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오골계 역사
새롭게 만들어갑니다

소래영농조합 김연수 대표이사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최성훈
소래영농조합은 1970년 축산업을 시작으로
현재는 토종닭 종자 보급부터 부화, 사육, 가공, 유통, 판매에 이르는 전 분야를 직접 생산·관리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토종 종자인 토종닭과 오골계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소래영농조합 김연수 대표이사를 만나봤다.

토종닭의 맥을 잇다,
소래1호 개발

소래영농조합 김연수 대표이사
소래영농조합 김연수 대표는 지난 1970년 전남 광주에서 오리 부화와 토종닭 판매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1980년 사업 확장을 위해 경기 시흥 소래읍에 정착해 회사명을 소래축산으로 지었다. 그는 토종닭 판매를 이어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한계가 느껴졌다. 대기업에서 토종닭 사업에 뛰어들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김 대표는 다른 기업에서 하지 않는 아이템을 고민했고, 오골계로 방향을 바꿨다.
“1995년 처음 오골계 사육에 도전했습니다. 당시 오골계는 흔히 먹는 음식은 아니었어요. 몸에 좋다는 인식은 있었지만 낯설고, 어떤 분들은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죠. 하지만 기()를 보하고 간장과 신장을 이롭게 하는 보양식품으로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예로부터 ‘왕의 음식’으로 불렸던 오골계를 본격 사육·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회사 경영은 차츰 안정되어 갔다. 틈새시장을 파고들겠다던 김 대표의 판단이 옳았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 대표는 다시 토종닭을 떠올렸다. 대기업과의 가격 경쟁 때문에 오골계로 사업 방향을 바꾸었지만 토종닭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토종닭 품종 개발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소래만의 품종을 만들어 종계 단계부터 차별화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998년 당시 마니커가 갖고 있던 천호인티그레이션의 천금계를 인수해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토종닭의 단점인 느린 성장 속도를 개선하고 육질 맛이 좋은 신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
토종닭 품종 개발을 위한 김 대표의 노력은 17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 사육기간이 70일 정도인 기존 토종닭에 비해 50일 정도면 다 크는 토종닭 소래1호를 개발한 것이다. 또한 토종닭과 육계의 중간 정도의 육질을 갖고 있어 삼계탕, 백숙, 닭볶음탕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소래영농조합은 2015년 11월 순계 2품종(토종닭·오골계) 7계통 등록에 성공하고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맛과 향이 뛰어난 우리맛닭으로
삼계탕 제품 선보여

소래영농조합은 토종종자의 맥을 잇는 소래1호를 개발·보급하고 있지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개발한 우리맛닭1호도 취급하고 있다. 우리맛닭1호는 15년에 걸쳐 순종을 복원해 최고의 맛을 내도록 만든 고품질 토종닭으로, 다른 토종닭에 비해 확실히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래1호는 주로 병아리로 농장에 납품되고 있고, 우리맛닭1호는 삼계탕 제품으로 생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맛닭1호는 사육기간이 조금 길지만 육질에서 확실히 차별성이 보입니다. 또한 정강이 색이 까맣기 때문에 다른 토종닭과 확연히 구분되고요. 소비자를 대상으로 맛 평가를 한 결과 맛뿐만 아니라 향과 질감 등에서도 전반적으로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소래영농조합
현재 소래영농조합의 대표 브랜드인 ‘궁궐’에서는 삼계탕용으로 손질한 우리맛닭과 간편하게 데워먹을 수 있는 레토르트 삼계탕 제품을 제조해 온·오프라인으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하림과 목우촌에 OEM 방식으로 원료육을 제공하고 있다.
“‘궁궐’의 토종닭, 오골계 제품들은 엄격한 차단방역과 철저한 위생관리로 HACCP 인증을 받은 사육농장과 제조시설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 사육을 통해 무항생제 인증도 취득했고요. 소비자 분들에게 뛰어난 품질을 갖추고 위생적으로 생산된 토종닭과 오골계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래영농조합 김연수 대표이사

소비자 분들에게 뛰어난 품질을 갖추고
위생적으로 생산된 토종닭과 오골계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토종닭 시장 확대를 위해
홍보와 변화 필요

토종닭과 오골계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이기 때문에 마케팅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토종닭 품종을 개발하고 맛있는 제품을 선보인다 해도 소비자들이 모르면 판매로 이어지지 않는다.
“우리맛닭 등 토종닭을 드셔보신 분들은 계속 토종닭을 찾습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 분들이 토종닭을 접할 기회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토종닭이 일반 육계와 어떻게 다른지, 어떤 면에서 맛과 향이 뛰어난지를 알아야 선택을 하는데 이러한 홍보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소비자 분들이 쉽게 접하고 소비하는 육계는 삼계탕이나 백숙용으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육질이 부드러워 오래 삶으면 다 풀어지기 때문이죠.”
김 대표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업에 자금 지원이 아닌 토종닭에 대한 정부 차원의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토종닭 시장에 우리맛닭 점유율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에도 아쉬움을 표했다.
소래영농조합
삼계탕
“저희가 소래1호를 개발했음에도 우리맛닭1호를 사용하는 이유는 맛이 좋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토종닭 종계는 30만 수가량이지만 우리맛닭은 1만 수도 채 안 나가는 것으로 압니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힘들게 개발한 우리 토종닭 품종인데 많이 소비되지 않는다는 게 아쉽죠.”
김 대표는 토종닭 역사를 이어가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산업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토종닭 품종을 개발해 산업에 이바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앞으로 삼계탕·백숙 시장은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젊은 층들이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토종닭 구이 시장으로 접근하려고 합니다. 저희의 노하우를 접목해 구이용 제품을 개발하고, 프랜차이즈 직영점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분들의 입맛에 맞는 토종닭 품종과 제품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비자 분들도 토종닭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소래영농조합 김연수 대표이사

산업과 소비자들이 원하는
토종닭 품종을 개발해
산업에 이바지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