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의 환상 조합! 씨감자 생산부터
감자농가들의 판로개척까지

왕산종묘 권세휘 실장,
더루트컴퍼니 권태연 CPO

글 ㅣ 김주희사진 ㅣ 박형준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에 위치한 ‘왕산종묘’는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된 권혁기 대표가 설립한 씨감자 전문 농업회사다.
현재 왕산종묘는 품질 좋은 정품 씨감자를 생산·보급하고 있다.
또한 감자 밸류 전 과정을 관리하는 감자농식품 스타트업 회사인 ‘더루트컴퍼니'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그리고 왕산종묘와 더루트컴퍼니를 각각 이끌고 있는 것은 권혁기 대표의 딸인 권세휘 실장과 아들인 권태연 CPO(제품책임자)다.
새로운 감각으로 왕산종묘와 더루트컴퍼니를 책임지고 있는 두 남매가 꿈꾸는 감자생태계에 대해 들어봤다.

왕산·단오·백작 등
품종 자체 개발

왕산종묘 권세휘 실장  더루트컴퍼니 권태연 CPO
감자는 감자를 되심어야 또 다시 감자를 생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양번식작물이다. 감자를 생산하기 위해 되심는 감자를 씨감자라고 하는데, 씨감자는 각종 병해충에 걸리지 않은 깨끗하고 순도가 높은 감자여야 한다. ‘왕산종묘’는 ‘정직하게 키우는 국가대표 씨감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연간 1,200t의 씨감자를 감자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왕산종묘 권세휘 실장은 “정부보급종과 같은 방식의 생산체계로 씨감자를 생산하고 있는데, 특히 생산에서 판매까지 하다 보니 철저히 관리된 보급종 단계의 고품질 무병 씨감자를 농민의 마음으로 정직하게 공급하고 있다”라며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국내 민간 씨감자 농업회사 중에서는 가장 다양한 품종을 보유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왕산종묘에서 취급하고 있는 씨감자는 꾸준한 인기 품종인 수미,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두백을 비롯해 생식용인 홍영, 자영, 2기작 품종인 새봉, 은선 등이다. 여기에 퇴화되었던 남작 품종을 복원해 소량 공급하고 있으며, 자체 개발한 품종인 단오, 백작, 왕산까지 총 13가지의 씨감자를 정직하게 키워내고 있다. 모든 씨감자를 정직하고 정성껏 재배하고 있지만, 권세휘 실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것은 아무래도 자체 개발한 품종들이다.
‘단오’는 ‘수미’의 퇴화에 대비해 개발한 품종으로, 수미와 아주 유사하지만 수미보다 역병, 반쪽시들음병에 저항성이 강하고 전분 함량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감자의 주산지인 강릉을 대표하는 이름을 짓고 싶다는 마음과 단오철에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단오’라는 이름을 붙였다. ‘백작’은 일본 품종인 ‘남작’과 미국 품종인 ‘대서’를 대체하기 위해 만든 품종으로 포슬포슬한 감자 맛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한 품종이다. 그리고 권세휘 실장과 권태연 CPO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품종은 ‘왕산’이다. ‘두백’을 대체하는 품종으로 저온과 가뭄에도 발아세가 강하며 식미가 뛰어나고 재배가 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권세휘 실장은 “‘왕산’은 저와 동생의 기여도가 가장 많이 들어간 품종으로, 계통 선발 과정을 함께했다”라며 “어렸을 때 아버지가 감자밭에서 마음에 드는 감자를 골라보라고 하셔서 놀이식으로 감자를 골랐는데, 그러한 과정들을 거치면서 품종 출원까지 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권태연 CPO도 “아버지와 기술고문이신 김관수 박사님이 함께 육종한 품종들은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와 감자의 병리·생리적 퇴화에 대비하고, 감자농가와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토종종자라고 자부한다”라고 덧붙였다.
왕산종묘 권세휘 실장  더루트컴퍼니 권태연 CPO

모든 씨감자를 정직하고
정성껏 재배하고 있지만,
권세휘 실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것은
아무래도 자체 개발한 품종들이다.

