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재미, 펀펀한 체험
농촌 여행 사용설명서

- 충청남도 편

글 ㅣ 김그린사진 ㅣ 미나릿길 벽화마을·당진 왜곡마을·공주 예울림 물레방아 마을
수도권에서 여행을 떠날 때 충청남도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서울이나 경기 남부권에서는 자동차로 2시간 남짓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는 데다가
내륙과 바다가 어우러져 있어 취향따라 골라가기도 좋다.
도심에 위치한 벽화마을이나 갯벌체험을 할 수 있는 해안가 마을,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농촌마을을 소개한다.
환경이 다른 만큼 제각기 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도심지 옆 생기 넘치는 벽화마을,
‘미나릿길 벽화마을’

그 지역의 주요 작물이나 나무들의 이름이 길의 이름이 되는 경우가 있다. 천안시 중앙동에 있는 미나릿길도 그렇다. 실개천 주변에 미나리가 쑥쑥 자라던 길에는 오직 골목과 마을만이 남았지만, 실개천이 시멘트로 덮여지고 나서도 그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 좁은 골목과 높지 않은 담장길은 시간과 함께 오롯하게 나이 들어갔지만, 2012년 구도심 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새롭게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이 벽화마을의 특징은 각 길마다 제각기 다른 콘셉트의 벽화가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를 빠짐없이 보기 위해서는 중앙동 주민센터 근처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길마다 어떤 콘셉트로 벽화가 그려져 있는지 알려주는 마을 안내도가 있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특산물을 비롯해 옛날 마을의 모습을 보여주는 벽화골목도 있고, 사진명소가 되기 딱 좋은 트릭아트 벽화가 모여있는 구역도 있다. 잠시 길을 잃은 것 같더라도 1번부터 16번까지 안내 화살표가 있어 침착하게 온 길을 따라나가면 금방 번호를 따라 다시 탐방을 시작할 수 있다. 벽화 앞 바닥에는 발바닥 그림이 그려져 있어 사진찍기 좋은 곳을 정확히 알려주는 것도 미나릿길 벽화마을의 귀여운 포인트다.
미나릿길 벽화마을
미나릿길 벽화마을
2018년에는 벽화 보수 및 새로운 작품을 추가하면서 마을의 경관을 한층 새롭게 만들었다. 근 800여 미터에 달하는 벽화지만 각자 담고있는 내용이 다채로워 구경할 맛이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다른 벽화마을에서 자주 보기 어려운 트릭아트 벽화가 여러 점 그려져 있는 것도 미나릿길 벽화마을의 특별한 장점이다. 천안역에서 걸어도 약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위치인 것도 문턱을 낮추는 요인이다. 특별히 입장시간이나 입장료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두워지면 벽화를 감상하기 어려워지니 가능하면 햇빛이 가득한 낮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권한다.
주소 | 충남 천안시 동남구 원성천1길 17 중앙동주민센터
홈페이지 | http://cafe.daum.net/woga26
주변여행지
함께 들러보기 좋은 장소로 천안 중앙시장을 들 수 있다. 천안역 초입에서부터 미나릿길 벽화마을 근방까지 뻗어있는 재래시장으로 1918년 개설되어 근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2017년부터는 빛너울 청년야시장을 개장하기도 했다. 한편 천안시 동남구에 위치한 독립기념관도 찾아볼만한 관광명소다. 독립운동에 대한 유물과 자료를 전문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하는 곳이니 만큼 그 컬렉션 역시 확인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실내 전시관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야외 공원과 테마 숲 등이 규모 있게 꾸며져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낙조와 일출을 볼 수 있는 드문 풍광,
‘당진 왜목마을’

