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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 팔리지 않은 식품에는 어떤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아직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음식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미판매 식품 마감할인 서비스’가 시작됐다.
늦은 시간 누리는 뜻밖의 할인부터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까지, 저녁 6시 이후 열리는 알뜰한 소비의 세계를 만나보자.
빵집 진열대에 놓인 빵과 샌드위치, 음식점에서 당일 판매를 위해 준비한 메뉴 가운데는 하루가 끝날 무렵까지 소비자를 만나지 못하는 제품이 생긴다. 품질에 문제가 있거나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은 아니다. 소비기한이 임박했거나 당일 판매시기를 놓쳐 정상 가격에 판매하기 어려운 식품들이다. 판매할 기회를 놓친 제품은 매장에 고스란히 남고, 결국 폐기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식품이 버려지면 매장은 재료비 손실은 물론 폐기 처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음식물류 폐기물을 수거하고 운반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에너지와 자원이 소비된다. 소비자의 장보기 부담도 만만치 않다. 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필요한 먹거리를 조금이라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하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멀쩡한 식품이 판매되지 못한 채 버려지는 엇갈린 상황이 이어져 왔다.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 플랫폼 사업자와 식품판매업계가 손을 잡았다. 지난 6월 15일부터 베이커리와 음식점 등에서 당일 판매되지 않았거나 소비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할인 판매하는 ‘미판매 식품 마감할인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판매 시점을 놓친, 아직 정상적으로 섭취 가능한 식품을 필요한 소비자에게 연결해 그 가치를 이어주는 것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이나 웹에서 이용할 수 있다. 플랫폼마다 메뉴 위치와 운영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용 방법은 일반 주문과 크게 다르지 않다.
퇴근 후 배달앱을 자주 이용하거나 저녁 시간에 장을 보는 소비자라면 더욱 유용하다. 앱에서 현재 위치 주변의 참여 매장을 살펴보고 필요한 상품을 선택해 주문하면 된다. 다만 운영시간과 할인율, 대상 품목은 매장마다 다를 수 있으며, 준비된 할인 수량이 모두 판매되면 조기에 마감될 수도 있으므로 주문전 앱에서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매 전에는 상품의 소비기한과 보관 방법도 살펴봐야 한다. 특히 조리식품이나 신선식품은 구입한 뒤 가급적 빠르게 섭취하고, 바로 먹지 않을 경우 표시된 방법에 맞춰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한다. 할인된 가격에 마음이 끌려 필요 이상으로 많이 구매한다면 오히려 가정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실제로 먹을 수 있는 양만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이 서비스의 가치는 소비자의 할인 혜택에서 그치지 않는다. 참여 매장은 폐기 비용을 줄이면서 추가 수익을 얻고, 소비자는 평소보다 저렴하게 식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판매자와 소비자가 연결되는 과정에서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량이 줄고 폐기 과정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의 할인 상품이 매장과 소비자, 환경에 모두 이익이 되는 셈이다.
우리가 식탁에서 만나는 음식 하나에는 눈에 보이는 재료보다 더 많은 가치가 담겨 있다. 농산물에는 씨앗을 뿌리고 작물을 돌본 농업인의 시간과 정성이 깃들어 있다. 재배에 사용된 물과 토양, 수확과 선별에 들인 노동, 식품을 가공하고 포장해 매장까지 운반하는 데 사용된 에너지도 함께 담겨 있다. 먹을 수 있는 식품을 판매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버리는 것은 그 과정에 투입된 자원까지 함께 흘려보내는 일이다.
그동안 마감 할인은 주로 재고를 처분하거나 저렴하게 구매하는 방법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미판매 식품 할인 서비스는 남은 식품을 ‘떨이 상품’이 아니라 아직 충분한 가치를 지닌 먹거리로 바라보게 한다. 폐기량 감소라는 환경적 가치까지 더해지면서, 할인 구매는 지속가능한 소비의 한 방법으로 확장되고 있다.
오늘 저녁 장보기가 필요하다면 스마트폰 앱 속 마감 할인 메뉴를 한 번 살펴보자. 조금 늦은 장보기가 버려질 뻔한 식품의 가치를 이어주고, 지속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