정품씨감자 생산을 위한 노력,
감자농가를 위한 고민들

권세휘 실장은 어릴 적부터 품질 좋은 씨감자를 생산·판매하기 위한 권혁기 대표의 노력을 곁에서 지켜보며 육종 과정에도 참여했지만 왕산종묘를 이을 생각은 없었다.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전공해 교육 분야로 진로를 결정했지만, 씨감자 분야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혁기 대표의 권유에 생각을 바꾸게 됐다. 강릉원주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식물생명과학 석사과정을 밟으며 식물병리실험실에서 조직배양, 바이러스 검정 등을 배웠다. 그리고 왕산종묘를 잇게 되면서 깨끗한 씨감자를 생산하기 위한 바이러스 검증 등을 담당하며 보다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권세휘 실장은 “정품 씨감자는 기본식물-원원종-원종-보급종 등 생산단계마다 철저한 관리를 통해 바이러스가 없고 혼종되지 않은 30~50g, 50~270g, 270~330g 중량의 무병씨감자를 말한다”라며 “국립종자원장 또는 종자관리사가 포장 검사, 종자 검사에서 합격시킨 것만을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왕산종묘 권세휘 실장  더루트컴퍼니 권태연 CPO
현재 왕산종묘는 MOU 관계인 강릉원주대학교 식물생명과학과의 조직배양실과 식물병리실험실에서 권세휘 실장이 직접 생산점 배양과 바이러스 검정을 통해 바이러스 프리묘를 증식시켜 기본식물을 만들고 있다. 이후 왕산면 곳곳에 산재되어 있는 왕산종묘의 각 포장 망실에서 원원종을 생산하고, 철저히 윤작체계로 관리된 농장의 노지포장에서 원종을 생산·수확해 보급종을 만들어 농민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이렇듯 정직한 정품씨감자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을 권세휘 실장이 하고 있다면, 권태연 CPO는 결을 달리해 감자에 접근하고 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사업에 관심이 있던 권태연 CPO는 한창 감자튀김을 판매하는 맥주가게가 유행하자 직접 가게의 대표를 만나 감자를 공급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왕산종묘의 품질 좋은 씨감자로 생산한 감자는 일반 시중에서 판매되는 감자에 비해 맛과 모양이 확실히 뛰어났고, 가게들에서 지속적인 감자 공급 의뢰를 받았지만 당시 대학생이던 권태연 CPO가 많은 수량을 안정적으로 지속 공급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권태연 CPO는 “내년에도 감자를 공급해줄 수 있는지 물어보시는데 말문이 막혔다”라며 “이후 군대를 다녀온 후 요식업계 종사자 분들뿐만 아니라 감자농사를 짓는 분들에게 좋은 감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했고, 특히 농업인 분들은 경험에만 의존해 농사를 짓는데 이런 부분들을 보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는데 저와 누나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더루트컴퍼니’를 설립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감자의 시작과 과정을 남매가 함께하다

왕산종묘 권세휘 실장  더루트컴퍼니 권태연 CPO
‘더루트컴퍼니’는 감자농식품스타트업 회사로 감자농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시한다. 경험에만 의존했던 기존의 감자농사에서 탈피해 씨감자 육종과 유통부터, 농가 재배기술 컨설팅 그리고 감자 유통까지 감자 밸류 체인 전 과정을 관리한다.
권태연 CPO는 “감자 농업인과 농가들은 시중에서 값싸게 유통되는 불량 씨감자로 인해 생산량 저하 문제를 겪거나 재배 기술, 정보 부족으로 농업 소득의 수준이 매우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있다”라며 “결국 가장 기본은 품질 좋은 정품 씨감자를 농가에 공급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재배와 유통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면서 새로운 농업생태계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더루트컴퍼니에는 권세휘 실장이 왕산종묘의 씨감자를 제공하고, 권태연 CPO는 동업자인 김지우 CEO(대표이사), 엄상석 COO(운영총괄)와 함께 감자농가를 직접 찾아가 더루트컴퍼니의 운영 목적을 설명하고 씨감자 제공부터 재배기술 및, 판로 확보를 지원하고 있다.
권태연 CPO는 “현재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 등의 감자농가를 더루트컴퍼니의 6단계 재배관리 매뉴얼에 따라 매니지먼트하고 단계별로 직접 산지에 방문해 솔루션을 드리고 있다."라며 "저희와 함께하는 농가들은 전년도에 비해 생산량이 15% 가량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판매채널을 운영하며 제값을 받고 판매해 드리니 더욱 신뢰해 주시고, 이 때문에 대부분 농가들이 장기적인 파트너십 요청에 무조건 긍정적으로 응해 주신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더루트컴퍼니는 씨감자 제공부터 생산 과정을 촘촘히 지원하고, 소비자에게 좋은 감자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온라인 쇼핑채널 등을 통해 유통할 계획이다.
권태연 CPO는 “농담으로 누나가 아무리 좋은 씨감자를 만들어도 내가 감자농가에 제공을 안 해주면 소용없다는 농담을 한다”라며 “그럴 때면 누나는 내가 품질 좋은 정품 씨감자를 육종하지 않으면 너는 씨감자를 구할 수 없다고 대응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권세휘 실장은 “동생과 함께 감자라는 농업 분야를 할 수 있다는 게 참 좋다”라며 “감자농사에서 그 시작은 씨감자이기 때문에 저는 시작을 맡아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과정을 맡아 좋은 품종의 감자를 다양한 방법으로 농민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라며 “감자의 시작과 과정을 농민들과 함께할 수 있도록 더 공부하고 배우는 청년농업인이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왕산종묘
주소 :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백두대간로 402-5
연락처 : 033-647-4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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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루트컴퍼니
주소 : 강원도 강릉시 경강로 2023 2층 202호
연락처 : 0507-1384-7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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