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경 속
주인공이 되다 농촌으로 떠나는 여름휴가

글 ㅣ 김그린
“행복하게 여행하려면, 가볍게 여행해야 한다.”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의 말이다.
자연 그대로가 아름다운 농촌은 특별한 준비물이 필요하지 않다.
가볍게 꾸린 짐과 마음 속 무거운 걱정근심을 내려놓고 농촌으로 떠나기만 하면 된다.

조용한 여름휴가를
보내고 싶다면,

김해 장척계곡
김해 장척계곡
경남 김해시 상동면에 위치한 장척힐링농촌체험휴양마을은 가족들과 함께 농촌에서 편안하게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신어산 중턱 350m 지점에 자리하고 있으며 1급수 맑은 물이 연중 마르지 않는 장척계곡과 편백나무 군락지가 가까이 있다. 덕분에 주위만 가도 편백나무 향이 풍겨 나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장척힐링농촌체험휴양마을에서는 명패, 책꽂이, 편백 도마, 액세서리 등 나무를 활용한 목공 체험과 편백, 자작나무, 층층나무 등 다양한 식생 숲 체험을 할 수 있다. 짚라인도 설치되어 있어 가족들과 함께 스릴을 즐기기에도 좋다. 산 아래 굽은 깊은 골짜기 등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트레킹 코스를 걸으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한 번에 풀어버릴 수 있다.
또한 주위에 장척계곡이 흐르는 만큼 시원한 물살을 즐길 수 있다. 차갑게 느껴질 정도의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더위가 금세 가신다. 또한 울창한 산림과 큰 암석들이 어우러진 빼어난 경관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멀지 않은 곳에는 ‘율하카페거리’로 잘 알려진 명품 거리가 있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누릴 수 있다. 율하천을 따라 조성된 수많은 카페 주변에는 빵집은 물론 식당도 많아 식도락을 즐길 수 있다.
김해 신어산 산책길
김해 신어산 산책길
장척힐링농촌체험휴양마을 수영장
장척힐링농촌체험휴양마을 수영장

별빛이 내린다,

별빛이 쏟아질 듯 가득 찬 안반데기 밤 풍경
별빛이 쏟아질 듯 가득 찬 안반데기 밤 풍경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에 위치한 ‘안반데기’는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고랭지 채소 재배 단지로 해발 1,100m에 조성되어 있다. 안반데기라는 특이한 명칭은 떡을 칠 때 쓰는 두꺼운 나무판인 ‘안반’과 평평한 땅을 뜻하는 ‘덕’의 강릉 사투리인 ‘데기’가 합쳐져 만들어진 말이다. 이곳은 1965년 이후 화전민들이 산비탈을 개간해 일궈낸 땅으로, 현재 불과 20여 가구의 농가가 거주하는 작은 농촌마을이다.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지역인 만큼 한 여름에도 서늘함을 느낄 수 있다. 바람막이 점퍼가 필수일 정도로 낮은 기온이 이어져 요즘 같은 폭염에 여름휴가지로 제격이다. 조금 땀이 나려고 하면 금세 시원한 바람이 불어 더위를 잊게 한다.
안반데기는 낮과 밤에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낮에는 밭이 온통 초록색 배추로 가득 찬다. 우리나라 고랭지 배추 생산량의 30%를 차지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풍경이다.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과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색 배추밭의 풍경에 감탄이 절로 쏟아진다. 속이 꽉 찬 배추는 보통 추석을 전후로 수확하기 때문에 8월에 방문해야지만 아름다운 초록빛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밤이 되면 마치 환상의 나라에 온 것 같은 비현실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까만 하늘이 온통 별들로 가득 찬다. 마치 쏟아질 것 같은 은하수를 바라보다 보면 우주 한 가운데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안반데기 어느 곳에서든 반짝이는 별을 감상할 수 있지만, 멍에전망대와 일출전망대에서 방문해 보는 것도 추천한다.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고랭지 채소 재배 풍경
강원도 강릉시 안반데기 고랭지 채소 재배 풍경

푸른 들판과 감나무 세 그루,

군위군 산성면 화본역
군위군 산성면 화본역
농촌을 배경으로 한 영화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연 ‘리틀 포레스트’다. 주인공 혜원은 어릴 적 살았던 농촌 집으로 돌아와 직접 농작물을 키우고 그걸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그렇게 사계절을 보내며 혜원은 자연 속에서 성장하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다. 특별한 사건 없이 조용히 흘러가는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것이다.
영화 속 혜원의 집은 경북 군위에 위치한 길동마을에 그대로 있다.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라 촬영팀이 오랜 시간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발견한 집이기 때문이다. 지어진 지 70년이 된 목조주택에 방문하면 넓은 마당과 세월의 흔적이 남은 돌담, 감나무 세 그루가 그리운 옛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밖을 향해 크게 뚫린 창문과 마루를 통해 너른 들판을 감상할 수 있고, 마을로 난 길을 걸으면 토마토, 감자, 고구마 등의 작물이 튼튼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영화 속 혜원의 엄마가 토마토를 먹은 후 꼭지를 던지며 ‘저렇게 던져놔도 내년에 토마토가 열리더라. 신기해.’라고 한 대사를 떠올리며 혹시 그때 던진 토마토가 열린 게 아닐지 엉뚱한 상상을 해보는 재미도 있다. 영화의 첫 장면처럼 자전거를 타고 초록의 숲을 달려보는 것도 좋다. 영화 속 혜원처럼 길동마을 곳곳을 여유롭게 산책하고, 인근에 위치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인 ‘화본역’에 들려 사진을 한 장 남기는 것도 추천한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 혜원의 집 부엌과 창가
영화 ‘리틀 포레스트’ 혜원의 집 부엌과 창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혜원이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달리고 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한 장면,
혜원이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