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tember 2026 Vol.253

September 2026 Vol.253
그린 Poeple > 메이드 인 코리아

자연과 동물이 함께 자라는 곳,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

목장에서 식탁까지, 건강한 유제품을 만드는 이야기

충북 제천의 산자락에서 젖소를 키우고, 직접 짠 원유로 요거트를 만들며, 목장을 찾은 이들에게 농업의 가치를 전하는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
귀농 5년 차 변재균 대표는 건강한 소에서 좋은 원유가 나온다는 믿음으로 생산부터 가공, 체험까지 아우르는 목장의 새로운 내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글 최해진 ㆍ 사진 이준우 ㆍ 추천 농촌지원정책과 이상훈 농촌지도사

홍성빈 트로피칼베이 대표

Q.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을 소개해 주세요. 어떤 목장인가요?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은 제천시 유일의 젖소 목장으로, 소규모 유가공과 체험학습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1993년 아버지께서 송아지 세 마리로 목장을 시작하셨고, 5년 전부터 제가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배론 이시돌’이라는 이름도 인상적입니다. 목장 이름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나요?

천주교 신자인 아버지의 세례명이 이시돌입니다. 가톨릭 성인인 이시돌은 평생 가난한 이들을 도운 농부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침 우리나라 천주교의 성지인 배론성지가 인근에 있어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이라는 이름으로 짓게 됐습니다.

Q.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장을 운영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 도시에서 특수학교 교사로 근무했는데, 제 적성과는 거리가 있다고 느꼈어요. 효능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귀농을 결심했습니다. 농업은 고령화 시대에 비교적 오래 일할 수 있는 분야라는 점도 귀농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줬습니다.

Q.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이 자리한 제천은 목장을 운영하기에 어떤 곳인가요?

남부 지역에 비해 수도권과 멀지 않고, 지자체에서 도농복합도시이자 관광도시로 홍보하고 있어 관광객의 접근성이 좋은편입니다. 또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여름철 소들이 더위를 덜 느낀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Q. 목장에는 젖소뿐 아니라 타조와 산양 등 다양한 동물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 동물을 키우게 된 이유가 있나요?

현재 젖소와 타조, 산양, 거위, 토끼, 닭을 키우고 있습니다. 총 100마리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체험목장을 운영하다 보니 방문객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어요. 특히 송아지를 처음 본 아이들이 생각보다 큰 크기에 놀라거나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은 동물들도 함께 키우게 됐어요.

Q. 목장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가나요? 착유부터 동물 관리, 체험객을 맞이하기까지 대표님의 하루가 궁금합니다.

하루 두 번 12시간 간격으로 착유하고, 착유 전후로 먹이를 주면서 소들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생산한 원유는 가공장으로 옮겨 일주일에 2~3회 발효유인 요거트를 생산하고요. 체험학습이 예약된 날에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오후에는 납품을 다니거나 카페를 관리합니다. 현재 요거트는 제천시 로컬푸드 직매장 4곳과 제천 포레스트 리솜 리조트, 지역 카페 1곳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Q. 좋은 우유의 시작은 결국 좋은 원유일 텐데요. 원유의 품질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지키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농어촌공사 임대 농지에서 자가 조사료용 옥수수를 재배해 소들의 먹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료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잘 발효시킨 퇴비를 양질의 비료로 활용해 자원 순환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직접 재배한 좋은 조사료를 먹인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축사 퇴비도 2주에 한 번씩 교체해 소들이 청결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Q. 생산하는 목장에서 사람들과 경험을 나누는 ‘체험 목장’으로 영역을 넓히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초기부터 아버지께서 체험 목장에 대한 의지가 있으셨고, 2016년도에 농림축산식품부 국가사업에 선정되면서 체험학습장과 가공장을 건립해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는 1차 산업과 생산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고, 가공과 체험학습을 함께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2025년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청년 4-H창업 성공모델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야외 체험학습 공간을 조성하는 데 지원을 받았습니다. 현재는 체험 목장을 넘어 치유 농장으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단순한 체험에 그치지 않고, 목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감정과 변화를 이끌어내고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치를 나누고 싶습니다.

Q. 목장에서 짠 우유가 하나의 유제품이 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하고 계시죠.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의 유제품만이 가진 특징은 무엇인가요?

‘배론 순 목장 요거트’는 직접 키운 소에서 얻은 원유를 가공해 만든 100% 자체 생산 제품입니다. 원유 검사에서 유지방량이 항상 평균 이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가열 살균 단계에서 수분을 많이 증발시키기 때문에 유청이 적고 밀도가 높아 녹진한 식감도 특징이에요. 두 가지 종류의 유산균을 사용해 균형 잡힌 맛과 향을 냈습니다. 충청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최한 2024년 충청북도 4-H경진대회에서 개인 브랜딩 경진 분야 최우수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Q. 목장주가 생각하는 ‘좋은 유제품’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소비자가 유제품을 고를 때 살펴보면 좋은 점도 알려주세요.

목장의 청결함과 소들의 건강 상태가 가장 중요합니다. 화학 첨가물을 사용한 대량 생산품보다는 유청이 분리되더라도 안정제 등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과 용량을 가장 먼저 확인하게 되지만, 품질과 그 제품에 담긴 가치를 한 번쯤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Q.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운영 철학은 무엇인가요?

소들을 건강하게 키워 직접 생산한 원유의 품질을 높이고, 그 원유를 활용해 고품질 유제품을 직접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체험학습을 통해 목장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유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이 식품을 선택할 때 생산 과정과 가치를 함께 생각하는 ‘가치소비’의 중요성도 느꼈으면 합니다.

Q. 앞으로 배론 이시돌 교육목장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가고 싶으신가요?

언제든 편하게 들러 목장을 구경하고 카페도 이용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를 지역에서 모두 소비할 수 있는 거점 목장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식품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과 신뢰를 쌓으며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장소로 기억되는 목장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Vol.253
2026년 0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