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특화작목
육성·지원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을 만들다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 연구정책과
김상범 농업연구관

글 ㅣ 김주희사진 ㅣ 최성훈
지역별로 고유한 자연환경과 사회·지리적 여건에 특화되어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지역특화작목이라고 한다.
농축산물도 유행을 따르다 보면 과잉 생산되어 적정가격을 못 받거나 폐기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특화작목은 지역 농업을 부흥시킬 뿐만 아니라
농가소득 증대를 견인해 줄 수 있는 새로운 활력소다.
농촌진흥청 연구정책국 연구정책과 김상범 농업연구관을 만나 지역특화작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지역특화작목 연구 및
육성을 위한 5개년 종합계획

김상범 농업연구관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지역농업연구기반 및 전략작목육성’ 사업을 수행해 오며 지역농업의 보편적 성장과 함께 지역별 특화작목연구소 46개를 중심으로 일부 특화작목을 지역의 대표브랜드로 발전시키는 성과를 창출했다. 청도복숭아, 성주참외, 논산설향딸기 등이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설향딸기는 지역 밀착형 연구 결과를 현장에 접목해 중앙과 지방 연구개발 협력으로 거둔 성과입니다.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일본의 여자컬링 국가대표 선수들이 설향딸기의 맛을 극찬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6년 딸기연구사업단을 발족하고 국가·지역 및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내수·수출품종을 개발하고, 고품질 재배기술개발 등을 추진했다. 논산딸기연구소는 설향을 주력특화품종을 선정해 지역 맞춤형 신품종 개발을 지속하여 품종을 다양화하고 현장 생산·보급을 확대 추진한 결과, 논산딸기연구소에서 개발한 설향의 국내 재배 비중은 2019년 기준으로 84%에 달하고 있다. 또한 설향을 포함한 국산딸기 품종은 국내 재배 비중은 95.5%로, 조 단위의 작목으로 성장했다.
“특화작목연구소에서는 작목의 지역 적합성과 균형을 고려하여 지역 간의 중복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통해 현재 체계를 확립했습니다. 그러나 연구 인프라의 노후화와 투자규모의 한계 등으로 현재 농업현장과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요와 기술변화를 탄력적으로 수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다수의 지역특화작목들은 생산규모가 작아 시장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제한이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올해 2월 ‘제1차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지역특화작목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특화작목 육성기반 강화, 집중육성작목 경쟁력 향상, 특화작목 농가소득 증대를 목표로 4대 분야, 12대 중점추진과제가 수행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06년
딸기연구사업단을 발족하고
국가·지역 및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내수·수출품종을 개발하고,
고품질 재배기술개발 등을 추진했다.

김상범 농업연구관

국가 주도로 비트·천마 등
18개 지역특화작목 선정

농촌진흥청은 국가와 지자체에서 5년간 전략적으로 집중 육성할 69개 작목을 선정했다. 선정기준은 지역 내 생산량, 재배면적, 수출액 등 점유율에 따른 생산기반과 지역별 구축된 연구기반, 지역발전 등 특화성장잠재력이다. 또한 동일 작목은 품종·품목, 과형, 생산시기, 활용용도 등 차별성을 반영하여 동일시기에 과잉생산으로 인한 시장교란을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도별 선정 69개 지역특화작목 중에 국가가 선도하고, 지역이 주체가 되어 육성할 18개 국가집중육성 지역특화작목을 선정했습니다. 집중육성특화작목에는 올해 18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R&D, 기반조성, 산학연 협력체계를 위해 5년간 예산을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자체 주도 집중육성작목 51개는 기술개발, 기술보급, 산업화 등 성과 확산, 인프라, 인력양성 등 기반구축, 제도정비에 필요한 부분을 농촌진흥청에서 간접 지원하면서 지역에서 육성을 선도해 나갈 예정입니다.”
18개 국가집중육성 지역특화작목은 경기 선인장과 느타리버섯, 강원 옥수수와 산채(산마늘·더덕), 충북 포도(와인)와 대추, 충남 인삼과 구기자, 전북 씨 없는 수박과 천마, 전남 유자와 흑염소, 경북 참외와 복숭아, 경남 양파와 곤충, 제주 비트와 메밀이다.
이들 지역특화작목들은 지역브랜드화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수출성공모델로의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2025년까지 생산액과 수출액이 2배 이상 늘어난 지역특화작목을 각각 3종 이상 육성하고, 재배농가의 연평균 소득 증가율을 전국 평균의 2배 이상으로 늘리기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 육성하고 있는 지역특화작목 69개 외에도 소비변화로 지역에 신규도입 및 확대가 필요한 작목들을 유망·보완작목으로 선정해 지속적으로 개발하려고 합니다. 소비트렌드는 계속 변화하고 있고, 농축산물 역시 효능이나 식습관에 따라 수요가 달라집니다. 지금까지는 농축산물 트렌드에 따라 장기적인 계획이나 목표 없이 생산에 뛰어든 농가들이 있었다면, 이제는 국가와 지자체 주도로 지역특화작목을 육성하고, 기반설비와 기술, 품질 균일화, 마케팅, 수출경쟁력 제고 등을 다각도로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상범 농업연구관

집중육성특화작목에는
올해 18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R&D, 기반조성, 산학연 협력체계를 위해
5년간 예산을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농촌융복합 산업으로
지역과 상생하다

김상범 농업연구관
지역특화작목 육성은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소비자에게는 품질 좋은 농축산물을 제공한다. 여기에 또 하나의 기대효과는 지역과의 상생이다. 지역특화작목 기반의 지역 단위 농촌융복합 산업화를 통해 융복합 지역브랜드를 강화할 수 있다, 현재 인삼, 사과, 메밀 등 지역특화작목으로 지역축제 개최, 지역특산품 및 가공식품 개발, 체험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부가가치산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별 지역특화작목의 성장을 확대하기 위해 다수의 지역특화작목을 결합한 융복합 상품화 모델을 발굴하려고 합니다. 또한 지역특화작목의 기능성을 활용한 새로운 식의약 소재를 발굴해 제품을 개발하고, 전문식당 운영 및 체험프로그램 개발도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지역특화작목을 활용하는 농촌융복합산업 경영체의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한 유통·마케팅 활성화 지원도 강화된다. 판로 확보를 위한 온라인 플랫폼 입점,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활용한 홍보 및 판촉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특화작목은 지역과 국내를 넘어 세계로까지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품목육성과 농산물 수확 후 처리 기술개발로 수출경쟁력 향상을 유도하고, 지역·숙기·계절별 주산지와 연계한 연중수출지원체계를 구축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지역특화작목을 기반으로 농업은 발전시키고 지역과 상생하면서 지속 가능한 농촌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