당진 왜목마을
당진 왜목마을은 낚시와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잘 알려진 장소다. 백사장이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 연상하는 푸르고 반짝반짝한 풍경은 아니지만, 오히려 뻘과 모래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 곳이라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다. 우럭이나 붕장어처럼 손맛 무거운 어종들도 심심치 않게 낚을 수 있고, 바다 가운데에 앉아서 낚시를 할 수 있는 좌대낚시가 성행하고 있어 안전한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낚시 채비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갯벌체험을 할 수도 있다. 해수욕장에 물이 빠지면 생명력 가득한 갯벌이 그대로 드러난다. 다만 물때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해수욕장 구역에 따라 유료체험을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뻘에 굴껍질 등이 적지 않아 맨발이나 슬리퍼 차림으로 다니다간 자칫 발을 다칠 위험이 있는 만큼 젖어도 괜찮은 샌들을 준비하는 것을 추천한다. 갈퀴나 양동이 등은 인근의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서해안에 위치한 만큼 아름다운 낙조를 어렵잖게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낙조를 보기 위해서는 약간의 등산을 해야 한다. 왜목마을이 자리잡은 곳은 당진시에서도 북쪽으로 솟아오른 곳인데, 여기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방향이 북동쪽이기 때문에 오히려 일출은 해변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낙조는 일대의 산에 가려버리기 때문에 마을의 뒷산인 석문산에 오르는 편이 낫다. 약 80m밖에 안되는 작은 산이지만 정상까지는 약 20분이 소요되니 바람을 막아줄만한 옷을 챙겨서 올라가보자. 석문산은 캠핑장소로도 쓰이곤 하는데, 정상의 노지에서 텐트를 치고 숙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장소를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체험으로 ATV를 들 수 있다. 해변자갈길부터 석문산의 완만한 산길을 따라 ATV로 시원하게 달리면 절로 가슴 속 미세먼지가 해소되는 느낌이 든다.
주소 | 충남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 844-26
문의 | 041-354-1713
홈페이지 | www.waemok.kr
주변여행지
당진에는 바다와 섬, 산이 고루 있어 다양한 여행지가 있다. 그중 삽교호 함상공원은 해군, 해병을 주제로 여러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사격체험장이나 4D 영상관 등의 부대시설도 있어 바다와 함께 하는 해군의 모습을 한층 흥미롭게 둘러볼 수 있다. 한편 종교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합덕성당과 솔뫼성지를 둘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합덕성당은 한국 카톨릭의 발상지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솔뫼성지에서 약 4km가량 떨어져 있다.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순교자인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이 태어난 곳으로 성인과 그 조상들이 어떻게 신앙을 지켰는지 둘러볼 수 있다.
당진 왜목마을
당진 왜목마을

고즈넉한 한옥마을,
‘공주 예울림 물레방아 마을’

공주 예울림 물레방아 마을
예울림 물레방아 마을은 예전이라면 산 속에 호젓하게 앉아있었을 작은 마을이다. 한옥을 비롯해 펜션, 단체 숙소 등이 갖춰져 있어 MT나 가족여행으로도 적합한 곳이다. 특히 마을에서 묵는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는 널찍한 수영장이 있어 여름 여행으로 제격이다. 널찍한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는 것도 강점이다.
마을 주차장에서 나와 연못을 지나면 마을의 농경문화 체험관이 나온다. 여기에서는 밤양갱 만들기, 한지공예, 짚풀체험 등의 체험활동을 연중 진행하는데, 기본적으로는 30명 이상, 초등학생 이상의 나이대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체험 가격대는 1만 원에서 1만 5천 원 선이다. 밤양갱 만들기는 공주의 특산물인 알밤을 이용해 달콤한 디저트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으로 공주 밤 특유의 포근포근한 맛을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어 특히 인기가 많다.
한편 농경문화자료관에서는 이 마을의 역사와 문화를 되짚어 볼 수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이 바로 꽃상여다. 망자가 떠나는 길을 위해 만들어진 꽃상여는 공주의 상례를 보여주는 유물 중 하나다. 공주시는 조선시대 충청도 행정의 중심지로 예를 중요시하는 전통으로 인해 상례가 발달했다. 마을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봉현리 상여소리도 이 꽃상여와 함께 장례식에서 불러지던 것이 꾸준히 전승된 것이다. 공주 관아에서 관리하던 상여군을 역담여꾼이라 불렀는데, 이 역담여꾼이 상여소리를 계속해서 다음 세대로 전수한 덕분에 지금도 200여 년 전의 상여소리가 전해지고 있다. 이 상여소리에서 쓰던 탈과 옷도 함께 전시해 한층 농촌문화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주소 | 충남 공주시 우성면 무재길 23-6
문의 | 041-852-5530
홈페이지 | http://blog.naver.com/ye_ullim
주변여행지
공주는 백제의 역사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역사도시이기도 하다. 송산리 고분군과 공산성은 이런 백제문화를 대표하는 유네스코 등재 문화유산으로 지금도 완전히 풀리지 않은 역사 속 수수께끼를 품고 있다. 이와 함께 묶어보기 좋은 곳으로 국립공주박물관이 있다. 공주시 일원에서 출토된 불교 유물을 둘러보고 사마왕 둘레길로 오르면 웅진백제 시대의 제사공간인 정지산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무령왕을 만나러 들어가는 입구인 널길과 벽돌방을 그대로 재현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더 실감난다. 웅지진백제의 찬란한 문화유산들을 도굴꾼의 손을 타지 않았던 상태에서 발굴해 국립공주박물관에 전시한 만큼 그 당시 사람들의 섬세한 세공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공주 예울림 물레방아 마을
공주 예울림 물레방아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