있고 건강에 좋은 음식을 만드는 체험을 구상 중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도전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초록달코미네농장의 앞으로가 기대된다.
초록달코미네농장
주소 :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 화악지암길 487
연락처 : 0507-1421-3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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