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화훼의 신대륙 개척,
호접란 수출로
미국 시장의 문을 열다

글 ㅣ 이승호자료 ㅣ 농촌진흥청 수출농업지원과
우리 화훼는 수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출이 가장 많았던 2010년 이후로 수출실적은 지금까지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 편중된 수출 시스템은 계속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농촌진흥청은 화훼의 비대칭적 수출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작물의 다양화와 수출의 다변화를 추진했고,
호접란의 미국 수출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우리 화훼 수출의 새로운 판로 개척과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호접란의 신대륙 개척기에 대해 알아보자.

농촌진흥청,
호접란 수출의 다변화를 열다

화훼의 수출
우리 호접란(팔레놉시스)이 미국 수출 길에 올랐다. 이번 수출은 침체기에 놓인 우리 화훼의 새로운 성장을 향한 시작점으로 새로운 수출 판로 개척이라는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근 우리 화훼는 내수 시장의 어려움과 별개로 수출에서도 많이 고전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에 대한 수출 의존과 중국 수출의 둔화는 계속 지적되어온 화훼 수출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그러기에 호접란의 대미 수출은 그동안의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농식품부의 검역협상과 함께 화훼농가의 노력,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의 기술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와 화훼업계는 국내 난 산업의 위축된 분위기를 극복하고, 선도농가 중심으로 수출 활로를 모색하던 중 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미국 난 시장을 주목했다. 미국 난 시장은 2015년 기준 2억8천만 달러의 거대 시장으로 태국, 네덜란드, 말레이시아, 대만 등이 주요 수출국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중 대만의 호접란은 5천3백만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미국 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농진청은 미국시장에서 우리 호접란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미국 플로리다에서 호접란을 재배하고 있는 한인 농가들의 수입 의사를 수렴해 미국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2017년부터 농가와 함께 수출용 호접란 순화묘 배지 처리 기술, 배지 수분함량에 따른 냉장 컨테이너 모의수출 실험, 선도유지 기술 투입 시범 수출 등 수출기술을 개발했다.
농진청에서 가장 많이 신경을 쓴 부분은 까다로운 미국과 협상이 마무리된 검역기준 통과였다. 미국의 검역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에 부합되는 온실 시설 확보가 필요했다. 주요 검역요건으로는 승인된 재배 매체 사용, 난 총채벌레 같은 우려 병해충 미발생 등이다. 또한 병해충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는 재배 온실 표준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대만의 미국 수출농가의 경우 바닥 전면을 콘크리트 처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나 시설비 부담이 매우 크다. 농진청은 호접란을 수출유망품목으로 선정하고 생산자, 학계, 연구자, 검역기관 관계자 등과 간담회를 개최해 수출 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기존 시설 개보수를 통한 저비용 검역 온실 시설을 구축했고, 2018년 5월 31일 대미 수출 검역 온실 승인을 획득했다.

무한 가능성 미국 난 시장에
뿌리내리다

호접란은 난과에 속하는 작물로 그 아름다움과 함께 뛰어난 공기 정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구토, 두통,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을 유발하는 유해 물질인 크실렌 정화에 탁월하다. 미국의 가정집은 도배 문화를 가진 우리와 다르게 페인트 사용이 많다. 이 때문에 호접란은 공기 정화와 집안 장식으로 미국 가정집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우리 호접란은 대만산보다 색상이 뛰어나 미국 소비자들이 많이 선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3월 9일 부산항을 통해 첫 수출길에 오른 우리 호접란은 높은 평가를 받으며 점차 대미 수출량을 늘려가고 있다. 대미 수출은 미국에서 승인받은 검역 온실을 갖춘 농가에 한해서만 수출이 가능하다. 현재 대미 수출 검역 온실 요건에 맞는 시설로 승인을 받은 곳은 상미원(충남 태안)과 동천난원(경기 동두천), 송정농원(울산), 유니플랜텍(충북 음성) 등 4곳이다.
농진청은 미국 난 시장의 선점과 대미 수출 확대를 위해 유럽 선진기술 도입 방향 및 수출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농진청 주관의 부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과제 및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중 주목할 부분은 생산·선별·유통의 전과정을 자동화하는 스마트 농업 실현이다. 생산성, 품질 향상, 노동력 절감은 수출에 있어 원가절감의 중요한 요소로 2세대 한국형 스마트팜 개발로 시설원예의 스마트 농업화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형 스마트팜 시설화훼분야 모델 개발을 위한 유럽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유럽의 최신 연구동향을 반영한 스마트 농업 사업 및 과제 기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동안 우리 화훼는 수많은 풍파를 견뎌내며 내일의 도약을 도모해왔다. 그리고 마침내 호접란을 통해 대미 수출의 새로운 기회를 쟁취했다. 이번 대미 수출은 우리 화훼의 도약의 신호탄으로 앞으로 우리 화훼 성장에 밑바탕이 될 것이다. 우리 호접란의 신대륙 개척을 시작으로 우리 화훼산업의 수출길이 넓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화훼의 수출
화훼의 수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